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 좋아한다고, 신유승."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10분 전, 교실. 사람들이 다 있는 곳에서 친하지도 않던 사람이 고백을 했다.
"신유승! 나랑 사귀자!"
"...아 미안. 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딱히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 상황에서 빠져나오려면 이게 최선이다.
"...이길영이지? 네가 좋아하는 사람."
"그게 뭐가 중요한데? 누구던 너는 아니야."
"...나 너 진짜 좋아해. 잘 해줄 자신 있어."
교실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사겨라! 사겨라!"
"키스해라! 키스!"
그리고 그 순간, 교실 문을 박차며 누군가가 소리를 쳤다.
"야! 누가 고백한다면서!"
"...이길영?"
그리고 나와 그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이길영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어... 신유승?"
그 순간, 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걸 즉시 실행에 옮겼다.
"쟤가 내 남친이야! 됐지?"
"...분명히 안 사귄다고...!"
"안 사귄다고 한 적 없어. 최소한 너는 아니라고 했지."
그리고 싸늘하게 시선을 돌린 후, 이길영의 손을 잡고 교실에서 나왔다.
"시, 신유승?"
"닥치고 분리수거장으로 가자. 그게 최선이야."
"으, 응.."
...왜 얼굴을 붉히는데?
.
.
.
"그럼 우리 사귀는거야?"
"...아니?"
"...뭐?"
"당연히 고백하길래 벗어나려고 그냥 한 말이지."
그 말을 들은 이길영이 어이없다는듯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이내 그 입에서 나오는 울듯한 음성에, 나는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니 장난감이냐? 그런식으로 써먹게."
"어? 아, 아니... 그게... 왜 그래!"
"..."
이길영이 싸늘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이길영에게서 그런 눈을 보는건 처음이라 어쩐지 흠칫했다.
"...왜 그러는데! 그렇게 흥분할 건 없잖아!"
"...왜 흥분할게 없는데?"
"뭐?"
"내가 너 좋아하면? 그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알아? 네 행동 하나하나가 나한테 어떻게 느껴지는지 아냐고..."
"아니, 너 나 안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그랬지...!"
그건 내가 제일 잘 알아. 중학생 때 고백했는데 거절한건 너였잖아.
"왜 내가 널 안 좋아하는데?"
"...중학교 때 고백했을때 거절한건 너잖아..! 그러면서 이제 와서..."
순간 울컥했다. 오히려 네가 여기서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나는 뭐가 되냐고. 오히려 상대를 장난감으로 생각한건 내가 아니라 너 아니야?
"좋아해."
"...이제 와서 뭘..."
"내가 너 좋아한다고, 신유승."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서러움이 복받쳐올랐다
"나는... 싫어."
"...그래?"
이길영이 내게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선 내 볼을 쭉 늘려 내 얼굴로 미소를 만들었다.
"좀 웃어. 왜 울고 그래..."
"...뭐하는건데?"
"네가 나한테 사귀자고 할 때까지 계속 들이대면 네가 언젠가는 받아줄까?"
"...안 받아줘."
내 말을 들은 이길영이 내 어깨를 툭 치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건 해보면 아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