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9. 스트렝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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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이 일제히 경악했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아무도! 저 조작 레버를 건드리지 않았는데, 크레인이 움직인 걸 내가 봤어!”


“크… 크레인이 저절로 움직여 저 친구를 죽였어! 이게 대체!”


죠셉이 조용히 말했다.


“조심해라. 역시 어딘가에 있다. 아무래도 이 화물선은 우리를 구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몰살하기 위해서 온 모양이야! 적은 한 사람이냐, 아니면 여럿이냐?! 누가 지금 스탠드를 언뜻이라도 봤나?”


폴나래프가 말했다.


“…아뇨…”


그 다음엔 압둘이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크레인에 가장 가까이 있던 건 저였지만,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좋아, 하이어로팬트 그린을 보내 추적해 보지요!”


하이어로팬트 그린은 갑판의 틈으로 사라졌다. 죠타로는 가만히 안나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죠셉이 선원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이봐! 기계는 절대 건드리지 말게! 움직이거나 전기가 통하는 건 절대 건드려선 안 되네!”


그 말에 선원들이 의아해하기 시작했다.


“무슨 소리요?”


“영문 모를 사람들이구만. 배나 바다에 대해선 우리가 전문가라고요.”


“고장의 원인을 보고 있는 거잖소, 멍청하긴.”


“목숨이 아깝거든 내 명령에 따라! 기계류에는 절대 다가가지 말게! 됐다고 할 때까지 전원 아래쪽 선실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그렇게 소리친 죠셉은 안나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앤, 잘 듣거라. 지금 네게 딱 한 가지 진실이 있다. 우리는 네 편이란 사실이다. 시저의 곁으로 무사히 돌려 보내주마.”


압둘이 말했다.


“좋아, 둘로 갈라져 적을 찾아보자! 밤이 되기 전까지… 어두워지면 압도적으로 불리하니까!”


그때, 안나의 뒤에 있던 오랑우탄이 철창을 건드리며 소리를 냈다. 안나가 그것을 바라보자 오랑우탄은 우리의 자물쇠를 가리켰다.


“자물쇠를 풀어달라고? 안 돼… 열쇠도 어디 있는지 모르고, 넌 엄청 크잖아.”


그러자 그 오랑우탄은 그녀에게 사과를 주었다.


“이상하네? 이 사과는 칼로 자른 거잖아. 게다가 단면의 색이 아직… 변하지 않았어. 바로 조금전에 자른 것처럼… 역시 이 배 어딘가에 누군가 타고 있는 거지? 너한테 밥 주는 사람 어디 있는지 알아?”


그 순간, 오랑우탄은 성냥을 긋더니 어느새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였다.


“원숭이가 담배를… 엄청 똑똑하구나!”


그러더니 그 놈은 바닥에 떨어진 책-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을 읽기 시작했다.


“그 책… 엄청 어려운 책인데… 이해하는 거야?”

‘뭔가 이상해… 죠죠에게 말해야 겠어.’


안나가 그렇게 생각하며 죠타로 일행을 찾으려 할 때, 선원이 소리쳤다.


“조심해! 오랑우탄은 인간보다 힘이 다섯 배는 세다니까, 팔이라도 잡혔다간 금방 뜯겨 나갈지 몰라! 저쪽 방에서 우리와 함께 있자. 혼자 다니지 말고.”


선원은 안나를 데리고 가며 자기들끼리 말했다.


“이 아이, 스피드왜건 재단 회장의 손녀라고 했지?”


“그래, 문제라도 생겼다간 우리 모가지가 날아갈 거야.”


“그러고보니 샤워실에 물이 나왔었지?”


“모르겠어, 이 배는. 하나부터 열까지 도통 모르겠어.”


몇 시간 후, 하이어로팬트 그린이 갑판 위로 올라오자 카쿄인이 말했다.


“도저히 모르겠어… 하이어로팬트 그린으로 구석구석 뒤졌는데도 인기척이 전혀 없다니. 파이프 속도, 틈새란 틈새도, 아무 데도!”


그 시각 선원들이 무전실에 한데 모여 있을 때, 안나는 샤워실로 들어가 아까 전 바다에 빠진 몸을 씻었다. 잠시 후, 샤워실의 문이 조용히 열리며 인간의 것이 아닌 발이 들어왔다. 피가 묻은 그 손가락의 뒤로 처참하게 살해당한 선원들이 보였다. 안나가 인기척에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는 분명 철창에 갇혀 있던 오랑우탄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랑우탄이 그녀에게 다가오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수건을 들어 몸을 가렸다. 오랑우탄은 손가락을 뻗어 그녀의 쇄골 부분부터 가랑이 사이까지 가리키고, 놈이 이를 드러내자 안나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야!”


그 소리에 오랑우탄이 고개를 돌린 순간 자물쇠를 붙잡은 손이 그것의 머리를 터뜨릴 듯이 후려쳐 버렸다. 그 사람은 바로 죠타로였다.


“죠죠!”


“네놈 자물통이다!”


그 오랑우탄은 머리에서 피를 흘림에도 일반적인 동물과 다르게 겁먹지 않고 오히려 죠타로의 멱살을 잡았다.


“이 원숭이 새끼… 평범한 원숭이가 아니군. 혹시 이놈이!”


오랑우탄이 뒷발을 날리자 죠타로는 스타 플래티나를 꺼내 공격을 막았다. 그때, 오랑우탄의 눈이 번뜩이더니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가 스스로 뜯겨 회전하며 날아와 죠타로의 어깨에 박혔다. 


“이… 이놈이 뜯어낸 건가, 선풍기를?! 이 원숭이 새끼가 스탠드 유저…? 하지만… 스탠드의 비전은 어디 있지? 왜 보이질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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