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독자가 죽었다.

뻥이야, 사실 죽은줄로만 알았어. 
근데 사람들은 전부 죽었다고 믿었으니까 죽은 거랑 다름 없나?

무슨 일이 있었냐고?

갑자기 쳐들어온 이계의 신격이랑 싸우다가...물론 이계의 신격은 소멸시켰어.
이계의 신격이 살아있었으면 내가 여기서 이렇게 글 쓰고 있었겠냐?

여하튼,문제는 김독자가 같이 소멸해버린게 문제였지.

......그래, 그것참 아쉽고 딱한 일이지.

근데, 더 아쉽고 딱한 일은 그 뒤에 생겼어.
절대 있어서는 안되고, 일어날 생각도 하면 안되는 일이었지.

자, 이야기 해줄테니까 잘 들어봐.

.
.
.


망할 김독자가 무사히 김독자 컴퍼니로 귀환한 지, 몇년이 지났어.
다들 기뻐하며 평화로운 날을 상상했지.

평화 때문일까? 사랑도 차례차례 생겨났어.

이현성과 정희원은 결국 김독자 컴퍼니 모두의 도움을 받아 이어졌지.

유중혁과 이설화는 언제부터 사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느날 선언하더라고.
이설화는 내 여자다!......뭐 이런식으로.
김남운보다 더 중2병으로 똘똘 뭉쳤다니까.

이길영과 신유승은 요즘 뭔가 이상한 분위기가 풍기긴 해.
눈치없는 김독자는 아마 모르겠지만.....

응? 그래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냐고?

쯧, 성격 한번 존나 급하네. 안그래도 말하려고 했어.

......그래, 사실 커플이 하나 더 있었긴 해.
누구냐고?

바로, 김독자와 유상아야.

왜 나랑 김독자가 아니냐고?
그러게 말이다...이 천재미소녀 작가님과 사귀지 않다니 인생 절반 손해봤지. 낄낄낄.

아무튼 믿기지 않지?
나도 처음엔 못 믿었지.

지혜는 유상아가 아깝다며 야유를 퍼붓다가 유상아한테 꿀밤을 맞았어.

그리고, 머리를 부여잡던 지혜는 곧 입이 떡 벌어졌지.
사진으로라도 남겨놓고 싶었지만, 우리 모두가 똑같은 표정이었으니까......

왜냐고?

...그야, 당연히 그 자리에서 증명한답시고 갑자기 물고 빨기 시작했으니까.
내가 레몬사탕 먹을때도 그 정도로는 안했어.
다시 생각해도 좀 그렇네.

그 유상아가 그런 짓을 하다니.....김독자 밤에 꽤 고생하겠다...싶었지.

하긴, 누가 그 유상아가 그럴거라고 생각했겠어?
사랑 때문에 사람이 바뀌기도 하나봐.

.......그리고 사랑때문에 사람 참 쉽게 바뀌더라.
응? 연애도 해본적 없다면서 어떻게 아냐고?

그야, 눈 앞에서 그걸 봤으니까.
그 기억은 아바타에 넣고 찔러죽이고 싶었다니까?

너네도 이쯤되니까 도대체 뭔 일이길래 이렇게까지 하는지 궁금하지?

지금부터 자세하게 말해줄게.
아주 자세히.


***


3주전, 김독자는 우주공간 너머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움직임을 감지했다.

그는 즉시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안나 크로프트와 성좌들 모두.
모두가 긴장한 가운데 김독자가 입을 열었다.

"지금, 외신급의 이계의 신격 하나가 이쪽으로 접근 중입니다."

좌중이 크게 술렁였다.
이계의 신격이라니...평화속에 이 무슨 날벼락인가.
김독자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접근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아마 3일 뒤에 화성 근처에 모습을 드러낼겁니다."
"이런 씨발......"

한수영이 욕설을 짓씹었다. 
그녀뿐만 아니라 모두의 심정은 비슷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현성이 조용히 손을 들었다.

"막을 방법은 있습니까?"
"네, 있습니다."

자신있게 대답하는 김독자에 잠시 안심이 되는 그들이었지만......유료화 시절 늘 느꼈던 찝찝함이 느껴졌다.

"노파심에 물어보는거지만, 혹시......"
"그건 절대 아닙니다."
"그럼 뭔데요?"

김독자는 모두를 한번 쓱 둘러본 뒤, 입을 열었다.

"저에게 힘을 빌려주십시오."

그는 추가로 설명을 시작했다.

엄청난 신격이기 때문에 우주공간에서 막아야 한다는 것.
게다가 웬만한 신화급 성좌들마저도 그 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오래된 꿈인 저와 도깨비왕인 비유만이 그것을 상대할 수 있다는 것.

이 설명이 나오자 극심한 반발이 일어났다.
김독자는 불안해하는 그들을 진정시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러니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자신에게 가지고 있는 코인과 설화, 개연성을 달라는 것.
그리고, 세계선의 파수꾼인 심연을 쫓는 사냥개들과 함께 그것을 무찌를 것.

김독자는 설명을 마친 뒤, 비유를 시켜 성좌들에게 설화, 코인, 개연성을 넘겨받았다.

처음에는 너무 위험하다면서 완강히 거절한 그들이었지만......김독자의 부탁과 모두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넘겨주었다.

우리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울기 시작했고, 흑염룡은 잔뜩 투덜거렸다. 
그리고, 제천대성은 그에게 사용가능한 성유물들을 모조리 건네주며 걱정했다.

곧바로, 김독자는 비유에게서 전달받은 설화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모두가 그를 걱정어린 눈으로 지켜보았다.
차마, 가지 말아달라고 할 수가 없었다.
가지 않으면 이 세계선의 모두가 죽기 때문에......


이틀은 순식간에 지났다.
김독자는 오늘 이계의 신격과 맞서 싸우러 간다.

"시민들이 우려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면...이번에 정말로 멸망하는 것 아니냐고요."

안나 크로프트가 김독자를 걱정스레 쳐다보며 말했다.
그에 김독자는 피식 웃어보였다.

"진짜 멸망이라......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면 정말 다행이겠군요."

김독자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너머로 균열이 생겨나고 있었다.

"......슬슬 가야겠군요. 지구를 부탁합니다. 안나 크로프트."
"무운을 빕니다. 구원의 마왕."

김독자는 안나와 짧게 인사하고 공단의 광장으로 향했다.
그곳엔 수많은 기자들과 인파가 몰려있었다.

김독자는 그들에게 관심조차 주지않고 시선을 돌렸다.
시선을 돌린 곳에는 그의 동료들이 어두운 얼굴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먼저 다가온 건 한수영이었다.
한수영은 레몬사탕을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

"먹던 건 아니지?"
"어쭈,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와?......여하튼, 너만 믿는다. 꼭 돌아와."

짧은 투닥거림이 끝나자 그 다음은 이설화였다.

"이거 마지막 남은 생사환들이에요. 다 먹어도 상관없으니까 돌아오기만 해줘요."
"네, 당연히 돌아와야죠."

생사환 통을 건넨 이설화의 뒤로 이수경과 유중혁이 다가왔다.

"독자야. 조심히 다녀오렴."
"네, 다녀올게요."

"......김독자."
"응?"
"받아라."

유중혁이 건넨 것은 '흑천마도'와 검은색의 '아공간 코트'였다.
제 목숨처럼 여기던 무기를 건네다니
김독자는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코트는 그렇다 치더라도...나 검 잘 못쓰는데?"
"너의 부러지지 않는 신념은 더 이상 없지 않나. 없는 것 보다는 나을 거다."
"......고맙다."

유중혁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흑천마도와 아공간 코트를 김독자에게 넘겼다.

그가 언제나 영웅처럼 따랐던 주인공의 옷과 무기라......김독자는 왠지 코끝이 시큰해졌다.

그리고 파천검성과, 일반인의 키를 가진 키리오스가 일그러진 얼굴로 다가왔다.

"못난 제자야."
"네, 스승님."
"또 그때처럼 일이 그렇게 된다면 우주 끝까지 쫓아가 머리를 쥐어박아 줄 것이다. 알겠느냐?"
"여부가 있겠습니까."

키리오스의 얼굴은 화가 난 것처럼 보였지만, 그 얼굴에는 걱정이 지독하게도 드러나있었다.
김독자는 그런 걱정을 안겨드리는 것에 조금 미안했다.

그리고 키리오스의 말에 파천검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 뒤로도 한마디씩 한마디씩, 이어졌다.

이길영과 신유승은 하늘이 떠나가라 울었다.
답지않게 이지혜와 유미아도 살짝 눈물을 흘렸다.
이현성과 정희원은 김독자를 크게 끌어안고 진심어린 협박을 했다.
공필두와 한명오는 말을 건네진 않았지만 그들은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장하영은 김독자를 구원의 마왕으로 인정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런 장하영에게 김독자는 등을 토닥여주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연인 유상아는......

"......꼭 돌아오는 거 맞지?"
"그럼, 약속했잖아."
"......"
"우리 이거 끝나면 다 같이 여행가자. 어머니랑 성좌분들이랑 다 같이 오로라를 보러가자."
"오로라라......낭만적이다. 그래, 꼭 보러가자. 독자야."

유상아의 말 끝은 흔들렸다.
어느샌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김독자는 소매로 그녀의 눈물을 천천히 닦아주었다.

"왜 울어......나 꼭 죽으러 가는 거 같잖아."
"흑...미안...그냥...내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정말...정말 미안해."
"미안해할 필요 없어. 그러니까 울지마, 상아야. 웃어주면 안될까?"

유상아는 그제서야 웃음을 보였다.
이미 눈가는 붉어져 있었지만......그걸로 충분했다.

"그...독자야. 너에게 주고싶은게 있어. 잠시 손 좀 빌려줄래?"

유상아는 김독자가 내민 오른손에 무언가를 채웠다.
김독자는 잠시 놀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건......"
"기억나지? 독자 네가 나한테 줬던 것들이야."
"긴고아가 없어서 다행이다."

어둠 자락에서 얻은 D등급 '마력회복 팔찌', 사명대사 동상을 부수고 얻은 '사명대사의 염주', 그리고 김독자가 이계의 언약을 맺기 전 그녀에게 선물했던 팔찌.

3개의 팔찌가 김독자의 오른손목에 감겨있었다.
김독자는 팔을 벌려 유상아를 꼬옥 안아주었다.

"잊어버리면 가만안둬."
"당연하지. 고마워, 상아야."
"......지금 키스하기는 좀 그런가?"
"푸흐흐...아냐. 영화에서 보면 항상 이렇게 하던걸?"

유상아는 얼굴을 붉히다가 김독자와 입을 맞추었다.

김독자는 날개를 꺼내 사람들의 시야를 차단했다.

"꼴에 로맨티스트 납셨네."

멀리서 한수영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아버지, 이제 가야해요.]
"그래, 가자.......다녀올게요. 여러분."

김독자와 비유는 꾸벅 인사하고는 혹부리왕의 차원문 속으로 사라졌다.





[■■■■■■■■■■■■■■■■■■■■■■■■■■■■■■■■■■■■■■■■■■■■■■!!!]

"끔찍하네."


김독자는 저 먼 우주공간에서 넘실대고 있는 이계의 신격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전신을 옥죄어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비유야."

비유가 허공에 무언가를 조작하더니 곧 여러개의 포탈이 생겨났다.
그곳에서 튀어나온 건 세계선의 오류를 잡는 '심연을 쫓는 사냥개'들이었다.

그들중에 우두머리로 보이는 유난히 큰 몸집을 가진 사냥개가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미천한...파수꾼이...가장 오래된 꿈을...뵙습니다.]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사람의 목소리가 겹쳐들렸다.
우두머리의 말이 끝나자 다른 사냥개들도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저게 대체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거지?"

[다른...차원으로...이송하던 중...봉인을 해제하고...부왕의...차원문을 이용...다른 세계선들을...멸망시키면서...강해졌습니다...그리고...지금은 위대하신 꿈의...세계선을...넘보는...중입니다.]

우두머리의 설명을 이해한 김독자는 유중혁의 검은 아공간 코트에서 흑천마도를 꺼내들었다.

[설화, '이계의 신격을 살해한 자'가 오랜 잠에서 눈을 뜹니다.]
[거대설화, '마계의 봄'이 스트레칭하며 몸을 풉니다.]
[거대설화, '이름 없는 것들의 해방자'가 이빨을 드러냅니다.]

이계의 신격과 관련있는 그의 설화들이 흑천마도의 검신에 응축되기 시작했다.

[<관리국>의 모든 설화가 '이야기의 왕'의 의지를 따릅니다.]
[<스타 스트림>의 모든 설화가 '이야기의 왕'의 의지를 따릅니다.]

[...경고! <스타 스트림>의 설화가 불안정합니다! 설화가 개연성의 제한을 받습니다!]
[......코인으로 개연성을 충당합니다.]

그의 곁에선 비유가 인간으로 변했다.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 아닌, 언젠가의 41회차의 신유승처럼 새하얀 털코트를 흩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뒤로 '스타 스트림 시스템' 그 자체가 강림하고 있었다.

어느새 사냥개들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김독자는 6장의 날개를 꺼내고 고요하지만 묵직한 진언을 퍼뜨렸다.

[너는 이곳에서 영원히 죽을 것이다. 추악한 이계의 신격이여.]

[■■■■■■■■■■!!]

김독자의 도발을 들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언어를 남발해대기 시작했다.

[이 우주의 모든 세계선들을 위하여.]

마침내, 김독자와 비유, 그리고 사냥개들이 거침없이 이계의 신격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독자는 심연의 흑염룡에게서 건네받은 설화를 일깨웠다.

[설화, '최후의 묵시룡을 계승한 자'가 울부짖습니다!]
[설화, '번개의 사육제'가 동조합니다!]
[설화, '백청문의 비전무공'이 동조합니다!]

그의 꼬리뼈에서 생겨난 묵시룡의 꼬리에 어마어마한 양의 전격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에 맞춰 동조한 전격의 이야기를 담은 설화가 모여든 김독자의 전격파는 최후의 묵시룡의 '전격파'보다 수십배는 강대한 위력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

별의 대폭발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빛과 폭음이 들려왔다.

그렇게 세계선의 운명을 건 둘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
.
.

"......엄청나군."
"뭐? 엄청나다는 말이 다야? 참나...어이가 없어서."

유중혁과 한수영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달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곳 지구에서 육안으로 보일 정도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으으......어지러워."
"머리가......우웨에엑!"

그 후폭풍에 그들을 취재하던 기자들과 일반인들이 머리를 부여잡기 시작했다.
김독자 컴퍼니와 성좌들은 버틸 수 있었지만, 그들은 버틸 수가 없었다.

이윽고 다시한번 거대한 빛이 점멸했다.
그리고 하늘에선 더 이상 빛이 보이지 않았다.
지구는 무사했다.
모두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잠깐, 저건 뭐야?"
"뭐가요?"

한수영은 갑자기 하늘을 가리키며 물었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의 손가락이 향한 곳을 향했다.
그것은......

[......비유?]

불에 타며 대기권을 뚫고 추락하고 있는 비유였다.

화안금정으로 비유를 확인한 제천대성이 즉시 근두운을 몰아 비유가 추락하고 있는 서해바다로 날아갔다.

"......"

모두가 침묵했다.
대체 왜? 대체 왜 비유가 추락하고 있다는 말인가?
잠깐, 그러면 김독자는?


***

제천대성은 근두운의 속도를 극한까지 끓어올렸다.
비유는 어느새 성층권을 향하고 있었다.

[비유야!!]

제천대성은 비유를 부르며 그녀를 온몸으로 받았다.
대기권을 진입하느라 잔뜩 화상을 입은 비유의 몰골은 끔찍했다.

[비유야! 괜찮은것이냐! 어서 눈을 떠보아라!! 어서!]

제천대성은 성유과인 '반도 복숭아'를 잘라 비유의 입에 넣어주었다.
비유는 곧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아...아, 아버지가...아직...]

제천대성은 미약한 말소리 속에서도 그 뜻을 파악할 수 있었다.
김독자가 아직 저곳에 있다.
제천대성은 즉시 근두운을 다시 움직이려했지만......비유가 그를 말렸다.

[가, 가면...안돼...다, 다가...가기만...해도...죽어.]
[그럼 어쩌란 말이냐!! 막내는!]

비유는 다시 기절했다.
제천대성은 하늘을 한 번 노려본 뒤, 한국으로 근두운을 돌렸다.

[막내야...제발 살아있거라...]


***


잠시 후, 공단, 비유는 즉시 이설화와 구암신의에게 응급처치를 받았다.

그리고 제천대성은 힘겹게 소식을 전했다.
모두가 절망했다.

"네? 아, 아니죠? 제천대성님? 거짓말이죠? 독자가 아직......"
[미안하다...]

유상아는 창백해졌다.
유상아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비유가 저 몰골이 될 정도로 처참한 싸움을 아직 김독자가 계속하고 있다고? 그것도 혼자서?

"유상아! 유상아! 진정해!"

한수영이 순식간에 이성을 잃을 것만 같아 보이는 유상아의 어깨를 흔들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구하러 가야해요!"
"침착해, 유상아. 어떻게 가게...."
"어떻게든 가야죠! 여기서 손 놓고 있을 거에요?"
"아니, 지금 여기 모두가 같은 생각이야. 그치만...방법이 없잖아 방법이."

그런 그때 유중혁이 입을 열었다.

"방주는 어디에 있지?"
"패왕, 당신이 사용한 후 수명을 다했어요."
[......지금 우리는 갈 수 없다.]

모두가 다시 제천대성을 바라봤다.

[비유가 말하기를...우리가 접근하면 죽어버린다는군......참, 신화급 성좌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

제천대성은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다.
누구도 감히 뭐라 할 수 없었다.

"아저씨, 아직 살아있어요!"

신유승이 충혈된 눈으로 입을 열었다.
그의 화신의 말에 다시 희망이 생겼다.

"약하지만...분명히 살아있어요. 아저씨는."
"......일단 비유가 깨어나기를 기다리지."

모두가 하늘을 다시 바라봤다.
부디 자그마한 신호라도 보내진 않았을까...하는 마음에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그들이었다.

.
.
.

비유가 깨어났다.
구암신의와 이설화 덕분에 상처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그러나 부러진 왼쪽 팔은 아직이었다.

[못 가. 가면 죽어.]
"똑바로 설명해, 무작정 못 간다고만 하지말고."

퉁명스런 비유의 말에 한수영이 으르렁거리며 물었다.

[......못 가! 못 간다고! 나도 아버지 구하고 싶단 말이야! 근데 나도 못 가는걸 어떡하라고!]

급기야 역으로 화를 내는 비유였다.
비유의 역정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이유가 있는건가?"
[......]

비유는 창밖을 슬쩍 바라본 뒤, 입을 열었다.

[일단, 외신은 소멸했어. 아버지가 결정타를 날리셨지. 근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외신은 온 진체에서 일그러진 설화를 꾸역꾸역 흘리고 있었다.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죽을 정도로 외신은 위태로워 보였다.

그러나, 외신은 마지막 순간에 설화를 한 데 끌어모으더니 자폭을 시도했다.
김독자는 끔찍할 정도의 위력을 느끼곤 순간적으로 비유앞을 막아섰다.

[아버지!]

그런 비유의 외침에도 김독자는 정면으로 자폭의 충격파를 막아내었다.
그 과정에서 비유는 화성 근처에서 이곳까지 튕겨져 날아왔던 것이었다.

"그래서, 형은 어떻게 된건데? 응?"
[......미안, 나도 모르겠어.]
"만약, 아직 김독자가 그곳에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출발해야한다. 비유, 부탁한다."
[하아......아직 후폭풍이 남아있을거야.]
"그건 내가 어떻게든 할 수 있어."

유상아가 연화대를 꺼내며 말했다.
그녀의 설화 만다라의 시간은 시공간에 간섭하는 권능이 있다.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 정도여도 많이는 못가. 5명은 갈 수 있겠네...... 일단 서브 시나리오 부여했어. 이걸로 어느정도 보호는 받을 수 있을거야.]

"고맙다, 이제 인원을 정하겠다."

유중혁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모두가 엄숙한 분위기 가운데 내심 자신도 도움이 되길 원했지만...이미 인원은 정해져 있었다.

"먼저 나와 유상아다. 그리고 함선을 몰아야 하는 해상전신, 신유승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론...구암신의, 동행해 주겠나?"
[믈론이네. 독자군이 죽는 걸 내버려 둘 순 없어.]
[후인을 위해서라면 거북선 한 척만 남더라도 달려갈 것이네.]

해상전신과 구암신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시가 급하다, 해상전신. 터틀 드래곤을."
[알겠네.]

스파크가 튀며 건물 바깥에 설화 병기 터틀 드래곤이 나타났다.

"제발 살아있어라, 김독자."

유중혁은 중얼거리며 주먹을 쥐었다.

.
.
.

잠시 후, 우주공간, 터틀 드래곤은 이순신의 지휘아래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로 우주를 유영하고 있었다.

"약하지만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요. 그런데......"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신유승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곁에 다가온 유상아가 토닥여주자 다시 입을 열었다.

"뭔가...뭔가 이상해요. 아저씨라기엔...느껴지는 게 너무 작아요. 그리고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요."
"그렇지만, 분명 있는거지?"
"네. 그건 확실해요."

함선에 탄 모두가 한시름 놓은 것처럼 크게 숨을 쉬었다.

[...조금 흔들릴걸세.]

해상전신의 경고에 함선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함선 바깥의 풍경은 끔찍했다.

촉수를 닮은 무언가와 전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이 잘리거나 뭉개진 채로 마구 흩어져 있었다.
누가봐도 이곳에서 엄청난 전투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순신, 저곳에 무언가가 반짝이고 있네.]
[으음! 모두 저길 보게.]

우주복을 입은 유중혁과 유상아, 신유승이 창밖으로 시선을 보냈다.
확실히 무언가가 태양빝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준비하게.]

유중혁과 유상아는 장비를 점검했다.
그리고 하단부로 내려가 해치를 열었다.

[.....아아아...]
[......]

마침내 우주공간으로 도약한 그들이 발견한 것은......

부러진 흑천마도를 쥐고있는 '김독자의 오른팔'이었다.

.
.
.

공단은 난리가 났다. 
아니, 난리가 아니라 그곳에 있는 모두가 미쳤다고 해야했다.

모두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
그 한수영과 이설화마저도.

"독자형은? 제대로 확인한거 맞아?!"
"이길영!"
"......죄송해요."

목소리를 높인 이길영이 정희원의 제지에 입을 다물었다.

"사부...상아언니...장군님...정말...그것밖에 없었어요? 유승아..."
"흑...미안해요...으흑...이것말곤 느껴지는게......"

신유승의 얼굴은 눈물로 엉망이 되어있었다.
유중혁은 천 위에 조심스레 놓여진 김독자의 팔을 바라보며 이를 빠득 갈았다.

"칼은...칼은 왜 계속 쥐고있는거냐...이 못난놈아...싸움은 다 끝났다....이제...이제 그만 놓아도 된다...응? 어서..."

소식을 듣고 달려온 키리오스가 김독자의 상처투성이인 오른팔에 대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엔 깊은 수심이 가득 서려있었다.
키리오스는 김독자의 손가락을 풀려고 했지만......
김독자의 오른손을 흑천마도를 굳게 쥔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마치, 아직도 싸울 수 있다는 듯......

"독자야...같이...같이 오로라 보러가기로 했잖아...나랑 프랑스어도 공부하고 싶다며...잃어버리지 않겠다며...근데 이게 뭐야..."

유상아는 김독자의 오른손목에 묶인 팔찌들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었다.

그렇게라도 말하면 그가 듣고 돌아와 웃으며 안아줄 듯 했지만...그는 또 다시 그들이 닿지 못하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김독자의 장례는 몇 차례 더 진행된 수색끝에......안나 크로프트의 주도하에 진행되었다.

[약 20년전, 한국의 유료화의 영웅, 김독자 컴퍼니의 대표이자 성좌, 구원의 마왕이 일주일전 전사한 것으로 밝혀져......]

[다시 한번 지구를 구한 영웅, 구원의 마왕의 장례 행렬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는 이미 수만명의 인파가 모여들어......]

[수색끝에 발견된 것은 끝까지 검을 굳게 쥔 오른팔......]

뉴스의 모든 채널에서는 구원의 마왕 이야기였다.
평소 장하영이었으면 좋다고 헤벌쭉 웃었겠지만......지금은 아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진즉에 구원의 마왕이라고 인정해 줄걸......"

장하영은 김독자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김독자 때문에 태어나고, 그로인해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그를 만나 지금까지 살 수 있었다.

매일 오징어라면서 놀렸지만...그의 떨떠름한 반응이 좋았다.
그의 미소가 좋았다.
어둡고도 밝은 날개들이 좋았다.

그런데 그는 더 이상 이곳에 없다.

"야, 구원의 마왕. 유승이가 슬퍼하잖아. 네 하나뿐인 화신......기왕이면 내가 되고싶었지만...그러니까...돌아와줄 수 있지?"

김독자의 영정사진은 대답이 없었다.

"그래, 당연히 돌아와야지. 아니면 구조요청 보내도 되. 여기 너 구하러 달려갈 사람들로만 모여있으니까."

장하영은 쓰게 웃었다.

"뭐라고 말 좀 해주라......제발......"

곧 그 얼굴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
.
.

김독자 장례 후 2주가 지났다.
처음은 모두가 힘겨워했다.
현실을 부정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특히 정희원은 순식간에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유상아는......

"중혁씨. 상아씨가 연락이 되지 않아요."
"...걱정마라. 이설화. 유상아는 강하다. 곧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누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심지어 이수경마저도.

그러던 중, 이설화의 휴대폰에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인은 한수영이었다.

"네, 수영씨....네, 지금 바로 갈게요."
"......무슨 일이지?"
"상아씨가 위험해요."
"서두르지."

유중혁과 이설화는 즉시 자동차에 올라탔다.

잠시 뒤, 도착한 김독자와 유상아의 집.
그곳의 초인종을 누르자 한수영이 문을 열어주었다.

"빨리 유상아 좀 어떻게 해봐."

이설화는 순간적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유상아는 마치...마치 시체 같았다.
총명하던 눈에선 삶의 의지를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저 허공을 바라본채 겨우 숨만 쉬고 있었다.

"상아씨! 정신 차려요!"

이설화는 대답이 없는 유상아에게 수면제를 조심스럽게 투여했다.

유상아는 곧 잠에 빠졌다.

"일단...영양제와 설화팩을 놓고 갈게요. 누가 간호할 사람이 필요해요."
"내가 하겠다."
"좋아요. 만약 이상이 생기면 즉시 전화주세요."

이설화는 잠든 유상아를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한수영은 레몬사탕을 빠득 깨부수곤 입을 열었다.

"야, 유중혁. 만약 유상아 깨어나면...좀 도와주라."
"무얼 말이지?"
"하씨...너는...그...너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봤잖아. 그러니까......못해먹겠네 진짜."

한수영은 연신 이설화와 유중혁의 눈치를 살폈다.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상담이 필요하다는 거잖아요?"
"그렇지."
"중혁씨,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좀 괜찮아 질때까지 만이라도요."
"...알겠다. 최대한 노력해보겠다....그리고 유상아는 아마 이겨낼 것이다."

모두가 굳은 얼굴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


바보같은 사람.
너무 바보같은 사람이어서 곁에 있어주고 싶었는데.

"깼나?"

뭐지?
어째서 중혁씨가......이곳에?

"그동안...어떻게 지냈나..."

아......내 정신좀 봐. 괜히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렸네.

"아, 전...괜찮아요. 중혁씨는요?"

그래, 더 이상 걱정끼쳐드리면 안되겠지.

"그럭저럭 지냈다."

어쩜 이렇게 바보같은 사람들만 있는걸까.

"그래요. 독자씨는 곧 돌아오실거에요."

언제나 그랬듯이...

ㅡ꼬르르륵

아 이런...

"뭐라도 먹겠나? 최근 아무것도 못 먹은 것 같은데."
"아...네. 주시면 감사히 먹을게요."

내가 어떻게 밥이 넘어가...독자가 지금 혼자 무슨일을 겪고 있을지 모르는데...

그래도...사람들이 있으니까...버틸만해.
이제부턴 외출이라도 좀 해야겠다.



"......다 됐다. 먹어라."
"고마워요."

이건......

"왜 안먹는거지? 몸이 이상한가? 이설화를 부르겠다."
"아, 아뇨.아뇨.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네가 해준 요리잖아 독자야...

"잘...먹을게요."
"......천천히 먹어라. 빈속에 오히려 탈이 날수도 있다."

중혁씨가 원래 이렇게 말이 많았나?
아마......날 걱정해주느라 말이 많아지신거겠지.
괜히 여러사람 걱정시키고...참 잘하는 짓이다, 유상아.

"먹을만 한가?"
"네, 언제나 그랬듯이 맛있네요."

...불편하다.
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거지.
내 몰골이 너무 이상한가?

"이런말을 꺼내기는 그렇지만......"

뭐야. 왜 그러는건데......그러지마요.

"비유에게서 소식이 왔다."

그만해요.

"김독자는......"

제발.

"더 이상...이 세계선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주공간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하지말아요.

"없다. 어디에도 김독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말을 지금 하는 이유가 뭐야?

"이번에는 정말로 돌아오지 못한다. 죽은 놈은 죽은 놈이다. 더 이상 그놈의 죽음을 부정하지 마라."

부정하지 마라고?
김독자를?
말도 안되는 소리야...그 사람은 분명 다시 돌아올거야.
항상 그래왔잖아.

"...그런 이야기를 제게 하시는 이유가 뭐죠? 희망을 버려라...뭐 이건가요?"
"네가 김독자의 죽음을 부정하는 건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아.

"너도 알겠지만...난 지난 삶에서도 이설화를 사랑했었다. 아니, 거의 모든 회차에서 그녀를 사랑했지. 지난 삶에서 내 품안에서 죽어버린 이설화는 여전히 내 꿈에 나와 나를 괴롭힌다.
난 결국 악몽을 꾸다가 죽어서 회귀해버린적도 있었다.
그렇게 부정하고 부정하며 그녀를 계속 살리려고 했다. 살리지 못한 회차는 그 자리에서 같이 목숨을 끊었던 적도 있었다. 그 이설화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막연히 깨달았지만, 믿고싶지 않았다. 내가 그녀를 잊어버리면 정말로 사라지는 것이기에. 그리고......"

......슬프다.

"그런 너에게서...내가 보였다. 난 항상 생각했다. 만약 그때 나를 보듬어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적어도...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졌을까? 하고."

"그러니...울어도 된다. 그를 잊지마라. 그러나, 죽음은 부정하지 말아라. 그리고, 죽지마라."

......정말

"으흐윽...으흐으...."
"원한다면 어깨라도 빌려주겠다."

유중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상아에게 다가갔다.
제발 자신처럼 바보같은 짓을 하지말기를.
자책하고 슬퍼하며 스스로를 좀먹지 말기를.

유상아는 유중혁의 품에 얼굴을 묻고는 소리없이 울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희망적인 말을 해줄 수 없어서.'

유상아의 간헐적으로 흔들리는 어깨를 천천히 토닥여주었다.

'나도 이번에는 정말 돌아올거라고 믿고 싶었다...그렇지만...'

유중혁은 이전날 들었던 성좌들의 말을 떠올렸다.

자신들의 설화는 어느정도 이어져있기에 느낄 수 있다고, 그러나 그 설화가 한순간에 사라지는게 느껴졌다고, 믿고싶지 않았지만......어쩌면 이번에는 정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리엘은 끝까지 부정했지만...이미 체념했는지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만약 살아있다면, 반드시 돌아와라 김독자.'


***


다음날부터 유상아는 외출을 시작했다.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고 운동도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아씨! 진짜 걱정했잖아요..."
"미안해요. 잠시 정신이 없어서..."
"......아니에요. 그냥, 잘 지내죠?"
"네, 독자씨도 제가 그런 모습으로 사는 걸 원하시진 않을 거 같아서요."

다시 웃기 시작했다.

유중혁과 이설화, 한수영은 멀리서 사람들과 조심히 대화하는 유상아를 보며 안도했다.

"다행이네요...저번엔 문전박대 당했는데."
"나도 참다참다 문 뜯어버리고 들어간거야. 그때 안 들어갔으면 진짜......."
"내가 말했지 않나, 유상아는 이겨낼거라고."

유중혁은 가만히 유상아를 응시했다.
시선을 느꼈는지 유상아가 그들쪽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래도, 계속 말동무가 되어주세요. 정말로 극복하실때까지."
"알겠다."

그가 사랑하는 여인이 그에게 부탁하고 있었다.
또 다시, 2회차의 그녀가 겹쳐보였다.



그 뒤로, 유중혁은 일주일에 3번은 꼭 유상아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유상아는 점점 생기를 되찾는 것만 같았다.

맞다, 되찾는 것'만' 같았다.



하루는, 유중혁이 방문한다는 연락을 넣는것을 실수로 잊은 적이 있었다.
유중혁은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는 현관문 앞에 섰다.

그리고 그는 들었다.

"으허어어엉...으흐윽...으흐..."

유상아가 흐느끼는 소리를.
그 소리가 초월좌의 귀에 똑똑히 들려왔다.

유중혁은 거세게 문을 두드렸다.

"유상아! 문을 열어라!"

그제서야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가 본것은 유상아였다.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한 유상아.

유중혁은 말 없이 냅다 유상아를 끌어안았다.

"주, 주, 중혁씨?"
"미안하다. 내가 착각했다."

유중혁은 깨달았다.
유상아의 그 모든 것은 연기였음을.

괜찮을 리가 없었다.
아무리 강해도......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사람을 한없이 나약하게 만든다.

그리고 유상아는 속이 문드러졌을 것이다.
절대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더욱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괜찮은 '척' 해왔을 것이다.

그렇게 속에서 뭉개지고 뭉개져서 몰래몰래 김독자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미안하다. 너무 내 생각만 했다. 괜찮을 줄 알았다."

유상아는 다시한번 유중혁의 품에서 눈물을 흘렸다.
소나기처럼, 폭포처럼 거세고도 부드럽게.

"크흠...못 볼 꼴을 보였네요...전 괜찮으니 이제 가보셔도 되요."
"아니다, 더 이상 숨기지 마라. 김독자 그 놈도 그렇게 꽁꽁 숨기는 건 보기 싫었다."

유상아는 막무가내인 유중혁을 보고 피식 웃었다.
유중혁의 눈썹이 움찔했다.

"왜 웃는거지?"
"정 그러시다면 술이라도 한 잔 하실래요?"
"괜찮겠나?"
"네. 술의 힘을 조금만 빌리죠."

유상아는 확고했다.
유중혁은 얼떨결에 유상아와 마주보고 앉았다.

그 위에는 맥주캔과 소주병이 몇개씩 놓여있었다.

"혼자 사는 집에 술이 많군."
"사놓고 안 마셨어요."

유중혁은 그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깨달았다.
아마 김독자와 마시고 싶었을테지...

"술은 센 편이세요?"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
"그렇군요...그럼 이참에 겸사겸사 중혁씨 주량도 알아가죠."

유상아는 술잔을 내밀었다.
유중혁은 조용히 술잔을 부딪혀주고는 쭈욱 들이켰다.

생각보다 마실만 했다.

"나쁘지 않군."
"다행이네요. 못 드시는 편은 아닌 것 같아서."
"김독자는 보통 주량이 얼마지?"
"독자씨는 원래 소주 반병이었어요."
"...진심인가?"

유중혁은 장난치지말라는 표정으로 유상아를 바라봤지만, 유상아의 얼굴엔 거짓이 없었다.

"네, 성좌가 되시고 난 후엔 늘었지만요. 옛날엔 정말로 소주 반병이셨어요."
"그렇군."

또 술잔이 채워지고 비워진다.

"있잖아요...전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가."

유상아는 다시 소주를 들이켰다.

"독자씨랑 같은 회사에 다닌 것, 그리고 유료화를 독자씨와 시작한 것, 그리고 어둠자락에 끌려갔을때도 독자씨가 구해준 것,......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된 것, 전부 독자씨를 만나서 가능했던 이야기 같아요. 그러니까 독자씨를 만난 저는 정말 운이 좋은거죠."
"나도 김독자 덕분에 이곳에 있을 수 있었다."

다시 술을 들이켰다.
유중혁은 점점 얼굴이 후끈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가만히 술병을 쳐다보던 유상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전 집단회귀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김독자의 선택을 존중했기 때문인가?"
"네, 맞아요."

유중혁은 호기심에 질문했다.

"근데 어째서 마음을 바꾼거지?"

유상아는 과거를 회상하듯 눈을 감았다.

"독자씨가 쓰러지신 후, 잠시 눈을 뜬 적이 있었어요. 그때, 확인차 물어봤죠. 당신은 내가 아는 독자씨인지...아닌지..."
"뭐라고 물었지?"
"미노소프트 입사 시험을 물어봤어요."

유상아는 다시 술잔을 들이키고 입을 열었다.

"독자씨, 기억나요? 우리 같이 미노소프트 입사 시험 쳤던거, 저는 그때 독자씨를 만나서 정말 좋았어요......라고 말했죠."
"김독자의 대답은?"
"얼버무리시면서 기억이 잘 안난다고 하시더라구요. 참 바보같은 사람이라니까요?"

유상아는 눈을 떴다.

"그렇다, 그놈은 바보지."
"그만큼 귀여우시죠."
"......콩깍지가 단단히 씌였군."
"푸흐흐흐...그래보이시나요?"
"이현성이 봐도 동의했을 것이다."

그렇게 한잔, 한잔이 한병, 한병이 되어갔다.
유중혁도 술에 취하자 말이 많아지고 피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술의 힘을 빌린 밤이 저물어갔다.

.
.
.

유중혁은 숙취외 두통을 뒤로하고 힘겹게 눈을 떴다.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천장이었다.
머리에 느껴지는 것은 베개였다.

그리고 몸통에선 살짝 한기가 느껴졌다.

......한기?

유중혁은 설마...하며 고개를 들었다.

'씨발.'

속으로 욕설을 짓씹었다.

왜냐하면, 그와 유상아는 나체로 나란히 침대 위에 누워있었기 때문이다.

유중혁은 급히 어젯밤을 기억해보려 했지만...도저히 기억나지 않았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점점 다가오는 유상아의 얼굴과 야릇한 교성이었다.

「아, 아흐으..! 중혁씨! 잠깐 만요...히극!」

......젠장,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죽은 동료의 연인과 관계를 가지다니.
이 미친놈. 찢어죽일 놈.

천인공노할 짓이었다.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유중혁은 생각을 마치고는 몸을 일으켰다.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콘돔이 어제의 상황의 증거가 되어주고 있었다.

'대체 뭔 짓을...'

밀려오는 죄책감에 떨어진 옷가지를 주워입은 유중혁은 황급히 자리를 떴다.
유상아는 그가 집을 나갈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기절한 듯 자고 있었다.

.
.
.

"중혁씨."
"이, 이설화."

유중혁은 뜨끔하며 당황했다.
그러나 곧 침착을 유지했다.

"어제 외박하셨어요?"
"그렇다."
"어디서요?"
"유상아의 집에서다."

이설화는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그곳엔 부재중 전화가 잔뜩 있었다.

"휴대폰을 놓고 가시면 어떡해요!"
"미안하다, 다음부턴 주의하지."
"그래요...그나저나 상아씨는 괜찮으신가요?"
"어제 유상아가 힘들어 보이길래 같이 술을 마셨다. 마시다보니 필름이 끊겼다."
"아, 그래서 어제..."

다행히 크게 의심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웬만한 응어리는 토해낸 것 같다."
"휴...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중혁씨 정말 대단하세요."

유중혁은 식은 땀을 흘리며 죄책감이 온몸을 옥죄어 오는것을 느꼈다.

"그럼, 상아씨 좀 계속 부탁드려도 될까요?"
"후...언제까지 해야하지?"
"그건 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중혁씨 덕분에 많이 나아지고 있으시니까, 며칠만 더 고생해주세요. 알겠죠?"

아무런 의심없이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제 연인 이설화를 보고 있자니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말 해야하나?
어제 유상아와 관계를 가졌다고?
술김에 실수로 그랬다고?
미친놈아, 미친놈아, 적당히 마셨어야지.

아마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이수경의 얼굴은 도저히 볼 수 없을 것 같다.

'하아......'

유중혁은 하늘이 새카맣게 변하는 것 같았다.

'미안하다, 김독자. 이수경. 제발 용서해라...'

속으로 그들에게 깊게 사죄하며 유중혁은 이설화를 배웅했다.

"다녀올게요."
"쉬면서 천천히 해라."
"신경써주셔서 고맙지만 환자가 많은 걸 어떡하죠?"

이설화는 괜찮다는 듯 살짝 미소지으며 유중혁의 뺨에 입을 맞췄다.
유중혁은 답지않게 살짝 당황했지만, 이설화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저녁에 뵈요."
"알겠다. 오늘 저녁은 네가 좋아하는 걸로 준비해놓지."

이설화가 현관문을 열고 나간 뒤, 유중혁은 곧장 샤워실로 향했다.

그는 샤워기의 물을 맞으며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오만가지 생각과 감정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당장 드는것은, 죄책감, 부끄러움, 자기혐오감...이었다.

"일단...다시 만나야겠지. 하아......"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죄책감이 옥죄어왔다.
당장이라도 김독자가 나타나 화를 내며 두들겨 팼으면 차라리 다행이었다.
모두에게 욕을 먹으며 인간쓰레기 취급을 당해도 할 말이 없었다.

문제는...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면 뭐하랴, 사람이 모르는데.

"......"

그러나 유중혁은 그때, 유상아를 다시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
.
.

다음날, 다시 유상아와 김독자의 집 앞 현관문.

어제 유상아는 모임에 나오지 않았다.
연락도 받지 않았다.
아니, 그러지 못했다고 하는게 맞겠지.

어제 그런일을 겪고 제대로 정신을 추스를 수 있을까?

"유상아, 나다....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겠나?"

유중혁은 대답이 없는 현관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몇분이 지났을까, 곧 문이 열렸다.

유중혁은 천천히 유상아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유상아는 식탁에 앉아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해요."

유중혁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착석했다.

"......어제는."
"......어제."

둘의 입이 동시에 열렸다.

"먼저 이야기하세요."
"......미안하다."

유중혁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진심으로...미안하다."
"하아......"

유상아는 머리를 짚었다.

"제정신이세요?"
"......미안하다."
"......그래요, 이미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에요. 그냥, 중혁씨가 술에 취해 실수로 그런짓을 저질렀다고 생각할게요. 그러니까......그만 잊어요. 어제일은 무덤까지 갖고 가야하는거에요. 알겠어요?"
"......알겠다."

유상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를 따라 유중혁도 일어났다.

그러나.

"야......지금 너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냐?"

한수영이 있었다.
뭔가 들으면 안되는 것을 들은 것처럼.
끔찍한 혐오가 섞인 눈으로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 수영씨? 여긴 어떠......"
"씨발, 너네 무슨 이야기냐고!"
"한수영, 진정해라. 오해다."
"진정? 오해? 그래, 오해라치자......오해면 설명해봐. 거짓말할 생각은 하지도 마."

한수영은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과, 불신이 가득석힌 목소리로 그들을 타박했다.

"제발 내가 생각하는 그런일이 아닐거라 빈다."
"......오해에요. 그러니까 어제......"
"아니, 내가 설명하겠다."

유상아는 그를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유중혁은 설명을 시작했다.
 

약 30분 뒤, 설명이 끝나자 한수영의 얼굴에선 차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분노가 일어났다.

"야, 지금 씨발 너네 제정신이냐?.....하! 씨발...전해줄 게 있는데 그 놈의 전화를 쳐 안받아서 왔다가......하아......너네 이제 어떻게 할거냐? 수경 아줌마 얼굴은 어떻게 보게? 응? 비유 얼굴은?"

한수영의 입에선 계속해서 욕지거리가 흘러나왔다.

"이제 겨우 1달이야. 1달...1년도 10년도 아닌 1달이라고...이 미친새끼들아."

유상아와 유중혁은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리 사고였다고해도...그건 절대 일어나선 안될 일이었다.

"이설화는 모르지? 하긴, 알았다면 병원에 있지도 않았겠지."

한수영은 깊은 한숨을 쉬곤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토록 바랐지만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던 소식을 들었다.

.
.
.

응? 왜 끊냐고?

이게 내가 아까 말한 일어나선 안되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었어.

그래, 그 두 년놈이서 술김에 떡친거.

둘다 애인이 버젓이 눈 뜨고 있는데......

뭐? 김독자 죽은 거 아니었냐고?

죽은줄만 알았지.
내가 그때 왜 그년 집에 찾아간 줄 알아?

김독자가 돌아와서였어.

그 망할 새끼 정희원한테 기절당해서 내가 갔지.
유상아가 도통 연락이 안되기도 했고.

암튼, 그래서 김독자가 어떻게 돌아왔냐면.

자기 말로는 눈 떠보니까 사냥개 등 위에 누워있다더라. 오른팔은 잘린채로.

사냥개는 차원문을 관장하는 '이계의 신격의 부왕'을 찾아갔데, 그리고 부왕은 어디론가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었지.

그곳은 은밀한 모략가와 999회차, 그리고 전대 가장 오래된 꿈이 살고있는 세계였데.

김독자는 세계선 이상을 감지한 은밀한 모략가의 도움을 받아 상처를 추스르고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데.

천만다행이었지.

'그 일'만 빼고.

김독자와 이설화가 그 일을 꿈에도 몰랐던 건.....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그래, 이 세상엔 모르면 좋을 일들이 더 많지.

결국 이 이야기는 나, 유중혁, 유상아만 알고 있게 되었어.
우리 모두의 관계를 위해서......참 병신같네.

아무튼, 돌아온 김독자는 전세계 사람들의 환호와 영광을 동시에 받았어.

오죽하면, 2월 15일을 '구원의 마왕 탄신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을까.

웃긴건 반대하는 사람이 없더라.
딱 한명 빼고.

누구겠어? 당연히 김독자였지.

결국 극소수의 의견은 무시한다면서 2월 15일은 세계적인 기념일이 되었어.

다들 빨간 날 하나 더 생겼다고 좋아하더라.

그래......모두가 좋은게 좋은거지.

그래서 그 뒤로 어떻게 됬냐고?

김독자와 유상아라던가...유중혁과 이설화라던가...뭐 그런거?

당연히 김독자랑 이설화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 두 년놈들이랑 좋다고 물고 빨고 있겠지....아님 말고.

......물론, 둘 다 죄책감은 있었는지 서로 김독자랑 이설화에게 자꾸 뭘 챙겨주더라고.

천하의 유상아와 유중혁이 김독자랑 이설화 앞에서 식은땀 흘리면서 눈치보는 건 꽤 볼만하더라.

그래......정말 웃기더라.

그 뒤로, 김독자는 요양 좀 하면서 살았어.
너네들이 아주 잘 아는 황제감금 당했지.

병원 밖으로는 당연히 못 나갔어, 아니 병실 밖으로도 못 나갔지.
정희원이랑 아이들 때문이기도 하고...기자들 때문이기도 하고...
안나가 그거 처리한다고 고생했어 고생.

아, 그리고 잘린 오른팔은 복구가 안 된다더라.
불편하겠지만 의수를 차던가 해야지.

항상 휑한 오른팔을 볼때마다 뭔가 좀 슬퍼져.
김독자도 적응은 안 되는지 가끔씩 흠칫하더라.

특히 유상아 얼굴 만지려고 팔 들어올리다가......
에이, 기분나쁜 일은 말하지도 말자.

그것만 빼면 다시 평화가 찾아왔지.

더 이상 빌어먹을 이계의 신격도 없고.
사고도 없었어.

김독자가 말했던 오로라를 보러가기도 했고, 아이들은 이제 어엿한 어른으로 자랐어.
나는 계속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고.
 

그리고 새 생명들이 태어나기도 했어.
축복받을 일들의 연속이었지.

의외로 정희원 쪽에서 첫 생명이 태어났어.
아마, 정희원이 덮쳤을 거야. 100%.

애는 정희원을 똑 닮았더라.
재수없는 정희원 얼굴이 2개라니......

그 다음은 누구게?
유중혁과 이설화였어.

애기때는 몰랐는데 점점 크니까 부모의 미모가 드러나더라.
유중혁과 이설화의 장점만을 섞은 것 같았어.

유중혁 그놈은 장점이 얼굴밖에 없었지만...그놈 자식도 그놈 닮아서 재수없게 잘 생겼더라고.

마지막으로 김독자와 유상아는 아이를 가지는게 좀 늦었어.

김독자가 별로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지 않더라.

뭐라더라...혹시라도 내가 그 인간처럼...이라면서 중얼거리던데...눈치빠른 애들은 뭔지 알거야.

그래도, 결국엔 몇년 뒤에 둘의 아이가 태어났어.

막상 걱정하다가 애기 끌어안고 눈물, 콧물 질질 흘리면서 우는 김독자는 아직도 놀림거리로 남아있지.

둘의 아이는 김독자 외모에 유상아 성격인 아들이었어.
유중혁네 애처럼 여자애들 꽤나 울리겠다...싶더라.

 

자, 이제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이 뒤는 너희들이 상상해.

절대 쓰기 귀찮아서 그런게 아냐.

만약 다음에도 볼 수 있다면, 그때도 내 이야기를 읽어줄 수 있지?

......그래, 역시 그래야지.

너희만 믿을게.

아, 그전에...혹시라도...만약에...아주 만약에 말아야.

악플달면 찾아가서 죽여버린다.

그럼, 이제 작별이네.

잘 가~.





ㅡㅡㅡㅡㅡ

으아 난생처음 2만자......존나 힘드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소재준 중상쓰는 전붕아

네가 원하던 거 100%구현은 못했지만 최대한 열심히 써봤음...중상은 처음이라 잘 못 썼을수도 있어...염치없지만 만족했길 바래


역시 난 감정선 잡는게 너무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