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주군의 젓가락을 다 꺽어버리는 책사가 있다? : 장량 젓가락으로 천하를 논하다 - 미스터리/공포 - 에펨코리아 (fmkorea.com)

항우한테 줄창 쳐맞고 성 안에 숨어있는게 진절머리 난 유방은 어느날 상황을 바꿀 좋은 계책 있으면 좀 말해달라고 함

 

그때,

깐깐한 유학자이자 유세가였던 역이기가 와서 조언을 하기 시작함

 

"옛날에 은나라나 주나라가 천하를 얻고 망한 나라의 자손을 왕으로 봉해서 대를 잇게 해준 이야기 들으셨죠?

 

지금 망한 6개 나라 후손들이 피눈물 흘리는데 당신이 그 군주의 후손들을 찾아 왕으로 삼으면 백성들이 감동하고 도와주러 오지 않을까요?"

 

즉 역이기 말은 '망한 6국의 왕을 다시 세우자, 왕은 누구로? 망한 왕실의 후손으로' 이런 뜻인데 원래 유가들은 옛날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온 의견이라 보면 됨

팔랑귀로 유명한 유방은 바로 그 말이 옳다 하면서 왕들을 임명하며 줄 도장을 만들라고 명령을 내리고 왕의 임명은 역이기가 가서 하라고 지시도 함

 

솔직히 얼마나 좋겠어. 성에서 무력감을 느끼며 자존감 개털리고 있는데 왕들 임명하면서 천자 된 기분도 내고 ㅋㅋㅋㅋ 

 

신난 유방은 나중에 장량이 오자 같이 밥 먹다가 이 이야기를 꺼냄.

"나 오늘 좋은 일 있음"

장량 "네? 뭔데요??"

"오늘 망한 6국 왕손들 찾아서 왕으로 봉해 6국을 부활시키기로 했소. 그럼 이길 수 있다 하더이다."

장량 "네?? 어떤 개새끼가 그런 계책을 냈나요? 그거 하면 우린 끝장입니다." 

유방 "왜요?"

"잠깐 젓가락 좀 다 줘봐요."

 

하고는 장량은 유방이 밥 먹으며 쓰던 젓가락을 뺏어들고 설명을 시작함.

 

"먼저, 자 은나라 탕왕이 제후들을 봉한건 하나라 왕을 사지에 몰아넣었기 때문인데. 당신은 지금 항우를 사지로 몰았나요?"

"아니죠?"

장량은 젓가락 하나를 분질르며 말함

 

"그리고 주나라 무왕이 제후를 봉한 건, 은나라 왕의 목을 이미 얻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인데 당신 손에 항우의 머리라도 있나요?"

"아니죠..."

 

 

대답을 들은 장량은 젓가락을 하나 더 분지르고 말을 이어감

"세번째, 주 무왕이 제후들 분봉한 건 전쟁 다 끝나고 기자도 석방하고 한가롭게 성헌들 마을 돌면서 예를  표하고 그럴 수 있어서 그런 것인데

 

당신은 지금 전쟁 때려치고 태평하게 성인들 존경하며 세월 보낼 수 있나요?"

"아니죠..."

 

말도 끝나기 전에 젓가락은 하나 더 부러졌고 장량은 말을 이어감

"넷째, 주 무왕은 창고 다 털어서 빈민 구제하고 그랬던 거 알죠? 당신은 지금 창고 다 털어서 식량이랑 재물 다 백성들 나눠줄 수 있어요?"

"전쟁 중이니 그럴 수 없죠..."

 

네번째 젓가락이 부러졌다.

 

장량은 자신과 유방의 젓가락을 다 분지르고도 분에 안 차는지 옆에 젓가락 통에서 또 꺼내들었다.

"다섯째, 주 무왕은 당시 전차는 수레로 만들고 병장기는 창고에 넣어서 봉인하였는데 당신은 지금 전쟁을 멈추고 병장기 사용을 금지할 수 있어요?"

"아니죠..."

 

5번째 젓가락이 부러졌다.

"그리고 주 무왕은 말들을 전부 풀어주고 다시는 전쟁에 말을 쓰지 않겠다 했는데 당신도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아뇨... 그렇게 못 하죠"

 

장량은 여섯번째 젓가락도 부러뜨림 ㅋㅋㅋ

"일곱번째, 주 무왕은 분봉한 후에 소들을 전부 풀어주고 다시는 병장기나 군량을 옮기는데 안 쓰겠다 했는데 당신도 그럴 수 있어요?"

"아뇨 필요합니다"

 

장량은 일곱번째 젓가락을 부러뜨렸다.

"마지막으로 지금 장수와 책사들이 비바람 맞으며 당신을 따르는 것은 전쟁이 끝나고 당신이 작은 땅이나마 주면서 제후로 삼아줄까 해서인데

 

당신이 지금 망한 6개나라를 되살려 천하를 나눠주면 그들은 왜 여기 붙어있어요? 각자 자기 살던 곳으로 돌아가겠죠."

 

장량은 한 마디를 덧붙임.

"그리고 지금 초나라가 강하고 우리 한나라는 약한데 당신이 분봉한 제후들이 배신하고 초나라에 붙으면 어떻게 막을래요? 그래서 지금 망한 6국을 되살리면 안 되는 겁니다."

 

 

장량은 마지막 젓가락을 부러뜨렸다.

밥 먹다가 졸지에 젓가락을 다 잃은 유방은 개빡쳐서 밥상 치우라고 명령하고 소리를 지른다.

 

 

"이 ㅈ같은 유가 놈들 때문에 큰 일을 망칠뻔했구나!!"

 

유방은 즉시 만들던 인수(도장)을 다 녹여버린다.

유방이 계책 낸 자가 역이기라고 말은 안 했지만 이 상황을 본 역이기는 당분간 말조심 하고 사리고 다녔다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