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결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키리오스를 죽이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자결하기 전에 키리오스에게 맞아서 백청문으로 한번에 날아가고, 죽이겠다고 달려들었다가 백청문으로 날아간 두 제자들을 본 후, 아무도 역설에게 반발하지 않고 얌전히 백두산을 내려가 백청문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백청문 앞에는 예상치도 못한 손님이 와있었다.


"야 당보, 저 새끼가 역설인가 뭔가 하는 새끼 맞냐?"

"아이고, 도사 형님! 말을 좀 조심하십시오, 말을! 그러다가 모가지 떨어집니다!"

"헹, 내 모가지를 떨어트릴 사람이 어딨냐? 천마인가 뭔가 하는 새끼도 나랑 붙으면 내가 그냥 이긴다니까?"

"그러시겠죠..."

그 대화를 가만히 지켜보던 역설이 제자들에게 말했다.


"...대제자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먼저 들어가 있거라."

"넵, 대사부님!"


그 모습을 보고 대화를 나누던 자가 역설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 이 몸은 청명이시다! 내가 앵간하면 사람 데리러 오는 일은 없는데 특별히 우리 사형 부탁이라 데리러 온거야! 영광으로 생각해라!"

"내가 네 놈을 따라갈 이유가 뭐지?"

"...멍청한 소리를 하네?"


청명의 얼굴에 조소가 깃들었다.


"네가 천마인가 그 놈이 중원에 들어올 명분을 준거잖아? 그니까 당연히 너도 책임을 져야지."

"...천마가 중원으로 움직였나?"

"그래. 새외오궁을 통합하는 줄로 알았는데 그냥 새외오궁을 싹 다 밀어버렸어. 남만 야수궁이 마지막까지 항전했으나 결국 마교에게 패배했다. 이제 화살은..."

"중원에 돌아오겠군."

"그래. 사실 나 혼자서도 충분하긴 한데 청문 사형이 백청문에게도 뭐 기회를 주라나 뭐라나."


옆에서 가만히 대화를 듣던 백청문의 대제자, 진유가 말했다.


"대사부님. 만약 저 조건에 응하지 않는다면 백청문은 마교를 중원에 불러들이는 명분을 주고 마교와 싸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마 무림공적이 될겁니다."

"크으, 어린 자식이 대가리가 잘 돌아가는구만! 저 말을 똑바로 들었다면 이제 결정을 좀 내려주시지, 역설?"

"..."


아무리 역설의 백청이라고 한들, 무림 자체를 적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파천검성이 있었다. 지금은 폐관에 들어간걸로 알려졌으나 협을 배반한 자신을 폐관을 마치고 돌아온 파천검성이 용서치 않을거라는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수락하지."

"그래. 그러셔야지! 근데 백청문 술 맛이 그렇게 좋다던데..."

"...형님 제발..."


그러나 그들이 그런 시답잖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무림이라는 숲에는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키리오스는 애초에 무림출신이 아니라서 천마랑 안 싸워도 말이 되는데 파천검성은 말이 안 되서 그냥 폐관 넣었음. 참고로 화산귀환 세계관 빌렸는데 오류 있을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