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음슴체로 갈게

쓰다보면 사촌동생, 동생 섞일거 같은데 그냥 적당히 봐줘ㅋㅋ


나 21때, 사촌동생 19때였음


이때 본인 공익이었음. 어디 기관에 속해서 일했는데 병가나 연가를 좀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줘서 겨울방학 즈음 맞춰서 연가 몰아서 쓰고 오랜만에 가족여행으로 스키 타러 가자 했음 이때 사촌들중에(사촌이 좀 많음) 가고싶은사람도 합류해서 같이 가게 됐음


이때는 좀 근돼였던 나에 비해 사촌동생은 몸도 예쁘게 늘씬하고 얼굴도 좀 예쁜편이었음

그리고 나는 사촌동생한테 마음이 좀 있었는데 동생은 나한테 어떤 마음인지 잘 모르는 상태였음

친하고 서로 편안하고 데이트같이 둘이서 어디 놀러가기도 했었는데 이게 그냥 ㅈㄴ 친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뭔가 이성적인 끌림이 있었던건지 잘 모르는상태?


아무튼 부모님 누나 나 사촌남동생, 사촌여동생 이렇게 출발. 콘도..? 리조트..? 뭐라 하더라 아무튼 도착해서 숙소에 짐풀고 스키 타러 갔지


근데 하나 간과한게 내가 피부가 좀 약함. 외부 자극이랑 먼지같은거에 쉽게 붉어지거나 뭐가 생김

스키부츠로 갈아신고 신고 한 2시간 탔나? 뭔가 쓰려서 스키부츠 벗어보니까 발목이랑 정강이에 물집이 엄청 크게 잡힌거임 ㅋㅋㅋㅋㅋ

그대로 리타이어 해서 숙소로 올라갔는데 들어와서 침대에 누워가지고 쉬고 얼마나 있었는지 기억은 안남

조금 쉬다보니까 띠리릭- 하고 카드키로 문여는 소리 들리더니 사촌동생이 들어왔음


사촌동생이 나 이불덮고 누워있는거 보더니 나도 누울래- 하고서는 냅다 이불속으로 들어오려고 하는거임. 

한두번 같이 누워본건 아니어서 걍 아 좁은데 하고 자리 안내주니까 발로 몇번 퍽퍽 밀면서 장난치다가

아 쫌 나도 눕자고오 하면서 거의 반쯤 올라타듯 나한테 다리 걸쳐서 그 좁은 모퉁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눕는거임. 

애 떨어질까봐 당화해서 허리에 손 감아서 잡아 당기면서 자리 좀 내주니까 냉큼 그만큼 들어오는데 웃긴건 아직도 한쪽 다리가 내 배 위에 올라와있었고 얼굴도 겁나 가까웠음.


"발목 괜찮아?"

"엉 뭐 안닿으니까 별 느낌 없던데."


뭐 이런 시시콜콜한 대화나 나누고 있었는데 뭔가..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거임

아무생각없이 배 위에 올라와있는 동생 허벅지에 손 올리고 무의식적으로 주물주물 하고 있었음

근데 어느 순간 대화가 끊기고 옆에서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는거임

그렇게 한 1-2분 정도 지났을까 애가 나한테 '오빠랑 있으니까 좋다' 이러는거임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건가 싶어서 얼굴을 사촌동생 쪽으로 휙 돌렸는데  생각보다 얼굴이 훨씬 더 가까운거...

나중에 시간 지나고 이때 기억나냐고 물어보니까 오빠가 언제 알아차리나 슬금슬금 턱으로 어께 찍으면서 가까이 왔었다고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거의 밀착한 거리에서 마주한 눈이... 평소랑 정말 다른거임 연애 경험이 몇번 없던 내가 봐도 진짜 좀...

솔직히 이때 내가 조금 더 적극적이고 밀어붙였으면 몸도 섞을 수 있었을텐데 그때 당시의 나는 좀 순수했나봄

그런 사촌동생 눈빛에 뭐라 말해야할지 머릿속에서 빙빙 굴리고만 있는데 동생이 약간 머뭇머뭇 하다가 약간 바디필로우 끌어안듯이 나를 말없이 감싸안은거

무슨 말이라도 하려던거 그만두고 그냥 눈 마주치고 깜빡깜빡 하면서 서로 아이컨텍을 되게 오래했음

약간.. 서로 원하는? 욕정하는? 그런 눈으로 아이컨택 했던거 같음


눈, 코, 입술, 목선 이렇게 쭉 훑게되는 그런 분위기였는데 하필 띠이이익- 하고 ㅈㄴ 요란하게 숙소 현관 벨이 울렸음

나랑 동생 둘다 깜짝 놀래서 으악! 이러고ㅋㅋ 동생이 진짜 후다닥 일어나서는 나가요!! 하고 문 열러 감

방 밖이 순식간에 왁자지껄해졌고 난 그냥 돌아누워서 자는 척 하고 가만히 생각했는데 이때 뭔가 확신같은? 그런걸 받은 기분이었음


진짜 확신은 그날 새벽에 생겼음


6명정도 같이 간거라 숙소를 되게 큰곳으로 잡았음 거실도 꽤 크고 침실이 3개 딸린 그런 방이었음

우리 부모님이 같이 방 쓰고 나랑 사촌남동생, 누나랑 사촌여동생이랑 같이 방을 쓰기로 했음

밤 10시~11시쯤 돼서 부모님은 먼저 자러 가셨고 애들끼리 거실에 모여서 수다 떨었는데 사촌남동생은 다음날 오후인지 저녁인지 약속있다고 좀 일찍 자러 들어가고 누나도 보드 타서 피곤했는지 금방 들어감

나는 낮에 일찍 들어와서 쉬기도 했고 저녁 먹고 잠깐 자다 깨서 그런지 잠이 안왔고... 

사촌동생도 별로 피곤해보이지는 않는 느낌이었음


소파 양 끝 팔걸이에 등 기대고 눕듯이 앉아서 서로 또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애가 다리를 얽혀오는거였음

물론 나도 아까 그 일로 반쯤 확신이 있던 상태라 같이 다리 얼기설기 엮고있는 그 묘한 상황이 오히려 좋았음

반쯤 있었던 확신이 70프로, 80프로... 그렇게 점점 올라가는 느낌? 둘다 반바지 입고있어서 대놓고 느껴지는 사촌동생의 부드러운 피부랑 한번씩 발끝으로 쿡쿡 눌렀을때 말랑한 감촉으로 다가오는 허벅지가 너무 좋았음

바지가 좀 헐렁해서 동생은 몰랐겠지만 물건도 딱딱하게 세워놓고 사촌동생이랑 눈 마주치는데 아까 낮에 봤던 그 눈이었음


그렇게 잠깐동안 서로 다리 엮다가 잠시 소강상태가 됐을때 붕 뜬 분위기가 좀 뻘쭘해서 나는 물마시러 냉장고 쪽으로 갔는데 동생도 따라오는거야

부엌에 벽에 딱 붙은 아일랜드 식탁이 있고 그 너머에 냉장고가 있는 구조였는데 그 아일랜드 식탁 뒤에서 따라온 동생이랑 키스했음

진짜 뜬금없긴 한데 따라온 사촌동생이 오빠- 하고 부르면서 내 손을 먼저 잡아챘고 나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몸 돌려서 사촌동생 허리 감아당기면서 입술 붙임

근데 얘도 좀 기다리고 있었나봐 입술 붙이고 한 5초? 정도 가만히 있었는데 밀어내질 않더라고

하지만 거기서 더 나가지는 못했음 조금 더 입술 붙이고 서로 살짝 오물거리다가 다시 떨어졌음

그냥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 버드키스에 가까운 입맞춤이었지만 우리 사이가 훨씬 두껍고 끈끈한 무언가로 이어진듯한 기분을 받는건 어쩔 수 없었나봐

이때가 사촌동생이랑 첫키스였는데 나중에 동생이 말하길 긴장되고 떨렸는데 내 입술에서 초콜릿맛 나서 웃기기도 하고 긴장도 풀리고 그랬다나 뭐라나... 그리고 자기도 그 전까지는 혼자만 마음 있는거 아닌가 했는데 이날 이후로 내가 자기꺼다!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랬음ㅋㅋ


아무튼 동생이랑 서로 마음 확실하게 알아차리고 썸에서 연애로 넘어간 기점이 이때라고 생각해.

물론 이후로는 얘가이 고3이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내가 학원 끝나는거 기다렸다가 같이 사촌동생 집까지 데려다주기도 하고 그랬음

그러다가 지하철 막차 끊겨서 어쩌다 근처에 왔는데 막차 끊긴 척 삼촌집에서 하룻밤 자고 간적도 종종 있고ㅋㅋㅋ

아무튼 이게 나랑 사촌동생이 처음으로 제대로 서로 마음 나눈 날 썰이야

물론 정말 혹시 몰라서 약 85퍼센트의 진실에 15퍼센트의 모호함을 일부러 좀 섞었어.

여기까지 읽었으면 다 봤다는 거겠지? 재밌게 봐줘서 고맙구 궁금한거 있으면 댓글에 달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