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사챈철학연구


미사카 미코토'는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으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1) 미사카 미코토는 초능력자다.


그렇다면 과연 이 문장은 참인가, 거짓일까? 혹은 판단불가능할까? 이번에는 이 문장을 주도적으로 살펴보면서 현대 언어철학의 주요 이론과 흐름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프레게의 뜻과 지시체 이론


이에 대한 가장 첫번째 조명으로 고틀로프 프레게의 이론을 살펴보자. 그의 이론은 '뜻과 지시체'가 주된 개념으로, 뜻과 지시체의 관계에 주목한다. '뜻'은 의미이자 방식이며 함수이고, 내포이다. '지시체'는 그 의미가 지칭하는 진리 함수의 대상이며, 외연이다. '이전 사회 채널 감사 매니저'와 '텐도 아리스 채널 주딱'이라는 단어들을 보자. 이들이 내포하는 의미는 다르다. 하지만 가리키는 대상, 지시체는 같다.


1번 문장에서는 문장으로 표현되는 그 뜻은 존재하지만 지시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미사카 미코토와 초능력자, 그 개념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현실에 대응되는 지시체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시체가 없으므로, 이 문장은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없다. 지시체가 없기 때문이다. 지시체는 함수의 진리값(참-거짓)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니 지시체가 없어 판단불가능하다.


우리는 결코 현실세계에서 학원도시의 토키와다이 여학교에 재학중인 미사카 미코토를 발견할 수 없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미사카 미코토'라는 이름은 사실상 지시체가 없으나 그것의 추상적인 지시체에 더해 뜻을 가지기에 유의미하다. 실제로 있지는 않지만, 무언가 가리키는것 같은 것은 명확하다. 실존하지 않는 대상이지만 우리는 그녀를 안다. 


가치 판단과 같이 참 거짓이 명확하지 않거나, 실존하지 않는 대상 등에 대한 진술은 참과 거짓으로 나눌 수만 없을 뿐 문장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미사카 미코토'는 지시되는 무언가가 없을 뿐이지 표현된다. 뜻은 정신적, 심리적 독립체가 아닐 뿐 추상체에 불과하지만, 치시체에 대한 개념과 생각을 반영한다. 그것이 실제로 지칭하든 그러지 아니하든 유의미한 문장이 된다. 모든 문장이 참과 거짓의 값을 내지는 않지만, 의미는 가진다. 단지 표현됨으로써 말이다. "야드파운드 제2 채널의 주딱은 엄준식이다"를 보자. 지시체는 없다. 하지만 표현되지 않는가?



2. 마이농의 지향 이론


두번째는 알렉시우스 마이농의 지향적 이론이다. 그는 '실존하지 않는 사물은 없다'라는, 문장 성립의 6번째 규칙을 부정하며 사상을 전개한다. 가능한 어떤 사유 대상이든, 심지어 자기 모순적인 대상조차 존재(being)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그러한 대상들 가운데 매우 적은 것들만 우연하게 현실에 실존(existing)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사카 미코토는 '가능한 사유 대상'으로 존재라는 속성을 지녀 지칭되나, 부득이하게 일본의 학원도시에, 세계에 실존한다는 속성을 가지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미사카 미코토는 존재하지만 실존하지 못하는 독립체이며, 우연하게도 실존이라는 속성을 지니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둥근 사각형', '황금산', '리쿠하치마 아루', '역사왜곡없는 고려거란전쟁' 등과 같다. 존재하나, 실존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1번 문장은 참인가? 혹은 거짓인가? 개념적으로, 그러니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설정상으로 미사카 미코토는 초능력자이며 그녀는 레벨5가 맞다. 그렇기에 이 문장은 참이라는 진리치를 가지게 된다. 비록 현실세계와 대응되어 실존하지 못할 뿐 이 문장은 존재를 담보하고 있기에 판단이 가능해진다. 미사카 미코토는 그저 부득이하게, 우연하게도 실존하지 못했을 뿐이지만 그 문장의 지칭 여부는 판단가능하다.



3. 러셀의 기술 이론


버트런드 러셀의 한정 기술구 이론은 조금 복잡하고, 어렵다. 그는 논리주의의 입장에서 보다 엄밀하고 정식화된 인공언어 논리식을 통해 언어를 분석한다. '미사카 미코토'는 러셀에게서 논리적인 고유 이름이 아니다. 그저 일상적 고유 이름으로, 이는 현실적으로 이름이 아니며 논리적 형식상 기술구의 결합이다. 따라서 이 문장 역시 기술구의 결합이다. 즉, 러셀은 우리가 일상에서 통용하는 이름은 기술구들의 결합이 위장한 것에 불과한 비논리적인 이름이다.


1번 문장은 기술 이론의 술어 논리에 따라 통상 다음과 같이 해설되고, 또한 기호화된다. 


1. '적어도 한 사람이 초능력자다'

(∃x)Lx : 어떤 x에 대해 x는 L이다

2. 초능력자인 사람이 정확히 1명 있다.' 

(∀x)(Lx → (∀y)(Ly → (y = x))) : 모든 x에 대해 (x는 L이라면, 모든 y에 대해 (y가 L이면 (y는 x와 같다))

3. '그러한 초능력자는 누구든지 미사카 미코토다'

(∀x)(Lx → Mx) : 모든 x에 대해 x가 L이라면 x는 M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합되어 다음과 같아진다.


4. '적어도 한 사람은 초능력자이며, 그러한 초능력자는 정확히 한 사람이 존재하고, 그러한 초능력자는 누구든지 미사카 미코토다'

(∃x)(Lx ∨ ((∀y)(Ly → (y = x)) ∨ Mx))) : (어떤 x에 대해 (x는 L이고 (모든 y에 대해 (y가 L이면 (y는 c와 같다)) 그리고 x는 M이다)))


이러한 기호화는 지칭에 대하여, 통용되는 이름이 단순한 단칭 명사가 아닌 양화사(술어)의 사용임을 알려준다. 그렇기에 러셀의 이론에서 단칭 명사와 같아 보이는 '소크라테스', '노무현'등은 현실적으로 단칭 명사가 아닌 양화사이다. 이러한 지칭의 사용은 앞서 설명된 양화 구조의 편리한 약어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레일건, 레벨5와 같이 표면상의 일상적 단칭 명사는 분석을 거쳐 사라진다고 할 수 있다.


1번 문장의 기호화 표현에서, 첫번째 문장은, 초능력자 자체가 현실에는 한 사람도 없으므로 단순하게도 거짓으로 판정된다. 문장의 의미성, 실존과 존재 등에 연연할 필요 없이 분석된 3가지 문장 중 하나만 거짓이어도 거짓으로 판명되는 간편한 방법이다. 이러한 기술 이론은 표층 현상과 논리적 현실의 구별에 호소하며 일상적 고유 이름이 현실적으로는 확정 기술의 약어라고 주장한다. 이는 '어마금'이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준말인 것과 같다.  일상의 지칭은 기술구의 결합이다.



4. 설의 기술 이론에 대한 비판과 다발 이론


존 설이 주장한 러셀에 대한 비판을 간단하게 알아보자. 어떠한 고유 이름과 기술이 의미가 같다면, 각 이름에 대한 그것과 같은 특정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설은 말한다. 예를 들어


2.) 미사카 미코토는 괴팍한 사람이었다.


라고 발언했다고 가정하자. '미사카 미코토'라는 고유 이름은 곧 'x는 K고, x는 L이고,... 등등인 유일한 x'와 의미가 같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K, L등은 모두 내가 문장 속 지칭 대상에게 적용하거나 믿음을 형성한 대상에게 참되게 적용할 수 있는 술어들이다. 하지만 이는 2번 문장이 아래의 문장을 함의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3) 페브리를 구하기 위해 어과초 2기 2쿨에서 스터디와 싸우던 다정한 미사카 미코토가 있었다.


그리고 1은 확실히 나에게든 다른 누구에게든 2를 함의하지 않는다. 미코토가 괴팍하다는 표현과 어과초 2기 2쿨이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문장에 대한 즉각적 확인은 이름에 대한 각각의 사용에 대한 대답을 제공해야하나, 내놓은 기술은 언제나 화자가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마금 보지 않고 유입된 유저들이 "미사카 미코토가 누구인가요'라고 나한테 묻는다면 난 미코토에 관해 궁금할만한 정보와 머릿속에 떠오른 답변 중 하나를 내놓을 수 있지만, 여기서 내놓은 답변이 내가 이전에 '미사카 미코토' 라는 이름을 사용해 표현했던 것과 정확히 같은 기술이라는 결론은 필연적이지 않다. 나는 "미코토는 사랑스러운 귀여운 여자에요"라고 내가 대답할 수도 있고, "맨날 학대하고싶은 쌍년이에요"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는 화자가 이름을 발언할 때 어떠한 기술을 '마음에 떠올렸는지'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만이 아닌, 단 하나의 결정된 기술이 없는 경우가 여러 번 있다는 것이다.


내가 미사카 미코토에 대해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의 주인공'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지, '시라이 쿠로코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또는 '사텐과 반리를 구하기 위해 라이프라인과 맞서 싸운 사람'이라는 기술을 잊지 않고 '식봉이의 가슴을 주무르며 감탄하던 여성'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지와 관련해 발생할 문제를 알 수 없다. 무심결에 2번 문장을 발언했다고 한들 방금 나열한 기술 가운데 하나를 특별히 떠올려야만 할 필요성도, 의무성도 없다.


설의 관점에서 러셀의 기술 이론은, '같은 이름'이 사람마다 '다른 뜻'을 지닌다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이다. 나와 당신이 생각하는 '미코토'는 과연 같을까? 화자들의 의견 불일치는 기술 이론의 난점이다.


이에 대하여 설은 다발 이론을 제시한다. 이름은 특정한 기술이 아닌 여러 기술들의 모호한 다발과 연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S다"라는 진술에서 'S'는 얼마든지 어떤 고유 이름으로든 바꿀 수 있다. 저 진술은 '표준적인 정체 확인 진술(standard identifying statements)'이 '이것'으로 확실하게 규명된 대상에 대해서만 참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름은 일반적으로 이름과 연합한 충준하지만 모호한 불특정 다수의 기술을 만족한 어떤 대상이든지 지칭한다는 것이다.


설은 모호성이 이름과 기술을 구별이라는 차이이고, 우리가 기술과 대조되는 이름을 사용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러셀의 주장이 올바른 견해라면 고유 이름은 단지 줄인말이다. 이름은 단 하나의 기술과 동치가 아닌 '그러한 기술을 이어주는 다리(설의「고유 이름」에서의 원문은 못)'로 기능한다. 우리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언어인 것이다.


이 다발 이론은 러셀의 이론에 대한 반론 2개가 통하지 않는다. 첫번째 반론에 대해 설은 이름에 대해 그것이 표현한 특정한 어떤 하나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확언을 포기했고, 이름은 그저 기술들의 느슨한 다발과 의미론적으로 묶인다. 두번째 반론인 화자 불일치는 다른 사람이 서로 다른 기술의 다발을 떠올려도 제각기 충분하나 모호한 불특정 다수의 정체 확인 기술을 가지며 결국 같은 개체를 지칭하는 것에 성공한다고 해명한다. 물론, 여전히 러스 마커스가 제기한 비판처럼 여전히 화자의 의견 불일치는 제기된다.



5. 크립키의 가식 이론과 허구에 대한 논의


솔 크립키는 기술 이론에 대한 반론과 더불어 가능세계 개념과 연계된 인과 역사 이론과 가식(pretense) 이론을 제기한다. 여기서는 많이 조명되지 못한 가식 이론에 더 초점을 맞춰보자.


크립키의 주장은 허구의 작품을 제작하는 사람과 그러한 작품을 읽는 사람들은 가식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프레게의 견해를 일부 답습한다. '미사카 미코토'라는 이름이 어떤 여자, 미사카 미코토를 현실적으로 지칭한다는 것, 현실적으로 있다는 것 등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사카 미코토'라는 이름이 현실적으로 이름이고, 이름의 일상적인 의미론상 기능을 현실적으로 한다는 것은 소설 속 가식에 불과하다고 크립키는 말한다.


'미사카 미코토'라는 이름이 현실 세계에서 의미론적으로 어떻게 기능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그것이 현실에서 아무런 기능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 속에서만 이름일 뿐이다. 단순히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시리즈'라는 허구 속에서만 진술이 가능하다. 지시체가 없이, 지칭되는 척만 한다. 


개리스 에반스는 이를 확장해 가식이 계획적인 허구와 독창적 예술의 창조, 공유된 환상, 잘못된 증언 등으로도 이어지도록 사용하였고, 켄달 월턴은 현실적 독립체와 사태가 상상 놀이나 다른 가식에 등장하는 방식까지 다룬 가장(make belive) 이론을 펼친다. 가장의 맥락에서 만들어진 진술은 현실세계 주장으로서 기능을 겸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목적으로 자주 사용된다고 말한다. "진격의거인에서 아르민은 에렌을 지옥으로 데리고갔다"라는 진술은 이사야마 하지메가 구현한 만화에서 거짓일지라도 마파가 제작한 '진격의거인 최종장'에 관해 현실세게에서 참을 말한 것일수도 있다.


또한 폭로(betrayal)와 부인(disavowal)이라는 개념을 끌어들이는데, "어쨌든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에서 미사카 미코토는 멍청했다" 라는 진술은 허구를 폭로하지만, 허구에 참여하지 않는다거나 현실에 대해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가 "미코토가 무기노에게 쳐맞은건 애니일 뿐이다" 라고 말한다면 나는 바로 그러한 허구를 부인하는 것이다. 허구와 가장에 대한 진술은 월턴에게 '지칭을 시도하는 척'하는 것이다. 화자는 이러한 시도를 하는 척 하거나 가식을 드러내고, 일정한 방식으로 지칭하려는 시도는 실패한다. 그러니까 내가 '미사카 미코토'에 대한 문장을 진술하면 이것은 지칭하려는 시도의 실패라는 것이다.



6. 전통적 관념론


추가적인 논의를 살펴보자. 전통적인 관념 이론은 존 로크의 이론이 자주 이용된다. 로크는 언어표현의 의미가 정신과 마음에 깃든 관념이라고 주장한다. 어떠한 문자열이 유의미하다면 그 문자열이 화자의 내용이 담긴 한 정신 상태, 관념, 사유와 믿음 등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라서 '미사카 미코토는 초능력자다' 라는 문장이 유의미해진다면 그것은 정신과 마음의 상태가 특성 시간에 특성 사람에게 깃든 실제 상태가 된 것이다. 여기서 확장되어 앞서 설명된 화자의 의견 불일치는 각각의 화자의 관념이 갈등을 빚는 것이 아닌 같은 관념을 다른 단어로 표현해서 혼란이 생기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7. 후기 비트겐슈타인과 일상언어학파


사용 이론 역시 주목할만하다. 러셀의 명제 구조 분석과 달리 후기 비트겐슈타인과 존 오스틴 등의 일상언어학파들은 언어의 작동과 연구방법에 대해 비판을 가한다. 언어와 언어를 구성하는 독립체들은 표본과 같은 추상체가 아닌 인간의 행동과 활동, 사회적 실천과 관행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문장은 생명이 없으나, 그 문장이 표현하는 명제는 인간이 수행한 발화에서 비롯된 추상화의 결과이다. 언어를 배우고 익힘은 복잡한 형태의 사회적 행동이다. 그러한 언어의 규칙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더라도, 우리는 언어에 있어서 규칙의 지배를 받는다.


언어 활동은 놀이와 같고, 언어는 종이에 적힌 표시들이 명제라고 불리는 추상체와 표현관계를 맺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언어 표현의 의미는 올바른 관습적 사용을 지배하는 암묵적 규칙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다. 단순하게 의미가 관습에 의한 사회적 기능이란 것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1번 문장은 관습상의 사회적 역할을 하지 않는다. 단순히 미사카 미코토가 초능력자임을 쓸모없이 주장할 뿐이다.


그리고 여기서 윌프리드 셀라스는 추론하기는 사회적 행동이라고 호소하며 의미 추론 이론을 형성한다. 문장의 유의미함, 애매함, 모호함 등은 주요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복잡한 문장들 사이에 성립하는 함의에 대해서는 어떠한 두 문장의 정적이고 추상적인 관계를 '추론하기'라는 규칙의 지배를 받는 실천으로 재구성하게 만든다.


어떠한 문장에서 함의된 문장이 있을때, 앞의 문장만 주장하고 후자를 부정한다면 이것은 사회적인 비난을 받을 것이다. 관행적으로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희는 사람이고 철수는 한국어를 한다"라는 문장은 "철수는 한국어를 한다"를 함의한다. 과연 전자만 옹호하고 후자는 부정하는 것이 사회적 관점에서 용인되는가?


로버트 브랜덤은 셀라스를 계승해 주장하기의 개념을 선보인다. 어떤 문장을 발언하며 주장할 때, 청자의 반응이나 도전이 어찌됐든 맞서서 자신의 주장을 옹호하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를 요구하고 답하는 사회적 놀이인 것이다. 어떠한 문장 P의 의미를 구성하는 것은, 문장 P를 지지하려고 옳게 제시한 이유와 추가한 문장을 옹호하기 위해 P가 올바르게 주어질 수 있게 하는 규범이다.


이러한 이론에서 지칭은 그저 문장에 근거한 추론의 실천이 던진 그림자에 불과하다. 체스의 규칙과 같은 실천적 이유를 벗어나 증거에 입각한 이유를 제시하며 비트겐슈타인식의 추론주의를 강화한다. '미사카 미코토는 레벨5다'라는 문장을 내가 주장한다면, 나는 이에 대한 증거에 입각한 정당화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 추론 이론은 언어의 사용과 옹호, 지지 등 인식론적 개념을 보여주며 색다른 설명을 보여준다.



8. 그라이스의 심리 이론


폴 그라이스의 심리 이론은 매우 독특한 이론이다. 언어 표현이 오로지 표현이기 때문에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하다. 언어 표현은 명제를 표현하기 때문이 아닌 화자의 생각과 의도를 표현하기 때문에 의미를 지닌다.


여기서 그라이스는 화자 의미(sperker meaning)라는 생각을 도입한다. 화자가 어떤 기회에 어떤 문장을 발언할 때, 청자에게 전달하고자 의도한 것이다. 화자가 만들어낸 문장은 특정 언어의 표준적인 의미를 언제나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화자 의미는 문장 자체의 표준 의미와 구별된다. 문장 의미를 궁극적으로 개별 인간의 심리 상태로 해명하는, 언어적 의미의 심리학 환원이다. 그라이스의 의미는 기존의 문장 의미 개념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것은 선명한 불편함인 것이다" 라는 문장을 생각해보자. 문장 자체의 의미는 충분히 결정되어 있지 않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화자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대학의 불편한 일체형 책상을, 어떤 사람은 깨끗하게 청소된 사무실과 대비되는 위압적인 분위기를 의미할 수도 있다. 아니면 "불편함"이라는 단어를 잘생기다, 좋아하다와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부정확하게 믿는다면, "난 너가 너무 불편해"라는 문장이 사실은 "매일 너와 함께하고 싶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발언자, 그러니까 화자의 의미가 맥락을 결정하게 된다.


또한 발언은 하나의 의미만을 가지지 않는다. 


3) 나는 저녁에 아무것도 안먹었어.


1번 문장에 대해 어떤 화자는 '저녁을 먹지 않아서 배고파'와 '나 지금 다이어트 중이야'를 동시에 의미하며 발언할 수도 있다. 



9. 논리실증주의와 검증론


마지막으로 검증론을 알아보자면,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문장은 무의미하고, 문장의 참 역시 미래 경험에서 어떠한 차이를 만들 경우에만 유의미하다고 말한다. 그러한 검증 조건은 문장이 참임을 보여줄 어떤 경험의 집합이다. 그러한 경험의 집합을 생각할 수 없다면 어떠한 문장은 표층 문법에 맞더라도 무의미하며 무가치해진다.


예를 들어, "어마금 6기는 재미있는 점만 존재한다"와 같은 문장을 보자. 어마금 6기가 존재하는가? 따라서 경험할 수 없고, 검증론의 관점에서 무의미하다. 검증론에서 의미는 인식의 관점에서 설명된다. 문장의 고유한 증거 기반이 될 것인가가 핵심 문제인 것이다. 


4) "아코는 히나를 사랑했다"


5번 문장을 살펴보자. 아코가 히나를 사랑했다고 한들 현실세계에서의 미래 경험에 어떠한 변경점이 있는가? 이 문장을 보고 어떠한 차이점을 예언하였는가?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이 문장 역시 무의미하다. 참도, 거짓도 아닌 그저 의미없는 문장에 불과해진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아' 이라는 단어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진다. 혹자는 이 문장을 분석명제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김용하가 얼마든지 아코를 레이사와 같은 찐따로 만들었을 수도 있다. 모든 경우에서, 필연적으로 참이 아니다. "사챈은 사챈이다"와 같은 동어반복적 문장같은 것이 아니고서야 분석명제가 아니다. 


'미사카 미코토는 초능력자다' 라는 문장은 단순하게 바라볼 문장이 아닐 수도 있다. 콰인의 주장대로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오스틴의 주장대로 수행 이론을 접목할 수도 있다. 과연 미사카 미코토는 레벨5가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