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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올시즌 손흥민은 EPL 올해의 선수 후보까지 언급될 정도로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축구대표팀은 그 손흥민을 십분 활용하지 못한채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한국이 가진 최고의 무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채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손흥민의 골장면을 보면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손흥민의 주특기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와 페널티박스 안팎 지점에서 나오는 강력한 양발 슈팅이다. 당장 손흥민의 가장 인상적인 골인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골들만 봐도 멕시코전에서 손흥민은 다소 먼거리였음에도 과감하게 왼발로 강하게 감아찬 골이 들어갔다. 또한 독일전 골도 그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긴패스로 인한 골이었다. 

레버쿠젠, 함부르크 시절에도 손흥민의 골 대부분이 선수비를 하다 손흥민의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에 의한 골이기도 했다. 

최근 토트넘에서의 골은 페르난도 요렌테가 손흥민 앞에 공을 떨궈주며 공간을 벌려주며 손흥민이 슈팅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만들어줬기에 가능했다.

그나마 대표팀에서 손흥민을 가장 잘 활용한 감독은 신태용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4-4-2 포메이션 하에 손흥민 옆에 이근호, 황희찬처럼 많이 뛰어주고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하는 선수를 붙여 손흥민에게 최대한 많은 공격기회가 갈 수 있게 했었다. 

이를 통해 평가전에서 이근호가 손흥민의 최적의 파트너로 평가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 역시 가장 중요했던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전에서 손흥민을 측면 수비수처럼 최대한 수비가담을 많이 하게 하고 공격을 억제시킨 것이 패착이 됐다. 이 경기 후 많은 외신에서 “손흥민이 수비수인 줄 알았다”고 혹평한 이유가 있었다. 

이번 파울루 벤투호 역시 손흥민 활용에 실패한 이유로 손흥민이 체력적으로 많이 부쳐한 것도 있지만 이를 감안하지 않고 손흥민에게 가장 잘하는 역할이 아닌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 연결고리 역할을 맡겼다는 점을 많은 전문가들이 뽑는다.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손흥민은 중앙에서 희생하며 황의조를 받치는 역할을 했지만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시안게임에 나온 팀들의 수준이 낮았고 황의조가 최절정의 골감각을 가졌기에 가능했다. 반면 아시안컵은 참가팀의 수준이 다르고 황의조가 아시안게임만큼의 골감각을 이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비슷한 역할을 맡다보니 손흥민의 십분 활용하지 못한 것. 

토트넘에서도 손흥민은 정상적일때는 적당한 수비가담과 전방 압박을 열심히 한다. 하지만 반드시 골이 필요하고 공격적으로 해줘야하는 상황에서는 이런 부담을 줄이고 전방에 손흥민을 보좌할 선수를 두면서 손흥민이 가장 잘하는 슈팅을 만들어줄 공간을 확보하려한다. 

홍명보호 시절 손흥민은 분명 11명의 선수 중 특출난 선수였음에도 ‘원팀’이라는 철학 안에 갇혀 손흥민을 특별하게 활용하지 못해 실패했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을 잘 활용했으나 스웨덴전에 패착을 둬 실패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에게 익숙지 않은 역할과 가장 잘하는 역할을 적게 맡기면서 실패했다. 

물론 11명의 선수가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손흥민은 분명 11명의 선수 중에서도 특별하다. 이를 인정해야한다. 손흥민을 가졌다는 것이 그 어떤 아시아팀도 가지지 못한 한국 대표팀의 최고 장점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 특별한 점을 활용할줄 알아야한다. 벤투 감독의 남은 임기동안 손흥민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