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우주제국 록솔란의 우주선, '불굴호'가 외딴 항성계를 방문했다.

 


 

(토그람 대위)

 

 

우에에엑ㄱ

 

하이퍼 스페이스를 빠져나오는건 진짜 엿같은 기분이란 말이야.

 

 


 

한번 항성계 이동 할 때마다 요강을 붙잡아야 하니 원.

 

우주선 내부는 어둑어둑하고...

 

 

뭐? 촛불이나 횃불? 산소 아깝게 그런걸 어떻게 쓰냐.

 


 

 

광충 정도로 만족해야지... 얘넨 산소를 훨씬 적게 먹거든.

 

 


(올그렌. 조타수 도제)

 

 

대위님! 대위님!

 


막 물이 많은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 항성계에는 하이퍼드라이브의 흔적이 없고요!

 

우주 항행 기술이 없는 미개한 종족이란 얘기죠!

 

 


 

(란시스크. 조타수)

 

 

잘했어. 올그렌!

 

...가만, 이 행성은 좀 이상한데,

 

 


 

왜 어두운 면이 저렇게 밝게 빛나는거지? 저런건 처음 보는구먼.

 

화산인지 뭔 지질 활동인지...

 

 


조타수님!

 

강가와 해안가에 불빛들이 몰려 있는 걸로 봐선 도시 같습니다!

 

 


 

올그렌.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게.

 

자네는 머리에 든 것만 많지 경험이 너무 없어.

 

우리 록슬란의 최대 도시는 백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는데, 그마저도 우주에 올라가면 거의 보이지도 않아.

 

 


 



(대충 록슬란의 수도)

 

 


하물며 우주도 못 나가는 저런 미개한 종족이, 록슬란을 초월한 엄청난 대도시를 행성에 만든다는게 말이 되나?

 

 

어떤 지질학적 특성 때문이라고 하는게 합리적이지.

 

 

 

 


 

 

 

힝.

 

 

 

 

 


 

(토그람 대위)

 

 

음...근데 란시스크?

 

이거 내려와보니 올그렌 말이 맞는데.

 


 

저 미개한 종족들이 도시는 어마무시하게 지어놨어.

 

 


 

 

(토착 거주민들)

 

(저 외계인 놈들 우주선이 난생 처음 보는 반중력 기술로 날아오니 멘붕함)

 

(손에 쥐고 있는 이런 막대기 총 따위로 저항할 수 있을까?)
 

 


 

 

어... 뭔 이런 괴상한 곳이...

 

어느 쪽이든 우주도 못 나간 덜떨어진 놈들이란 건 바뀌지 않아. 그렇지?

 

 


뭔가 굉장히 꺼림직하긴 하지만, 그렇지 ㅇㅇ

 

우리의 최신식 병기로 한번 쓸어버리면 바로 알아서 길거야.

 

발포하라!

 

 


 

(우주를 정복한 록슬란의 최신식 화승총)

 

 

 

 

 

으악!!! 시민들과 사절단이 공격당했다!

 

 

 

 

 

 




 

우리 기술력이 씨알이 먹힐지나 모르겠지만

 

그래도 반격하라! 

 

......

 

 

(약 10초 후)

 


 

아니... 이건 싸움도 아니고 그냥 학살이잖아.

 

대장님 우리 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제는 개뿔. 저 테디베어들이 명백하게 먼저 우릴 죽이려 들었다고ㅋ

 

그래 그래. 적당히 해야지.

 

야! 실험체로 쓸 놈, 인질로 잡을 놈 정도는 살려놔!

 

에이. 저놈들 우주선까지 다 정리하는데 딱 20분 걸렸네.

 

 

 


(외계인들. 학살당함)

 

 

끼아아아아아ㅏ아아아악

 

뭐야!?!? 어떻게 된 거야?!?

 

 

..........

 

 

그렇게 테디베어 록슬란인들은 뼛속까지 털리고, 우주선은 개발살나고

 

목숨은 간신히 건진 란시스크와 토그람은 인질로 끌려가게 된다.

 

 

 


 

 

과학자들:

 

 

저들의 우주선은 아주 흥미롭네요.

 

반중력 기술, 하이퍼 드라이브 기술을 보유해서 엄청난 기동성을 가졌지만...

 

그걸 뺀 나머지는 중세, 근대 시절보다 나아진게 없어요.

 

 

무기가 구식 대포와 폭약 도자기라니까. 세상에.

 


 

 

그리고 이 하이퍼 드라이브, 반중력 기술... 우주 항행 기술 있죠?

 

이건 인류 역사상 언제 튀어나와도 놀랍지 않을, 아주 아주 단순한 기술이에요.

 

 

세상에. 이거 하날 못 찾아서 우린 3차대전을 준비하며 지구 안에서 서로 잡아먹고 있었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네요. 저런 우월한 우주 진출 능력을 가졌으면서,

 

왜 다른 기술력은 그렇게 정체된거죠?

 

 


 

(토그람입니다)

 

 

우린 대포와 화약, 화승총을 발명했고 망원경으로 별들을 보고 항해한다고!

 

동굴 속에서 활을 쏘는 야만인이 아니라!

 

 

아니 우주적 규모에선 우리가 특출난거야. 댁들이 완전히 전투에 미쳐버린 악마들이고!!

 

 


 

 

세상에, 저런 멍청한 테디베어들이 안 왔다면

 

인류는 몇년 안에 서로를 죽여대서 멸망했다는게 진짜 블랙코미디네.

 

이 소설 배경의 인류는 3차 대전 직전의 인구 폭등 상태거든요. 딱 현실이네 그러고 보니.

 

 

...

 

어느 쪽이든,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용서를 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댁들에게, 그러니까 외계인들에게 할 일들은, 그러니까 정복전쟁은

 

까놓고 인류 기준으로 봐도 윤리적인 수준은 절대 아니1거든.
 

 

 

......

 

 

그리고 얼마 후.

 

 


 

(란시스크와 토그람입니다)

 

 

앗! 란시스크. 살아있었군!

 

 

자네 이 괴물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나?

 

저들은 악마임이 틀림없어. 사악한 마술로 저런 기술력을 얻어낸 거지!

 

 

 

 

 


(란시스크입니다)

 

 

....그런 건 아닌 것 같아.

 

내가 여기 과학자들에게 물어봤는데,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어.

 

 

저들은 하이퍼드라이브와 반중력 기술을 우연히 발견하지 못했어.

 

그래서 이 좁은 행성에서 밖으로 진출하지 못했고, 

한정된 자원으로 살아남으려면 다른 방식의 기술을 개발해야 했지.

 

온 우주에서 가장 무시무시하고 잔혹한, 악마의 기술들을 말야.

 

 

그들은 그걸... 이 행성의 어떤 시로 비유하더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 것 뿐이다.'

 

 

 


 

(토그람입니다)

 

 

... 이건 불공정해. 저들은 하이퍼드라이브와 반중력 기술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가졌잖아.

 

 

.....

 

아니지. 이젠 우리가 그들이 없는 것까지 줬군.

 

맙소사...

 

 

 


 

 

우리가 무슨 짓을 한거지?





+


미친 그 놈의 니1거가 어딘지 한참 찾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