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채널
알다시피 서브우퍼는 저음 영역만 똑 때서 재생해주는 역할을 하는 스피커임

그러기 위해서 공기를 많이 밀어내는 거대한 크기의 우퍼와 고출력 앰프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지

제대로만 사용한다면 고가 스피커만이 재생하는 극저음 영역을 싼값에 더 좋은 퀄리티로 재생할 수 있어서 가성비 오디오꾼들은 5~6인치 정도의 스피커와 10~12인치 정도의 서브우퍼를 함께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

그런데 이 서브우퍼는 메인 스피커가 내주지 못하는 (혹은 충분한 음압을 확보하지 못하는) 음역대에서 크로스오버를 하여 사용해야됨

그렇지 않으면 저음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져 밸런스가 무너지거나 저음의 위치감이 모호해져 공간감이 흐리멍텅해지기 때문이지

우퍼의 세팅에는 메인 스피커와의 볼륨 매칭, 적절한 배치, 불필요한 진동의 제어 등이 더 있지만 내가 말하려고 하는건 크로스오버의 주파수 문제임

사실 섭퍼 크로스오버는 무척 간단한 작업임. 주파수 정하고 옥타브 정하고 메인 스피커랑 볼륨만 맞춰주면 되니까

근데 이 주파수가 생각보다 상당히 중요함.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소리가 그쪽에서 나거든 ㅋ

3Way 4Way의 거대한 스피커를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청취거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소리가 유닛쪽에서 따로따로 들려와 전체적인 맥락이 혼잡해지는 불상사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생김

섭퍼도 마찬가지로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120Hz, 200Hz가 되면 소리가 그쪽에서 나게 됨. 특정 소리가 섭퍼에서 재생되고 메인에서도 재생되서 소리가 뒤섞일 수 있다는거지

그래서 섭퍼 크로스오버는 .1채널 사용자라면 꼭 신경써야 할 중요한 포인트임. 아무리 저음이 무지향성에 가깝다지만 인간은 저음의 방향감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거든

개인적으로 섭퍼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최소 80Hz , 권장 60Hz , 최고는 40Hz 이하라고 생각함

120Hz는 방향감이 제대로 느껴져서 정면 의외에는 배치할 수가 없음. 후방이나 측면에 놓게 되면 왠지 모를 이질감을 느끼게 될꺼야. 귀를 기울이게 되면 낮은 저음의 목소리나 효과음이 들리는 경우도 있음 ㅋ

80Hz 부터는 슬슬 방향감이 희미해지기 시작함. 그래도 후방에 배치하게 되면 소리가 등짝에서 들리는 느낌을 살짝 살짝 받을 때가 있어

60Hz 이하에서는 방향감을 거의 느끼기가 어려워짐. 그래도 근거리가 아니라 4~5M의 후방에 배치하게 되면 소리가 뒤쪽에서 울려온다는걸 알아챌 수도 있어. 돈 좀 있으면 전면 후방에 듀얼 섭퍼로 배치하면 되니 이 주파수부터는 크로스오버의 방향감을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지

40Hz부터는 어디에 놔도 공간 전체가 울린다고 보면 됨. 소리보다는 진동에 가까워지는 영역이고, 슬슬 몸 전체로 듣게 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어. 물론 이 주파수 영역에서 크로스오버를 때리려면 아주 좋은 북쉘프 스피커이거나 ( 8인치쯤은 되야 충분한 음압에서 왜곡 없이 버텨줄 수 있을듯... )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여야 가능하겠지. 하지만 이 주파수에서 크로스오버를 하게 되면 가장 탁월하게 섭퍼를 즐길 수 있고 초근거리에 놓았을 경우에는 온 몸을 자극하는 Tactile한 감각을 방향감 걱정 없이 느낄 수 있을꺼야



뭐, 말은 이렇게 했지만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섭퍼를 추가하고 크로스오버에 신경쓰는 경우는 거의 없을꺼야.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브리츠 2.1 스피커 등은 이미 다 크로스오버가 다 되있으니까. 이곳을 기웃거리는 MM이나 EGG충들도 그 수준에 만족하고 종결하는게 일반적인 유저들의 선택일꺼야. 하지만 좀 더 나아가서 탄탄한 저음을 즐기고 싶고, 위아래층의 이웃과 돈독한 교류를 하고 싶다면 서브우퍼를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꺼라 생각해. 음감에서 저음이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엄청나거든

크로스오버는 꽂게칩에서도 미약하나마 지원하고 있고, 사블 AE9같은 고오급 사카나 AV 리시버, 혹은 서브 단자가 있는 인티앰프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 PC파이라면 ApoEQ를 사용해서 더욱 효과적으로 세팅해볼 수도 있지

이헤폰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스피커만의 쾌감을 즐기고 싶다면 서브우퍼를 사용해보는걸 적극 추천해. 특히 게이밍과 영화에서는 내가 지금까지 듣고 있던 소리가 맞는지 착각하게 될 정도로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될꺼야

물론 이건 다 층간소음에서 자유로운 환경을 가정하고 쓴거야. 아파트나 원룸이면 주변 이웃과 맞다이를 뜨지 않는 이상 섭퍼를 사용하기 어려울꺼야. 극저음은 파장이 오지게 길고 물질을 타고 흘러서 사방팔방에서 민폐를 끼치거든

그럼에도 섭퍼를 쓰고 싶다면, JAMO나 클립쉬같은 가성비 섭퍼나 SVS같은 제대로 된 섭퍼를 써보는걸 추천해

좋은 제품끼리 잘만 세팅한다면 오디오 커뮤니티의 전설 중 하나인 수천만원 씹어먹는 수백만원짜리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을꺼야

모두 행복한 음감 생활 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