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삐비빅, 삐비빅, 삐비빅

8시를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아, 학교가기 싫다"

흔해빠진 학생의 대사겠지만, 뭐랄까. 지금 말하는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 가서 그럴듯한 친구 하나 없다. 원래는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는 없다. 그녀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그것을 위해서 시간을 쏟는 동안 친구들에게 너무 무심했었다. 그렇게 친구들이 한명씩 떨어져나가고 마지막 남은 친구마저 어제 나를 떠나갔다. 그것들을 희생해서 지켜왔던 그녀와의 관계도 이제 끝났다. 이제 그냥 다 지겨워. 혼자 있고 싶은 기분이야.

"네, 선생님. 아...제가 감기가 심하게 걸린것 같아서요...네... 종례 전까지는 들어가겠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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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의 큰일이 지나갔었는데 동민이는 괜찮을까..? 에이 정말로 연락하지 말라는건 아니겠지..? 우선 동민이부터 위로해줘야겠어!

"저어기... 너 동민이 친구지? 동민이 어디있어??"

옛날에 동민이랑 함께 있었던 아이를 찾아내어 말을 건넸다. 그런데 이 아이 표정이 왜이래..?

"선배님...이신가요? 오늘 동민이 안왔어요. 그리고 저한테 동민이 사정 물어보지 말아주세요"

"응? 너 친구 아니야?"

"...선배님께 할말은 아니에요. 그냥, 부탁드릴게요"

"응..? 어.."

 상당히 표정이 어두워서 말을 하기가 무섭다... 그런데 오늘 안왔다고...? 어제 일 때문인가..?

-10:12 동민아!! 이거보면 연락해!!

-10:57 동민아??

-11:32 후배야! 하나뿐인 예쁜 선배님께서 찾으신다!!

-12:05 동민아? 혹시 어제 일 때문에 그런거면, 절대 그건 내 의견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왜 하나도 읽질 않는거야. 아니, 원래도 잘 안보는 편이긴 했지만...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는데...? 대체 왜...?

 "신수아 찾았다! 밥먹으러가자. 어? 누구야?"

 "아...벌써 점심 시간이었나? 이거...어제 동민이, 어제 그 일로 화났을까봐... 사과할려고하는데, 문자를 안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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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그 자식이야? 대체 씨발 뭐하자는거야? 

"하....수아야. 그놈은 그냥 잊어버리라니까? 걔랑 계속 지내면 결국에 너한테 마음 품을 수도 있는데, 그럼 나는 어떡할거야? 내가 너 남자친구인데"

"히히.. 이거 뭐 사랑이냐, 우정이냐, 뭐 그런거야?? 뭐, 우리 동민이가 나한테? 힛..."

 또 또 또 씨발 분위기파악 못하고 쳐쪼개네.

"허어...하..그래, 그래서 어떡할거야?"

"한숨쉬지 말고! 스마일~스마일~ 난 당연히 우리 자기야 밖에 없지~"

수아가 내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뭐, 이런게 귀엽긴 하니까..

"그치? 우리 수아 사랑해 주는거 나밖에 없지?"

"응!"

"그럼 됐어, 밥 먹으러 가자"

표정이 좀 어두워 보이긴 하는데, 자업자득이지. 멍청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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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라고 얘기를 했었기 때문인지, 진짜로 잠깐 자고 일어났더니 두통이 일어난다. 열도 조금은 있는 것 같은데... 하... 집에 사람이 있을 리도 없고, 아 진짜 죽겠네. 어떡하지.

 휴대폰을 꺼내서 본다. 시간은 이미 3시에 가까워져 있다. 종례가 5시니까, 슬슬 나가지 않으면 질병 지각이 아닌, 무단 결석이다. 그건 학생부에 진짜 치명적인데...

 만약에 내가 학교를 간다면... 아마도 우리 반 애들은 다 내 눈을 피하겠지..전부다 나한테 관심이 없을 거야. 아마도... 하... 내가 그때 누나한테 눈이 멀지만 않았어도, 내가 애들을 조금만 더 신경 써줬어도, 내가 조금만 더...아...짜증나...눈물? 허... 서러워? 하...내가? 아...진짜...하...내가...내가 대체...뭘...한거지? 난 대체 왜...무엇을? 난...이렇게 될줄 몰랐어...난..진짜..아...어떡하지, 나, 눈물이, 짜증이, 답답함이, 넘쳐서 미쳐버릴 것 같은데, 터져버려도 이상하지 않은데, 나 진짜 어떡 해야돼...아...학교...가야...되잖아...내가...감히..?


터벅-터벅-

마치 시체라도 되는 것 마냥, 교무실에 들어간다. 시간은 이미 종례를 하고 뒷 정리를 하고도 남는 시간인 6시. 그곳에서 선생님은 내가 오는 것들 기다렸다는 듯이 혼자서 나를 맞이한다.

"울었니?"

"..."

"그래, 무단은 찍지 않으마. 무슨 일이 있는지 몰라도, 오늘은 가서 쉬거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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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남주 맨탈 깨지는 장면 하나 넣고 메인 스토리 나가려는데, 민심이 너무 안좋아서 메인스토리 가기도 전에 글삭해야할것같은데 어떡하지


부탁이야, 돌아오지마. (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