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영과 유중혁이 사귀기 시작했다.
작가와 주인공 이라니..참 좋은 조합이었다.
좋은 조합인데..왜이리 찝찝하지?



한수영이 행복해하는걸 보면
왜이리 가슴이 아픈걸까.




'...너가 행복하면 되는거지.'



그럼 되는거다.



어째서인지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갔다.
한수영과 유중혁은 벌써 200일을 채웠다.



'...오늘따라 술이 마시고싶네..'



찜찜한 마음을..술로 달래고싶었다.
그래야 버틸꺼 같아서.



"소주 3병 주세요.."



안주는 시키지 않았다.



드륵!



잔에 술을 따르고 마셨다.



"...달다."



쓰디쓴 술이..오늘따라 더욱 달았다.



그렇게 한잔..두잔..
벌써 2병이나 마셨다.



'..나도 여친이나 만들어볼까.'



한수영을 잊으면 되는걸까.
그러면 나도..편해질까.

머릿속으론 이미 포기한거 같지만.
마음은 아직 한수영을 놓지았다.



드륵..



살짝 취기가 돌아서일까.
병따는게 느려졌다.



잔을 채우고..천천히 들이켰다.



"하아..."



빈속에 술을 마시니 속이 쓰린거 같았다.
하지만 쓰린곳은 한곳이 아니었다.



'ㅅ발...포기하기엔 글렀다..'



아직 한수영을 포기하기엔..내가 너무 쪼잔한거 같다.



찝찝한 마음을 뒤로하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대부분 커플아니면 회식 분위기였다.



"자! 한잔하자고!"



저 멀리서 회식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잠깐이지만..컴퍼니 사람들이 비취보였다.



'...우리도 저럤었지..'



..언제 한번 회식을 해야하긴 할꺼같다.



그러다 한 테이블이 보였다.

익숙한 보라색 후드를 입은 여인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한수영이랑 비슷하네.'



체형도 비슷했고..단발머리에....나 뭐하냐.

급 현타가 와 고개를 돌렸다.



'...남을 훔쳐보기나 하고있고..'



취한거 같다..

마지막 한잔을 들이키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했다.

나가는 길에 뒤를 돌아 그 여인의 얼굴을 한번 봤다.



...한수영이었다.



나가려던 발이 멈춰섰고.

이윽고 180° 돌아섰다.



드르륵!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들리자 한수영이 앞을 쳐다봤다.



"혼자 술을 마시고있냐?"



애써 태연하게 한수영에게 물었다.



"...그냥..고민이 있어서."



"고민? 무슨 고민."



한수영은 나를 바라보다 말했다.



"...너는 믿을만 하겠네."



혼잣말을 하던 한수영이..조금 고민하다 말했다.



"다른 사람들한텐 말 안했는데...유중혁이랑 진도가 안나간다.."



그런게 고민이 될수가 있구나..



"...어디까지 나갔는데?"



"..손잡기."



생각보다 심각했다.



"...손잡기 밖에 못했다고?"



내가 놀라하자 한수영이 검지를 입에 대며 말했다.



"다른 사람들한텐 말하지마!!"



"...그러지 뭐."



솔직히 의아했다.

누구보다 사이가 좋아보이던 커플이..

아직 손잡기 밖에 못했다니.



"내가 도와줄까?"



"...뭐?"



내가 뜻밖에 소리를 내뱉자 한수영이 당황해했다.



"얘가..무슨 소리를 하냐..?"



그러게..내가 무슨소리를 한걸까?

평소의 나라면 내뱉지 않을 말이었는데..

하지만 지금은 평소의 내가 아니었다.



나는 손에 턱을 괴며 한수영을 바라보았다.

취해서 일까..눈꺼풀이 무거웠다.



"...내가..스킨십 도와줄게."



"...너 많이 취한거 같다."



한수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한수영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귀가 살짝 붉어진거 같다.



나는 한수영을 따라갔다.



"...싫으면 하지마."



한수영은 아무말 하지않고 걸어갔다.



여기가 어디인지..지금이 몇시인지 모르겠다.

취해서일까...걷는것까지 버거웠다.



"...잠시 저기 쉴까?"



한수영이 내 상태를 보고 벤치로 끌고 갔다.



털썩..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하아..."



"김독자..너 오늘따라 많이 취한거같다?"



"...좀..마셨어."



한수영은 나를 조금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봐, 뭐 묻었어?"



한수영은 대꾸하지 않았다.



"...뭔데."



"모르겠다, 지금 내 마음이 뭔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게 뭔소리야."



한수영은 정면을 멍때리며 봤다.

나 또한 앞을 보니..밤 바다가 보였다.



주변 가로등이 빛을 만들고.

그 빛이 바다에 비춰졌다.

비춰진 그 빛은 파도에 일렁였다.



"...이쁘네."



밤 바다는 낮과는 느낌이 달랐다.



낮은 푸른 바다가 인상적이라면.

밤은 어두운 바다가 나를 인상시켰다.



"응..이뻐."



그저 넓기만 한 바다가..

어찌 나를 이리도 닮았는지.



몸이 무력하다.

마음도 무력하다.



[제 4의벽]이 없는 지금.

모든게 무력하고 힘들다.



"...수영아."



그저 취기에 몸을 맡기고 싶다.



"..."



무언갈 말하려 입을 뻐끔거렸지만.

내가 먼저 말했다.



"..나랑 사귀자."



한수영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나 유중혁이랑 사귀는거 알지?"



그 말 한마디가.

내 마음속 무언가를 무너뜨렸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아마 눈물샘의 댐이었나보다.



댐이 무너진 눈물샘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그치..넌...중혁이랑 사귀지."



나는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툭..툭..투둑.



그럴때마다 마음이 더욱 아팠다.



"흐윽.."



아픈 가슴을 부여잡았다.



"...김독자."



한수영이 무언가 말을 하려다 말았다.

위로라고 하려는 모양이었다.



"...미안하다..취했더니..순간 감정적으로 변했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다 참 이쁘다, 상황이랑 맞지않게."



그 말을 하고 길을 나섰다.



"...김독자."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머리는 그냥 무시하라했지만.

마음이 멋대로 발걸음을 멈춰세웠다.



"..정말..나랑 사귀어도 좋겠어?"



..정말 뜻밖에 말이었다.

그토록 바래왔던 그 말이.

나는 너무나 듣기 좋았다.



나는 목끝까지 차올랐던 숨을 내뱉었다.

그 짧은 숨엔..그동안의 아픈 감정들이 담겨있었다.



나는 뒤를 돌아 한수영을 바라보았다.

가로등이 얼굴을 비추고있었다.



내가 뒤를 돌아보았지만 정적이 흘렀다.

고요한 둘 사이로 파도소리가 들렀다.



"...나랑..사귀자..독자야."



기껏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흘렀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마치 무릎꿇는것 처럼 보였다.



나는 한수영의 고백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추한 모습이었다.

취해서 그랬다고 할수있지만.

술이 깬진 오래였다.



"...사귀자 수영아.."



한수영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동안..많이..힘들었어?"



내가 우는 모습은..많이 볼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한수영은 알것이다.



내가 얼마나 참고 참아왔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사랑했고

그렇기에 비참했으며

이젠 아름다워졌다.



"..너가 중혁이랑 사귈때부터..처음부터 끝까지.."



한수영에게..조금이지만..

그동안 참아왔던 속마음을 꺼내기로 했다.



"한시라도 편했던 적이 없었어.."



"단 한시라도.."



"..그랬었구나."



한수영의 표정이 어두웠다.



"...너가..중혁이랑 너무 진도가 많이 나갈까봐.."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그럴까봐도 두려웠었어."



남이 들었을땐 그저 역겨운 짝사랑일것이다.



"..고생했어..너 혼자 사랑해주느라.."



한수영은 나를 품에 안아주었다.



"이젠 함께 사랑하자.."



따듯했다.

바닷바람이 날카롭게 불어왔지만.

집보다 따듯했다.



"...고마워 수영아."



그때 한수영의 폰에 전화가 홨다.



[발신자:유중혁]



"...여보세요?"



-"어딘가."



유중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술 마시러 나갔어."



-"너무 늦게까지 마시는군."



둘은..커플의 대화라곤 믿을수 없었다.

...이젠 커플이 아니구나.



"...유중혁."



"우리 헤어지자."



한수영의 이별통보에 유중혁은 말을 하지않았다.



-"...김독자랑 사귀기 시작한건가?"



알고있었나..?



한수영은 나를 슬쩍 바라보더니 말했다.



"응, 방금 사귀기로 했어."



-"그럼 옆에 있단 뜻인가?"



"그렇지."



-"..한번만 바꿔줄수 있나?"



한수영은 조심스레 나에게 전화기를 넘겼다.



"...여보세요."



-"김독자."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할꺼 같다..



-"...그동안..힘들어하던게 그거 때문이었나?"



"...알고있었어?"



-"물론."



"..그래, 이거 때문에..맘 고생 좀 했었지.."



-"그렇군..이젠 마음고생 덜 하겠군."



"그래."



-"..알겠다..축하한다, 김독자."



띠링..



전화가 끊겼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싶었다.



화난건가?

아님..삐진건가?



헷갈렸다.



"...이제 들어가자."



한수영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 손을 잡은 한수영이 나를 바라보며 웃어줬다.



"..이젠 나한테 속상한 일 다 말해, 내가 다 들어줄게."



그런 모습에 작게 웃어주었다.



"..알았어."



그 후로 우린 잘 지낼수 있었다.

진도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올수 있었다.



유중혁 또한 헤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설화와 교제를 시작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유중혁은 이미 손을 잡은 후부터

마음을 정리해둬 헤어질 준비를 했었다 했다.



"김독자!"



"얼른 와! 오늘은 여기 가자!"



한수영과 함께 데이트를 하며

그동안 못 풀었던 한을 모두 즐기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계속.


*****
이게..NTR?
시작은 NTR이었는데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서 아쉽긴 한데..
이거 쓴 시간이 아까워서 올림.

4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