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저 일방적으로 두들겨맞은 것을 복수하려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 수아누나였을 뿐이다. 적어도 당시의 나는 그렇게 믿었다.
 의사게에 보호자가 없어 치료를 계속할 수 없다는 얘길 들었다. 나는 그저 관계자로서 피해자를 가만히 둘 수 없었을 뿐이었다.
 두 달이 지나갔을 무렵, 이 이상은 수능 준비를 하던 나에게는 부담스러운 시간이라서 병원에는 발길을 끊으려했다. 그러나 조용히 잠든 그 얼굴을 보니, 차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매일 병원에 들려 잠든 누나와 함께 있었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마약에 빠진 상태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한 때, 그녀에게 버림 받았던 내가 일방적으로 그녀를 아껴주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서, 더이상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문득, 무서워져버린 것이다. 만약 그녀가 돌아와 이런 일상이 무너져버린다면, 나는 버틸 수 있을까.
  농도 짙은 내 마음이 힘없이 쓰러지고, 짓밟혀, 그 마저도 그녀의 말 한마디에 흔들렸었던 그 경험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경험이었기 때문에.
 바보같지만, 그녀가 깨어나지 않길 바래 버렸다.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믿지 않고 혼자만의 감정만을 느끼며 살고싶다고 생각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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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하...하..."
 휠체어를 조종하는게 이렇게나 힘든 일인지 몰랐다. 턱끝까지 숨이 차올랐지만, 아직 멈춰서는 안된다.

 - 진짜 이상하다니까요? 병원비도 계속 내주고, 입원했을때엔 매일 찾아왔으면서 이제와서 숨다니...
 - 그러게나 말이에요. 혹시 우리기 모르는 출생에 비밀이라도..?
 - 그럴리가요~ 언니도 참~
 - 혹시... 그거 제 얘기인가요?

 간호사들에게 몰래 들은 얘기가 있었다. 아니, 그 뿐만 아니라 에초에 나를 위해서 이렇게나 해줄 사람이 어디있다는 말인가.
 매번 병원비를 내주고, 매일 병문안을 오며, 이성민을 고소해줄정도의 사람은 내 근처에 한명밖에 없으니까.
 동민아. 너 맞지? 나, 아직 잊혀진 거 아니지? 아직 나를 기억해주는거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거지? 기다려, 금방 널 만나러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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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현은 콧노래를 부르며 동민의 집으로 걸어간다.
 '김동민, 이자식... 3일이나 연락 한번 없다니, 꼭 이 형님이 오게 만들어? 죄송하다는 말이 나올때까지 입안에 쑤셔넣어주마 크히히히'
 태현은 동민이 봤다면 한숨을 쉬었을만한 생각을 하고있었다.
 쾅쾅쾅-
 동민의 집에 가까워지자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방향은 동민의 집,
 "뭐야, 뭔일이 일어난거야.. 동민아 !!"
 서둘러 도착한 그 곳에는 휠체어를 탄 여성이 문을 두드리며 동민을 부르고있었다.
 "동민아...제발... 제발 문좀 열어줘..."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태현은 몸을 숨기고 동민에게 연락을 취했다.
 -태현) 동민아 너 어디냐?
 -동민) 형... 저 집이에요.
 -태현) 저 여자는 대체 누구냐? 아는사람이야?
 그러나 동민은 추가적인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동민이가 지금까지 이런적이 없었는데.. 대체 저 여자는 누구인거야?'
 -태현) 그렇게 나오기냐.. 그럼 나도 내 방식대로 할거니까 말리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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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까지 다섯번째 고쳐쓰는데 우리 태현이형 캐릭터가 자꾸 붕괴되서 포기... 이입을 제대로 못하는것같기도하고, 큰일이야

사실 결말도 정해져있고 심지어 이미 써져있기도한데, 내가 보기에도 재미없는 결말을 후붕이들한테 읽어달라고 할 수는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