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6. 다크 블루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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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셉이 소리쳤다.


“죠타로! 아래를 봐라! 해… 해면 아래에서 무언가 덤벼든다! 상어는 아니야! 엄청난 스피드로 다가온다!”


마치 파충류 같은 둥글고 납작한 얼굴에 수면에서 보이는 앞발에 물갈퀴가 달린 ‘그것’이 두 눈을 번뜩이며 죠타로에게 달려들었다.


“죠타로, 어서! 어서 배까지 헤엄쳐와라!”


“하지만 너… 너무 멀어!”


어느새 ‘그것’은 죠타로의 바로 아래, 팔만 뻗어도 닿을 거리까지 와있었다. 카쿄인이 소리쳤다.


“이 거리라면 제게 맡기십시오! 하이어로팬트 그린!!”


하이어로펜트가 죠타로와 안나를 건져 올리자 ‘그것’은 수면에 떠 있던 구명튜브를 갈기갈기 찢고 사라졌다. 죠셉이 소리쳤다.


“사, 사라졌다! 스탠드다! 방금 그건 스탠드였어!”


“해저의 스탠드… 이 압둘도 소문조차 듣지 못했던 스탠드로군.”


압둘의 말에 죠셉 일행은 숨을 헐떡이던 안나를 바라보았다.


“뭐, 뭐야?! 내가 왜!”


죠타로가 말했다.


“확실히… 이 녀석이 그 스탠드의 유저일 리가 없지.”


“하지만 이 배의 선원 열 명은 모두 신원을 체크했네. 무언가 방법은 없겠나?”


그때, 굵은 목소리가 갑판을 흔들었다.


“그 여자애인가? 밀항자라는 게…”


코와 턱에 수염을 멋지게 기른 근육질에 덩치 큰 남자가 안나를 붙잡았다. 선장모를 쓴 회색의 머리카락과 수염의 남자가 죠셉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난… 밀항자에게는 좀 엄하거든. 스피드왜건 제단의 아가씨라곤 하지만… 밀항은 밀항이니 항구에 닿을 때까지 아래쪽 선실에 연금시키겠습니다.”


죠타로는 표정의 변화 없이 담배를 물었다. 죠셉이 물었다.


“선장, 좀 묻고 싶은데… 선원 열 명의 신원은 확실하겠지?”


“틀림없고말고요. 전부 10년 이상 이 배를 탄 베테랑뿐입니다. 왜 그렇게 예민하게 집착하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선장은 죠타로의 담배를 그의 입에서 뺐었다.


“갑판에서 흡연은 삼가주실까. 자네는 이 재와 꽁초를 어떻게 할 생각이었나? 이 아름다운 바다에 버릴 생각이었나? 자낸 손님이지만 이 배에선 내 규칙에 따라줘야겠어. 미성년군.”


선장은 담배꽁초를 죠타로의 모자 장식에 비벼 끄고는 그의 교복 주머니에 꽁초를 집어넣었다.


“알아들었나?”


훈계를 마친 선장이 안나를 데리고 가려는 때, 죠타로가 말했다.


“기다리시지. 말로만 했어도 고분고분 껐을 텐데… 뭐라도 되는 양 폼 잡지 마라, 허세덩어리!”


죠타로의 무례한 말에 선장이 놀라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고 죠셉 역시 그 답지 않게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 녀석, 죠타로! 선장에게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네가 잘못한거야!”


“흥! 일부러 무례하게 군 거야. 이 자식은 선장이 아니야, 지금 알아냈지! 스탠드 유저는 이 자식이다.”


“뭐야?!”


그 말에 다른 모두가 깜짝 놀랐다. 선장만이 그게 뭐냐는 표정으로 물었다.


“스탠드?? 그게 뭔가, 대체?”


압둘이 죠타로를 말렸다.


“그건 말이 안 돼, 죠타로! 테닐 선장은 체펠리 회장을 통해 소개받은 사람이라 신원은 확실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스탠드 유저일 가능성은 없어! 죠죠, 공연한 억측은 혼란만 야기할 뿐이야!”


카쿄인도 물었다.


“증거는 있어, 죠죠?”


“잠깐만 기다려, 스탠드?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죠타로가 말했다.


“스탠드 유저에게 공통된 구별법을 발견했는데, 스탠드 유저는 담배 연기를 조금이라도 들이마시면… 콧잔등에 혈관이 튀어나오지.”


그 말에 모두가, 심지어 테닐 선장 마저도 손으로 콧잔등을 만졌다. 분위기에 휩쓸려 자기도 모르게 콧잔등을 만진 안나가 물었다.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거야?”


폴나래프가 소리쳤다.


“거… 거짓말이지, 죠타로?!”


“그래, 거짓말이다! 하지만… 얼뜨기는 찾아낸 모양이군.”


테닐 선장은 경악했다. 그리고 다른 이들도 테닐을 보며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이 스탠드 유저인 것이다. 테닐은 모자를 벗더니 온화하던 표정이 눈꼬리가 쳐지며 굉장히 험상궂은 표정으로 변했다. 죠셉이 물었다.


“죠타로, 어째서 선장이 수상하다고 생각했지?”


“생각은 무슨. 전혀 몰랐지. 다만… 모든 선원에게 이 방법을 시험해볼 생각이었을 뿐…이야.”


“죽이는데… 정말 끝내주는군. 그래, 난 선장이 아니다. 진짜 선장은 이미 홍콩 바다 아래서 쿨쿨 자고 있지.”


“그렇다면 네놈은, 지옥 밑바닥에서 잠꼬대나 하고 있어라!!”


그때, 안나가 비명을 질렀다. 물갈퀴가 달린 손이 안나를 붙잡으며 그 모습을 갑판 위로 보였다. 둥글고 넓은 얼굴에 4개의 눈이 달렸고 정수리부터 꼬리뼈까지, 그리고 허벅지 뒷부분에 지느러미가 달려 있었으며 피부는 비늘로 이루어진 군청색의 피부… 확실히 스탠드였다.


“물에 얽힌 트러블! 거짓말과 배신!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를 암시하는 ‘달’의 카드! 이름하여 ‘다크 블루문’!”


“우… 움직일 수가 없어…! 이것이 스탠드인가?!”


안나가 다크 블루문에 붙잡혀 발버둥 쳤다.


“아무리 네가 대단해도 네놈들과 5대 1로 붙으면 벅차나, 정체를 감추고 하나하나 순서대로 처치할까 했는데… 들켜버린 이상 어쩔 수 없지. 5대 1로 붙을 수 밖에. 이 계집애를 잡았다는 것은 내게 운이 있다는 증거. 지금부터 이 계집애와 함께 상어가 들끓는 바다에 뛰어들겠다. 당연히 네놈들은 바다로 쫓아올 수밖에 없겠지! 내 홈그라운드인 수중이라면 5대 1이라도 상관없지만 큭큭큭… 너희는 어떨까?”


“인질 따위를 잡다니, 사람을 우습게 봤군. 이 쿠죠 죠타로가… 겁먹을 거라 생각하나?”


“우습게봤다고? 이건 예언이다! 특히 너의 스타 플래티나… 재빠른 움직임이 특기라며? 자랑은 아니지만 내 다크 블루문도 수중에서는 재빠르지. 정보는 다 들었으니… 어디 한번 겨뤄보지 않겠나? 어떤 물고기보다도 화려하게 헤엄친다고. 따라와라! 바닷물을 배불리 마시고 죽을 용기가 있다면 말이다.”


테닐과 다크 블루문이 바다로 뛰어들자 안나가 비명을 질렀다. 죠타로는 아무 움직임 없이 스타 플래티나를 꺼냈다.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


다크 블루문이 바다로 뛰어드는 것보다도 빠르게, 스타 플래티나는 주먹을 박았다. 다크 블루문이 바다로 떨어지며 안나를 놓치자 죠타로는 그 틈을 타서 안나를 붙잡았다. 테닐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바다로 추락했다.


“바… 바다에 빠지는 것보다 빨리 공격… 하다니… 세상에…”


“…바닷물은 네놈 혼자 배불리 마셔라. 압둘, 뭐라고 한 마디 해주지 그래.”


“점술사인 나를 놔두고 예언을 하다니,”


“10년은 이르다!”


폴나래프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압둘의 말을 가로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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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라라면 자네는 호드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