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 이준석계”로 구분되어 오던 국민의 힘 천하람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써 나경원, 유승민이 빠져 사실상 양강구도로 표현되던 국민의 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가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여러 사건으로 잠시 정치권 2선으로 물러나 있는 이준석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이른바 “이준석 계파”의 시작을 알리는 행보라 봐도 될 듯하다


하지만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다


누구보다 ”계파정치”를 비난하던 사람이 계파정치를 한다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준석은 “계파정치”를 부정한 적 없으며 지금 상황에선 오히려 이런 계파정치가 필요한 순간이다.


사실 어느 나라던 이러한 형태의 “계파정치”는 필수불가결이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주주의가 잘 구성되어 있다 평가받는 노르웨이에서 마저 (사실상)양당제에 계파정치로 얼룩졌다는 자국 내 비판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동쪽 끝 야당 대표가 스파이인 작은 나라에 비하면 그 정도는 낮겠지만


아무튼 이런 계파정치는 민주주의의 수준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나 존재한다


왜 그럴까?


너무도 당연한 것이 “정치”란 협치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혼자서 하는 정치”를 따로 부르는 말이 있다. 바로 “독재”다.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모아서, 최대한 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할 방향을 정하고, 투표를 통해 국가를 이쓰는 것이 “정치”다


“정치(政治)“라는 단어도 요임금 시절 자주 넘치던 황허강의 치수를 관리하기 위해 “여러”사람이서 힘을 모으고, 방법을 찾아 물을 다스리던 것에서 유래했다.


이를 대입해보면 이준석도 결국 혼자 힘으로는 절대 대업을 이룰 수 없다.


이준석은 과거부터 화려한 언변과 토론 기술, 훌륭한 정치적 어젠다로 많은 장점을 드러냈지만


거의 유일하게 꾸준히 단점으로 지목됐던 점이 바로 “사람을 못 모은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준석 입장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기존 대한민국 기성 정치인들의 “계파정치”의 단점인 고립성과 극단성등의 이유로 이준석의 어젠다와 비교해보면 전혀 상극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제일 싫어하는 길을 굳이 가고 싶지는 않을 터


하지만 정치란 언제나 “낭만”적이지 않다


이준석을 지지하는 지지층의 대다수는 “이대남”들이지만 이대남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자칫 “이대남”들만 챙기다간 엄연히 이준석을 지지하는 “다른 계층”에게 실망감만 안겨줄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정치는 “협치”다.


협치란 것은 자기 목소리를 키우고 자기 몸집을 키우는 것이 아닌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그러려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움직이는 것이 좋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혼자서 “이해”시키는 것 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내 의견에 동조하며 같이 “이해”시키는 것이 훨씬 수월하지 않겠나.


이준석도 그 필요성을 슬슬 느꼈을 것이다.


천하람의 등장과 과감한 출사표는 아마 이런 본인의 정치적 전략의 변화가 드러난 것이라 필자는 보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확실히 ”이준석“을 구심점으로 한 무언가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 동안 ”친 이준석“이라는 범적인 무언가는 있었지만 이들이 ”이대남“, ”소장파“, ”무계파 지향“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 외엔 딱히 계파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천하람의 본격적인 등장은 이제 이런 ”친 이준석“사이에서 이준석 혼자만의 움직임이 아닌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움직여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즉, ”이준석계“의 등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사실 이 ”이준석계“의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가늠은 안 된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것이 오히려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으로써의 ”협치 능력“을 보여준 것이고,


덧붙여 갈수록 스스로의 덫에 걸려 ”이대남“프레임 안에서 극단화 되어가던 “이대남”들에게 제대로 된 노선과 극단적인 “괴물”이 되지 않도록 하는 “억제기”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일전에도 말했지만 일부 극단화되고 있는 “이대남”들을 묶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따로 묶을 수 없어 방치하다가 결국 괴물이 되어버린 “페미니즘”이란 사례가 있기에 이런 “이대남 세력화”를 억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필자는 보고 있다.


아무튼 이런 이준석의 변화와 새로운 베팅은 (비록 필자는 오세훈의 사례로 인해 도박성 정치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국민의 힘이란 거대 정당 내 새로운 흐름으로써 충분히 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준석”


이 사람의 “정치”는 역사가 어떻게 기억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점은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