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밈

전염성 정보.

= 자가복제 및 자가전파성 정보.

이러한 특성을 지닌 정보 혹은 그러한 정보를 지닌 존재를 "밈적"이라고 함.

여기에 변칙성을 끼얹으면 "변칙성 밈"이고 격리수용 대상이 됨.


2. 항밈

자기검열성 정보.

= 은닉성 정보.

정보 자체가 공개되지 말아야 하는 것이 특성.

여기에 변칙성을 끼얹으면 "변칙성 항밈"이고 격리수용 대상이 됨.


3. 변칙성 밈/항밈

그 기작이 물리주의(physicalism)적이지 않은 정보.

= 전파/은폐 및 반응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예측되는 성질을 보이지 않는 정보. 자연법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임.

전파에 관하여 밈이라면 도약성 정보, 항밈이라면 휘발성 정보가 됨.

더불어 이 유형 SCP는 꼭 물질이 아닌 정보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특성이 생물학적 특성의 일부인 경우도 있음. 원래 평범한 생물인데 밈/항밈을 이용하도록 진화한 것들이거나 원래 추상적 정보/개념이었지만 사실상 생물이나 지성체처럼 활동하는 독립체 등.

그리고 이러한 밈/항밈은 마치 유전자처럼 일종의 "자기보존"을 위해 개체에 영향을 미침.


4. 인지재해/정보재해

밈이나 항밈은 그 자체로는 인지나 재해 어느 한쪽에 일괄적으로 분류되지 않고 서로 별개의 독립된 개념. 밈-항밈과 인지재해-정보재해 또한 상호대립적 개념이 아니므로, 모두 다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음. (가령 조건에 따라 밈과 항밈 여부가 정해지는 "과밈")

인지재해적일 때는 입력장치 및 저장매체, 즉 감각이나 기억에 대해 간섭함. 밈이라면 특정한 정보의 복제/전파를 강제하고, 항밈이라면 특정한 정보의 복제/전파를 방해함. 이것이 "인식을 방해한다."라고 하는 것.

정보재해적일 때는 출력장치 및 저장매체, 즉 전달이나 기록에 대해 간섭함. 밈이라면 특정한 정보의 출력/저장을 강제하고, 항밈이라면 특정한 정보의 출력/저장을 방해함. 이것이 "서술을 방해한다."라고 하는 것.


예시1)

비밀번호는 사용자 외에는 알려져서는 안 됨. → 항밈.

비밀번호가 누설된 경우 비밀번호는 그 가치, 존재 의의를 상실함. 따라서 새 비밀번호로 바뀌고 종전의 비밀번호는 폐기됨. 그 결과, 그 비밀번호는 "죽음". → 항밈의 소멸. 만약 변칙성 독립체라면 일종의 사망(무효/퇴역)인 셈.

따라서 비밀번호는 어려울수록 더 잘 안 뚫리고 오래 쓰이지만 기억하기도 어려움. → 강력한 항밈일수록 검열성/휘발성이 강함.


예시2)

전투준비태세 발령 시 "전준태 상황이다."라는 정보는 퍼져야 할 정보이고 퍼지려는 성질이 있음. → 밈.

전준태 전파 간에 상황을 전달받았을 때 "화스트 페이스"(훈련시)/"데프콘2"(전시) 따위의 말을 외침. → 밈의 전염성.

전준태 구두전파를 접하고 군장을 나르고 진지 점령하러 뛰어다니기 시작. → 밈에 의한 효과.

전준태에 대해 배웠는데 갑자기 실제 전준태도 안 났는데 자꾸 구두전파를 하고 다니는데 이게 막사 방송 스피커랑 가설된 유·무선망에서까지 들림. → 변칙성 밈의 전파.

그런데 이걸 들은 사람들이 죄다 군장에다가 결속품은 안 넣고 쓰레기를 봉지째 집어넣고 파기물품에는 개인화기랑 방독면 같은 걸 던져넣고 있음. → 변칙성 밈의 변칙적 효과.

지휘관이 "미친 놈들아 그만해."라고 방송을 하고 있으나 아무도 멀쩡히 작동 중인 스피커 바로 앞에서조차 그걸 듣지 못함. → 인지재해. (인식 왜곡)

이 와중에 전준태 훈련이라 "화스트 페이스"를 말하려는데 자꾸 입에서는 "데프콘2"가 튀어나온다. 서류로 뽑아고 칠 때는 정상이지만 프린트하면 바뀌거나 아예 치려고 하는데 내 손은 "데프콘"을 치고 있음. → 폐급 정보재해.

나중에 당사자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아예 그런 적이 없다고 기억하거나 자신은 정상적으로 전준태 실상황에서 제대로 전파를 받고 행동했다고 여김. → 인지재해. (인지 왜곡)


예시3)

부대 자산의 불건전성은 관리 당사자들로서는 감추고 싶은 정보이고 쉬쉬하려는 성질이 있음. → 항밈.

행보관이 부대 재물조사를 한다더니 뭐 하는 거 같긴 했는데 감감무소식, 보고를 안 함. → 항밈의 검열성.

결국 한참 뒤에 인사이동 쯤에는 아무도 기억을 못 했고 적어둔 것도 남겨둔 게 없어서 후임 행보관은 어떠한 인수인계도 못 받음. → 항밈의 휘발성.


곧 전역을 앞둔 병장이 있음. → 항밈.

그런데 아무리 집 갈 사람이라도 그렇지 점호시간에조차 다들 얘를 안 세고는 그 사실도 눈치를 못 챔. → 변칙적 항밈의 검열.

나중에 물어보니 벌써 집에 갔거나 애초에 있는줄 모름. 보안서약서 같은 것도 못 찾음. → 변칙적 항밈의 휘발.


예시4)

암구호는 꼭 필요한 인원 외에는 누설되면 안 되는 정보이고 내부 인원끼리는 서로 전파하지만 외부 인원에게는 함구하는 성질이 있음. → 과밈.

앗 ㅅㅂ 암구호 까먹었다 엿됐네. → 항밈의 휘발성.

외부인원이 암구호 까먹었다고 알려달라고 해도 말해주지 않음. 하지만 선임한테는 말해주지. → 과밈의 중첩성과 그 붕괴.


5. 반서술 vs. 항밈

반서술은 서술/서사를 거부하는 것. 항밈은 인지/보존을 거부하는 것. 그런데 양상이나 결과가 흡사함. 어떤 의미에서는 반서술은 강력한 항밈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고, 역으로 항밈은 약한 반서술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정보를 기술하는 것은 곧 서사적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반서술을 항밈으로 본다면 반서술이란 매체를 통째로 지우는 항밈이고, 항밈을 반서술로 본다면 항밈이란 매체 중 실제 서술부만 지우는 반서술일 수도 있는데, 어쩌면 다섯째주의에서의 추측 중 하나인 우주 간 통합도 그러한 작용은 아닐까? 일곱의 경우는 더 나아가 그냥 없애버리는 것이고, 이렇게 보면 다섯이 일곱을 두려워 할만도 한 듯?


예시5)

하나의 작품은 하나의 세계, 하나의 서술층으로 간주됨. → 서술층 = 계

우주는 그 자체가 어떠한 정보를 물질적 혹은 물리적으로 기술하고 저장한다는 매체/기록물로 간주할 수도 있음. → 계 = 매체

그리고 작품은 책, 영상, 음성 등 매체에 기록됨. → 서술층 = 계 = 매체

변칙적 항밈은 자신을 인지하거나 기록한 존재를 지우고, 그 결과 자신에 대한 정보는 사라짐. 변칙적 항밈이 강할수록 대상의 범위가 넓어짐. 그렇다면 충분히 강력한 변칙적 항밈이 있다고 가정할 때, 우주를 곧 매체로 간주하고 우주를 삭제할 수 있지 않을까? → 반서술 ≒ 항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