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regrets/66625372

2편: https://arca.live/b/regrets/67145445
3편: https://arca.live/b/regrets/67620897


***


"...선배?"


틀림없었다. 분명히 선배였다.

교복도 분명 우리 학교의 것, 다른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료스케가 바로 앞 골목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발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소리를 질러 붙잡으려고 해도 말이 나오지 않아 할 수 없었다.

질러 봤자 닿을지도 의문이지만. 결국 나는 료스케를 앞에 두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그럼 그렇지...'


이건.

이건 아니잖아.


눈물이 흘러나왔다.

다시금 만나기를 고대했지만 이런 형태를 바란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최악의 재회, 최악의 만남이었다.


뭐,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한것도 아니었다.

남녀 사이, 특히나 그게 고등학생이라면 달에 애인을 몇번이나 갈아 치우는 것 따위 일도 아닐터.

한창 혈기 왕성할 때의 흔한 남고생이라면, 해어진 이후 다른 애인을 찾는게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아는 료스케는 그런 흔한 남고생이 아니었기에 문제였다.


분명 료스케는 마지막 순간에 말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고.


그 말만 아니었더라면.

너가 그 말만 내게 하지 않았더라면 너에 관한 미련 따위 싹 정리할 수 있었을텐데.

이렇게 얄팍한 희망의 끈 따위 잡지도 않았을텐데.

그 말만 없었더라면.


"다시 만나긴 뭘 만나..."


한심했다.

대체 뭘 기대한거람 나는.

료스케가 홀로 하늘 아래를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장면을?

그게 아니면 이별의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애초에 모든게 내 착각이었다.

료스케가 날 기다려 줄거라는것도, 그가 나를 잊지 못했을거라는것도.

단지 헛바람이 잔뜩 든 나의 허무맹랑한 망상일 뿐 이었다.


"...후후... 크크큭..."


실소가 터져나왔다.

나도 참.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나.

료스케를 원망하다니, 다 내 잘못인걸?


사실 료스케의 행동은 제 3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전혀 문제 없는 행동이었다.

새로 사랑을 시작하는데에는 전 여자친구의 허가 따위 전혀 필요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럴거면 그렇게 말하질 말던가.


상식적으로 내가 화를 내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긴 했다.

앞서 말했듯 료스케의 행동은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전혀 문제될게 없었다.

무엇보다 그를 차버린게 나이기도 했으니, 지금의 나는 오히려 적반하장인 샘이었다.


그래도 아무리 그렇다 한들 속상한건 어쩔 수 없었다.

그가 미웠다. 그가 너무나도 가증스러웠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배신감이 느껴지는 것 까지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이토록 슬픈걸까.

뒤늦게 료스케에 대한 나의 소유욕이 발동해서?

곁에 있을 땐 그러려니 했던 그의 친절함이 이제서야 절절히 느껴져서?

그게 그토록 후회되어서? 이제야 모든걸 되돌릴 수 있으려니 했건만, 왠 다른 사람이 그의 옆을 차지하고 있어서?


지금이라도 당장 료스케에게 돌아가 그의 귀에 대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의 자그마한 귀를 잡아 열어 젖히고, 귓바퀴를 강하게 꼬집으면서 말이다.


'난 아직도 널 잊지 못해서 골골대고 있는데 어떻게 넌 그럴 수 있어?'

'너에게 난 뭐였던거야? '

'내 꿈을 응원해 주겠다며. 너가 그랬잖아!' 라고.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어쩌면, 정말 만에 하나 내가 오해한거라면.

그 둘은 정말 아무런 사이가 아니고, 단지 그 순간 우연히 마주친거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의문은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지속되었다.

왠일로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엄마께서 날 맞이해주셨다.


"하나에, 분명 오늘 1시쯤에 온다고 하지 않았니? 지금 시간이 몇시야!"


시간을 확인해보니 오후 5시.

밖에서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는 몰라도 엄마의 표정은 상당히 굳어있었다.

나는 말없이 엄마를 지나쳐 내 방으로 향했다. 달리 트러블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깐, 하나에. 엄마가 묻잖니!"


"...아 몰라!!!"

"몰라... 모르니까 건드리지마..."


"ㄴ,너... 그게 지금 무슨 말버릇이니?"

"잠깐! 하나에!!"


대답은 하지 않았다.

방 문을 닫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엄마께서도 질리셨는지, 한숨을 쉬시고는 돌아가셨다.

한심했다. 내가 지금 뭐하는거람.


밤이 늦어도 잠은 오지 않았다.

머릿속이 너무나도 어지러웠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보고 느끼고 듣고... 체험한 모든것들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대체 거기서 본 선배는 뭐였을까.

료스케와 다정하게 서있던 모습이 진짜였을까.

만약 사실이라면, 그 둘은 대체 무슨 목적으로 함께 길을 가고 있었던걸까.


결국 중요한것은 당사자들의 입장이었다.


다음 날, 모든 일과를 마친 나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곧바로 체육관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일찍 도착한 나츠키 선배가 먼저 연습을 하고 있었다.

요 며칠 계속 연습을 빠졌다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뛰어난 피지컬과 집중력은 역시 선배구나 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감탄이나 하자고 이토록 일찍 체육관에 온 것은 아니었다.


"오랜만이네요 선배."


"아. 응."


그래. 이게 정상이다.

사실 이 모습이 평소 선배의 모습에 더 가까운 편이었다.

무뚝뚝한 어조와 시선처리, 건조함 그 자체인 분위기 등등.

적어도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모토츠마 나츠키" 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런 선배가 료스케 앞에서는 한없이 소녀스러운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니.

그런 선배의 면이 몹시 가증스러웠지만, 아직 확실히 정해진건 없었기에 나는 감정을 숨기고 선배에게 접근해 말했다.


"일찍 나오셨네요."

"어제 연습은 왜 안 나오신거에요? 모두들 걱정했어요."


"아팠어."


"아... 아프셨구나..."

"그럼 어제 시내에서의 그 모습은 뭐였어요?"


쿵.

선배가 들고있던 공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였다.


"...음?"


"사실 저 어제 선배를 봤어요 길거리에서."

"그래서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선배가 너무 즐거워보여서 그만 뒀거든요..."


나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선배는 아무말이 없었다.


"그 왜, 번화가 근처의 사거리에ㅅ"


"말했잖아. 아팠다고."


"...예?"


등 너머로 배구공이 구르는 소리가 미약하게나마 들려왔다.

어느새 선배는 고개를 돌려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누굴 보고 착각한건지는 몰라도, 나는 어제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어."

"요근래 몸살 때문에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니었거든. 그리고 이건 감독님께서도 알고 계신 사항이야."


선배는 간단하고도 단호한 어조로 내게 말했다.

마치 일종의 경고처럼, 뚜렷하면서도 한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다.


"...정말요?"

"정말로 집에만 계셨어요? 다른데 하나도 안 가고?"


"...뭐?"


"하얀 교복에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그 커다란 키와 가슴..."

"생각해봐요. 그런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이 선배 말고 우리 학교에 또 누가 있겠어요?"


공을 줍던 선배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누굴 속이려고.

내가 똑똑히 봤는데. 료스케와 함께 다정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내가 두 눈으로 직접 봤는데.

그러나 이후 선배가 보인 모습은 예상외였다.


"...아마 약 타오는 모습을 너가 본 것 같네."

"내가 기침이 워낙 심했거든. 천식이라서."


눈도 깜짝 않으며, 선배는 또렷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어찌나 당당했는지, 순간 내가 잘못 생각했나 하고 착각할 정도였다.


"...기침이요?"

"그렇다면 옆의 료스케는 뭐였어요???"


나는 이에 굴하지 않고 선배에게 맞섰다.

료스케의 이름이 거론되자 선배는 눈에 띄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ㅁ,뭐? 거기서 료스케가 왜 나와?"


"거짓말 하고 있죠? 지금 거짓말 하고 있는거죠?"

"아프다는거 다 뻥이었죠? 뻥이었던거잖아요??? 그쵸????"


"자,잠깐... 너 지금 무슨 소릴하고 있는거야?  내가 료스케를 왜 만나 그 상황에서?"

"난 어제 아팠어! 그래서 감독님께 말씀을 드리고 연습을 빠졌고! 너 지금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거 같은ㄷ"


"무슨 소릴하고 있냐구요? 지금 저한테 무슨 소릴 하고 있냐고 물으신거에요?"

"그래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요. 료스케랑 무슨 사이에요? 둘 중 누가 먼저 사귀자고 고백했냐구요, 네???"

"그냥 아주 좋으셨겠어요? 말해봐요. 왜 료스케에요? 선배 좋다고 따라다니는 다른 남자들이 한가득인데 왜 하필 료스케냐구요!!"


"...아이자와..."


"왜 대답을 못해요? 대답해봐요. 료스케는 친절하던가요? 선배가 그렇게 함박웃음을 지을만큼이나?"

"대답해보시라니까요 선배? 료스케랑 무슨 사ㅇ..."


"아이자와!!!!!!!!!!!"


온 체육관에 울려퍼지는 선배의 고함소리.

그 고함소리 한 번에 나는 그만 하려던 말도 잊어버린 채 제자리에 얼어붙고야 말았다.

이후 선배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몹시나도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이자와. 너가 어제 대체 뭘 본건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하게 말할게. 나는 어제 약을 사러 나간 것 빼고는 집 밖을 나간적이 없어."


"..."


"그리고 료스케.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이자와, 나와 료스케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야."

"...무엇보다 막말로 만약 내가 료스케와 사귄다고 할지언정, 그게 뭔 문제라도 있어?"


"...!!!"


"뭔가 오해가 있던거 같은데, 일단 진정하도록 해."

"그리고 어디까지나 난 네 선배고, 주장이기도 하니 아까 전과 같은 태도는... 아이자와? 지금 어디가는거야?"

"아이자와? 아이자와!!!"


가증스러웠다.

누가봐도 뻔한 거짓말을, 저리도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다니.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그리고 마지막 그 말.

뭐? 그게 뭔 문제라도 있냐고?

더 이상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도 않았다.


사귄다. 둘은 사귀는게 분명하다.

젠장. 이런 때에 눈물은 또 왜 흘러나오고 난리야.

짜증났다. 료스케도, 나츠키 선배도. 하물며 나 조차도.


화장실을 나와 복도를 걷는데 문득 체육관 앞에 서있는 료스케를 마주쳤다.

이상했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고 또 보고싶었는데, 막상 그게 현실이 되니 이상하리만치 차분했다.

나는 료스케를 못본 채 하며 발걸음을 빠르게 했다.

제발 날 못 알아봤기를 바라며.


집에 도착해서도 기분이 찜찜하긴 매한가지였다.

그래서일까. 그날따라 유독 엄마의 말 하나 하나가 무척이나 거슬리게 들리기 시작했다.


분명히 다 맞는 말이었지만 이미 중요한건 사실 여부가 아니었다.

덕분에 엄마랑 대판 싸운 나는 이른 초저녁부터 내 방에 처박혀 있었다.


당연히 잠은 오지 않았고, 오전의 일은 뇌리에서 잊혀지질 않았다.

머리가 아파왔다. 료스케. 너가 대체 뭐라고 날 이토록 힘들게 하는거니.


"..."


그래. 우린 해어졌다.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사이도 아니고, 그렇기에 서로 무슨 짓을 하든 알 바가 아니다.

서로간의 믿음? 신의? 그딴게 이제와서 다 무슨 소용이야.

아무도 나를 위로해주지 않아. 아무도 나를 기다려주지 않아.


그렇기에 멈추지 말고 움직여야해.

나를 구원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나 자신 뿐이니까.


하지만 어째서일까.

이토록 마음이 아파져 오는것은.


"똑똑"


그때였다. 문 뒤에서 노크소리가 들린것은.

나는 황급히 이불을 뒤집어쓰고 곤히 잠든 척을 했다.


"...하나에. 엄마야. 혹시 자니?"


"..."


잠시 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통 대답을 안 한다는것은 부정의 의미가 아닌가?


"안 자는거 다 알아 하나에."

"넌 어렸을 때 부터 항상 삐지면 자는 척을 했지...후훗."


엄마는 조용히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요새 힘들어 하는거 알아. 감독님께서 연락 오셨어."

"우리 아이자와가 번아웃이 온 것 같다고... 어머님께서 부디 잘 챙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 감독님이."


"..."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딸,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마렴."

"네 옆에는 우리가 있잖니? 너무 걱정하지 마."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화가 나 있었다기보다는 대체 무슨 대답을 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잘 자렴, 우리 아가."


엄마는 대답이 없는 나의 이마에 입을 맞춘 뒤 방을 나가셨다.

그러자 그동안 참고 있던 눈물이 속절없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흐윽.... 흑..."

"훌쩍.... 흐으윽.... 흑흑...."


번아웃이 온것도, 힘든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나에 대해서 관심을 갖거나 위로를 해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따뜻한 위로 한 마디를 바랬던게 아니었을까.


문득 구석에 처박아둔 배구공이 눈에 들어왔다.

바람이 빠진 채, 힘없이 찌그러져 있는 모습이 꼭 나처럼 느껴졌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서랍장을 뒤졌다. 

잠시 뒤 먼지 쌓인 상자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공기펌프를 찾을 수 있었다.


"...헤헤. 되게 오랜만인 것 같네..."


바람이 잔뜩 들어간 배구공은 언제 그랬냐는듯, 이전의 탱탱한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나는 가볍게 공을 한 두 번 바닥에 튕겨보았다. 공은 아직 쌩쌩했다.


어쩌면, 어쩌면 나도 이런 공이 아닐까. 단지 바람이 빠져 이전 같지만 않을 뿐.

지금이라도 다시 바람을 넣으면 이전처럼, 어쩌면 이전보다 더욱 잘 튀어오르는 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더욱 노력 한다면, 더욱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문득 웃음이 나왔다.


"아이자와!!!"

"잘 자라고 했지 층간소음을 내라곤 안 했다?!?!?!"


"아....네,네엡!!!!"


밑층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나는 배구공을 아무데나 던져놓은 뒤, 다시금 이불속으로 파고 들었다.

하지만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머릿속이 상쾌해진 듯 한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내 꿈... 내 목표..."

"...일본 최고."


더 이상 료스케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다시금 목표가 떠오른 지금, 내겐 오직 배구뿐이었으니까.


***


"헤헤... 미안. 뒷정리 하느라... 많이 기다렸지...?"


"아니에요! 별로 안 기다렸어요. 저도 막 방금 온 참이었는데요 뭐."


나는 자연스럽게 선배의 손을 잡았다.

연습을 하려면 제대로라는 선배의 철학덕에 최근 들어서는 늘 잡고 다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의 선배는 조금 달랐다.


"ㅈ,잠깐. 오늘은 손 안 잡아도 돼..."


"에에? 이상하다. 평소엔 오히려 먼저 조르시더니."


"그게... 오늘은 이유가 있어서..."


"네 그럼, 뭐 그러세요~! 손은 나중에 또 잡으면 되니까."


선배와 함께 연습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함께 옷가게를 가고, 여행을 떠나고. 함께 하교하고 등교를 하면서 나와 선배간엔 일종의 유대감 같은 감정이 싹트고 있었다.

처음엔 분명 어색했지만 이젠 서로간에 속내도 서스럼없이 털어놓을 정도의 사이가 되어버린 지금.

뭐랄까. 이젠 선배와 함께하는 시간이 다른 모든것보다 더 즐겁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연습.

분명 선배도 이를 인지하고 있겠지. 그게 문제였다.

만약 연습이 끝난다면, 이는 곧 나와 선배 사이 관계의 종말을 의미했다.

과연 우리는 연습이 끝나고도 이전의 사이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걸으면서 너무 집중을 했던 탓일까.

정신을 차려보니 선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네? 아,아뇨. 아무것도."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좋겠다~ 고민 없어서..."


머리 뒷쪽으로 깍지를 끼며, 선배는 말했다.

왠지 선배의 시선이 퍽 서글퍼보이는 듯 했다.


"왜요? 선배는 무슨 일 있어요?"


"그냥... 사소한 고민거리가 있어서."


"선배가 고민도 해요?"


"우씨. 뒤질래?"


"아,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항상 완벽하고 무결해 보이던 분이 선배였는데, 그런 선배가 고민을 하다니... 신기해서요."


"나도 사람인데 고민이 왜 없겠냐..."


선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분명 깊은 고민거리일 터.

나는 어느새 선배의 말에 바짝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료스케."

"나 배구 그만둘까?"


"...에?"

"농담...이죠? 선배가 배구를 그만 둔다니..."


"역시 그렇지?"

"나도 농담이었으면 좋겠다~"


오랜 정적끝에 선배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너무나도 놀랐던 나머지 순간적으로나마 농담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선배는 진지한듯 했다.

애수에 젖은 선배의 시선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절로 입이 다물어졌다.


"뭐랄까. 요즘 흥미가 안 간다고 해야하나..."

"애초에 내가 왜 배구를 시작했는지도 모르겠어. 더 이상 배구를 하는데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선배는 우리 학교의 에이스시잖아요? 모두가 선배를 우러러 본다구요."

"에이스라... 나 그 단어 굉장히 싫어하는거 알아?"


"예?? 아...그,그러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비유..."


"물론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었어. 오히려 뿌듯했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에이스라는 단어에 나 스스로를 얽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거야..."

"난 그게 너무 싫었어. 난 내가 즐거워서 배구를 하는거지, 남들에게 평가받으려고 하는게 아니거든."

"...막이래. 난 왜 이런 이야기를 너에게 하고 있는걸까? 웃기네... 후후."


선배는 덤덤하게 자신의 진심을 내게 이야기해주었다.

의외였다. 지금까지 선배의 이런 면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 지 몰랐던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저 묵묵히 들어주는 것 뿐이었다.


"...선배..."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혼잣말 좀 해봤어."

"너무 걱정하지 마. 늙은 선배의 헛소리라고 생각해줘."


선배는 미소를 지으며 내 등을 두어차례 두들긴 뒤, 걸음을 이어나갔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그 날 따라 뒤에서 보는 선배의 모습이 유독 처량해 보였다.

나는 황급히 걸음을 옮기려는 선배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분명 이유가 있을거 아니에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괜찮다니까 그러네."


"하지만 저는 궁금한걸요. 선배같은 분이 그런 소리를 함부로 하실 리는 없잖아요."

"선배. 비록 저와 선배는 연습뿐인 사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저를 믿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연습 중 이라지만, 할 일은 해야하지 않을까요?"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다.

선배는 남들에게 들리지 않을 만큼의 작은 들숨을 수차례 들이킨 뒤,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지쳤다... 라고 하면 믿어 줄거니?"


"에에? 말도 안돼요. 저도 종종 봐서 아는걸요. 선배가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하는데!"


"것 봐. 이럴 줄 알았다니까."

"그거 다 억지로 하는거야. 하기 싫은데 그렇다고 또 안 할 수는 없으니까."


선배의 어조는 담담했지만, 눈가에는 어느새 맑은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있었다.


"분명 배구를 처음 시작했을때는 취미로, 그것도 재미로 한건데... 지금은 왜 배구를 하는지 모르겠어."

"처음엔 이러지 않았는데... 즐거웠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 두렵고, 무섭고... 모두의 기대에 내가 부응하지 못할까봐..."

"...정말, 내가 왜 이런 얘기를 너한테 하고 있는걸까. 어차피 너완 상관 없는 일일텐데. 히힛."


애써 미소를 지으며, 선배는 말했다.

눈물을 보이지 않르며 고개를 잔뜩 치켜 새운 선배의 모습이 유독 심금을 울리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연습이라지만, 연습을 떠나 뭐라도 해주고 싶었다.

마치 아이자와를 빗속에서 만났던 그 순간처럼 말이다.


"...선배가 하고 싶은 일은 뭐에요?"


"...뭐라고?"


"선배가 하고 싶은 일은 뭐냐구요. 말 그대로."

"배구가 힘들다면서요. 그게 선배를 고통받게 하는거라면 잠시 쉬어도 좋지 않을까요?"

"인터하이도 끝난 지금, 이제 당분간은 일정이 없잖아요. 그동안 쉬면서 선배가 진정으로 하고싶은 일을 생각해봐요."


"...내가 하고싶은거? 후훗... 말이 쉽지."

"지금껏 평생 배구만을 보고 살아왔는데... 다른걸 생각할 여유가 있었을리 없잖아."


"그래도 아직 시간은 많아요 선배. 선배는 지금까지 계속 쉬지않고 달려오셨으니까, 이런 휴식도 한 번쯤은 취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동안 배구에 흥미가 생기면 다시 하면 되는거고... 그게 아니라면 다른 새로운 일을 찾으면 되는거니까."

"...누가 보면 인생 다 산줄 알겠어요? 선배 아직 성인도 아니면서!"


"....ㅍ....푸풉...."

"...하하하하핫!!! 뭐야 그게...하하하하하하!!!"

"...하아... 너 좀 깬다? 이런 말도 할 줄 알았구나?"


"ㅇ,왜요! 전 진심을 다해서 말씀드린건데...!!"


"하핫... 진심...? 진심이라..."


진심. 말 그대로 진심이었다.

그저 연습뿐인 관계인데,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보니 진심을 다하고 있었다.

비록 언젠가 눈꽃처럼 녹아 없어질 관계라도 상관 없었다. 서로간의 추억으로만 남아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선배의 고통을 마냥 보고만 있을수는 없었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왜일까. 단순히 내가 남들을 배려하길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아니면 단순히 사려가 싶어서? 아니었다. 내 진심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조금 선을 넘어 참견했다. 후회는 없었다.


"...뭐랄까. 되게 신기해."

"왠지는 모르지만 네 앞에만 서면 마음이 편해지는듯한 기분이 들어..."

"남들에겐 이런 적 없는데... 왜 유독 너한테만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걸까...?"

"...이러면 안되는데..."


선배의 목소리는 미약하게 떨려오고 있었다.

잠시동안, 나와 선배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느새 선배의 따스한 숨결이 내게 닿고, 내 숨결이 선배를 천천히 간지럽히고 있었다.


"..."

"...잠깐, 너무 가깝잖아."


선배는 두 손으로 나의 가슴팍을 천천히 밀어냈다.

이후 선배는 말없이 하늘을 올려보더니, 침을 꿀꺽 삼키며 한껏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료스케."


"네?"


"...연습은 오늘까지만 하자."

"그동안 내 넋두리 들어주느라 수고 많았어."


"네??? 갑자기 무슨..."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오늘까지만 한다고? 그 말인 즉슨 이제 더 이상의 연습은 없다는 말?


갑작스러웠다. 정말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

언젠가 이런 순간이 올 것이라는 건 짐작했지만 이렇게 돌연히 끝내버릴 줄이야.

선배에게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게 분명했다.


"네 목표는 아이자와와의 재회였잖아."

"이제 더 이상은.... 더 이상은 안될 것 같아서 그래."


"안 될것 같다니요... 그게 무슨, 읏...!"


"걱정마. 네 답변이 싫다거나 마음에 안 들었다거나 하는건 아니니까 안심해."

"...그치만 이제 때가 되었잖아? 네 말처럼 우린 연습 관계였으니까."

"언제까지나 이 관계를 계속할 순 없어. 내일 내가 아이자와에게 약속 잡아 달라고 해볼게."


선배의 말투는 유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매정한것도 아니었다.

마치 모든 것을 체념한 사람처럼, 잔잔한 어조였으나 그 속에 힘은 존재하지 않았다.


"..선배..."


"왜, 싫어?"


차마 반대할 수 없었다.

선배의 눈을 본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

"...아뇨. 고맙습니다. 선배."

"그럼...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선배에게 말했다.

선배는 말없이 웃어보였다.


그래. 언젠간 올 순간이었잖아. 애초에 목적이 이거였잖아.

밑저야 본전이라며, 그런 태도로 임한 계약이었잖아.

착각하지마. 진짜 연인도 아니면서.


하지만 어째서.

어째서 이토록 허전한걸까. 일종의 미련이라도 남은걸까?

발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선배를 바라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시나 선배가 남아있을까 하고.


그리고 그곳에는 선배가 있었다.

아련한 눈빛으로, 뒤돌아 떠나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다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서서히 잠겨가는 목으로, 나는 말했다.



"...응."

"내일... 보자."


선배가 말했다.


***


"여어, 아이자와. 잠깐 이야기 가능할까."


어느날 연습을 마치고 나온 나를, 나츠키 선배가 불러새웠다.

또 무슨 일이지. 설마 인터하이때 선배의 득점 기회를 뺴앗아 간 것 때문에?

나는 애써 태연한 척 하며 선배의 앞으로 걸어갔다.


"왜요? 무슨 일이신데요 선배?"

"...그때 점수 빼앗은건 죄송해요. 고의가 아니었어요."


"아,아니... 그게 아니고."


선배는 뒷통수를 긁적이며 무언가를 한참 고민하기 시작했다.

미간이 일그러졌다 펴지기를 반복하며 선배의 표정도 점차 굳어가는 듯 했다.

나는 말없이 팔장을 낀 채, 선배의 입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무슨 일이신데 그러시는거죠?"

"할 말 없으시면 이만 가ㅂ..."


"부탁이다. 아이자와."

"부탁이건데... 료스케와 한 번만 만나줄 수 없겠니....?"


"...네?"


료스케? 갑자기 료스케를? 그나저나 둘이 지금 사귀는거 아니였어?

몹시나도 당황했던 나였지만, 애써 표정을 유지한 채 선배에게 말했다.


"...료스케를요? 갑자기 왜요?"


"그게, 료스케가 부탁했어. 선배가 아이자와와 친하지 않느냐고..."

"한 번만 말해줄 수 없냐고... 그렇게 말이야."


그러니까 지금 자신의 남자친구와 한 번 데이트를 해달라 이거지?

화가 난다기 보다는 황당했다. 다른 누구도 아니도 하필 선배가 이런 부탁을 하다니.

료스케 녀석, 분명히 선배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겠구나 싶었다.


"...저기 아이자와, 우리 사이가 그렇게 좋은건 아니다만 그래도..."


"싫어요."


"...뭐? 방금 뭐라ㄱ"


"싫다고요. 제가 왜 료스케와 시간을 내서 만나야 하는거죠? 인터하이가 끝났다고 너무 막나가시는거 아니에요 선배?"

"그리고 료스케는 선배의 남자친구잖아요. 제가 료스케와 관련될 이유가 단 하나도 없는데 말이죠."


"..."


말이 없어진 선배를 두고 나는 교실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때, 선배가 달려와 내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부탁할게!!! 제발... 제발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만나줘!"


"왜,왜 이러세요?! 놓으세요 선배! 부탁하는데에도 한계가 있지...!"


"ㄷ,다...! 다 내가 속인거야... 료스케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처음부터 사귀는 사이고 뭐고 하나도 아니었다고...!!"


지금 내가 뭘 들은거지?

속였다니. 선배가 나와 료스케를?

나는 선배의 팔을 정중히 때어 놓은 뒤 말했다.


"...속였다니요?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내가... 내가 료스케에게 말했어... 잠깐만 내 애인 행세를 해달라고..."

"료스케는 널 생각해서 한사코 거절을 했는데... 내가 지위를 사용해서 협박 한거야... 료스케는 죄가 없어...!"

"그러니 제발... 제발 부탁할게...!! 애인 행세도 이제 끝냈어... 앞으로 료스케 곁에 다시는 얼씬도 안 할테니까 제발...!"


"...최악이네요 진짜."

"그럼 그때 저한테 거짓말 하신거네요? 약 사러 나간거라더ㄴ... 흐아앗??? 서,선배!!"


그떄였다. 

선배가 나한테 허리를 숙인것은.

그 선배가. 그 철의 여인인 선배가 내게 허리를 숙여 비굴하게 부탁을 하다니. 의외였다.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선배?? 고개 드세요!"


"제발... 부탁이야... 료스케가 실망할거야... 제발..."


"그러니까 고개 드시라니까요 정말...!! 갑자기 왜 이러시는...!"


하지만 내가 아무리 노력하여도 이미 굽혀진 선배의 허리가 들어올려지는 일은 없었다.

난감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 일말의 사정과 맥락도 없이 보면 아무리봐도 하극상인 상황이었다.

선배가 이렇게까지 하는데엔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터.

결국 나는 그닥 내키지 않았지만, 선배의 부탁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알겠어요... 알겠으니까 일단 일어나 보세요...!!"


"...정말이지?"


"료스케랑 약속 잡을테니까 이 허리좀 다시... 으읏.... 펴시라구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선배는 굽혔던 허리를 다시 펴며 일어섰다.

대체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선배의 눈가는 이미 붉게 부어오른 상태였다.


"...고마워. 고마워 아이자와."

"나중에 문자 보낼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고마워..."


"...고맙다니요. 그런 말 마세요."

"원래라면 거절했을텐데 선배가 그렇게 부탁을 하시니까... 이번 한 번만 생각해 볼게요."


이후로도 선배는 고개를 몇 번이나 숙이더니,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곤 사라져버렸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나는 그만 할 말을 잃고야 말았다.


료스케를 다시 만나다니. 이전이었다면 냉큼 수락했겠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우선 선배의 말을 어디까지 신용하고 믿을지가 난관이었다. 선배의 속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료스케. 료스케의 심정이 또 의문이었다. 이미 해어진지 근 반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와서 다시금 연락을 하다니.

평소에 내가 필요할떈 연락도 없었으면서 말이다.


"...흐음."

"뭐, 일단 연락이라도 넣어둘까."


전화기를 꺼내 문자를 보내려던 그 순간. 어디선가 인기척이 느껴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머지않아 문 뒤에 숨어있던 료스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료스케? 너 여기서 뭐해?"


"...어? 으,으응... 오랜만이네..."

"잠시 두고간게 있어서... 챙긴다고. 그,그럼... 난 가볼게!"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쏜살같이 사라진 료스케.

의미심장한 구서이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설마 들었겠어? 나와 선배의 대화를. 

뭐, 사실 들어도 별 상관 없긴 하지만.


"어디보자. 료스케가... 여기있네."

"[이번 주 주말에 그 카페에서 봐.]... 이 정도면 되려나?"


료스케 정도의 사람이라면 이 정도로 말해도 바로 알아듣겠지.

나는 전화기를 도로 주머니에 넣은 뒤 발걸음을 옮겼다.


하늘에는 어두컴컴한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


네! 지각한 주제에 내용은 또 빌드업입니다!!

대가리 박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떻게든 1주일 기한 맞추려고 했는데 못 지켜서 미안하다...

사촌들 게임 시켜준다고 컴 줬다가 씨1발놈이 마크 깐다고 하더만 바이러스도 까는 바람에 포멧함. 덕분에 쓰던거 공중 분해되고ㅋㅋ

너희들은 윈도우즈 디펜서 꼭 상시 켜놓아라... 진짜로... 


하지만 이게 지각에 대한 변명거리가 될 순 없겠지.

진짜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음. 다음편은 기필코 1주일 내에 써서 올리도록 할게.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절 매달아도 좋습니다. 진짜로... 그만큼 미안하고 또 미안함...


내가 이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 큰 후회 파트를 3개 정도 정해놓았는데, 다음편이 아마 두번째 후회가 나올듯 함.

그리고 이건 TMI인데 나츠키 성씨인 모토츠마를 일본어 훈독으로 읽었을 때의 한자를 찾아보면 뭐가 나와.

스포일수도 있지만 일단은 힌트라고 해둠.


쨋든 다시금 긴 글 봐줘서 고맙고 감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