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기로 결정하고 전남편이라고 해야하나 아직 서류상은 아니지만.

이제는 대놓고 두집살림하던 그 집에 살고 있다고 한다.

좋은 얘기는 아니니까 여기까지만 쓰고.

 

우리는 동거하기로 결정했고 방을 알아보고 있다.

누나가 재택하는 근무다 보니까, 혼자서 돌아다니면서 사진 보내주고 그런다.

솔직히 진짜 비좁은 것이 아니면 아무 상관없고

누나만 있으면 되니까 나는.

누나가 원래 애교가 많은 사람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더욱 애교를 부린다.

아마 스트레스를 그런 식으로 해소하는 것 같다.

같이 살아서 그런 것 일수도 있고

 

집에 돌아오면 볼에 뽀뽀를 100번은 넘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샤워하고 누워있으면 다이빙해서 안아달라고 그러고

섹스하기 전에 누나가 유혹하는 일이 있긴 한데

대부분 부끄러운 듯이 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BDSM 테스트 이후부터인가

섹스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깨우친 이후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플레이 맞춰서 유혹한다.

아 그렇다고 해서 나한테만 안 부끄러운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부끄러워한다.

 

처음 전화하고 두 달 가까이 된 것 같은데 무언가 내 인생에 크게 바뀌고 있다.

결과만 보면 물론 긍정적이다.

너무 행복해서 반대로 두렵기도 하다.

인생사 새옹지마 말이 있는 것처럼.

그래도 같이 보낼 사람이 있는 것이 다행이다 생각이 든다.

 

여기에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뭐랄까.

‘이런 일이 나한테 생겼다고?!’

‘어디 말하고 싶은데 말할 곳이 없다...’

이런 감정들이 섞여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대나무 숲에 소리친 것처럼

 

솔직히 당당하냐고 물어보면

당당한 것 같으면서도 그 당당함은 무시 받지 않으려고 쌘 척하고 있는 것 같긴하다.

엄마는 물론이고 친구한테도 말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산책하다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커플이냐 신혼이냐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더 친밀감이 깊어지는 느낌이다.

이런 부분은 누나도 공감할 것 같다.

 

그런 생각은 문득 들기는 하지만

누나랑 같이 있을 때, 품에 안겨 있을 때, 한 침대에 누워있을 때 등등

그런 생각을 비워버리고 그 부분에 누나가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누나랑 일심동체가 되는 기분이다.

한 사람이 슬프면 같이 슬퍼하고 한 사람이 웃으면 같이 웃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한 동안은 좀 바쁠 예정이다.

방 알아보고 이런 것도 있는데

누나도 이혼 준비해야 하고 회사에서도 바쁜 시기다.

나도 원래 계획 했던대로 이직준비를 하고 있고 면접 준비 등등...

 

중간에 들어와서 댓글 확인 정도는 할 수는 있겠는데 글 올리는 빈도가 적어질 것 같다.

집 옮기고 회사도 이직하고 누나도 이혼이 되면 그제서야

다시 잔잔한 파도가 치지 않을까 싶다.

 

아 그리고 재밌게 봐주시고 응원한 사람들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