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뜬 별들은 그다지도 찬란했다.
그저 청춘을 불태웠다. 저 별들을 바라보며, 하늘을 향해 그 꿈을 쏘았다.
누가 그러던가, 빗나가도 별이 되리라고.
찬연하게 빛나는 하늘 아래에서 쏘아본 청춘은 차마 하늘의 밑동에도 다다르지 못함을 알지 못한 우매하면서도 고고한 자의 말이었으리라.
* * *
간격 없이 들려오는 익숙한, 덜컹거리는 소리. 그와 동시에 이리 저리 흔들리는 지하철에 몸을 가만히 기댄 채, 또 다시 쳇바퀴같은 하루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아..."
순간 아득해지는 느낌과 함께 마치 숨이 멎는 듯 했다.
답답하다. 참을 수 없이 답답하다. 차마 숨을 내쉬기가 힘들 정도로 밀집되어있는, 적의 속의 세상이.
지겹고, 또 힘겹다.
김독자는 매번 그런 생각을 한껏 머금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한 갈망이 어떤 이유에서 나오는 지 몰라도, 늘상 집착처럼 존재함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러나 그만 그런 것은 아닐 터였다. 분명 저 앞에 선 많은 사람들이 삶에 무료를 느낌에도 구태여 죽으려 하지는 않을 테니.
인간은 살아가고, 살아가기 위해 살아간다.
웃픈 주객전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이가 있을까.
깊게 머금은 조소에 힘겨운 한숨이 맺혔다.
[... 역, 입니다.]
또 다시 그는 무료한 몸을 일으켜 무거운 다리를 움직여 쳇바퀴 속으로 자진해 들어가고 있었다.
* * *
어느새 해는 중천에 걸려있었다. 마치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같은 쳇바퀴를 돌리는 햄스터들을 마냥 무료하게 지켜보던 김독자는, 문득 느껴지는 기시감에 고개를 비스듬히 돌렸다.
"독자 씨, 그거 아세요?"
"아니요."
"저도 모르는데."
김독자는 이 여자를 보며 참 기묘한 감상을 가졌다.
'미친 여자인가.'
그도 그럴 것이, 유상아라는 여자가 하는 짓이라고는 매사에 영양가라고는 하나 없는 대화를 자신과 이어가는 것이었다.
하루가 지쳐 찌들어가는 그로서는 대체 어떻게 그런 짓이 가능한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독자 씨는 매번 밥을 거르시는 것 같아요."
"... 밥을 잘 안 먹어서요."
"사실 저도 그래요. 요즘 체중 관리를 하려고 밥을 거르고 있거든요. 그런데 매번 독자씨가 밥을 거리시는 게 보이더라고요."
뭐 어쩌라는 걸까, 이 여자는.
"아... 예."
"그러니까 밥 먹으러 가죠. 공짜 밥인데 안 먹으면 아깝잖아요."
공짜 아니다. 회사 식당도 돈 내야 하는데.
김독자는 그 불만스러운 말을 입으로 삼켰다.
어쩌면 쳇바퀴 밖으로의 일탈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