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이후로 10년만에 문재인을 위시한 좌파가 정권을 잡았는데 니네는 이 두 정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어떤 정부가 더 낫다고 봄? 나는 그나마 노무현때가 지금보다는 나았다고 본다. 물론 둘다 못한건 맞지만, 노무현때가 똥같은 된장이라면 지금은 그냥 똥임.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몇개 있는데, 일단

1. 노무현 vs 문재인

노무현은 정계 경력도 꽤 있었고 호불호를 떠나서 인물이나 경력 자체가 상당히 스타성이 있었다. 별 존재감 없었던 일개 군소 후보가 경선을 차례차례 이기면서 대선 후보까지 올라가고,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회창과의 접전이나 대선 직전 정몽준 단일화 파기 같은 사건도 드라마틱했지. 대통령때도 자기 의견이 뚜렷했고. 그게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떠나서 자기 의견 개진에 있어서는 솔직했지. 기존까지 있었던 상식과 상당히 달랐던 탈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고 여러모로 권위주의를 타파하려고 한 점은 나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정책은 실패하고 말년도 안좋긴 했지만 그래도 여러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아무튼 대통령이 아닌 노무현 개인을 보면 매력적인 면모가 많았고, 당시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나왔었아야 했다면 노무현 이상가는 인물은 없었다고 생각함.

반면에 문재인은 솔직히 아직도 인물상을 못잡겠다. 정치경력도 짧고 노무현때 민정수석 하면서도 별 존재감도 없었지. 뭐 젊잖은 사람이란건 알겠는데 그런 사람은 그냥 동네 양로원에 가도 널렸거든. 이사람이 국정에 대해 어떤 철학이랑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보이지가 않아. 인물상은 그냥 무난하지. 그런데 정책은 그거랑 반대로 극단주의로 치달으니 이사람이 도대체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알수가 없는거야. 대선때도 문재인이 잘나서 대통령이 됐나? 사실 토론회때 보면 홍준표가 훨씬 잘했거든. 문재인은 사실 그냥 미리 준비한거 외워서 주워섬긴다는 느낌밖에 안들었고 좀 디테일하게만 들어가면 버벅거리는게 티가 났지. 딱히 대통령 될맘도 없어 보였고 대통령이 돼서 뭘 할지 생각도 없어 보였다. 이사람은 자기 능력을 입증해서 대통령이 된게 아니고 그냥 당시 반새누리당 여론때문에 밀려서 됐다고 봄.

2. 인사

노무현도 인사를 잘 쓴게 아니고 당시에도 인재풀이 좁고 코드인사라고 비난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느끼는거는, 당시 노무현은 그나마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인사를 했다는 거다. 문재인 인사는 아주 대참사지. 노무현이나 문재인이나 아마 알고있는 인재 풀은 비슷할텐데, 노무현이 이미 거기서 알맹이들만 골라서 한번 쓴거고, 문재인은 남은 찌꺼기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걸 골라서 쓸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함. 예를 들어서 문재인 정부 초기 경제쪽 인사는 변양균 라인이었고, 박기영같은 예도 있고, 참여정부 시즌2 논란을 의식했는지 사람이 모자랐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결국에는 대다수 자리를 참여정부 출신 이외에는 그냥 자기사람 아니면 검증 안된 운동권 시민단체 출신으로 채우지. 유은혜나 도종환처럼 기본 자질이 없는 사람들도 장관으로 뽑고. 경제 라인도 이후에 장하성 라인으로 갈아탔지.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냐? 노무현때는 전반적인 정부 정책은 좌파였지만 아무튼 주변 사람들이 아주 무능한건 아니었는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우파쪽 정책도 시행하고 했었다. 욕먹어가면서도 FTA나 국민연금 조절같은 것도 하고. 부동산은 폭망하긴 했는데 이건 정부 초기부터 정부 사활을 걸고 추진한거라 물러설 수 없었다는 느낌도 좀 있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 정책은 사실 말이 되는걸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엉망진창이지. 경제 정책도 결국 공공연한 반기업주의자였던 장하성 라인이 다 말아먹고 있고. 외교도 강경화 같은 비전문가를 임명해 놨더니 중요한 순간마다 헛발질하고 최근에 북한 관련해서도 몇 번이나 문재를 만들었지. 국내 문제가 심각한데도 고위공직자들한데서 뭐 적절한 워딩도 하나 나오질 않고 있고.

3. 정치지형

노무현정부 초기에는 한나라당이 아직 굳건히 세력을 갖추고 있었던 때였고 대충 양 당이 상호 견제가 가능했다. 수도이전같은 말도 안되는 공약도 쳐낼수가 있었고. 문재인 정부의 문제는, 노무현때는 노무현이 강력하게 드라이브하던 개혁이라는 과제가 있었고 한나라당이라는 극복해야 될 상대가 있었다면, 문재인때는 그런 목적의식이란게 희박했고, 거기에 무슨 삽질을 해도 견제할 수 있는 세력 자체가 없었다는거다. 애초에 박근혜 심판으로 모인 사람들인데 탄핵은 벌써 했고 문재인 당선도 이뤘으니 정부를 꾸리기 전부터 제일 중요했던 목적을 다 달성해 버린거야. 미래에 대한 별 생각 없이 관련자들 전부 그냥 승리감으로 가득 차 있었을거다. 여론도 정부 초기에는 압도적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그냥 바로 성과 나눠먹기 모드로 들어간 사람들이 다수였다고 본다. 뭐 막상 일을 하려고 봐도 뭘 해야될지 모르겠었겠지. 애초에 관련분야 전문가들도 아닌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이러니 뭐 정부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있나.

글이 늘어지니까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네. 뭐 아무튼 결론은, 박근혜도 탄핵 당했고 문베들이 조상처럼 섬기는 노무현도 탄핵 당했는데, 문재인도 탄핵 안당할 이유 없지. 조만간 빠른 탄핵 당하길 바라며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