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픽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요새는 잘 안나오기도 하고, 

나름 꿀잼이면서 너무 뻔하지 않은 작품들 위주로 추천한다

그냥 제4의 벽 넘기같이 작품 외적 요소가 기믹으로 들어간 작품(언더테일이나 데드풀 처럼)이 아닌 지난번에 소개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작품처럼 픽션 그 자체에 대한 고찰이 들어있는 작품들만 선정했다. 

즉, 막 독자랑 소통한다거나 작가를 만난다거나 그런거 보다는, 픽션에 대한 고찰이 들어있는 픽션을 추천했다는 소리이다.


메타픽션을 내세운 작품 대다수가 자신이 메타작품임을 숨기려 하고, 메타를 반전 요소로 내세운 작품이 많아서 일단 스포 딱지 걸어둔다.

솔직히 나는 메타라는 것 자체는 형이초학부 몇번 본 재단러한텐 식상한 소재이고, 더 중요한건 픽션에 관한 고찰 그 자체라고 보기 때문에 이게 크게 스포 요소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런 걸 미리 알고 싶지 않는 사람들은 뒤로가기 ㄱ)

 







===================<스포주의>================== 











1. 영화 버드맨(혹은 무지로 인한 미필적 미덕)

과거 버드맨이란 히어로 영화로 유명세를 탔으나 지금은 퇴물이 되어버린 배우, 리건 톰슨이 예술성을 인정받기 위해 연극을 준비하는 내용.

주인공 배우부터가 마이클 키튼이다. 옛날 영화 본 사람들은 팀버튼의 배트맨 배우로 기억할 것이다. (요즘 영화에선 스파이더맨에서 벌쳐(새인간...)으로 등장한 바 있다) 

영화 내용부터가 배우의 인생사와 긴밀히 엮여 있으면서도 내용 자체가 하나의 연극(혹은 행위예술)을 완성시켜 나가는 내용이다보니 작품을 대하는 감독, 배우, 제작자, 작가의 시선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배우로써의 정체성, 연기에 대한 고찰도 녹아있는 명작 오브 명작이다. 좀 난해할 수도 있는 영화지만 꼭 한번쯤은 보는걸 추천한다. 



2. 게임 스탠리 패러블

갑자기 직원들이 사라진 회사에 홀로 남게 된 스탠리. 왜 그들은 사라져버렸을까 알아보기 위해 사무실을 여행한다는 내용.

각각으론 짧은 플레이타임이지만, 엔딩 루트가 엄청 많이 있어 다양한 엔딩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임'이라는 것, 내래이션으로 대표되는 개발자의 의도와 선택의 강제, 혹은 선택의 자유라는 허상에 대해 심도 깊게 나아간다.

플레이 해보면, 게임 내에서 무엇을 하건 모든게 제작자의 손 안이라는게 느껴질 것이다.



3. 영화 레고 무비

평범한 레고 조각인 에밋은 세계를 동결시키려는 악당 비즈니스 맨의 무기를 막을 저항의 조각을 찾아 무기를 무력화 해야 하는 운명에 이끌린다.

제목이랑 내용만 들으면 평범한 아동용 애니메이션 영화 라고 느껴질 거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세계를 동결시키는 무기는 바로 순간접착제, 저항의 조각은 접착제의 뚜껑이다. 초반부터 동전, 치실, 배터리등 현실의 물건들이 자주 등장해서 왠만하면 다들 눈치 채게 된다.

설명서에 의존하지 않고 레고를 조립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드는 '창조'라는 레고의 정신을 관통하는 핵심을 주제로 한 영화다. 후반에 나오는 레고세계 밖의 이야기들은 특히 성인이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 작품들 중에선 가장 허들이 낮은 메타픽션 작품이기도 하다



4. 단편소설집 픽션들

미안하지만 다시한번 소개하겠다. 바벨의 도서관,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외 16개의 단편이 수록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작품이다.

솔직히 메타픽션을 논 할 때 이것을 빼고 논한다는게 어불성설이다 싶을정도로 역사적이며 훌륭한 작품이다. 난해하기로는 여기 목록중 최고봉이긴 한데 그래도 꼭 보는걸 추천한다. 단편집이다 보니 그냥 읽다 잘 모르겠으면 그냥 넘어가도 상관 없고, 여러번 읽기에도 부담이 없을 뿐더러, 어떤건 3페이지짜리도 있어서 난해한 작품 치고는 장벽이 상당히 낮다. 진짜 한번 정독하면 왜 칼라닌이랑 그레이트 히포가 보르헤스를 좋아하는지 이해할 것이다.

여기 목록중 가장 허들이 높은 작품이다.

이중에서 추천하는 단편은, 피에르 메나르, 원형의 폐허들, 바벨의 도서관, 두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 칼의 형상, 배신자와 영웅에 관한 주제, 유다에 관한 세가지 이야기 이다. 이것들은 그나마 허들도 낮고 특히나 재미있게 읽은 작품들이다.




메타픽션을 내세운 작품 자체가 별로 없어서 5개까지는 못채우겠다. 그래도 이정도면 띵작들 많이 추천한거라 대충 만족한다.

이 작품들이 막 형이초학부 쓸 때 도움되고 그러지는 않지만 그래도 작품을 대할 때의 생각에 변화가 생길 거라 생각된다.

진짜 다들 명작이니깐 한번씩 보는거 추천하고, 난 작업하러 감

ㅂㅂ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