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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독자(후천/고등학생)

의사 수영(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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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은 너무나도 평범한 날이였다.

평소와 같이 학교에 등교한뒤 지루한 수업을 듣고 하교하는 하루. 


그날따라 무겁게 느껴지는 가방을 들쳐매고 송민우에게 맞은 뺨에 붙인 반창고를 만지작 거렸다. 

피가 살짝 나는지, 반창고가 붉어져 있었다.


김독자는 상관치 않고 다시 하굣길을 걸었다.

골목 곳곳에서 담배연기가 올라왔다. 


김독자의 눈길이 잠시 위에 보이는 포크레인에 고정되었다. 

새로 아파트를 짓는다지? 공사장 사람들이 잠시 벽돌 더미위에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김독자는 눈길을 돌리고 다시 걸음을 옮길려했다.


-끼익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고 김독자가 위를 올려다 본것은 단 1초도 체 되지 않는 찰나였다. 


-콰앙!


공사장 꼭대기에서 떨어진 부품을 김독자가 맞은것도 찰나의 순간이였다. 


커다란 부푼이 김독자의 위로 떨어졌다.  

갈비뼈가 부러진듯 폐부를 갈비뼈가 쿡쿡 찔러왔다. 

팔이 껴서 움직이지 않았고, 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눈에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엇이 박힌건지 모르겠으나 그 고통은 컸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새카만 암흑속에서 김독자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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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정신이 들었을 때, 김독자의 세상은 암흑으로 가득차 있었다. 

소독약 냄새가 코에서 났다. 

몸을 움칫, 하고 움직이자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보다 배는 뚜렷한 목소리. 


"환자분 깨어나셨어요!"


...

환자?
아.

그때 공사장에서 죽지 않은 건가?

...친척들이 화 많이 내겠네. 또 돈이나 축내고.


간신히 깨어난 김독자에게 든 생각은 미련하게도, 걱정이였다.


"환자분, 들리세요?"


"아, 네. 네, 들려요."


김독자가 말하자 의사가 대답했다. 


" 환자분 담당 주치의 한수영입니다."


의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라즈베리 향이 맡아졌다. 


"...공사장의 유리파편이 학생 눈에 박혀서, 망막이 손상되었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 죄송하지만..."


의사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이어갔다. 


"빠른 시일 내로 망막 이식을 받지 못하신다면, 시각을 완전히 잃으실 것입니다."


김독자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기다렸다 답변했다.


"...병원비는"


"아, 병원비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공사 회사 쪽에서 병원비를 대주셨거든요. 뭐, 별도의 사죄로 보호자분들께도 돈을 드렸고요."


하하, 그래서 친척들이 아무말도 하지 않았던건가


김독자는 천천히 의사의 말을 곱씹기 시작했다. 


앞을 보지 못한다. 

시각장애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세상을 보고 싶어했던 적이 있었던가?
끔찍한 현실을 피하고 싶지 않았던가. 

차라리 이 현실을 보지 못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나.

보고싶은거 따위 없었는데. 

왜 이렇게 외로울까. 

왜 슬플까. 


의미불명의 감정들이 깊은 곳에서 사무쳤다. 

그리고, 눈물이 눈에서 툭 떨어져나왔다. 

눈물이 회색빛 눈동자에서 도륵 흘러나와 병워의 침대 시트를 적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서 김독자는 어린 아이처럼 울었다. 


김독자의 왼손에 따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환자분. 아니, 독자야. 너무 슬퍼하지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네 곁에는 늘 네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까."


"너무 외로워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