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연기가 4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지속된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빨리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등교수업에 있어서는 정부가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고의 경우, 시골지역이나 원도심지역을 제외하면 거의 전교생이 1000명 안팎입니다. 특히나, 초등학교나 중학교와 달리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고등학교의 경우 문제가 특히 심각합니다. 고등학교의 경우 대부분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합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밀접접촉을 합니다. 비록 지하철의 경우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100% 감염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손이나 심지어는 각막을 통해서도 전염이 되는 것이 코로나비루스입니다.


교실 안에서는 사실상 감염을 막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좁은 교실 안에서 거리두기를 할만한 공간이 없습니다. 남는 교실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설령 있다고 해도 다른 반을 가르칠만한 인력이 없습니다. 원격강의를 한다면(무슨 일본도 아니고) 등교개학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뿐입니까? 유초중고등학교가 붙어있는 경우는요? 서울 오륜동처럼 단지 안에 학교가 여러 개 있는 경우는요? 아직 우리나라 코로나가 종식된 국가가 아닙니다. 도리어 2차 대유행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뭐가 그렇게 급하십니까?


가장 큰 문제는, 등교 여부를 떠나 저 안에 학생들의 의견은 단 1%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나뉘는 논제가 등교개학 여부입니다. 모두가 찬성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반대하는 것 역시 아닙니다. 모두가 선생님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부모님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위임장같은 거 쓴 적도 없습니다. 학교에 가는 것은 우리입니다만, 왜 학교에 가지도 않으시는 학부모님들과 왜 등교여부와 관련없이 출근하시는 선생님들의 의견만 물으십니까? 학생들은 선거권 없으니 어른들 하시는 말씀에 곧이곧대로 따르라, 이겁니까?


고3 입시의 경우, 상당히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전과 교육을 맞바꿀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오히려 고3 학생들이 코로나에 걸렸을 경우의 손해를 생각하면 그렇게 이득도 아닙니다. 다른 정책은 잘만 보수적으로 펼치시면서 왜 정작 보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등교개학은 그렇게도 성급하게 하시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