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0. 괴충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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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타워 오브 그레이의 본체를 유심히 살펴보던 카쿄인이 말했다.


“이놈 이마에는… DIO가 심은 육신의 싹이 없는 것 같은데…?”


압둘이 그의 시체를 담요로 덮으며 말했다.


“타워 오브 그레이는 원래 여행자를 사고로 위장해 죽여 금품을 뜯어내는 타고난 악당 스탠드 유저. 그러니 돈으로 고용됐겠지. 욕심에 눈이 멀어, DIO에게 그 점을 이용당한 거야.”


그때, 죠셉은 기체에 무언가 이상이 생김을 느꼈다.


“이상하군. 기분 탓인지, 아까부터 기체가 기울어진 채 비행하는 것 같은데…”


직후 기체가 심각하게 기울자 죠셉은 무언가 눈치챈 듯 식은땀을 흘리며 조종실로 움직였다.


“역시 기울어졌어… 설마!”


“손님, 어디 가십니까? 이곳은 조종실이라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승무원의 만류를 뿌리치고 죠셉은 조종실로 들어갔다. 뒤따라온 죠타로가 방해된다며 그녀들을 밀쳤음에도 승무원들은 단숨에 죠타로에게 빠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카쿄인이 죠타로가 밀쳐 넘어지던 두 사람을 붙잡으며 말했다.


“실례… 여성을 험하게 대하다니 용서할 수 없는 녀석이지만… 지금은 긴급상황이니, 용서해 주시지요.”


카쿄인의 예의 바른 말과 외모에 승무원들은 가만히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조종실에 들어온 죠셉은 경악했다.


“이럴 수가! 당했군!”


이미 조종사 세명 모두가 혀가 잘려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었다. 죠타로가 말했다.


“혀가 잘려 나갔어. 그 사슴벌레 자식, 이미 파일럿을 죽였다니!”


죠셉은 계기판을 점검했다.


“하강하고 있구나… 자동조종장치도 파괴됐어. 이 기체는 추락하고 있다…”


그때, 피투성이가 된 타워 오브 그레이의 스탠드 유저가 비틀비틀 나타나 광소했다.


“부와바바바, 아하하하!! 널름널름! 나는 사고와 여행의 중지를 암시하는 ‘탑’의 카드를 가진 ‘타워오브 그레이’의 스탠드 유저 ‘그레이 플라이’! 너희는 ‘DIO’ 님께 가지 못한다! 설령 이 비행기에서 살아남는다 해도! 이집트 까지는 1만 킬로미터! 그동안! ‘DIO’ 님께 충성을 맹세한 자들이 24시간 네놈들을 따라다닐 것이드아! 세상에는 너희가 모르는 상상을 초월하는 스탠드가 존재하쥐이! DIO 님은 스탠드의 정점에 달한 분! DIO 님은 스탠드 위에 군림할 힘을 가지신 분이다! 절대 못 갈거얼! 네놈들은 절대 이집트에 못 간드아아아아아바바바바갈갈갈!”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레이 플라이는 뒤로 넘어져 숨이 끊겼다. 이 잔인한 광경을 지켜보던 승무원들은 공포에 떨었으나 그 누구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죠타로가 말했다.


“과연 비행기 승무원, 프로 중의 프로. 비명을 지르지 않으니 시끄럽지 않아 좋군. 그래서 부탁인데, 우리 영감이 이제부터 비행기를 해상에 불시착시킬 테니 다른 승객에게 구명조끼와 안전벨트를 착용하도록 지시해줘.”


죠셉은 계기판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으음… 프로펠러기라면 경험이 있다만서도…”


“프로펠러…”


카쿄인은 황당해했다. 죠셉은 머리를 긁적였다.


“헌데 죠타로. 이게 벌써 세 번째구나. 살면서 세 번이나 비행기를 타다 추락하다니,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그 말에 죠타로는 한숨을 푹 쉬었다.


“두 번 다시 영감하고 비행기 타나봐라!”


해가 뜰 무렵, 해상에 무사히 불시착한 비행기에서 승객들이 구조되었다.


홍콩 앞바다 35km 지점에 불시착


죠셉이 말했다.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이제 비행기로는 이집트에 갈 수 없게 됐어! 또한… 그런 스탠드 유저와 비행기 안에서 맞닥뜨린다면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이 말려드는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겠지. 육로나… 해로를 따라 이집트로 들어갈 수밖에…”


홍콩, 다른 일행이 길가에서 기다리는 동안 죠셉은 어딘가 전화를 걸었다.


“그래… 가능하면 배 쪽으로… 뭐? 그녀석이 지금 오고 있다고?! 하… 알겠어 몇 시간 뒤 도착이라… 그래.”


죠셉을 전화를 마치고 일행에게 돌아가 말했다.


“배는 내일쯤 준비될 게야. 몇 시간 뒤에 사람도 봐야하고 출출하니 식당이나 가지.”


식당에서 압둘이 말했다.


“50일 내에 DIO를 만나지 못한다면! 홀리 씨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은… 전에도 말씀드렸지요?”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 카쿄인이 말했다.


“비행기라면 지금쯤 카이로에 도착했을 텐데.”


“나도 안다. 하지만 걱정하기에는 아직 일러. 100년 전 쥘 베른이 쓴 소설중에는 80일 동안 4만 킬로미터를 여행하는 세계일주 이야기가 있지. 기차나 증기선이 다니던 시대였다. 비행기가 아니라도 50일이면 1만 킬로미터 거리인 이집트까지는 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고 말고.”


죠셉은 지도에 선을 그으며 말했다.


“그래서 루트 말인데… 나는 해로로 가는 걸 선택했네. 이미 적당한 크기의 배도 얻었고 말이야. 그 배로 말레이시아 반도를 돌아 인도양을 가로지르는… 이른바 바다의 실크로드로 가는 게지.”


압둘도 죠셉의 말에 동의했다.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육지는 국경이 번잡하고 산맥이나 사막이 있어 문제라도 생기면 발이 묶일 가능성이 크니까요.”


카쿄인도 동의했다.


“저는 그런 곳은 가본 적이 없으니 뭐라고 못하겠네요. 두 분께 맡기겠습니다.”


죠타로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역시 제일 큰 위협은… DIO가 보내는 스탠드 유저다! 어떻게 들키지 않고 이집트까지 잠입할지…”


그때, 카쿄인이 포트의 뚜껑을 살짝 치우며 말했다.


“이건 차를 더 달라는 사인이야. 홍콩에서는 포트 뚜껑을 살짝 치워 놓고 기다리면 리필을 가져다주지.”


점원이 차를 따르자 카쿄인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 번 두드렸다.


“그리고 남이 차를 따라 주었을 때는… 검지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 번 두드리면 이게 고맙다는 사인이고.”


그때, 넷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한 남자가 다가왔다.


“실례합니다. 잠깐 괜찮을까요? 저는 프랑스에서 여행왔는데요… 한자가 너무 어려워서 메뉴를 영 모르겠네요. 좀 도와주실 수 없을까요?”


죠타로는 그 프랑스인 남자를 바라보았다. 180cm는 족히 넘는 키를 가진 근육질의 남자는 은색의 머리카락을 모두 위로 세워 마치 거꾸로 세워 놓은 은색 빗자루 같았으며, 하트를 반으로 나눈 귀걸이를 양 쪽에 끼고 있었고, 반짝이는 은빛의 눈동자는 마치 무언가를 숨기는 듯이 보였다. 죠타로가 귀찮다는 듯 손짓을 했다.


“귀찮으니 다른 데 알아봐.”


손자의 반응에 죠셉이 말했다.


“어허, 죠타로. 뭐 어때서 그러냐? 홍콩에는 몇 번 와봐서 메뉴에 나오는 한자 정도는 대충 알지. 그래서… 뭘 주문할텐가? 새우랑 오리랑 샥스핀 이랑 버섯 요리 어때?”


죠셉은 그대로 주문했지만 나온 요리는 쇠고기 죽과 개구리 통구이, 찐 생선, 조개 요리였다. 당황한 죠셉이 괜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으하하하하하! 뭐… 어떤가. 다같이 들자고, 내가 쏠 테니. 뭘 주문해도 제법 맛있거든. 으하하하하!”


어찌됐든 식사를 하던 도중, 그 프랑스 남자가 갑자기 젓가락으로 당근조각을 집었다.


“참 공들여 만들었군요. 보세요 이 당근 모양. 별 모양이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그 말에 모두가 긴장하자 익살맞던 남자의 표정이 딱딱히 굳어지며 넷을 노려보았다.


“맞아 맞아. 내가 아는 사람이… 목덜미에 이것과 같은 모양의 점을. 가지고 있었지 아마…?”


짧은 침묵 끝에 카쿄인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너 이 자식! 새로운…”


남자가 그 당근조각을 자신의 목덜미에 붙이는 순간, 탁자 위의 스튜가 사방으로 넘치기 시작했다.


“죠스타 씨, 위험합니다!”


압둘이 소리치는 순간, 스튜에서 갑자기 은빛 레이피어를 든 팔이 튀어나와 죠셉을 공격했다. 죠셉은 의수로 간신히 공격을 방어하며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스탠드다!”


“매지션즈 레드!”


매지션즈 레드가 불을 뿜었다. 그러나 남자의 스탠드는 레이피어를 빠르게 돌리더니 불꽃을 자신의 칼에 휘감으며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중세의 기사 같은 은빛 갑옷을 입은 인간형의 스탠드는 레이피어에 화염을 휘감다가 쓰러진 탁자에 그 불을 날렸다.


“어… 엄청난 칼놀림이다!”


카쿄인이 독백했다. 남자가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스탠드는 전차의 카드를 가진… ‘실버 채리엇’! 무함마드 압둘, 네가 가장 먼저 죽기를 바라는 모양이구나… 저 테이블에 불시계를 만들었다! 불이 12시를 태우기 전까지 네놈을 죽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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