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6편까지 링크 있음)





다음 날, 충남 계룡대 해군 본부


“예..?”


해군참모총장에게 소환된 지휘관은 그로부터 믿을 수 없는 소리를 들었다.


“후우.. 자네가 다시 그 섬으로 가 지휘관으로써 다시 업무를 시작해줬으면 하네. 저렇게 직접 찾아온 정성도 있지않나?”


이례적으로 하급자인 지휘관을 소파의 상석에 앉힌 해군참모총장, 많은 전장을 달려온 그에게도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싫습니다.”


지휘관은 단호하게 말했다. 지휘관에게 있어 자신들을 미워하는 그녀들이 있는 섬으로 돌아가는 것은 차라리 여기서 자결하는게 차라리 나을 정도로 꺼려지는 것이었다.


“허허.. 이보게나, 물론 자네가 그 섬에서 당한 고초는 잘 알고있네.. 그렇지만 저렇게 직접 찾아왔는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번 한 번만 딱 눈 감아주게. 그럼 내 섭섭치 않게 보상함세.”


“정말 죄송하지만 그것만큼은 복종할 수 없겠습니다.”


“자네의 자리가 걸린 것이라도?”


“차라리 이 자리에서 깔끔하게 옷을 벗겠습니다.”


“어허..! 그런 소리는 함부로 하는거 아니네.”


참모총장은 민망함에 괜히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뱉었다. 그 역시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부하를 보내야한다는게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 반대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죄송합니다.”


“크흠.. 아니네.. 자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정부가 멋대로 결정해버린 것인데..”


“예..? 잘 못들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다시 자네를 지휘관으로 보내는 대가를 저쪽에서 제시하더군.. 유니온이 가진 핵추진 항공모함기술의 완전 기술이전과 제 7함대 기지를 요코스카에서 부산으로 옮기는 것이었네.”


“!!”


유니온의 대표 엔터프라이즈와 뉴저지가 제시한 조건은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이자 말 그대로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카드였다. 


저 기술을 이전받는다면 현재 한국 정부에서 지휘관을 활용해 추진중인 극비 프로젝트인 ‘한국형 경항공모함 함선소녀 건조’를 뛰어넘어 정규 핵항공모함을 짓고 나아가 또 다른 함선소녀를 만들 수 있을 터였다.


“마.. 말도 안됩니다..! 아무리 그 뒤로 지휘관을 선임하지 않았다고 해도..”


“휴우.. 낸들 알겠나.. 아무튼 그런 파격적인 조건에 다른 금전적, 정치적 요구도 없어서 정부측에서도 아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더군..”


“그럼 조약은 이미 체결된 것 입니까?”


“아니. 나도 자네의 의견을 들어봐야한다고 주장했고 또 유니온의 대표들이 이렇게 말하더군.”


-이 봉투를 가져가 여기다가 그 이의 지장을 받아오도록 하세요. 적어도 그 이가 납득하고 동의해야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테니..-


참모총장은 지휘관의 앞에 밀봉된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봉투 안에 들어있는 봉투에는 예쁜 손글씨가 적혀있었다.


-지휘관, 돌아와줘.. 아니.. 돌아오지 않더라도 한 번만 우릴 만나줘. 당신을 그렇게 만든 다른 진영이나 방관한 우리 유니온이나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지만 부디 우리 이야기를 한 번만 들어줘. 서울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유니온의 대표.. 아니,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엔터프라이즈가.-


그 편지를 읽은 지휘관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들 또한 나가토와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의 주먹에는 조금씩 힘이 들어갔고 다시 뱃 속에서 무언가 역한 것이 올라오는 기분에 헛구역질이 났고 머릿속이 아득해져갔다. 


“…”


“죄송합니다, 총장님.”


지휘관은 창백해진 피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뜻은 여전히 NO였다. 참모총장은 그의 결정을 이해한다는 듯 관자놀이를 누르고 침묵을 지켰다.


“…”


지휘관은 그대로 건물을 나와 푸른 배경에 별이 3개 박힌 자신의 의전차량에 올랐다. 


“중장님, 서울로 모실까요?”


대략적인 사정을 전달받은 운전병이 조심스럽게 지휘관에게 물었다. 하지만 지휘관은 푹신한 시트에 몸을 맡기며 눈을 지긋이 감았다.


“아니.. 부산 기지로 간다.”


“..알겠습니다”


지휘관은 더 이상 슈페와 도이칠란트 이외의 함선소녀들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제발 한 번만 이야기를 들어달라라..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어..’


지휘관의 의전차량은 그렇게 뉴저지와 엔터프라이즈가 기다리고 있을 서울이 아닌 남쪽을 향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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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뭐라고?! 지휘관이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


“응.. 총장이 설득하는데 실패했나봐..”


쾅..


“이런..”


엔터프라이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애초에 계획대로라면 지휘관을 서울로 불러 오해를 풀고 다시 벽람항로의 지휘관으로 복귀시켜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엔터프라이즈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어떻게 할거야..?”


지휘관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안 뉴저지는 눈에 띄게 침울해져있었다. 평소의 통통 튀는 분위기는 축 처져 올라올 줄을 모르고 있었다.


“가야지..”


“어딜..?”


“지휘관이 있는 부산기지.. 가서 어떻게든 설득해야만 한다..”


엔터프라이즈는 결연한 표정으로 창 밖으로 눈을 돌려 남쪽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한 마리의 독수리를 를 보는듯한 날카로움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녀들이 섬을 비운 사이 일어나고 있는 네 세력간의 알력 싸움을, 그리고 유일하게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자의 완강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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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빌드 업 시작함. 그리고 세이렌하고 메타함선들을 넣을까 말까 고민중인데 의견 좀.


세이렌 하고 메타 함선들 예시


-메타 헬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