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주제 무리뉴 감독의 입에서 손흥민이 언급됐다. 선수 보강에 소극적인 팀의 상황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에서 영입할 수 있는 최상의 선수에 손흥민을 포함한 점은 흥미로웠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1일 무리뉴 감독이 더 이상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팀의 톱 선수를 데려오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이날 그가 언급한 대표적인 팀은 토트넘이었다. 과거엔 맨유가 토트넘의 핵심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이제는 그 같은 일이 벌어지기 어렵고 경쟁에서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됐다는 것이다.

 

올 시즌 맨유의 행보는 실망스럽다. 무리뉴 감독 부임 3년차지만 점점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부임 첫 해에 2개의 트로피를 들었던 무리뉴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에 큰 승점 차로 밀려 리그 2위를 했다. 한 팀을 맡으면 2년차에 반드시 우승을 시키던 그만의 법칙은 이어가지 못했지만, 3년차인 올해는 모두가 리그 우승 경쟁에 기대를 걸었다. 

 

뚜껑을 열고 확인한 것은 뜻 밖의 상황이다. 맨유는 올 시즌은 리그에서 불안한 행보를 거듭하며 초반 13경기에서 6승을 거두는 데 그치며 7위를 기록 중이다. 과거 모에스, 판 할 감독 시절의 상황이 재현된 것이다. 

 

“굉장한 압박 아래 있다”고 한 무리뉴 감독은 선수 영입 문제를 거론했다. 특유의 거침 없는 화법이 이어졌다. 

 

"내가 하나의 예를 주겠다. 매우 좋은 예다. 여러분이 제대로 전달하길 바란다."

 

"토트넘은 대단한 팀이고 개인적으로 존중하지만, 역사적으로 맨유가 더 큰 클럽이라는 건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토트넘이 지닌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가? 아니다. 이제 그들은 충분히 강력해졌고, 그 선수들을 팔 필요가 없다. 

 

"수년 전 토트넘 최고의 선수는 누구였나? 마이클 캐릭이었다."

 

‘스카이스포츠’는 무리뉴 감독이 그 뒤 캐릭이 맨유로 이적했다는 제스쳐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 뒤에는 베르바토프가 토트넘 최고의 선수였다."

 

이번에도 같은 제스쳐를 취했다는 게 ‘스카이스포츠’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캐릭과 베르바토프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2차 전성기를 여는 데 기여했다.

 

손흥민이 언급된 것은 그 다음이었다. 무리뉴 감독에 의해 토트넘의 핵심 선수 4인방에 묶였다.

 

"지금 우리는 해리 캐인, 델레 알리, 에릭센, 그리고 손흥민을 영입할 수 있나? 아니다. 그래서 누가 더 강한가? 그들인가? 우리인가?"

 

"축구는 변했다. 높은 수준의 선수를 사오기 점점 어려워진다. 과거엔 작은 클럽이 큰 클럽에 기댔다. 우리 선수들을 사가라, 팔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팔지 않는다. 선수 영입은 점점 어려워진다.”

 

"지난 시즌 우리는 2위를 했고 열심히 싸웠다. 하지만 맨유가 과거와 비교해 더 나은 팀이 아니라는 건 확실히 알 수 있다. 

 

이런 말이 나온 배경은 맨유의 선수 영입 정책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토하면서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전력 보강에 만족하지 못했다.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에게 대형 선수들의 영입을 요청했지만 그가 원했던 수준의 선수는 오지 않았다. 

 

1월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을 위한 선수를 기대하지만, 상황을 녹록치 않다. 무리뉴 감독은 이런 상황을 맘에 들어하지 않으며 토트넘의 에이스들을 데려올 수 없는 현실을 에둘러 표현했다. 한탄의 늬앙스였지만 그 안에 손흥민의 이름이 들어 있다는 건,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세계적인 감독이 그를 어떤 수준으로 평가하는 지를 알려준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