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희야 냉정해지자는 것은 아니지만,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저 아이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버림받았던 것이 분명해. 그 성란이라는여자가 미혼모였다면 십중팔구 실수로 아기를 이런 곳에 놓친 것은아닐거야. 아마도 아기를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아네요! 그럴 리가요!"

승희는 자기도 모르게 고함을 쳤다. 박 신부는 슬픈 눈빛으로 건널목 쪽을 한 번 가리키며 승희에게 다시 눈짓을 했다. 승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아마 그 여자도 자신이 낳은 아기가 이렇게 되었을 줄은 모르고 있을 거야 아마 누군가의 집이나 하다 못 해 고아원에서라도 자라고 있을 거라 생각하겠지. 그런데 우리가 불쑥 나타나서 아기가 죽었으니 영혼이라도 만나보라고 한다면..... 아니,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지않

겠니?"


=중략=


"승희야. 그 여자는 이미 벌을 받고 있는 거란다. 어떻게 그렇게 아기를 쉽게 가졌는지는 모르지. 실수였거나 별 생각 없이 그랬는지도 몰라. 아아, 얼마나 끔찍한 일이냐? 그러나 저 아기를 버리게 되기까지 그 여자의 마음은 도대체 어떠했겠니? 얼마나 괴롭고 곤란했으면 아기를 버리게 되었을까? 승희야 그 여자의 나이가 어느 정도 된 것 같니?"

"한 스무살 정도밖에..

"그래, 무서운 일이야 그런 어린 나이에 태연히 그런 일을 하게 되다니.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죄는 이미 저질러졌어. 그리고 벌도 이미 내려진 거야! 그 여자가 아기를 버리던 그 순간에 말이다. 이제 그 여자는 평생 이 일에 대해 가책을 받으며 살 거야. 한시도 잊지 못하고 말야. 벌은 이미 내려진 거야. 인간의 벌은 내려졌고, 신의 벌은 영원히 내려질 거다. 거기에 우리까지 벌을 줄 수는 없지 않겠니?"

송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럴 것 같았다. 지나가는 어린 아이들만 보아도 자기가 버린 아기 생각이 날 것이고, 길가에 널려 있는 기저귀감만 보더라도 과거의 일이 생각나게 될 것이다. 절대로 도망칠 수는 없을 것이다, 절대로 그것이 신의 벌일 것이다. 그 여자의 입장은 어떠할까? 젊은 나이에 아기를 낳고 또 아기를 버리고. 그 여자의 인생은 파멸, 아니 운좋게 과거를 숨길 수 있더라도 과거의 기억이 들추어질까봐 평생 고통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그것이 인간의 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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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신부와 승희가 건널목에서 이유없이 발생하는 교통사고에 조사하는 내용임. 투시를 통해 건널목에서 지박령으로 박한 영혼 때문이라는 걸 알았는데 이게 갓난아기의 영혼임.


투시 결과 미혼모가 건널목에 아기를 버리고 간 것.


어디 베이비박스나 종교시설, 하다못해 무슨 부잣집 대문 앞도 아니고 건널목에 아기를 버리고 감.



존나 생각하기도 싫은데 정황상 한낮은 당연히 아닐테고 저짓하려면 오밤중에 했다는 말 밖에 안됨.


그리고 퇴마사 일행이 조사 중 영아유기에 대한 정보는 전혀 나오지 않은 걸 봐서 아기가 저기서 그대로 죽은 건 물론 아무도 아기가 죽은 걸 모를 가능성이 큼.


막말로 밤중에 도로를 주행하던 차들이 아기 포대기를 그냥 버려진 천쓰레기로 알고 막 밟고 가서 아침 때쯤엔 흔적도 알아보기 힘들게 되버리고 그대로 쓰레기 처리 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



이런데도 양심의 가책을 느껴? 애초에 그럴 정도면 최소한 성당 앞에라도 버리는 성의라도 있었겠지!


이우혁 뜬금없이 공감 안되는 전개 나올 때 있는데 이건 진짜 선 씨게 넘었던 장면이었음. 그나마 여기서 현암 뺀 건 현실적. 현암 있었으면 불살이고 뭐고 월향으로 사시미 뜨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