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뒤편에서 고백은 너무 설레는 이벤트였다. 세상 모든 이들이 한 번은 해보려는 행위이다. 학창 시절에만 할 수 있는 유일한 이 고백을 받은 나는 심장이 뛰어서 입을 뗄 수가 없었다.


복싱 프로 유망주 선배가 편지를 주면서 사귀어 보지 않겠냐고 고백했다. 이 유명한 선배가 나에게 이런 고백을 하다니. 황홀함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애써 침착하게 표정을 유지한 채로 나보다 한참 큰 그녀를 보았다. 저 똘망한 두 눈이 전혀 음란한 생각을 하지 않는 순수함에 나는 빠질 것 같았다.


"음~ 알겠어요. 주말에 생각해보고 말씀 드릴게요."


한 번에 대답하면 남자인 내가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서 적당히 둘러대며 편지를 받은 채 곧장 학교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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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교길, 나는 늘 함께 어울리는 소꿉친구가 하나 있었다. 그녀는 조용한 여자로 긴 머리를 늘 묶지도 않은 채 짧은 치마를 출렁이며, 상단에는 적당히 부푼 가슴을 흔들고, 한참이나 드러낸 맨 다리를 앞뒤로 휘저으며 걸었다.


그녀의 옆에서 딱 붙어 서서 천천히 걸으니 그녀의 젖가슴이 내 시야에 딱 맞았다. 슬쩍 눈치를 살피면서 그 단아한 얼굴을 보려고 고개를 드니 시선이 서로 마주쳐서 웃었다.


그러다가 내 어깨를 한 번에 잡고는 함께 걸었다.


"아주 지랄을 해요. 염장질이야?"


또 같이 다니는 친구로 두 명의 여학생이 있었다. 둘 다 짧은 단발에 체육복을 입은 채였다. 여자들만 하는 반팔에 반바지를 입은 꼴, 남자인 나로서 맨 살을 드러내는 저들이 부러웠다.


"둘이 사귀는 거 광고해? 야. 넌 우리에게 소개 시켜줄 남자 없어?"


허리를 살짝 수그리며 나와 두 눈을 맞대며 묻는다. 그러자 친구가 어깨를 툭 밀치며 "야. 내 남친에게 떨어져라."하면서 꼴에 여자친구라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 말에 심장이 쿵쿵 뛰었다. 나는 미칠 것 같았다.


"야. 그러고 보니 오늘 그 운동하는 선배한테 고백 받았다며?"


"맞아. 일단 주말 동안 생각해보겠다며? 은근 여우야."


그녀들은 눈치가 없는 걸까? 여친 앞에서 저런 소리를 하다니.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심정이었다. 여친의 눈치를 살피자 그 평정심을 유지하던 여친은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아,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큰일 나겠구나! 적당히 둘러 대야지. 괜한 소리를 하면 안 되니까.


"그냥 한 번 튕긴 거야. 어차피 안 받아줄 거니까. 우리 자기가 있는데 내가 설마 받겠어?"


기분을 풀어주자. 제발. 팔짱을 끼며 머리를 기대어 애교를 떨었다. 그녀가 화나질 않기를.


내 말에 두 사람은 한참 쳐다보더니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야. 괜히 기대주지 말고 차버려. 암튼 남자들은 맨날 이래."


"그러니까. 너도 남친 관리 잘해라. 언제 갈 줄 모른다. 남자는 미리 콱 잡아 놔야 해. 벌써 노리는 애들이 많잖아."


그녀들은 여자친구에게 계속 이런 소리를 떠들었다. 반응도 없이 평소처럼 묵묵히 듣는 것이 더 무서웠다. 무슨 말이라도 해주면 편해질 것 같은데 말이다.


어느덧 집에 도착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큰 집. 나는 이곳에서 그녀와 함께 산다. 보호자가 없는 나를 가엽게 여겨서 그녀의 부모님이 자취할 곳을 따로 마련해 준 것이다.


친구 두 년은 분위기가 이상한 걸 파악했는지 그냥 손을 흔들고 가버렸다. 시발! 평소처럼 좀 더 놀다 가라고!


문자 열고, 앞마당이 나온다. 그곳에서는 여인 두 명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30대에 유부녀들이었다. 이어서 현관을 열고 쿵 닫자 곧장 괴물처럼 화가 난 야수가 있었다.


"야. 고백? 무슨 일이야?"


낮고, 중후한 목소리에 몸이 떨렸다. 저 목소리가 너무 무섭다. 학교에서는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 집에 오면 미친 사람처럼 가모장적인 여인이 되었다. 그녀는 나의 모든 행위를 보고 받는데 여친이 아니라 감시자처럼 느껴졌다.


속으로 말을 골랐다. 복싱부 선배가 고백을 했는데 한 번에 거절하기에 사람들이 있어서 체면을 생각해서 일부로 밀었다. 내가 공공연하게 연애를 하는 건 아니기에 혹여 무슨 봉변을 당할까 무서웠다. 또 남자가 무례하게 단칼에 거절하는 건 이미지에 문제가 될 것이다.


좋아. 이렇게 말하면 될 거야.


"그.... 그러니까. 자기야. 그... 예쁜 선배가... 편지를 줬는데... 주말에...!"


또 이런다. 왜 남자는 여자 앞에 서면 벌벌 떨면서 이러는 걸까?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학교에서는 잘만 말하던 입이 집에 오면 어눌하게 바뀌었다. 나는 바보처럼 손짓을 동원해서 말을 이어가니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에 의해서 끊겼다.


순간 보이지도 않은 바람이 내 얼굴에 지나가니 둔탁한 고통이 왼쪽 뺨에 찾아왔다. 뇌가 흔들리며, 시야가 순간 흐릿했다. 통증이 찾아온 것은 눈물이 눈에서 먼저 난 후였다.


뭐야? 아파. 무서워. 나를 또 노려보는 거야? 왜 이렇게 세? 죽을 것만 같아. 도망쳐? 안 돼. 어차피 잡혀. 반항하면 죽어.


가슴에서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 시발 걸레놈이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나?"


그 말에 두 다리에 힘이 빠졌다. 저 거구의 덩치가 나에게 주먹질 한 번이면 당장 죽지 않을까? 천장의 전등을 가리며 코 위까지 그림자가 드리워진 얼굴은 괴물처럼 보였다.


성실한 여학생의 모범적인 면은 어디로 갔어? 왜 나한테만 이래? 속으로 이런 말이 나오지만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두운 안면에 희번덕거리며 맹수처럼 바라보는 저 두 눈빛에 덜덜 떨렸다. 이 불안함. 언제 폭력과 욕설이 올 지 모르는 불편한 상황이 되었다. 나는 잔뜩 긴장이 되었다.


"자... 자기야... 거절할... 거야. 응? 화 풀어."


비굴해질 수밖에 없다. 왜 남자가 애교를 떠냐고? 시발 이 상황에서 대담해질 남자가 있냐? 기껏해야 여자의 가슴에 머리가 닿고, 몸무게는 최소 두 배나 넘게 차이가 난다. 내 몸무게 30키로 후반 대에 덤벨을 들고 던지는 완력이다.


얼굴이 얼얼해지며, 곧 어지러울 정도로 정신이 아늑해졌다. 맞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이 미칠 것 같은 기분에 숨이 턱 막혔다. 왜 예쁘고, 몸도 좋고, 성적도 좋은 여자가 집에만 오면 이럴까? 내 친구들도 안과 밖이 다르다는 말은 하지만 나만 할까?


"야 옷 벗어."


그녀의 말은 곧 절대적인 명령이었다. 나는 가방을 던지듯 내려놓고, 마의, 넥타이, 조끼, 셔츠를 벗었다. 그리고 무더운 여름으로 인한 땀으로 젖은 하얀색 셔츠를 벗었다.


익숙한 기분이었다. 그녀의 앞에선 난 늘 알몸이었다.


현관에 있는 전신 거울에 내 몸이 비췄다. 갈비뼈가 도드라질 정도로 마른 몸, 지방은 없는 나약한 신체가 뭐가 좋은지 내 몸을 탐하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곳엔 내가 절대로 옷을 밖에서 벗을 수 없는 그녀의 마크가 있었다.


이빨 자국, 폭력으로 인한 멍, 손톱으로 할퀸 여러 생채기, 키스를 빙자한 입술자국 등이 온몸에 있었다. 심지어 1년 전 내 몸이 다 자랐을 때 새긴 문신은 그녀의 이름었다. 왼쪽 가슴 위, 쇄골 바로 아래에 새겨진 검정색 잉크 자국은 여전히 선명했다.


다시 눈을 돌리니 그녀는 책가방에서 편지를 열어서 보고 있었다.


이대로는 맞겠다 싶어서 얼른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2층 계단이 있는 곳을 향했지만 곧장 덜컹 뒤에서 소리가 나더니 내 머리를 채갔다. 몸이 붕 뜨면서 질질 끌려갔다.


"아아악! 살려줘! 자기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안 대에에엑!"


"이 시발놈이! 창놈 새끼야! 넌 버릇 좀 잘 들여야 해! 어디 남자가 자기 부인을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 넌 시발 오늘 교육 좀 받자."


드높은 소파에 쿵 하고 내 몸이 떨어졌다. 어찌나 세게 던진 거야? 과연 내가 남친이 맞나? 몸이 안 움직여.


거대한 손이 내 바지를 풀어 해쳤다. 이 바지도 불과 2주 전에 새로 산 교복이었다. 그녀의 손에 들어가면 갈기갈기 찢어서 늘 새로 사야 했다.


"시발! 넌 학교도 가면 안 돼! 사람 되라고 공부를 시켰더니 걸레가 돼!? 너가 그러고도 남자야!"


광분한 그녀가 내 바지를 거의 찢듯이 벗겼다. 그러고는 내 핸드폰을 빼앗고 "너 나 말고 다른 여자 만나지!?"라면서 의부증 증세를 보였다. 술을 마신 것처럼 얼굴이 빨갛고, 미친 듯이 악을 지른다.


고함은 이유 모를 공포를 가져온다. 온몸에 닭살이 돋아서 두 팔로 내 얼굴과 가슴을 가렸다.


"뭐야? 너 뭐야? 핸드폰 잠갔어? 왜? 너 뭐 숨기는 거 있나 봐? 바람이야? 너 미쳤어? 진짜 다른 여자 만나? 아니 미친 거야? 너가 여자야? 바람을 피우게? 남자가 왜 그래? 너 나만 좋아한다고, 나랑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잖아!"


핸드폰을 바닥에 던진 듯 소리가 울렸다. 그러고는 거실 티비 바로 위에 걸린 상장 같은 액자를 가져왔다.


"이거 보이지? 응? 봐 시발놈아."


팔에 엄청난 통증이 나서 치우니 액자가 보였다. 초딩 시절 철 없이 썼던 계약서. 혼인신고서였다. 물론 법적 효력은 없지만 내가 그런 말을 하면서 이별 통보를 할 때마다 벨트로 맞으며 강간을 당했기에 이젠 저항할 생각도 없었다.


"나 자기만 사랑해! 왜 나한테 그래! 진짜 오해잖아! 한 번은 믿어줄 수 있잖아!"


감정에 북받쳐 소리치자 주먹이 배에 날아왔다. 숨이 쉬어지지 않고, 내장이 쏟아질 듯 배 안에서 요동을 쳤다. 나는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뭐? 여기 누구 집인데? 내가 가업 물려 받으면 여기도 내 집이야. 너 나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시발 너 호강 시켜준다고! 그냥 나만 바라봐 달라고! 너에게 돈을 바래? 집안일을 바래? 나 같은 여자가 어딨냐!"


라면서 윽박을 질렀다. 몸이 딱 굳어서 아무런 말도 못하니 곧장 티비가 켜지는 소리가 들리며 나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 돼. 또 이거야? 싫어. 싫다고.


티비에는 중학생 때 그녀와 처음 제대로 사귀면서 당시엔 적어도 애틋한 마음으로 관계를 할 때였다. 고개를 돌려서 보니 그 시절 나는 지금보다 어리고, 그녀도 지금보다 작고 귀여웠다. 두 학생이 어리숙하게 성관계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 때 이걸 몰래 촬영하던 그녀였다.


이것이 나의 일과이다. 집에 오면 첫 성관계 영상부터 각종 행위를 당하는 영상을 촬영해서 쉴 새 없이 보여주었다. 그 영향 탓을 잘 알지만 그녀만 보면 발정난 내 성기를 자르고 싶었다.


그리고 영상이 끝이 나면 또 새로운 신랑 교육이라며 강간, 조교, 학대를 당하는 야동이 틀어진다. 그건 끔찍하다. 볼 때마다 괴롭다. 이걸 통해서 그녀는 내가 반항하면 저렇게 당한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중학생 땐 내가 좋다고 저렇게 이야기 했는데 어쩌다 저런 거야?"


나에게 다가와 속옷과 양말까지 벗겼다. 알몸은 익숙하지만 여전히 수치스러웠다. 또 강간이 시작될 것이다. 늘어진 콘돔을 보라. 저것이 오늘 쓸 양이다.


나는 콘돔을 거부할 수도 없었다. 그러면 무조건 피임약을 먹이는데 그 약의 부작용은 요실금, 우울증, 몽정 등이 있었다. 어떤 십새가 저딴 약을 개발했는지 모르겠다.


"암튼 시발 넌 내가 대학 졸업하면 무조건 임신이야. 아 근데 군대 가기 전엔 어쩌냐? 엄마에게 말해서 좀 빼달라고 할까?"


흥분한 그녀를 다시 보았다. 아 여전히 무섭다. 나를 노리는 저 눈. 알몸을 보고 유두가 봉긋 섰다. 브라조차 안 한 가슴은 그녀의 성욕을 대놓고 드러내고 있었다.


눈을 질끈 감았다. 차라리 키스를 하고 싶다. 폭력만은 싫다.


... 뭐야? 아무 일도 없나? 화 풀었어?


천천히 눈을 뜨니 거대한 그녀의 젖이 보인다. 그리고 여전히 화가 난 채 바라보는 내 여친... 이렇게 봐도 예쁜 건 세뇌 탓일까?


"너 또 떡치고 싶어? 그래? 떡이 마려워서 다른 여자에게 꼬리 친 거야? 그런 거구나."


말도 안 되는 논리다. 반박할 거리가 많다. 하지만 실행에 옮길 수가 없다. 그냥 생각을 말자.


숨이 막혔다. 그녀가 목을 잡는데 능숙하게 목젖만 피해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었다. 그 대신 목으로 가는 혈액이 막히니 얼굴이 터질 듯 아팠다. 두 눈에 피가 쏠려서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데 동시에 고통이 사라지고 몸이 하늘로 떴다.


눈이 감기면 힘을 풀고, 다시 조이면 어느 순간 심각할 정도로 편안한 기분이 든다. 이걸 매일매일 당해서 나는 늘 내 목에 멍자국이 선명했다. 그래서 아침마다 목에 살색 화장을 칠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걸 수십 번 반복하면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녀만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한 달을 반복하면 자연스럽게 성적이 떨어지고, 암기력이 떨어졌다. 한 때는 법관이 꿈인 내가 지금은 모든 성적이 7등급까지 떨어진 이유였다.


그녀는 내가 멍청하고, 성적이 떨어지면 좋아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아 다시 행복한 시절이 떠오른다.


순간 앞이 깜깜해졌다. 익숙해져서 잠에 들려고 하는데 눈을 떠보니 내가 서있었다. 아니구나 내 목을 잡고 들고 있구나. 아프지도 않네.


쿵! 소파에 떨어지듯 내 몸이 푹신한 곳에 축 늘어졌다. 고개가 자연스럽게 떨궈졌다. 두 눈에 들어온 내 얇은 허벅지와 그 와중에 빳빳하게 세운 자지가 보였다. 길이 24센티. 허벅지 옆에 새긴 내 성기 길이 문신. 걸레 같다.


다시 양 뺨이 아팠다. 그녀가 일어서라고 명령했다. 힘겹게 일어섰다. 반드시 이행할 그녀의 명령이었다.


"넌 나 말고 다른 여자 보면 안 돼. 우린 결혼할 사이잖아. 응? 내가 시발 너 말고 다른 남자 눈짓도 안 줬어. 나도 나 좋다는 남자 많은데 너를 위해서... 근데 이래도 돼? 남자가 한 번 뱉은 말을 안 지켜? 어렸을 때 그렇게 좋다고 했잖아."


떨리는 목소리였다.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는 것이 느껴져서 몸이 떨렸다. 이젠 표정도 굳었다. 저 오른손에 들린 그녀의 벨트가 이젠 채찍이 될 것이다.


이 수순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조금의 희망도 갖지 않았다. 그녀의 꼭두각시처럼 행동하였다.


"딴 생각하지 마. 걸레놈아. 남편 교육 좀 시킨다. 참아."


벨트가 하늘 위로 향했다가 내 가슴을 때렸다. 가슴이 터질 듯 화끈거리며 타는 듯 통증이 몰려왔다. 비명이 입 안에 머물렀다가 다시 들어간다. 참아야 한다! 참아! 비명을 지르면 하루 종일 맞는다고!


두 번... 세 번... 열 번... 지독한 폭력이 이어졌다. 총 스무 번을 때리는 동안 숨 한 번 고를 일이 없었다. 머리가 뜨거워지고, 감정이 나오려는 데 발기가 여전히 단단했다.


이제 멈춰서 숨을 헐떡인다. 지금이야. 지금 잘해야 해. 아니면 죽어.


나는 조금 더 버틸 수 있었지만 더 맞으면 지독한 고통이 있는 걸 알기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맨 다리를 부여잡고 그녀 때문에 벗긴 포경한 성기를 정강이에 비비면서 비굴하게 용서를 구했다.


"자기야... 나 자기 없으면 안 되는 거 잘 알잖아. 나 자기 화내는 거 싫어. 자기 화내지 마. 내가 잘못했어. 여자잖아. 여자니까 한 번만 용서해줘. 내가 잘할게. 제발... 버리지 마."


울면서 말했다. 우는 거는 남자는 잘하는 짓이야. 피구에서 머리만 맞아도 울고, 싸우다 울고, 성적이 낮아서 울고... 남자의 울음은 유일한 무기이다. 그렇기에 나를 사랑하는 그녀에게는 얼마나 날카로운 칼날이 될까?


이렇게 우는 남자에게 가혹하게 대할 여자는 없다.


여친의 다릴 잡고 펑펑 울었는데 처음엔 살짝만 울려고 하는 것이 아프고, 서러워서 흐느끼기 시작했다.


억울해. 내가 뭘. 내가 뭘 했는데. 시발 바람을 피워도 이렇게 하면 안 되잖아.


이기적인 생각이 들지만 내 마음의 사무친 감정이 먼저였다.


한참을 울었다. 내 울음이 멈추고, 나도 진정이 되어 숨을 고르고 있으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에휴... 내가 화를 못 내. 아주 이 얍삽한 놈아."


그리곤 번쩍 들었다. 부드러운 가슴이 내 몸에 닿았다. 순간 포근함에 다시 울음이 나올 같아서 목에 고개를 쳐 박고 꾹꾹 참았다.


"옳지. 울지 마. 울지 마. 알았어. 화 안 낼게. 결혼할 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죽을 때까지 화 안 낼게."


"우우... 거짓말."


"아이 참. 알겠어! 내가 오늘 심했네."


"그럼 나 오늘 클리 가지고 놀게 해줘."


이제 그녀가 나를 용서를 구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래. 힘으로 안 되면 상황을 반전 시켜야지.


"어...? 아니 나 오늘 숙제 해야 해."


"안 해주면 나 삐질 거야."


"하아... 알겠어. 알겠어. 쯥..."


등을 토닥이면서 나를 달래주었다. 그녀의 어깨 넘어 마당에서 지켜보는 두 명의 유부녀와 눈이 맞으니 곧장 바지 안에 넣어서 손을 주무르던 손을 빼내고 휙 가버렸다.


미친 년들. 지 동생 뻘 되는 남자에게 발정하냐. 하여간 여자들이란.


여전히 온몸에 고통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방까지 안겨서 들어갔다.


///


방안에 넓은 침대에 나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 묻었다. 입안에 그녀가 유일하게 가장 힘들어하는 클리를 입에 넣고 혀로 굴렸다. 애액이 흥건하게 흘러서 입안을 채웠다.


너무 민감해서 흥분했는지 이따금 귀여운 신음을 내었다. 꼴에 여자라서 신음을 내는 건 자존심이 상했는지 나의 예전 일기장을 보며 다른 손으로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걸 싫어하지만 본인도 오늘 벨트로 때리는 건 심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억지로 참고 있지만 근육질의 다리가 떨린다.


이걸 참아? 그래 누가 이기나 해보자.


나도 오기가 생겨서 혓바닥으로 아래를 긁고, 포피를 들춰서 쪽쪽 빨았다.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지 곧 온몸을 부르르 떨며 싸는데 내 자지로 아무리 쑤셔도 격렬한 반응을 숨기던 여인이 떨면서 절정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남자를 무시하지 말라고.


"야. 그만. 이제 그만. 휴우... 죽을 뻔했네."


"한 번 더 할 거야."


"안 돼."


"아 가슴이 아파..."


"알겠어! 미안해. 이리 와."


하며 은근슬쩍 안긴다. 그래 놓고 또 내 가슴을 버릇 적으로 깨물었다. 아프지만 기분 좋은 이 감각은 기묘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우리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 거야?"


"음... 몰디브 어때? 다들 가던데?"


"몰디브면 좋지. 어? 그럼 선배가 몰디브보다 좋은 대로 신혼여행 간다고 하면 고백 확 받을까?"


내가 문득 이런 말을 뱉었다. 뱉고 나서야 실수를 알았지만 늦은 것 같았다. 다시 미친 여자처럼 광분하며 내 목을 조르고 있는 여친만이 있었다.


"야! 그거 끝난 거잖아! 이래서 남자들은 맞아야 해!"


그녀는 약속을 지키라며 연신 떠들더니 성기를 잡고는 억지로 자신의 것에 밀어 넣었다.


"그냥 시발 모르겠다. 그냥 임신할 때까지 떡이나 치자. 넌 내일 동사무소에 혼인 신고 할 준비나 해."


내일은 주말이다. 주말 내내 이런 짓을 당해야 한다니... 그래도 다행이다. 유부녀 두 명이 와서 막아준 덕에 임신은 피했다. 하지만 광분한 그녀를 대신해서 그 두 명은 화장실에 날 가두고 또 다른 학대를 시작했다.


어렸을 적 약속을 안 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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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권유린에 준하는 남자 취급이 따로 있었는데 길어서 뺐어요. 저래 보여도 둘은 행복하답니다. 잘 때도 서로 껴안고 자요. 데이트도 자주 하고요. 여성은 남자에게 은근히 휘둘려서 아무리 화를 내도 결국 져줍니다.

순애물은 늘 생각하지만 힘드네요. 여자님께서 점지하면 남자는 무조건 따르는 것이 순리인 세상이라 어색하지만 한 번 써보았습니다. 원래 이것저것 생각한 자잘한 남자 성행위 포인트가 많은데 다 넣긴 힘드네요. 이런 염원을 담아서 다른 분들의 작품이 잘 나오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 그리고 좀 많이 썼는데 괜찮을까 모르겠네요. 너무 저 혼자 날뛰는 것 같아서요. 좀 아니다 싶으면 말씀해주시면 망상글 또는 소설 페이지로 넘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