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럭! 쿨럭!"


처음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요즘 환절기이기도 하고, 비염이 생겼을 수도 혹은 그저 코가 간지러워서 나온 재채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기침의 빈도가 늘어나더니 급기야 기침을 안 하는 날이 없어질 정도였다.


"야 너 아직도 그래? 뭔 일 있어?"

"감기 걸렸나 봐."

"어휴 소설을 그렇게 밤 늦게 까지 보니까 아프지."


나의 다리에 앉아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고양이 상의 미녀.


나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한수영을 안으면서 말했다.


"너 가 있는데 내가 왜 아파."

"새끼 아부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한수영의 귀는 마치 새빨갛게 익은 딸기처럼 붉은색으로 물들여져 있었다.


"그래도 병원 한번 가봐 혹시 모르잖아 큰일 날 병인지."

"어이구 우리 수영이 걱정돼요?"

"입 닥쳐 김독자 뒤지기 전에."


스윽.


나의 팔은 너무나 포근하게 한수영의 손을 잡아 한수영과 같이 침대에 누웠다.


"괜찮아 너무 걱정 마."

"그래 빨리 자."

"사랑해 수영아."

"나도 사랑해."


우리는 그렇게 별이 밝게 빛나는 밤에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잠에 들었다.


*



"콜록! 콜록!"

"아저씨 또 기침해?"

"그러게 기침이 요즘 따라 잘 안 멈추네."


나는 따끔거리는 목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병원 아직도 안 가셨어요?"

"아 유상아씨. 오늘 건강검진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출발하려 했습니다."

"어휴 제발 아프지 좀 마세요."

"하하...."


나는  어색하게 웃은 뒤 공단의 문을 열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의 시동을 걸고 공문을 나선 지 몇 분이 지났을까.


나는 창문으로 비치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오후 1시 너무나 포근하게 비치는 햇살과 들려오는 평화로운 소리. 


만약 평화로운 풍경을 생각하라고 한다면 떠올릴만한 그런 날.


날이 너무 좋아서, 인도 위에 아이들이 해맑게 웃고 있어서, 혹은 그냥 좋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있어서 완벽한 날이었다.


*


"어서 오십시오."


병원의 자동문이 열리며 나는 안내 데스크로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그 김독자라는 이름으로 건강검진 받았던 사람이었는데요."

"아 확인 되었습니다. 안쪽으로 가주세요."


나는 안쪽으로 걸어갔다.


달칵.


소리가 나며 열린 방에선 한 여자가 있었다.


어느 때는 독희로 그리고 다른 때에는 의선이라 불린 여자.


이설화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설화씨 표정이 왜 그러십니까?"

"...."


한참을 불러도 이설화는 반응이 없었다. 아니 마치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화 씨?"

"독자 씨 진정하시고 제 말 잘 들으세요."

"네?"

"6개월....남았어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독자씨....6개월 남았다구요...."


눈물을 참아가는 이설화의 표정을 보며 나의 세계는 어딘가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6개월 후 나는 죽는다.


그 잔인하고 차가운 말이 창이 되고 칼이 되어 나의 심장을 파고 들었다.


"...그렇습니까. 6개월이라면..짧다고 한다면 짧고 길다고 한다면 긴 그런 시간이군요."


나는 목에서 마음에서 나오는 감정을 누르며 차분히 입을 열었다. 이것이 나에게 그리고 이설화에게 있어서 가장 큰 배려 일 것이다.


"죄송합니다...죄송해요.."

"아닙니다 설화씨. 설화씨의 잘못이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옆에다가 내려논 나의 코트를 입으며 방을 나섰다.


"감사합니다. 설화씨 이따가 공단에서 뵙겠습니다."


나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이설화에게 말했다.


"..."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이설화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달칵!


들어올때 들린 문 소리와 지금 들려온 소리는 어쩐지 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문을 닫으며 의자로 걸어가 한참을 앉아있었다.


툭.


툭.


무언가 창문을 때리는 소리에 시선을 옮기니 마치 나의 마음을 대변 해주듯 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말 그대로 '완벽했던 날' 이었다.


후기 : 조금 피폐가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아쉽네 오타 지적,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