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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란 성종: 으아아악 씨발! 제발 이 고통 속에서 꺼내줘!!!


비록 거란이 고려 주력군을 분쇄하고, 야전에서는 고려군을 떡발랐지만(양규 제외) 상황은 그닥 좋지만은 않았다.


야율분노: 주력을 분쇄했는데 전쟁이 왜 이렇게 힘들죠?


거란 성종: 내 말이 그 말이다. 아니 시발 지금까지 먹은 성이 곽주 하나라는 게 말이 되냐?


야율분노: 처음 시작할 때 흥화진을 따고 가는 게 맞지 않았나 싶습니다.


거란 성종: 그래도 지금은 전황이 우리에게 매우 유리하다! 정작 수도인 황도는 저항 없이 함락됐고, 고려왕도 얼마 가지 못했을 테니 조금만 더 달리면 이 전쟁은 우리가 이기는 거야!


현종: 와 씨발 이새끼들 언제 여기까지 왔어?


현종이 마주한 거란군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고려군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기동을 보여주며 바싹 따라잡고 있던 것이다.


지채문: 폐하, 지금부터는 정신 똑바로 차리셔야 합니다.


현종: 왜요? 거란군이라도 나타난 겁니까?


지채문: 그게 아니라, 조선과는 달리 고려는 아직 지방 호족들의 권한이 강성할 때입니다. 조선의 중앙집권적 관료를 생각하시면 매롱하다 이 말입니다.


현종의 피난은 선조의 피난과 완전히 달랐다.

선조의 피난행렬이 공격받거나 하대 받는 것은 백성이고 신하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던 반면에, 고려는 왕의 권위가 조선만큼 강하지 않아 그런 일이 일상이었던 것이다.


현종: 아니 씨발 내가 왕인데 나를 털어먹는 미친새끼들이 있다고?


지채문: 고려의 향리는 어느 정도 독자성을 가젔으니까요. 자기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느끼는 겁니다.


지채문: 마침 저기에 산적이 나타났군요.


산적: 대충 가진 거는 다 내놓으라고 말하는 중.


현종: 저건 산적이 아니라 유해진 아니냐?


지채문: 성상폐하, 컨셉을 지키시옵소서. 아무튼 산적이 맞사옵니다. 산적 치면 저것밖에 안 나오더군요. 그러니 산적인 겁니다.


현종: (무능한 새끼...)


금군: 아무튼 고려사에 따르면 이때 어가를 호위하는 병력은 금군 50명 가량이 다였습니다. 그래도 금군 정도면 나름 엘리트 병력이었던지라 저런 산적 나부랭이들 막는 거는 비교적 쉬운 일에 속했지요.


지채문: 문제는 감히 왕에게 갑질을 시전하는 개 좆같은 지방관료 새끼들이지.


창화현 관리: 폐하, 소신은 이곳 창화현을 관리하는 향리이옵니다. 이 신이 극진히 모실 터이니 상께서는 편히 있다 가십시오.


현종: 고, 고맙소이다...


창화현 관리: 헌데, 금상께서는 구오지극*에 오르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셨지요?

(*주역에서 천자의 지위를 이르는 말)


현종: 그렇소이다.


창화현 관리: 아무리 그래도 소신의 이름 정도는 알고 계시겠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현종: (내가 니 새끼 이름을 어캐알아) 어... 음...


창화현 관리: 아니 지금 남의 땅에서 식객노릇이나 하는 사람이 밥주고 재워주는 사람 이름도 모른다 하니 이게 씨발 말이나 되오?!


조선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고려 때에는 가능했다.


아무리 조선이 병신병신 소리를 들어도 정말 중앙집권 체제 하나만큼은 깔끔하게 갖춰진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오는 것이다.


금군: 아니 근데 이 씨발새끼가 지금 감히 누구한테 윽박질이야?


분위기가 점차 험악해지자 창화현의 관리는 누구도 생각치 못한 폭탄을 터뜨린다.


창화현 관리: 하공진이 군사를 거느리고 이곳으로 오고있다. 니들 그건 알고 깝치냐?


현종: 하, 하공진이 오고있다고??? 그 새끼 내가 유배보냈잖아.


하공진은 이 전쟁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 인물 중 하나였다.


그는 탁사정과 마찬가지로 강조의 측근 인물로서, 정변 이후 상서좌사낭중이라는 중책에 올라 조정의 허락없이 독단으로 동여진 부락을 공격했다가 패전한 일이 있었는데...


동여진: 아니 시발 개좆같은 고려놈들...니들 쿠데타 일으켜서 목종 폐위시킨 거 거란한테 이를거야 씨발놈들아.


분노한 여진족이 거란에게 내부 정치사정을 알려줌으로써 전쟁 명분을 획득한 거란이 전쟁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사실이 드러난 이후 하공진은 유배당했으니, 강조의 측근인 하공진이 원한을 품고 현종에게 보복할 거라 생각하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다.

사실 창화현의 관리가 하공진 운운한 것은 거짓말이었다는 것.


그런데 야밤에 어가가 산적들에게 공격받게 되면서 어가를 호종하던 인원들은 그 산적들이 하공진의 선발대라고 착각하고서는 겁을 집어먹은 것이다.


금군1: 하공진...? 하공진이면 군사력도 상당할 텐데 우리 다 죽는거 아니냐?


금군 2: 지금 어가 호위하는 병력은 대략 50여명 정도니까, 이걸로는 하공진이랑 싸워서 절대 못 이기겠지?


금군 3: 응 나는 튈거야~


이때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는데, 하공진이 온다는 소문을 들은 금군과 신하 환관 궁녀 등이 전부 도망쳤다.


남은 사람이라고는 지채문과 왕후 2명, 시녀 2명, 승지 양협과 충필 등이 남은 인원의 전부였다.

(대충 10명도 안 되는 인원)

(일부 인원, 채충순 같은 경우는 산적을 피해 도망쳤다가 다시 돌아왔다.)


현종: 야이 씨발 미친새끼들아!!!! 계집년들은 그렇다고 쳐도 니들 신료들이랑 무사들은 도망가면 안 되지 미친 씨발!


따라서 실제로 싸움이 가능한 전투병력은 지채문이 사실상 유일했다.


지채문: 성상폐하.


현종: 왜요, 설마 공께서도 잠깐 어디 좀 갔다오겠다는 말을 하려고 하시는 건 아니겠죠?


지채문: 맞는데요?


현종: 안돼!!! 이건 진짜 안돼!!!


상황이 개노답이라고 판단한 지채문은 현종에게 가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채문: 간밤에 어가를 공격한 인원은 하공진의 군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신이 직접 하공진이 있다는 곳으로 가서 만나보고 오는 게 맞다 사료됩니다.


만약 하공진이 정말로 역심을 품고 어가를 공격한다면 위험한 일이기에 지채문은 자신이 먼저 그를 만나보고자 했던 것이다.


현종: 안돼 시발! 못 보내줘! 나 버리고 튈려는 거잖아!


지채문: 폐하! 신이 만약 주상을 배반한다면 하늘이 신을 벌할 것이옵니다!


이때 현종은 극도의 공포감에 압도되고 있었기 때문에, 지채문을 보내주지 않기 위해 눈물의 똥꼬쇼를 펼쳤으나, 결국 그도 지채문의 생각에 동의할 수밖에 없게 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고려사에는 망설이다 결국 수긍하고 보내준 것처럼 되어있는데, 아마 실제로는 울고불고 개지랄 다하지 않았을까 싶다.(이때 현종은 십대 후반이었다) 

(아마 본인이 버려졌다고 생각했을듯.)


여하간 지채문은 단신으로 창화현이 들어가는 개씹상남자 같은 면모를 보여주는데...


(사진 재활용, 아까 걔랑 동일인물 아님)

국근: 어! 지채문 공! 나 좀 살려주시오!


(참고로 국근은 어가를 호종하던 신하였다가 야밤에 탈주했다.)


지채문: 꼴이 그게 뭐요?


국근: 아니 그게... 간밤에 산적을 만나 탈탈 털렸소이다. 나 좀 도와주시오.


지채문: 꼴 좋다 병신아. 니가 불충하니 하늘이 벌을 내리시는 거지.


지채문은 시원하게 비웃고는 다시 갈 길을 가기 시작하는데...


하공진: 어?


지채문: 어?


지나가던 길에 결국 서로가 서로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지채문: 하공진 너 이 개씨발새끼 무릎꿇어.


하공진: 아니 갑자기...?


지채문: 니 새끼가 간밤에 어가를 공격했다는 소문이 지금 파다하다 시발새끼야. 나 뿐만 아니라 성상도 그렇게 알고 계시고.


하공진: ?????? 성상께서 내가 어가를 공격했다고 알고 계신다고?


간밤에 어가를 공격한 게 하공진이 아니었으므로, 당연히 하공진은 억울했다.

(심지어 하공진은 어가행렬을 돕기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지채문: 그러니까 너는 아니란 거지?


하공진: 억울해 ㅅㅂ... 그리고 나 군사도 여기있는 20명이 다야.


지채문: 지금 호종하는 병력이 없으니 그거라도 데리고 어가로 가자.


지채문과 하공진은 어가로 돌아가는 길에 패전해 도망치던 고영기를 만났고, 이때 아마 추가적인 병력 흡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채문: 폐하, 신이 돌아왔사옵니다.


현종: 오 의외로 안 도망 갔.... 어? 하공진???


하공진: 폐하를 모시러 신이 왔사옵니다.


전후사정을 전해들은 현종은 그제야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이제 남쪽으로 내려가면 해피엔딩일 것 같지만 상황은 그렇지가 못했다.


여러 씹새끼들이 개트롤링을 해버린 바람에 도망칠 시간이 크게 부족했고, 때문에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신이 데려온 군사들도 있고, 여기에 고영기 공도 있으니 이제 어가는 어느 정도 안전하옵니다.


지채문: 왜 자꾸 불안하게 사망 플래그를 던지시는 거요?


하공진: 소신이 유종과 함께 가서 거란주를 만나 시간을 끌어보겠습니다. 주상께서는 그때를 틈타 도망치십시오.


현종: 경의 충정을 잊지 않을 것이오.


이후 하공진은 거란 성종의 군영으로 가서 고려가 화친할 의사가 있음을 전한다.


거란 성종: 이 씨발새끼들아. 지금 화친이니 항복이니 내가 구라핑을 몇번 쳐맞았는지 아냐?


하공진: 폐하! 여기 정식으로 표문도 가져왔사옵니다. 


거란 성종: (씨발 못 믿겠는데...)


하공진: 폐하!


거란 성종: 으응?


하공진: 폐하께서는 분명 고려에 오실 때 뭐라고 하셨사옵니까?


거란 성종: (과거 회상 중...)


거란 성종: 자자 고려 시민 여러분, 나는 역적 강조를 처단하고 고려국왕을 도우러 왔을 뿐이지, 여려분을 괴롭히러 온 게 아니올시다!


하공진: 근데 강조 죽었죠? 그것도 폐하가 직접 죽였죠? 그럼 이제 전쟁명분 사라졌으니 군대 빼는 게 이치에 맞지 않겠어요?


거란 성종:......어?


그랬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강조는 죽었고, 전쟁 명분은 날아간 상황.

거란군은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할 명분이 없던 것이다.


하공진: 원래 우리 왕께서도 폐하를 만나보려고 하였으나 폐하와 그 제장들의 살벌한 와꾸를 보고 공포에 질리신 탓에, 부득이하게 남쪽으로 도망치실 수밖에 없으셨습니다. 대신 소신을 보내어 사정을 아뢰니, 황상께서도 이해해 주십쇼.


거란 성종: 남쪽 어디에 계시더냐?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고려국왕과 술 한잔 하는 게 예의 아니겠느냐? 내 직접 너희 국왕을 만나 타이르고자 한다.


하공진: 지금 삼한의 강남은 수만 리인데, 폐하께서 가시겠습니까

(대충 존나머니까 꺼지라는 뜻)

(사실 코앞까지 쫓아온 상황이라 좆되기 직전임)


거란 성종: 시발 수만리라고?


거란군: 씨발... 제발 그만해... 진짜 집가고 싶어...


거란군은 초강행군으로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

더 이상의 추격은 거란 성종으로서도 무리였다.


거란 성종: 그럼 어쩔 수 없지. 돌아가는 수밖에.


하공진: 허면 저는 이 소식을 우리 국왕께 전하러 가보겠...


거란 성종: 잠깐.


하공진: ???


거란 성종: 너랑 유종은 지금부터 내 신하해라. 나는 유능한 신료들이 좋거든.


하공진: ????


거란 성종: 너, 납치된 거야.


6편 끝....

+ 2편에 보니까 송 진종이 연운16주가 아니라 강동 6주 돌려달라고 말하는 찐빠가 났던데 왜 아무도 지적 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