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있는 집 둘째 며느리였는데 시할머니까지 3대가 모여 사는 집이었고 굉장히 가부장적이었음

명절날 아침부터 장 보고 음식 장만하고 이제 아침 먹으려는데

식탁에 가보니까 어른들이랑 남자들은 다 밥이랑 반찬이랑 국그릇이랑 따로 주고

형님이랑 나는 밥그릇에다가 밥이랑 나물이랑 고추장 올려놓고 비빔밥 해먹으라고 놨더라구


나 원래 비벼먹는 거 좋아하지도 않기도 하고 뭔 노비들 밥 주는 것 같아 가지고 기분 확 더러워짐

그래도 어른들한테 막 화를 낼 수는 없어가지고 웃으면서

"한 그릇에 다 넣고 비벼먹는 게 우리 집의 며느리 정식이군요?" 하고 툭 던짐 ㅋㅋㅋㅋㅋ


순식간에 식구들 존나 당황하고 시어머니가 "얘 그럼 내 걸로 먹어라" 이러길래

내가 "그냥 드세요^^ 다음엔 비벼먹을 거냐고 물어봐 주세요~" 해버림


내가 어느 집 며느리랑 영혼체인지가 됐는지는 몰라도

그 집 며느리 아마 꽤나 사이다였을 거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