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로잘린은 왕국으로 텔레포트 해 왕국에 이 사실을 알렸다.

 

여왕 : “총장, 그게 사실인가?!”

 

마법사(로잘린) : “, 폐하. 제 제자들도 같이 봤습니다.”

 

여왕 : “흐음. 이대로 가다간 정말로 로젠탈 왕국의 멸망이 눈앞에 보이겠네. 총장, 비록 용사 녀석은 없어졌지만, 파티를 다시 모아 싹을 잘라주게. 보수와 지원은 팍팍 넣어줄 테니 왕국을 지키게!”

 

마법사(로잘린) : “알겠습니다. 바로 전서구를 보내겠습니다.”

 

마법사(로잘린) : (, 당신이 원하는 건 왕국의 안전이 아니라 자기 안전이잖아? 그러니까 용사가 자기 자리를 찬탈할까 봐 거짓 고발을 했을 때도 그냥 받아들였잖아. 우매하긴)

 

로잘린은 솔직히 여왕을 좋아하지 않았다. 연구 지원비를 대주는 건 고맙지만, 그것뿐.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멍청하고 쾌락에 절여져 사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1년 전에 20살은 젊은 국서와 결혼한 것을 알았을 땐 늙은이의 추한 욕망이 폭발했다고 생각하며 경멸하기도 했다.

 

국서 또한 권력과 돈에 미쳐 여왕과 결혼한 것이지, 여왕을 좋아해서 한 게 아니라는 것은 사교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아마 지금도 젊은 여자를 후리고 있거나, 술 처먹고 만취해서 어디서 자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로잘린이었다.

 

로잘린은 다른 파티원들에게 전서구를 보낸 후 기사단장이 된 에아를 만나러 갔다. 하지만,

 

병사 A : “죄송합니다. 단장님께선 지금 회의 중이십니다.”

 

마법사(로잘린) : “무슨 주제로?”

 

병사 A : “그건 저희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들이지 말란 명령만 내리셨습니다.”

 

마법사(로잘린) : “젠장, 한시가 급하단 말이다! 왕국이 무너져내리는 꼴을 보고 싶은 거냐!”

 

병사 A : “그렇게 말씀하셔도. 죄송합니다.”

 

로잘린은 헛걸음했다는 생각에 이를 갈며 전서구를 보라고 전해달라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아마 그녀가 조금 더 주의 깊은 성격이었다면, 에아가 방 안에서 국서와 몸을 섞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겠지만.

 

국서 : “흐흐흐. 오늘따라 허리를 쉬네, 기사단장?”

 

기사(에아) : “하아. 하아. 죄송합니다.”

 

국서 : “물론 죄송해야지. 그래야 이 자릴 유지할 테니까. 만족스럽지 않지만, 오늘은 나도 일이 있어서 여기까지만 해주지. 다음엔 좀 더 날 만족시켜보라고? 크하하하!”

 

기사(에아) : (빌어먹을. 국서만 아니었다면 몸 따윈 대주지도 않았을 거라고.)

 

에아는 회의실 한쪽에 숨겨진 문을 통해 목욕탕으로 가 몸에 묻은 정액들을 씻어내며 역겨워한다. 국서와 몸을 섞은 지는 오래됐다. 아니, 국서가 여왕과 결혼하기 전부터 이미 몸을 섞은 관계였다. 에아는 국서가 분명 자신의 권위를 지켜줄 거라 믿고 몸을 파는 것으로 여태 기사단장 자리를 꿰찬 것이었다. 하지만 국서의 성도착증이 날로 갈수록 심해져 지금은 임신을 안 했다 뿐이지 사실상 성노예와 다를 바 없는 상태였다.

 

왜 이런 상황으로 악화한 걸까 생각하다 자신의 뺨을 쳐 정신 차리는 에아. 다시 근엄한 기사단장으로 돌아와 업무를 보려던 에아는 조금 전 로잘린과 대화한 병사의 보고를 받는다.

 

기사(에아) : “병사, 보고하도록.”

 

병사 A : “. 방금 마법학회 총장님께서 들르셨습니다.”

 

기사(에아) : “그 여자가? 뭔 일이지?”

 

병사 A : “전서구를 보내놨으니 확인해보라고 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바로 전서구의 다리에 묶인 쪽지를 보는 에아. 잠깐 당황스러워하는 얼굴이었다가 금방 고치며 갑주를 고쳐 입는다.

 

기사(에아) : “나갔다 오지.”

 

병사 A : “어디 가십니까?”

 

기사(에아) : “날 찾는 이들이 있다면 총장을 만나러 갔다고 전해라.”

 

에아는 쪽지에 써진 장소, 왕국 개선문으로 발을 옮겼다. 병사들이 경례하는 모습을 무시하고 지나가던 에아는 뒤에서 병사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병사 B : “또 국서가 들렀다지?”

 

병사 C : “말도 마. 실력도 없으면서 기사단장 자릴 꿰찬 게 저 허리 놀림 덕분이잖아.”

 

병사 B : “~. 국서 존나 부럽네. 내 위에서도 저 허리 흔들어 줬으면 좋겠는데.”

 

병사 C : “퍽이나. 넌 저런 걸레가 좋냐?”

 

에아는 당장에라도 저 병사들의 목을 쳐버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정말 그래 버린다면 소문을 인정하는 꼴이니까. 서러운 마음을 안고 개선문으로 가는 길에 에아는 문득 용사와 같이 있었던 때를 떠올린다.

 

용사가 검을 쓸 줄 모른단 사실에 기분이 나빠졌지만, 자신이 검술을 가르친다면 자신에 대한 평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한 에아는 기꺼이 검술 스승이 되어줬다. 기초적인 체력과 근성은 있었기에 생각보다 빠르게 검을 손에 익어가는 용사. 그런 모습을 보며 에아는 제자가 성장해가는 기쁨보단 자신을 넘어서는 건가 하는 걱정부터 앞섰었다. 용사를 자신의 발판으로만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용사 : “감사합니다, 기사님. 아니, 스승님. 덕분에 마왕과 싸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용사는 순수했다. 마왕을 쓰러뜨린 그 날에도 자신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그 모습. 비록 기사단장이 되기 위해 용사를 짓밟긴 했지만, 에아는 그 순수한 미소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용사 : “무사하신가요?! 하아, 다행이다.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자신이 다쳤을 때 항상 걱정하며 약을 발라주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용사 : “기사님. 기사님은 분명 기사단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사(에아) : “어째서죠?”

 

용사 : “그야, 실력도 인성도 훌륭하신 분인데 안될 리가 없잖습니까?”

 

개선문 앞에서 했던 대화를 기억하고 있었다.

 

용사는 기사에게 호의를 보였지만, 기사는 용사를 내쳤다. 그리고 기사는 조금 후회하고 있었다. 그런 거짓 소문을 내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나와 같이 있었지 않았을까, 몸을 더럽히지 않고 기사단장이 되지 않았을까, 뒷담화하는 병사들을 혼내고 날 위로해주지 않았을까. 문득 용사의 빈자리를 느낀 에아는 개선문 앞에 서 있는 로잘린을 발견한다.

 

기사(에아) : “로잘린, 그게 사실인가!”

 

마법사(로잘린) : “조용히. 듣는 귀가 많아.”

 

기사(에아) : “예언의 석판은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 새 마왕이 둘이나 나타났다는 거냐?”

 

마법사(로잘린) : “아마도. 그래서 싹을 자르라는 왕명을 받았으니 다시 파티원들을 모아야 해.”

 

기사(에아) : “그래서 다른 녀석들은 어디 있지?”

 

마법사(로잘린) : “마침 오네.”

 

저 멀리서 하나하나 나타나는 용사 파티원들. 뒷골목의 거물이 된 도적 이렐, 모험가 길드의 얼굴마담이 된 루루와 메이벨, 그리고 성녀로 승격한 사제 율리아.

 

도적(이렐) : “, 빨리 말해줘. 나 중요한 거래 있단 말이야.”

 

궁수(루루) : “그래. 우리도 저녁에 길드 행사 있다고.”

 

마법사(로잘린) : “다들 전서구 봤지? 예언을 해석해보니 마왕이 나타난 모양이야. 이번엔 둘이나. 그래서 여왕이 우리한테 다시 녀석들을 토벌해달래.”

 

전사(메이벨) : “용사도 없이?”

 

사제(율리아) : “그건 걱정하지 마시죠. 마침 여신님께서 용사를 보내셨으니.”

 

율리아의 말에 다들 의문을 가질 때 뒤에서 한 남자가 말을 타고 나타난다.

 

용사 : “오우!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한가득하구먼!”

 

다부진 체형과 야성적인 수염이 눈에 띄는 남자 용사는 파티원들을 보며 웃고 있었지만, 속으론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들과 자보고 싶다는 욕망을 품고.

 

용사 : “난 잭슨이라고 해! 아가씨들 이름은 성녀님이 알려줬으니 말 안 해도 되고, 혹시 누구, 나랑 술집에 갈 사람? 조금씩 알아가고 싶어서 말인데.”

 

사제(율리아) : “일단 다들 일이 있다고 했고, 준비할 시간도 있어야 하니 3일 뒤에 출발하는 거로 하죠. 자세한 사항은 그때 듣도록 하고 먼저 가보겠어요. 용사님은 준비해놓은 여관에서 쉬셨다 나오시면 됩니다.”

 

용사(잭슨) : “, 그런가? 어쩔 수 없지. 아쉽지만 다음에 보자고 레이디들~.”

 

용사와 율리아는 먼저 자리를 떠났고, 이어 이렐과 루루, 메이벨도 자리를 떴다. 개선문 앞에 남은 에아와 로잘린은 이번 용사의 인상을 이야기한다.

 

기사(에아) : “경박한 성격이로군. 그리고 뭔가 구려.”

 

마법사(로잘린) : “네가 저지른 짓보다?”


기사(에아) : “착한 척하지 마라, 마법사. 가장 동조한 건 너다.”

 

마법사(로잘린) : “그 녀석이 나대지만 않았어도 그럴 일 없었을 거야. 적당히 호의호식하게 해주려 했다고?”

 

기사(에아) : “. 그래서, 네가 봤을 땐?”

 

마법사(로잘린) : “나쁘진 않겠어. 방패로 써먹기엔.”

 

기사(에아) : “알았다. 그럼 3일 뒤에 여기서 보지.”

 

에아도 업무를 위해 돌아가고, 로잘린은 개선문 앞에서 두 마왕에 대한 정체를 생각하며 포탈을 타고 연구실로 돌아갔다. 하지만, 예언을 제대로 해석한 것이 아니었기에 로잘린의 가설은 전제조건 자체가 틀려먹었다.

 

마왕 아샤와 투사 카론이들이 예언의 주인공이라는 것을로잘린은 아직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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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예언의 석판은 여신 베스텔이 아닌 세계의 의지 자체가 관여하고 있어서 여신조차 건들 수 없다는 설정.

아니 그냥 저번 화에 누가 궁금해 하길래….


빌드업이 좀 길다고 느껴지는 것 이해한다.

나도 빨리 메인 이벤트 열고 싶은데 내 능력이 부족하다….


근데 19금 탭 붙히지 않는 수위는 어느 정도 까지임? 성행위가 적나라하게 나오지 않아도 19금 붙여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