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초학부는 메타픽션에 관하여 다루는 재단의 부서이다.

메타픽션에 관한 추가 내용은 이후 해설편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고,

메타픽션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은 대충 언더테일이나 두근두근 문예부 생각하면 된다. 대충 설명하자면 메타픽션은 소설에 관한 소설로써, 우리가 보는 '이것'이 창작물이라는 점을 활용한 작품이다. 소설속의 등장인물이 화면밖의 관객에게 말을 건다거나, 자신이 소설속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걸 보고 좌절한다거나... 사실 메타픽션 자체는 매력적인 개념에 비해 스토리적인 응용이 틀에 박혀있다. 당장 이거 이용해서 스토리 짜라고 하면 생각하는건 솔직히 딱 하나일 것이다. "으악! 우린 소설속 꼭두각시야!"

SCP 재단은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진짜 별의별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메타 작품도 꽤나 많이 있다. 메타 작품 특성과 재단 시스템 특성상, 뻔한건 사라지고, 정말 참신한 작품이 많이 있는 반면에 난해한 작품도 꽤나 많이 있다. 이번엔 난해한건 좀 제쳐두고 진짜 재미있게 읽을만한 형이초학부 관련 작품을 살펴보도록 하자.



1. SCP-001/S 앤드루 스완의 제안 - 데이터베이스

우리는 신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호러 작가들입니다.

자신들이 소설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재단. 우리가 문서를 작성하고 고칠 떄 마다 이들 입장에서 현실이 대규모로 변경된다. 이친구들은 자신들이 아동용 동화의 등장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은 호러소설 등장인물이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우리야 재밌으면 장땡이다.)

재단의 형이초학부 관련 설정은 이 항목을 기준으로 한다. 작가를 swn-001(001 스완의 제안) 개체라고 칭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2. SCP-3999 난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의 중심에 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제 글이었습니다.

탈로란 연구원을 중심으로 현실이 끊임없이 해체, 재구축 되는 현상. 3999의 정체는 바로 작가의 고뇌. 이 작품을 쓰며 탈로란 연구원을 주인공으로 퇴고를 반복하는 행위 그 자체이다. 

미친 사람이 쓴 듯한 문체와 진짜로 미쳐버릴 것만 같은 탈로란 연구원이 고통받는 모습, 의미 없는 말이 글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말 그대로 미친 항목이다. 그 점 때문에 꽤나 호불호가 갈리지만 난 재밌게 봤다.


3. 머피 로 시리즈(30433143난 메타픽션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은적이 없어!)

내 이름은 머피 로. 그리고 나는 무엇이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당신이 부를 수 있는 그런 남자다.

주변의 현실을 느와르 영화 대본으로 바꾸는 남자, 머피 로. 이 자를 주인공으로 한 전형적인 느와르 물로 바뀌고 악당을 해치우며 끝나는 식으로 서사가 바뀐다.

이건 호불호가 안갈리고 다 재미있게 볼 수 있음.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 흥미로운 설정, 파고들게 만드는 아이디어와 기막힌 엔딩까지. 진짜 최고로 좋아하는 시리즈임.

아쉬운게 있다면 3편(메타캐좋아) 이후로 후속작이랄만한게 안나오는 중. 심지어 3편에 머피로는 등장도 안함. 빨리 언제나 비가 내린다 편이 나와줘야 하는데...


4. SCP-4028 라 만차의 돈 키호테의 역사

"도망치지 마라, 이 비열한 겁쟁이들아, 너희들을 공격하는 자는 이 기사 하나뿐이다!"

여러 작품에 끼어들어서 이게 기사도에 어긋나는지 알아서 판단하고는 결투를 신청하는 등의 깽판을 치고는 어디론가 가버리는 서사적 개체. 문제는 형이초학부가 프레드(일기속에 살며 책속에 들어가 조연으로 출연하는 서사적 개체)와 대면시켰는데 이 말을 들은 돈키호테는... 재단이 기사도를 져버렸다고 말하고는 재단 데이터 베이스로 향한다!

재치있는 구성으로 시작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면 점점 드라마틱 해지는 작품. 끝날때의 반전과 여운이 장난 아니다. 내 최애 SCP중 하나이다


5. SCP-3309 우리가 사라져, 사라져 버리면 가는 곳

그리고 이런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너에게 기억될 만한 가치가 있을까?

문서를 개떡같이 쓰면 삭제를 통보하는 댓글이 달리고는 이내 그 존재가 사라져 보리는 현상. 재단은 이를 이용해 위험한 개체의 보고서를 개떡같이 쓰기 시작한다.

메타 관련 작품중 단연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작품. 꼭 댓글란에 아무 말이나 써보도록 하자. 이거 역시도 내 최애 SCP중 하나이다. 재미있고, 흥미로우면서, 신기하고, 거기에 더 나아가 상당히 심오한 속뜻이 숨겨져 있다.

이거 관련해서는 할 말도 많고, 메타픽션 자체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아서 후속편에서 자세한 해설과 이야깃거리를 풀어보도록 하자.



그럼 NV의 SCP-3309 해설 및 메타픽션에 관한 담론.txt 에서 보기로 하고 난 이만 다른 작업하러 떠난다.

ㅂ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