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유상아 씨, 이런 일이 평소에도 많나요?"
그 말을 들은 유상아가 여전히 얼굴을 푹 숙인채로 대답했다.
"...처음이에요."
"...거짓말 많이 안 해보셨죠."
"아 꺼지라고! 시끄럽다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옆에 있는 여자가 자꾸 시비를 걸었다. 계속 있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할거면 모텔가서 하시라고요! 분위기도 좋네!"
계속 있으면 내 앞에 있는 유상아의 얼굴이 달아오르다 못해 불타오를 것 같아서 커피를 들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아직 3시 15분인데 어디서 있을까요?"
"...그냥 공원 벤치에 앉아서 얘기하는건 어떨까요..?"
"그러죠. 서로 모르는 것도 많고."
그 말을 들은 유상아가 앞에 있던 공원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난 그런 유상아에게 셔츠를 덮어준 뒤 조금 떨어져서 앉았다.
"...감사해요."
"아니에요."
잠시간의 적막이 흘렀고, 그 적막을 깨고 내가 질문했다.
"유상아 씨는 혹시 취미같은게 있으신가요?"
"아, 저도 책 읽는 거 좋아해요! 그래서 이 페스티벌 입장권을 받은거기도 하고요."
"...그거 추첨 아니었습니까?"
"아 제가 뽑은 입장권이 vr 기술에 관련된 입장권이라 사람들이 교환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중에 이 입장권이랑 교환했죠."
역시 유상아는 나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내가 사은품으로 게임 상품권을 받았을때는 아무도 나랑 바꾸려고 하지 않았는데.
"음, 그러면 이번엔 제가 물어볼게요. 독자 씨는 연애 해본 적 있으세요?"
"...그건 왜 물으시는거죠."
"아 그, 그게... 불편하셨다면 죄송해요..."
"아 그런 의도가 아니라 그냥..."
유상아만 만나면 계속 무안을 주는 것 같다. 얼굴을 붉히고 어쩔 줄 몰라하는 유상아를 보자 약간의 미안함과 무언지 모를 감정이 들었다.
"... 없습니다. 한번도 연애 해 본적 없어요."
"아, 그런가요?"
유상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내가 대답을 해 준것에 대한 안도감인걸까.
"그럼 유상아 씨는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연애는 한번밖에 해본 적 없어요."
"왜죠? 유상아 씨라면..."
"음... 학생때는 공부하느라 바빴고, 취업하고는 너무 인생을 바쁘게 사느라... 그래서 이제 바꿔보려고요."
사실 나는 유상아의 인생을 동경했다. 마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같은 삶. 하지만 유상아의 얘기를 듣고 있으니 꼭 그런 삶이 행복한 삶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저랑 같이 바꿔보시는건 어떨까요."
"...네? 그게 무슨..."
"제가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유상아는 지금 삶에서 여유로움을 찾길 원할 것이다. 아마 그렇다면 내가 도울 수 있다. 회사에서 나만큼 여유로운 사람은 없을테니까.
그런데 갑자기 유상아가 얼굴을 붉혔다.
"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하시면...."
"...싫으신가요?"
하기야, 그녀의 눈에 나는 같은 회사에 다니기만 하지 하루 종일 소설이나 보고있는 덕후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아마 기분이 나쁠수도...
"...좋아요..."
"...?"
그 말을 하고서 유상아는 부끄럽기라도 한지 얼굴을 붉히고 땅바닥을 바라보았다. 내 도움을 받는게 그렇게 싫다면 거절해도 상관 없는데.
"저, 유상아 씨. 혹시 싫은데 억지로 그러시는거면 안 하셔도 상관은 없어요."
그 말을 들은 유상아가 소리쳤다.
"아뇨! 아니에요! 전 좋아요! 독자 씨면..."
"...네, 그럼... 벌써 4시인데 이제 들어가시는게.."
"네, 네!"
...왜 저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앞으로 유상아를 많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상아가 김독자가 한 말을 고백으로 착각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장면 전달이 잘 됐는지 모르겠다... 혹시 못 느낀 사람들은 이거 보고 기억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