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린 창밖으로 희미한 볕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가 밤새 수정하던 원고들이 바람에 흩날렸다. 눈부시게 흩어지는 활자들. 그녀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이야기가 그곳에 있었다.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쓰고 싶었던 문장. 그 문장을 생각하며 한수영은 바보처럼 웃었다.
「이것은, 단 한사람의 독자를 위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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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한강과 도심을 지나 공단으로 향하고 있었다. 창밖에는 시나리오가 끝난 후 복구된, 하지만 시나리오 이전과는 다른 서울의 모습의 흘러갔다. 서양인과 동양인이 모두 지내는, '마지막 시나리오' 직전 이계의 신격과의 전쟁 때문에 침몰한 대륙의 사람들이 새롭게 정착하게 된 도시, 그곳이 현재의 서울이었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서울은 들떠있었다. 거리의 가로수들은 트리가 됐고 가게들은 크리스마스 특별 이벤트를 계획했다. 공단에서도 불꽃놀이를 준비중이었다. 눈이 쌓인 모습과 어우러져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한수영은 핸드폰을 꺼내들고 메모장을 켜서 메모를 시작했다. 작가로서의 습관이었다.
김독자가 깨어나고 한수영은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왜 작품활동을 다시 시작했냐는 질문을 하는 독자들도 많았다.
"작품활동을 다시 시작하신 계기가 뭔가요?"
"그동안의 공백기는 슬럼프 때문인가요?"
이런 댓글들에 한수영은 답글을 달았다.
"제 작품을 읽을 독자가 돌아왔습니다."
버스는 공단 근처에 멈춰 섰다. 공단을 향해 걸어가던 한수영의 눈에 낯선 건물이 눈에 띄었다.
"OO책방? 여기에 이런 서점이 있었나...?"
서점으로 들어간 한수영은 책들을 둘러보며 서점을 한 바퀴 돌았다. 아무래도 중고 책을 다루는 헌책방인 듯 했다. 그러다 한 책에 시선이 사로잡혔다.
<레몬 사탕>
출판사 kdj_c
왠지 친숙한 제목에 책을 빼들었고 왠지 친숙한 출판사 이름에 홀린듯이 책을 사서 공단으로 향했다. 시간은 늦어 밤이 되었고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놀러 나온 사람들로 거리는 북적였다.
한수영도 김독자에게 저녁 데이트를 신청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야 김독자, 너 24일에 시간 있냐?"
"24일? 어... 그날 나 일있는데..."
"아..그래..? 어쩔 수 없지..."
그렇게 크리스마스 이브를 혼자 보내게 된 한수영은 공단에서 애정행각하는 정희원, 이현성과 유중혁, 이설화를 보고 공단 밖에 나갔다가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입김을 불어대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던 한수영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한수영"
뒤를 돌아보니 익숙한 하얀색 코트가 보였다. 자신의 것과 같은 무한 차원의 아공간 코트.
그는 한수영의 손을 이끌고 검은색 날개를 폈다. 그리곤 공단으로부터 멀어져 한 산으로 향했다. 둘은 공단과 조금 떨어진 산 정상에 착지했다. 서울의 경치가 한눈에 보였고 특히 공단이 잘 보였다.
잠시 후 불꽃놀이가 시작됐고 둘은 넋놓고 불꽃놀이를 바라봤다.
"둘만 있고 싶어서 여기로 왔어"
"그래서 나까지 차버릴 정도로 중요한 일이 뭐였는데?"
"너 이미 들고 있는데?"
한수영은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책을 바라봤다. 방금 전 헌책방에서 산 책. 다시보니 저자에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레몬 사탕>
저자 구원의 마왕
출판사 kdj_c
김독자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우리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봤어. 독자라 그런지 쓰는건 어렵더라"
한수영은 책 첫장을 넘겼다.
「"근데 그거 내가 먹던 건데"
"그래서?"
"......재미없네 진짜"」
한수영의 얼굴이 빨개지며 말했다.
"왜 첫장부터 이거야!!"
김독자는 한수영에게 레몬 사탕을 물려줬다.
"이 책 마무리하느라 바빴어. 오늘 같이 못있어서 미안해"
한수영은 입에서 레몬 사탕을 빼고 김독자에게 입을 맞췄다. 레몬 향기가 느껴졌다.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종이 울렸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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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묘사 너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