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가 그린 뮌헨 왕립 호프브라우하우스임. 이 그림에서 투시가 다 틀려먹었다고 유머글 하나가 올라왔는데

이거임. 디지털 풍화가 좆되는걸 보니 자체 생산은 아닐거고 꽤나 여기저기 돌아다닌 모양인데 일단 이 투시선은 단언컨데 내가 그림을 그려온 세월중 기억나는데에서부터 17년의 세월동안 본 투시선중 가장 엉터리임. 


일단 제대로 그린 선이 없는건 아닌데 억까하려고 일부러 그 어떤 기준점에도 맞지 않는 선을 마구잡이로 그려놨고 그 와중에도 제대로 그린것처럼 눈속임 하려고 지붕 끝과 장식 꼭대기를 연결하는 치졸함도 보임. 거기다 멀쩡한 2점 투시 그림을 1점 투시 그림인양 다른 소실점으로 향하는 바닥을 수평이 안맞는거처럼 보이게 선을 그어놓음.

그래서 이게 다시 제대로 그은거임. 너무 다 그으면 난잡하니까 저기서 병신같이 그은 선 빼고 제대로 기준점 맞춰서 수정한 투시도임. 물론 위에 짤과 구도적으로 비교하기 쉽게 하기 위해 일부러 한쪽 소실점만 맞춰놓은거고 양쪽 소실점 다 대체로 맞는건 확인 함ㅇㅇ.


저거 저정도로 빗나가면 틀린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원래 소실점이 화면 바깥으로 나가는 그림들은 화지 위에 실제 소실점을 대 놓고 바로바로 그리는게 아니고 화면 바깥의 가상 소실점을 상상해서 그려야 하는거고 그걸 정확하게 맞췄어도 워낙 거리가 멀다보니 각거리 이슈로 살짝만 삐끗해도 휙휙 틀어짐. 님들 혹시 선 긋기 전 원본그림 봤을때 건물이 사다리꼴이나 불규칙한 사각형으로 느껴짐? 진짜 이런거 예민한 사람이나 미술쪽 사람들이면 몰라도 대다수의 사람은 이상한거 못느낄걸? 그거만 해도 이미 투시가 아주 틀려먹진 않았단 소리임.


종합해서 사소한 몇몇 군데 빼고는 전문적으로 미술을 배우지 않았던 사람이 화방에서 재료사서 혼자 연습해서 그린거 치고는 상당히 잘 그린 축에 속함. 


이새끼 걍 기본기가 부족해서 떨어진거라는 평 많은데 물론 기본기가 떨어지는건 맞지만 당시에 이미 미술로 대학까지 다닐 정도의 집안이면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웠던 인간들일테니 히틀러가 기본기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건 그렇다 치는거고 시대가 한 50년만 뒤쳐저서 히틀러가 1970년대쯤 활동했으면 예술이 아니고 상업예술 내지는 디자인 분야으로 갔다고 가정했을때 별 무리 없이 계속 밥벌어먹고 살만한 실력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