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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결혼 전까지는 연애 한번 못해봐서 매년 12월 마다

스트레스였는데.. 대체 남자는 어떻게 꼬시는 건지.



하도 집안에서 뭐라고 하길래 한놈만 걸려려 하는 기분으로 2014년에 온갖 일가친척 친구에게 소개팅 구걸했지. 우리엄마는 아예 현상금도 몇백 걸었음. 



진짜 하나님의 보우하심으로 선 한건이 성사되었음

- 돈 욕심난 울 외삼촌(집안의 탕자) 이 자꾸 자기 전도하려는 동네 교회 권사님에게 착실한 총각 하나 소개해달라고 하니까 그 권사님이 순천지역 권사회에 아들 가진 분 손들라고 해서 중매가 성사됨 



나의 외관은 예나 지금이나 뭔가 중소기업 주방기구를 광고하는 중년 단역배우 느낌인데 알맹이는 기안84쯤이라

그러니 연애 해본적이 없음. 당장 날 잡히니까 걱정되더라고.

평생 3번 선봤는게 다들 성격은 좋으시네요. 하고 애프터 없음. 그래서 연애 쉬지 않고 잘하는 친구에게 작전 부탁. 



- 일단 머리 단발로 자르게 하고 스판끼 있는 의상 입히고 컵 두 손으로 잡으라고 하고 사진 찍어줌 << 이게 여자들 미드 사기 기본

- 남자쪽에 그 사진 보내고 (영감이 속았다고 지금도 한탄)



첫날 만나서 수다떠는 중에  등산 이야기가 나와서 낼 남산에 갈래요? 그렇게 꾸역꾸역 애프터 받아냄.



사실 한달전에 발 삐끗하고 발목 아대 하고 있는데 시집갈라고 기어코 등산. 얼추 2~3시간 지나니 친해진 느낌이라 얼추 김에

 - 오늘부터 사귀는거? 

 - 뭘로 불러요? 오빠? 

그래서 뚝딱 사귀기로 하고



열흘쯤 지난 후에 작은 아버지가 너 선봤다며? 결혼할거면 예식장 빨리 잡아 올해 가을에 뭐 공달 들었다고 식장 구하기 귀찮아질걸? 그러시길래 네. 

선남에게 생년월일시간 까지 부르라고 전화 했지

- ㅇㅇ씨 궁합보려고요?? 교회 다니는데 그런거 믿어요?

- 낼 작은아버지랑 예식장 보러 가요. 오늘 저녁에 아예 택일 하려고요. (선으로 만나면 반존대 하는게 기본이라 요거 지금까지 습관이 남아 있어 좋음) 

- 우리 결혼전제로 만나는 거 아닌가요? 뭐 취소되면 위약금은 내가 낼께요

 - 그래서 2주만에 식장잡고. 한달 후에 상견례 또한달 후에 웨딩 사진찍고 전셋집구하고 혼수하고 신행 뭐 한달 안에 준비하는 것 가능하던데? 큰 의미 두지 않고 걍 해치우는 기분으로 하면 금방금방함. 



결혼이나 출산이나 너무 큰 의미 두지 않고 할거 하는 기분으로 후딱후딱 해치우니 할만해. 



선봐서 결혼까지 5개월. 결혼해서 첫애 출산까지 3년. 1년후 집사고. 1년후 둘째 출산. 

- 집 살때도 살고 있던 전세집이 갑자기 재건축 사업시행공고가 나서 몇달만에 나가야 하더라구. 한 일주일 알아보다가 신랑한테 가계약 치고 왔더니 신랑 기절 ㅡ.ㅡ;; 처음으로 안방 나가서 자더라. 결과적으로 그때 싸게 집사서 잘 되었지만

(2018년쯤이라 주담대 80퍼 대출가능/ 이율 2.1임)



- 신랑이 왜 그렇게 큰일을 단번에 저지르냐고 

- 나야 뭐 결혼도 이런 식으로 해봤는데 뭘. 

- 내 성격의 치명적인 문제.  MBTI의 INTP 성격의  단점중 하나, 자기 스스로는 여러가지 근거로 한참 계산하고 내린 결론인데 남들에게 설명하기 귀찮아 한다는것. 그래서 오해도 많이 사고. 근데 뭔가 중요한데 꼭 하고 싶은 일은 뭔가 빛나는 계단 같은 것이 보이는 기분? 결혼할때나 집살때 그러더라. 


여튼 이런 식으로 결혼하니 남들 보다 나은 점은 

- 신랑 34살 나 32살에 결혼한것. 좀 발랄하게 신혼생활해서 좋았음. 

- 둘다 원금 6천만원씩 가지고 결혼해서 서로 본전 생각 그닥 크지 않고 (요즘 같은 시절에 주식이나 코인하다 6천씩 날리는 일 흔하니까 뭐) 

- 애 낳고 기르는 것도 "아이는 우리집에 온 중요한 손님" "각자의 인생"  "최저가 육아" 요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아이 생겨서 돈이 더 모인 기간도 몇년 되었음. 

- 모든 육아용품. 옷 같은것 다 얻어입히고 모유수유. 밥도 딱히 이유식 안하고 성인 밥을 무르게 안 맵게 해서 다같이 먹으니까 힘들지도 않아. 

- 어린이집은 4살까지 무료. 생후 지자체. 국가에서 주는 돈이 꽤 많다. 올해는 서울 지역에서도 몇백 주던데?(우린 못받았지만 올해 출산하는 동생네는 받더라) 우리는 저소득층이라 출산장려금도 받고 매달 무슨 아동수당? 뭐뭐 해서 현금지원도 몇십만원 됨. 

- 요새 같이 얼집 공짜로 잘 되어 있고 당근으로 뭐 사기 좋은 세상에 왜 육아비용 그닥 별로 들지 않을 수 있는걸. 

 


사실 결혼해서 제일 좋은 점은 나는 만성두통 신랑은 불면증을 고쳤지. 한참때는 일주일에 세번.  요즘은 바빠도 두번 살색놀이 하는데. 요게 몸에 좋았던것 같아. ㅅㅅ를 못하면 진짜 히스테리가 많아지고 잡병이 생기는 듯. 

- 임신기간+ 모유수유 기간( 악착같이 하면 여자 생리주기가 아예 멈춤) 거의 2년 넘게 요거 믿고  노콘 74 즐겁게 하다가 둘째가 생기네. 딱 7월의 어느 여름 일주일 세번을 어기고 네번을 놀았는데 단유한지 한달된 걸 잊었더러라고

- 그래서 코로나 지원금 받자마다 ㅁㄹ나 시술. 

- 서로 나이들어가니까 외모가 많이 퇴보했지만 그럼에도 서로 더 즐겁게 ㅅㅅ의 길을 단련해 가니까 좋다 ㅋㅋ 우리는 결혼기념일엔 애들 등원 빨리 시키고 살색놀이 한판 하고 맛있는 점심 먹으러 가는게 전부임. 

- 결혼 선물로 목사님께 <우리 지금 결혼했어요> 책을 받았는디 내용의 80퍼가 제발 부부끼리 ㅅㅅ좀 하라는 내용이더라 ㅋㅋ. Noㅅㅅ가  모든 가정문제의 근원이라고.

난 책 대로 하는 것 뿐.



30살 너무 인생이 안 풀려서 죽어야 하나 싶을때가 있었는데

친구가 그냥 평소 지나가니는 건물 한 코너에 새로 놓인 

화분을 보면서 예쁘구나 하면서 기분을 전환하는 것? 

그거 이상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면 인생이 쉬워질거라고 

충고해주더라고. 



30살 전에 뭔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할땐 엄청 힘들고 우울했는데 운좋게 좋은 남자 만나고 애들고 예쁘게 크니까 참 감사하다. 

- 울 영감은 내가 옆에사 윰챈 하고 있는데 또 그옆에서 파일노리 보고 있제  ㅋㅋㅋ 피차간에 서로 구경시켜주고. 


정말 좋은 일들은 내가 뭘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하늘의 선물인것 같아. 

누구나에게 올수도 안 올수도 있는 일이고.  

자기인생을 자랑하거나 뭘 충고해주는 건 참 오만한 일이지. 



(결혼바이럴 이상으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