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같은 곳에서 머리를 혹사하면 연기가 나오는 표현을 하곤 한다.


머리가 그만큼 활동하여 엄청난 열기가 생겨 그런 표현이 생긴 것이다.


그 정도인가 싶었다.

어이구 괜히 그런 표현 한 게 아니었다.


"으어아이에에에."


머리가 녹아내리고 있다.


이상하게도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하지만 이게 진짜 눈물인지, 아님 뇌수인지 모르겠다.


귀에서 물이 흐리지 않는게 다행이다.


특히 아픈 건 코다.


코 안쪽 콧물이 생기는 저 깊은 곳.


저 안쪽에서 전쟁이라도 일어나고 있는지 뜨겁다.


코를 풀면 전쟁으로 생긴 사체가 나올 것 같다.


입 안도 이상하다.


침이 계속 고이고, 침이 만든 그물에 이빨리 걸린다.


혀가 그물을 풀어주고, 침이 다시 묶어 노예 해방이 수십 번 일어나고 있다.


누가 보면 미쳤다고 볼 만한 몸상태이지만, 신기하게도 머리가 돌아가고 있다.


일상을 소재로 삼는 인간이라 그럴 지도 모르겠다.


사실 현타라는 건 어디에서나 볼 수 있으니까.


열심히 준비물을 챙겨갔는데 쓸모 없다거나, 기한 맞추려고 그렇게나 노력했는데 지난지 일주일이 지났다던가.


개같은 일들이 일어나면 모두들 현타를 느끼는 법이다.

아, 어떤 현타는 너무 기분이 좋아 생기기도 한다.

이게 원형이기도 하고.


아무튼 뇌를 혹사 시켰으니 보상이라도 내려주는 게 어떨가 싶다.


아까부터 뇌가 보상해 주지 않음 파업을 하겠다고 선포를 내렸다.


뇌의 충실한 부하인 눈은 벌써부터 눈을 감으려고 눈꺼풀을 내려 내가 강제로 올려야 한다.


근데 보상해주기 귀찮다.


침대에서 일어나 냉장고 안 초콜렛을 꺼내라고? 싫어! 귀찮아!


뇌의 파업을 받아들이겠다. 하!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몸 부위에게 일 하지 말라 명령 내리이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