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게 가라앉은 밤하늘 아래에 한 남자가 서있었다. 

밤하늘의 별들은 하나, 둘 꺼져가고 있었고 남자의 등과 머리에 솟은 날개와 뿔은 활자가 되어 흩어지고 있었다. 힘없이 툭 떨어진 손에서는 회중시계가 째깍이는 소리를 내며 남자의 팔에 감겨있었다. 밤하늘의 별들이 모두 꺼졌을때,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모두 꺼진줄 알았던 하늘에는 아주 희미하게 빛이 나는 작은 별이 있었다. 너무나도 작은 별이였지만, 아무것도 없는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기에는 충분한 빛이였다. 검은 눈동자가 담아낸 빛은 점점 흐려져갔다. 남자의 몸이 활자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누군가의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김독자!"

푸른 단도를 그러쥔 한수영이 피가 철철 흐르는 다리를 절뚝이며 달려왔다. 옆에는 정희원이 심판자의 검으로 간신히 땅을 지탱해 서며 헐떡이고 있었다. 이현성은 검이 된체로 정희원의 왼손에 들려있었다. 


"수영아,"

"시발! 김독자, 김독자, 이-"
"수영아,"


한수영이 욕짓거리를 했다. 그리고 김독자는 조용히 한수영의 이름만을 계속해서 불렀다. 그러자 한수영의 눈에 눈물이 크게 맺히기 시작했다.

"이게, 이게 니가 원하는 결말이라고? 이게..이게?"


한수영이 믿을수 없다는 듯이 눈빛으로 김독자를 처다보았다.


"적어도 최악의 결말은 아니지,"


[김 독자 는 생 각했다 니 가 살수 있 다면 최 악의 결말은 아니 라 ■ ]

[제4의 벽이 깊은 잠에 빠집니다.]


김독자가 한수영의 머리를 두손으로 잡았다. 

"...야!, 김,독자 놔! 놓으라고!"

한수영이 숨을 헐떡이며 발버둥 쳤다. 눈 앞의 김독자는 활자로 흩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몸의 하반신이 모두 없어졌다. 

김독자가 한수영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진득하기 보다는 산뜻한, 하지만 산뜻하기 보단 어딘가 진득한 입맞춤이였다. 


"김독자,"

"..."
"김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