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버지에게 맞았다. 내일도 맞고 모레도 맞겠지. 내가 이 집을 나갈때까지 나는 아버지에게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아픈 몸을 이끌고 침대로 가 누웠다. 그리고는 내일은 조금 나아지기를 바라며 잠에 들었다.
잠에서 깼는데 뭔가 이상했다. 알코올 냄새로 머리가 아픈 지경이었을 거실은 알 수 없는 포근한 냄새가 났고, 부엌은 따뜻한 아침밥 냄새가 느껴졌다.
"우리 아들, 일어났니~?"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아버지의 말투까지. 그 모든 것이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이 모든게 그저 꿈이라는 것을.
꿈이다. 알면서도 깨어나지 못했다. 아니, 않았다.
"아들? 왜 그래?"
그 누가 지옥같은 현실에서 살다가 천국같은 꿈이 찾아왔는데 외면 할 수 있을까.
"네, 지금 나가요."
나는 이 꿈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이 꿈을 외면하지 않으면 현실이 더 지옥같아질 것임을 알면서도.
이 꿈은 현실과 많은 것이 달랐다. 아버지도 그렇지만 내 전신을 감싸고있던 수많은 멍과 상처들이 사라졌다. 단 하루만큼은 내가 그토록 원하던 '일반인'의 삶을 살 수 있다.
나는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학교에서도 송민우 그 새끼가 괴롭힐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나 이 곳은 꿈이었기에, 뒷일을 생각하지 않아도 됐기에 나는 걱정하지 않으며 집을 나섰다.
학교에 도착했다. 그러나 송민우는 나를 때리지 않았다. 그 순간, 송민우가 내게 말했다.
"야, 김독자!"
그 말을 들은 나는 얼어붙었다. 다시 나를 때리려는 것일까. 애들 앞에서 나에게 수치를 주려는 것일까.
그러나 송민우의 입에서 들려온 말은 뜻밖이었다.
"니가 추천해준 소설 봤는데 재미있더라!"
하긴, 송민우에게도 맞았다면 내 몸에 상처와 멍이 단 한개도 없었을리 없다.
이제, 내 모든 걱정거리가 사라졌다. 이게 꿈이라는 것을 제외하곤.
이 모든 것이 꿈이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하니 우울해졌다. 결국 끝날텐데 더 있어 무엇할까.
벗어날 수 없는 현실로 다시 돌아갈텐데, 처음 소설의 결말을 봤을 때 처럼 다시 한번 박탈감을 느낄텐데.
하지만 이 꿈이 현실에서 살아갈 희망이 될 것이기에, 나는 이 꿈을 조금이라도 더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꿈에서 깼다. 꿈이 시작하고 6시간이 지났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거실에서는 알코올 냄새가 코를 찔렀고, 부엌에서는 아버지의 시끄러운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절망하지 않는다. 나는 나만의 희망을 찾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