제목부터 스포일러 될까봐 가렸음


"노안 복제설" 정리글임

여러 커뮤니티에서 노안은 복제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접했었는데

근거가 될 만한 내용을 정리해두려고 함.


당연하지만 이후 내용 스포일러 덕지덕지 붙어있으니까 싫은 사람은 읽지 마

쓰다보니 길어짐







1. 21장 각명나선


공중정원에 있어야 할 노안이 어째선지 지상에 있고

혹사는 20장 신해이도에서 죽은 줄 알았는데 멀쩡히 살아있었음


사실 혹사는 본인의 의식을 몇 개든 복제해놓은 상태이고,

비앙카한테 살해당하긴 했는데 새로운 몸에 복제해둔 의식을 넣어서 되살아난 상태


되살아난 혹사에게 하이디가 찾아와서 새로운 임무를 맡기는데,

혹사가 "그를 처리해야 해?"라고 물어봄


하이디가 본 네거트의 말을 전해주는데

"혹사가 원한다면 그를 남겨두어도 좋다, 하지만 지금 너는 승격, 수격 이외의 가능성을 찾았으니 "시험품"에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고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라고.


그 말을 듣고 혹사가

"그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어본 다음 그를 봉인하겠다"라고 말한 뒤,

하이디가 떠나고 나서


혹사가 곁에 있는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노안을 보며 말함.


"너도 들었지? 이건 내 마지막 질문이야. 네가 기억 속에서 경험한 것처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힘있는 자 뿐이야. 네가 열차에서 쫓겨난지 한참이 지났고 내가 계속 너를 돌봐주고 있었잖아. 선택의 시간이야, 괴물 씨"



-> 여기까지만 보면 노안이 공중정원에서 임무 받고 지상에 내려왔다가 혹사한테 붙잡혔나? 싶을 건데

이후 내용을 따져보면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됨





2. 22장 창회영상


높으신 분들이랑 하산 의장이 뭔가 임무를 맡기려고 어떤 소대를 투입할까 고민하면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한양소대를 투입하는 게 어떠냐? 노안의 보호관찰기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괜찮지 않겠냐

그렇게 말하니 하산이 "노안은 특수한 존재이고 승격자와 관련이 있었던 이상 이런 임무엔 쓰지 않는 게 좋다"

라고 거절함. 그래서 창회영상에서는 아이라가 새로 소속된 홍앵소대가 임무를 수행하게 됨.



-> 21장에서 분명 노안은 개박살 난 채로 혹사 옆에 있었는데

만약 지금 공중정원에 노안이 없다고 치면 하산의 저 태도와 대사는 매우 부자연스러움

공중정원은 노안을 매우 경계하고 있어서 계속 감시하고 의심하는 상태이고,

만약 노안이 지금 공중정원에 없고 지상에 있다-하면 하산이 저렇게 태연하게 말을 하는 건 굉장히 이상함


노안은 지금 탈주구조체가 되었다는 언급이 나왔거나,

지상에 임무를 수행하러 갔다가 행방불명됐다는 언급이라도 있었어야 자연스럽게 느껴짐

그럼에도 하산은 그저 "노안은 특수한 존재이니 쓰지 말자" 이거 한 마디로 퉁침


그래서 창회영상 처음 봤을 때 나도 이거 읽고 뭐지???했는데

이 땐 아무런 감도 안 잡혀서 그냥 다음 스토리에서 밝혀지겠지...하고 넘겼던 기억이 있음.





3. 23장 늠질명연


22장이랑 비슷한데, 그냥 하산이랑 높으신 분들끼리 대화할 때

승격자의 통제에서 확실하게 벗어난 노안은 열외의 존재이다,

뭐 대충 이런 대사만 하는 걸로 언급됨



-> 22장과 마찬가지.

노안이 지금 공중정원에 없는 상태이면 얘네가 회의할 때

이렇게 태연하게 노안이 어떻고 저떻고~하는 건 굉장히 이상하게 느껴짐





4. 24장 영삼기로


혹사가 본 네거트, 하이디와 함께 있고, 그곳에서 대화 나누는 장면이 있음

혹사가 말하기를

"그들이 남긴 "눈"을 내가 "괴물 씨"에게 제거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라고 함.


거기에 본 네거트가 혹사한테

"네가 원한다면 "괴물"을 이 계획에 써도 좋다"라고 말함


그 말을 듣고 혹사가 곁에 있는 "누군가"쪽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그 "누군가"는 깊은 겨울의 긴 밤처럼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고 함.



-> 여기에서 "괴물 씨"라고 불리고 있고,

깊은 겨울의 긴 밤처럼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는 사람이 아무리 봐도 노안으로 보임.


괴물이라는 키워드는 질리도록 나오는 노안의 이명같은 거고

깊은 겨울의 긴 밤이라는 묘사마저도 노안을 은유하는 표현임


노안이 종언복음에서 남긴 문구

"이 별에 끝나지 않는 겨울은 없었지. 하지만 겨울이 가고 봄이 왔는데 너는 없다"


노안 대사 이것 저것 훑어보면 하나같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한다"라는 내용이 언급되기도 하고


노안 필살기 대사마저도

"극한의 겨울 속에서 따뜻한 봄이 흐드러진다!" 라는 내용이기도 하고


6성 무기 이름이 프로메테우스인데, 무기 설명에도

"자신이 무기를 손에 쥐는 이상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므로 이름을 처음엔 "키오네"라고 지으려고 했다"

라는 언급이 있기도 하고


아무튼 노안과 겨울을 연관 지을 때(어떤 캐릭터든 그렇겠지만)

노안에게 "겨울"이란 끝나지 않은 싸움, 희망이 오지 않은 절망 속이라는 의미를 가짐


그렇기에, 혹사가 노안에게 시선을 줬을 때

깊은 겨울의 긴 밤처럼 고개를 숙였다, 라는 것은


노안이 지금 혹사 옆에 머물며 혹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는 있지만

결코 본인이 원치는 않는 상황이다...라는 은유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


문제는 지금 공중정원에도 분명하게 노안이 있는 걸로 파악이 된다는 것임.


22~23장에서 보여준 하산의 태도 외에도,

22장 창회영상부터 추가되었던 "숙소 쪽지"에서도 노안은 현재 공중정원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임.


쪽지 내용은 다음과 같음.


<손으로 쓰여진 조잡한 보고서 한 부>

배포자: 공중정원 지휘부


[한양소대 발령 안내 통지]

한양소대의 휴식 기간이 끝났습니다. 과학이사회와 생명의 별이 함께 점검한 결과, 구조체 노안의 기체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구조체 노안에 대한 일부 금지사항을 해제하였으며, 한양소대에 복귀하여 임무에 참여하도록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한양소대의 현장 임무 관련 권한 일부를 개방할 것이며, 한양소대를 청정구역에 주둔시키기 위하여 파견하되, 청정구역 근처에 있는 이합생물 제거 임무에는 참여시키지 마십시오.



여기서 "청정구역"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청정구역이라는 것은 21장 각명나선에서 "탑"이 등장한 뒤,

그 탑으로 인해 생긴 구역을 말하는 것임.

퍼니싱이 없는 깨끗한 구역이며 공중정원이 이곳에 인원들을 파견하여 관리하려고 하는 중임.


숙소 쪽지가 뭐?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쪽지에서 이미 레나(아리사)의 존재를 어필하기도 하고 떡밥, 복선을 주기도 했었기 때문에

가벼이 볼 만한 내용은 아님. 실제로 여기서 떡밥 쌓고 나서 아리사가 실장됐기에 더더욱.


레나 관련 쪽지 내용에 의하면 레나는 도망친 뒤 망각자들의 거점 근처에서 지냈고 망각자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망각자들과 함께 지내며 "이들도 우리의 동료이다"라고 강하게 생각했다고 함.


아무튼 저 쪽지 내용에 의하면 적어도 노안은 각명나선에서 리가 탑 문제를 해결한 뒤,

탑으로 인해 생긴 청정구역이 생긴 시점에 공중정원에 제대로 있었다는 뜻이 됨.

각명나선 도중에 혹사 옆에 노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쪽지는 복제설에 힘을 굉장히 많이 실어주는 근거 중 하나가 됨.





5. 25장 작화장명


혹사가 벨라의 할아버지였다던 베테를 찾아갔고,

베테가 아마 지휘관으로 추정되는 부상자를 자기 차에 옮기고 자기 거점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혹사에게 "공중정원이 곧 나를 찾아올 건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라고 물어보는 것에

혹사의 대답이 "내가 노안에게 공중정원을 미스리드시켜서 시간을 벌겠다"라는 것임.



-> 적어도 공중정원에 있는 노안은 혹사한테서 벗어난 기체라고 추측되는 상황임.

과학이사회와 생명의 별에서 오랜 시간동안 노안을 매일같이 점검하고 기체실험을 거쳐서,

노안의 의식의 바다나 기체에 어떠한 문제도 없다고 결론내리고 한양소대에 돌려보냈기 때문임.

물론 승격자의 힘이 더 넘사벽이라 인간따위는 알아낼 수 없는 어떠한 블랙박스(함정)가 있었을 가능성도 부정은 못하지만...


하지만 이런 걸 다 떠나서,

혹사 옆에 노안이 한 명 더 있는 것을 생각할 때,

혹사는 지금 자기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노안을 이용해서 공중정원에 혼란을 주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추측이 됨.


공중정원에 있는 노안이든 지상에 있는 노안이든 생김새는 똑같을 거고

현재 혹사 옆에 있는 노안을 잘 굴리면 공중정원 쪽에서 노안이 배신때린 줄 알고

혼란스러워서 발목 잡히기엔 충분한 상황일 테니까.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고 생각한 것은,

역시 노안은 복제되어 현재 2명 존재하는 게 아닐까 강하게 의심이 된다는 것임.



공중정원에 있는 노안

혹사 옆에 있는 노안



각명나선 시점에서는 그냥 노안이 지상에 내려왔다가 붙잡힌 게 아닐까 생각할 수 있었는데,

이후에 나온 스토리+숙소 쪽지 등을 훑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공중정원에 지금 노안이 머물고 있는 게 분명한데, 혹사 옆에도 노안이 존재하기 때문에


동시간대에 두 사람이 존재한다=복제되었다


이렇게 추측이 가능해지는 것임.


심지어 혹사는 본인의 의식을 여럿 복제해서 몇 번이고 되살아나는 존재이기도 하고,

루시아와 알파처럼 이미 복제된 사례가 하나 있기도 하고...



다만 주인공인 루시아와는 달리,

노안은 레귤러 캐릭터의 일종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 복제이고 진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한 쪽이 희생하여 1명만 남는 전개로 나아가지 않을까 추측이 됨.


복제가 아닐 가능성도 있기는 한데

중국 커뮤쪽에서도 복제설을 꽤나 많이 언급하고 있었기에

흥미롭게 느껴져서 근거를 다 모아서 한 번 정리해봤음.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덧글로 알려주면 고맙겠음!

중국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