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새끼들.....!"

"너가 더 나쁘지."

"그러게요....설마 독자 씨랑 거기까지 나갈줄은....."

"조용해 안해! 진짜 미쳤나봐!"


한순간에 모여든 일행들 때문에 김독자와의 진척도까지 전부 들킨 한수영은 얼굴을 가득 붉히고서 일행들에게 소리쳤다.


"여기까지 말해줬으면 됐잖아! 그만 놀리라고!"

"그래도 설마 애들은 듣지 못할 수위라니....."

"말하지 말라고!"


한수영은 절대로 들키고 싶지 않았던 일을 들키어 너무나 부끄러운 마음에 김독자가 보고 싶어졌다.


'김독자....! 얼른 나 좀 도와줘.....'


그리고 한수영의 소리 지르는 목소리가 들린 것인지, 한수영의 바램이 나타났다.


"하암.....무슨 일입니까?"


*


"으음....."

"조용히....미쳤....!"

"하암....."

"여기....라고!"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고, 얕은 잠에 빠졌던 나는 서서히 눈을 떴다.


여행을 다녀온 피로가 쌓여 집에 도착하자마자 까딱 잠들어버려 기억도 가물가물한 것을 보니 기절하듯 잠들었나 보다.


수영이 목소리인데.....무슨 일 있나?


소리를 지르는 한수영의 목소리에 잠에서 깬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의 근원으로 다가갔다.


"하암.....무슨 일입니까?"


그 자리로 가는 와중에도 계속 소리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심각한 일은 아닌 것 같기에 잠을 쫒아내며 입을 열자 여러 시선이 나를 향해 박혔다.


"저 독자 씨가....."

"독자 씨 겉으로는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짐승이셨네....."

"아 좀! 제발 조용히하라고!"


음.....알겠네.


"하하....."


나는 머쓱하게 웃을 뒤에 한수영의 손을 잡고 끌었다.


"그럼 저희는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어머, 방음은 잘 하세요~"

"하.....씨"


내가 한수영의 팔을 끌고서 일행에게 인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오자 한수영이 고개를 숙이며 내게 사과했다.


"미안....너무 물어봐서 비밀로 하라고 말한건데...."

"괜찮아. 뭘 그런 거 가지고."


하지만 나는 별로 아무렇지 않았기에 그저 웃으며 한수영을 끌어안았다.


"읏....."


내 품 안으로 들어오자 한수영이 몸을 움찔거렸다.


"수영아."

"응....?"

"내일 시간 있어?"

"응....왜?"

"......그냥, 할 말이 있어서."

".....알았어."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본능적으로 알아챈 것인지 한수영은 잠시 머뭇거리다 내 품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내일 한수영에게.....


*


"독자 씨? 이른 아침부터 어디 가세요?"

"아....그냥 잠시 할 일이 있어서요."

"흐음....? 그렇게 치려입고요?"

"하하.....비밀로 해주세요."


나는 오늘 오후에 있을 약속을 위해 이른 아침 옷을 제대로 챙겨입고 먼저 집을 나섰다.


먼저 헤어.

주변에 수소문도 해보고 인터넷에서도 알아본 바버샵으로 향해 먼저 머리를 했다.


"손님~ 너무 잘생기셨다~"

"하하.....감사합니다."

"그나저나 '구원의 마왕' 맞죠?"

"아, 네. 맞습니다."

"머리 하시는 거 보니, 뭔가 중요한 일 있으신가봐요."

"아.....그게."


내가 사정을 간단히 설명하자, 미용사가 갑자기 표정을 굳혔다.


"후....손님, 제게 다 맡겨주세요."

"네, 네?"


그리고 나는 미용실에서만 2시간을 있어야했다.


".....무슨 일이 있던거야....."


어째선지, 매우 높은 능력치에도 절로 몸이 굳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다행히 늦을 일은 없겠네."


그리고 나는 급히 발걸음을 돌려 다음 장소로 향했다.


악세사리점.


"어서오세요~"

"네, 그.....반지 보러 왔습니다."

"네, 이쪽으로 와주시겠어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여러 반지를 살펴보며 후보를 추렸다.


"흐음....."

"많이 고민되시죠."

"네....다 괜찮네요."


음.....이거가 제일 수영이한테 어울릴 것 같은데.


나는 투명한 다이아가 박힌 심플한 디자인의 반지를 집어들었다.


약간 보라빛이 감도는 다이아몬드가 눈길을 끌었다.


"이건 약간 보라빛이 있네요?"

"아, 네. 다이아몬드가 흑신석의 기운을 받아 변한 새로운 다이아몬드에요."

"네. 주로 여성분들이 좋아하고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서 위험도 없는 반지에요."

"아.....좋네요. 이거로 주실래요?"

"네, 사이즈는 어떻게 드릴까요?"


계산을 마치고 예쁜 상자에 반지를 받아 가게에서 나왔다.


이쯤되면 다들 눈치챘을 수도 있다.


"프로포즈."


오늘 드디어 한수영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행에서 반지를 주고 좋아하는 한수영의 모습을 보고, 밤을 같이 보내고, 같이 여행을 보고 나서 더이상 미루는 것은 서로에게 좋지 않을 것 같다 생각이 들어 실행하기로 했다.


"다음은......"


이어서 프로포즈를 할 장소로 한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사람들도 섭외를 완료했고, 직접 가서 확인까지 하고 나서야 첫 단계를 해결하고 안심할 수 있었다.


"후.....미치겠네."


안심은 개뿔 시간이 다가올수록 더 떨리기만 했다.


[10:48]


한수영과 정한 약속 시간은 11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니까 계획이.....점심 먹고 카페 갔다가, 데이트 좀 하다가 저녁에.....오케이.


"독자야!"


그때,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독자야!"


한수영이 뛰어서 내게 다가와 푹 안겼다.


"엄청 일찍 왔네?"

"아냐, 방금 왔어."

"오오, 완전 정석 대사인데?"

"이제 갈까?"

"응!"


나는 품에서 한수영을 꽉 안아주고는 손을 꼭 잡고 우선 식당으로 이동했다.


"우와.....분위기 좋은데?"

"알아봤으니까."

"데이트 할 때마다 너가 다 해주고....좀 미안하네."

"괜찮아.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뭘."


밥을 다 먹고 바로 다음 장소로 향했다.


"카페는 내가 살게!"

"알았어."

"뭐 마실래?"

"그냥 커피로."

"가서 앉아있어."


내가 먼저 자리에 가서 앉아있자, 한수영이 카운터로 가서 주문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저 자식이?


카운터에 있는 한수영의 모습이 어쩐지 곤란해보이는 모습이었다.


"죄송합니다."

"그러지 마시고."

"죄송해요. 남친이랑 같이 왔어요."

"에?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왜 혼자 있으세요."

"제 여친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내 이럴 줄 알았다.

한수영 혼자 놔두기엔 내 여친이 너무 예뻤다.


실제로 한수영은 대시를 굉장히 많이 받았으니, 대충 예상하기도 했다.


"아.....남친....분이세요?"

"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나는 그대로 한수영의 손을 끌고 나와서 다른 카페로 향했다.


"미안해....."

"어?"

"나 때문에 괜히 기분만 나빠지고...."

"그게 왜 너 때문이야 전혀 아무렇지 않으니까 신경 안.써도 돼."

".....응."


내 말에 진심이 느껴져서인지, 한수영은 밝게 웃으며 내게 팔짱을 꼈다.

나도 따라 있었지만, 마음 한 편에는 불안한 마음이 남아있었다.


미치겠네....긴장이 풀리지가 않아.


*


저녁에 있을 프로포즈가 신경 쓰여 잔뜩 굳어서는 카페와 곳곳을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하면서도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왜 그래?"

"어, 어?"

"오늘 하루종일 다른 생각하는 것 같은데....."


결국 저녁 레스토랑까지도 약간 멍하니 있자, 보다못한 한수영이 내게 지적해왔다.


"아, 아냐 미안."

"흐음?"


한수영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하면서 나를 노려봤다.


"설마....다른 여자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절대 아냐!"


내가 강하게 부정하자, 한수영이 주변의 시선이 쏠린 것을 보고 놀라며 내 손을 잡았다.


"깜짝이야. 아니면 아닌거지 왜 소리까지 질러."

"......"

"알았어. 오해 안 할게. 그냥 걱정되서 그랬지."


한수영이 작게 미소지으며 내 손을 잡고 내게 애정 담긴 눈빛을 보내자, 더이상 참기가 힘들어졌다.


잔잔하게 흘러 나오는 아름다운 음악.

은은하면서도 밝게 빛나는 조명.

맛있으면서도 기품있는 음식.


방금 전에 오해가 있긴 했지만, 완벽한 분위기다.


"크흠!"

".....?"


내가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자, 한수영은 음식을 삼키며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그, 수영아."

"응?"

"할 말이 있어."


그리고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주변에서 밥을 먹던 모든 사람들또한 자리에서 일어나며 어딘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 어....?"


그리고 내가 잠시 한수영과 떨어진 곳으로 향하자, 주변 사람들이 나와서 한수영과 내 사이에 촛불로 길을 만들었다.


"......!"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 한수영이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독자야....."


곧이어 그 사람들이 연기로 화하며 사라지고 이 공간에 나와 한수영만이 존재하게 되었다.


"후....."


한수영은 들을 수 없는 크기로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영아."

"으, 응."


천천히 발걸음을 대디뎌 점점 그녀와 가까워져갔다.


"너를 처음 만나고부터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정말.....많은 일이었지.


오해로부터 시작된 악연이었다고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너는 그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내 편이 되어줬어."


그리고 티나지 않게 나를 도우며 기꺼이 내 그림자가 되어준 인연이었다.


"나를 몇 번이고 살려준 나만의 작가이기도 하고."


나를 위해 두 번이나 글을, 아니 시나리오가 끝나고 나서도 글을 써준 내 연인이기도 했다.


"너를 만나서, 너를 사랑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야. 너를 사랑해서 내 인생을 채울 수 있게 되었으니까."

"....독자야....."


그리고 지금은 내 여친이자, 아마도.....


"너가 구해준 나는 너의 것이고, 너는 나의 것이면 좋겠어. 그리고 그걸 확실시하고 싶어."

"흡....."


이제 한수영이 무슨 일인지,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내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완벽히 이해했는지,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눈물을 삼켰다.


"그래서. 너도 나처럼 인생을 나로 채워줬으면 좋겠어."

"....."

"나는 너만을 사랑할거야, 너도 나만을 사랑해줘."


지금 내가 말하면서도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는 이 말들은 어쩌면 약간의 집착이 드러나는 말일 수도 있겠다.

준비한 말은 아주 많고, 더욱 달콤하고 좋게 말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진부한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진부한 이 말만큼 내 감정을 잘 드러낼 말이 있을까?


"그러니까 수영아."


가슴팍에 감춰둔 상자를 꺼내며 가슴 속 깊숙이 오늘 하룻동안, 어쩌면 좋아하고 나서부터 오랫동안 계속해서 꿈꾸고 생각해온 그 말을.


"나랑 결혼해줄래?"

"흑....."


한수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며 입에서 울음이 터져나왔지만, 지금은 알 수 있다.

저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란 것을.


위로도, 추가로 다른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손에 올려둔 상자를 열어 그 안에 있는 반지에 진심을 담아 보일 뿐이다.


".....응!"


그리고 한수영에게서 밝은 미소와 함께 긍정의 대답이 나오자, 더이상 내게 다른 생각은 필요없다.


"손 줄래?"

"....응."


한수영의 왼손을 고이 받아들고, 손에서 꺼낸 반지를 약지에 천천히 끼웠다.


"사랑해 수영아."


그리고 내가 다른 반지를 꺼내어 한수영에게 건내며 왼손을 내밀었다.


"나도."


한수영이 반지를 받고, 내 손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잡았다.


"나도 사랑해. 독자야."


그리고 내 왼손 약지에도 사랑의 증명이 끼워졌다.

그리고는 별로 다른 기억은 없다.


그저 서로 사랑을 속삭이며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는 기억만 남아 서로를 향한 사랑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


"후.....이제 어쩔 수 없네."

"뭐가?"

"마지막 결판을 지으러 가야지."

".....?"


나는 한껏 긴장한 말투로 한수영의 손을 꽉 잡았다.


"그래서.....여기가 그 결판을 짓는다는 장소야?"

"맞아. 너도 긴장되지?"

".....에휴. 나 먼저 들어간다."


내가 한껏 긴장한 자세를 취하자, 한수영은 그런 나를 보고 고개를 젓더니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수, 수영아 잠깐!"

"저 왔어요!"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기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한수영을 급히 막아보려 하였으나 한수은 내 말을 무시하고 들어갔다.


"후.....저 왔습니다."

"어머.....이제야 왔니?"


꿀꺽.


절로 말라오는 목을 축이기 위해 침을 삼키고는 우리를 맞이한 사람을 마주했다.


"어머니.....드릴 말씀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드디어 왔구나.]


어머니 이수경과 페르세포네.


이 두 분의 어머니가 그토록 내가 긴장을 한 이유였다.


"괜찮아."

"어, 어?"

"내가 너를 사랑하고 너가 나를 사랑한다는데 누가 막겠어. 누구든 막는다면 내가 박살낼 거야."


한수영이 다른 사람이 듣는다면 살벌함이 느껴질 말을 했지만, 내 눈에는 귀여워보일 뿐이었다.


"어머, 우리 며느리가 입이 거치네."

[그만큼 우리 아들을 사랑한다는 걸테니까요.]

"그렇죠?"


각오가 무색하게 들려오는 두 어머니의 호흡이 한순간에 한수영의 얼굴을 붉게 물들게 만들었다.


"어머니, 우리 수영이 부끄러워하니까 너무 짖궂게 하지 말아주세요."

"우리 수영이라.....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윽....."

[너무 놀리지 마세요. 예비 부부끼리 얼굴이 똑같이 빨개졌네.]


후우..... 이러다가 진행되는 게 없겠어.


"어머니."

"응?"

[왜 그러니?]


나는 한수영의 손을 놓고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저 수영이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앗....!"


그러자, 한수영도 뒤늦게 공손히 무릎을 꿇고 어머니들을 바라봤다.


"저.....그, 독자랑 결혼하고 싶어요. 어머님."


그리고 한수영의 입에서도 같은 말이 나오자, 두 어머니들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가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았다.


"독자야, 수영아."

[고개를 들렴.]


그리고 우리가 고개를 들자, 두 어머니는 우리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었다.


[둘은 서로를 정말로 사랑하니?]

"네."

"당연하죠."

"둘이라면 안심이죠."

[그렇죠.]


그리고 두 어머니들에게서.


"허락할게. 독자야. 수영아."

[우리 아들과 며느리, 둘 다 행복하게 살아야한다.]

".....네!"


나보다도 한수영이 먼저 밝게 웃으며 대답했고, 어머니들도 우리에게 다가와 한수영을 꼭 껴안아주었다.


"우리 독자 많이 어설픈 아이라 우리 며느리가 고생 좀 해줘."

[독자가 많이 부족하지만, 잘 부탁해?]


저기요, 어머니.....제가 아들인데요.


언제부터 이렇게 영혼의 콤비가 된 것인지, 어머니들의 호흡이 아주 척척이었다.


내가 작게 웃자, 한수영이 나를 보고 마주 웃어주며 입을 열었다.


"걱정마세요. 독자라면 얼마든지 무엇이든지 해줄 수 있어요."

".....!"


그 말에 내가 얼굴을 붉히자, 한수영이 키득키득 웃으며 내 옆구리를 찔렀다.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언제 내 능청함까지 뺏어간건지.....


"당연하지. 너라면 나도 무엇이든지 해줄거야."


하지만 쉽게 지지않은 내가 한수영의 입에 짧게 입 맞추자, 이번에는 한수영이 얼굴을 한가득 붉히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야아....어머님들도 계시는데에....."

"왜 부끄러워?"

".....조용히 해....."


그런 우리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들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이거 우리가 걱정할 필요도 없었네요."

[그러게요....그래도 진작에 찾아왔으면 좋았겠지만.]

"그, 앞으로 자주 찾아올게요!"


그리고 어머니들의 그 말을 놓치지 않은 한수영이 어머니들께 대답했다.


"우리 며느리가 참 참해서 좋네."

[그러게요. 독자야 며느리한테 잘해라.]

"허....네, 말씀 안 해도 잘할 생각 가득입니다.]


뭐, 생각해보면 걱정만 가득했던 일들 투성이지만, 이제는 행복하니까 그 걱정도 행복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작게 웃으며 한수영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사랑해. 수영아."

"꺄아아! 그, 그만하라고오!"


이후에 한수영이 완전 빨개진 얼굴로 날뛰는 것을 어머니들이 웃으며 좋아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