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7. 다크 블루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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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닐은 파도에 밀려 배에서 멀어져 갔다. 폴나레프가 말했다.


“떠내려 가는군 ‘다크 블루문’… 자기 스탠드의 능력을 한참 자랑하던 것치곤 아주 멍청한 놈인데.”


안나를 붙잡은 죠타로가 뜸을 들이자 죠셉이 그를 다그쳤다.


“죠타로, 뭐하는 게냐? 얼른 앤을 올려주지 않고!”


죠타로의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곧이어 오른팔이 떨리기 시작했다.


“왜… 왜 그러느냐, 죠타로?”


“이, 이런 젠장! 끌러 들어간다!”


스타 플래티나의 양손에 잔뜩 달라붙은 따개비들이 배의 표면까지 증식하고 있었다. 따개비가 스타 플래티나에 상처를 주자 죠타로의 양손에도 상처가 나며 피를 흘렸다. 카쿄인이 소리쳤다.


“따개비다! 갑각류 해양생물인 따개비!”


죠셉이 말했다.


“스타 플래티나의 팔에! 팔부터 선저 부분까지 빼곡하게 이어졌다!”


“놈은… 아직도 싸울 작정이다! 놈을 친 순간 붙여 놓은 모양이야. 점점 늘어나고 있어… 내 스탠드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파워를 빨아들여 바다로 끌어들이려 해…”


죠타로의 힘이 빠지자 다른 이들이 죠타로를 붙잡았다. 어느새 테닐이 사라져 보이지 않자 죠셉이 소리쳤다.


“죠타로, 스탠드를 거둬라!”


“그게 불가능하니까… 크으윽, 흘리고 싶지도 않은 땀을 흘리는 거라고.”


결국, 죠타로는 바다로 떨어졌다.


“죠죠!”


카쿄인의 하이어로팬트 그린이 팔을 뻗었지만 붙잡은 것은 안나뿐이었다.


“죠죠!”


모두가 소리쳤다. 바다에 빠진 죠타로는 자신의 머리 위에서 비웃는 테닐과 다크 블루문을 바라보았다.


“자알~ 왔다, 자알~ 왔어. 큭큭큭큭. 이제야 와주었구만, ‘다크 블루문’의 독무대인 바다 속으로… 큭큭큭. 나를 우습게 보면 곤란해… 형씨. 물 속이라곤 해도 스탠드끼리 대화가 가능하니 다시 한번 아까처럼 건방진 소리를 해보시지, 형씨 어서 해보라니깐!”


“넌… 뭐가 되고 싶으냐?”


테닐이 의문을 표하자 죠타로는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삿대질했다.


“되고 싶은 생선 요리를 말해보란 말이다. 회가 되고 싶나? 어묵은 어때? 아니면 잘게 다져주랴? 네놈 스탠드를 요리해주마.”


“이 머저리가… 허세부리고는 있지만 네놈은 지금 머릿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걸? ‘이 자식은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잠수할 수 있을까? 내 한계는 2분 정도인데, 나보다 오래 버틸 수 있을까…?’ 하고 말이야! 큭큭큭! 히히히! 대답해주지. 내 폐활량은 보통 사람의 세 배야. 훈련을 받아서… 최고 잠수기록은 6분 12초! 이 숫자를 듣기만 해도 정신이 아득하지 않나?”


그 말에 죠타로는 가볍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크 블루문이 바로 위를 지나던 배의 스크류를 손으로 쳤다. 다크 블루문이 아니라 스크류가 종이 찢어지듯 찢어졌다.


“다크 블루문의 물갈퀴는 스크류의 회전보다도 날카롭게 움직이는 수중 커터. 더 이상 건방을 떨기 전에 네놈 스탠드나 자알 봐라!”


이미 따개비가 스타 플래티나의 반신을 장악하고 있었다.


“다크 블루문이 붙인 따개비가 점점 너의 힘을 빨아들이며 증식하고 있다. 힘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지지? 큭큭큭.”


그러자 죠타로는 수면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큭큭큭… 헤엄쳐서 수면까지 올라가려고? 주위를 잘 봐라!”


다크 블루문을 중심으로 거대한 소용돌이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죠타로는 그 회전 반경 안에 있었다.


“와하하하하! 아까부터 다크 블루문이 물 속에 소용돌이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셨나, 형씨?!”


죠타로는 필사적으로 헤엄쳤으나 빙빙 돌기만 할 뿐이었다.


“헤엄쳐라 헤엄쳐. 점점 호흡이 가빠지고 힘이 빠져나갈 테니! 하지만 네놈처럼 으스대기 좋아하는 애송이를 괴롭히다 죽이려면 이 정도로 가지곤 부족해.”


거대한 소용돌이가 물 위로도 드러났다. 배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압둘이 말했다.


“올라오질 않아! 왜 이리 늦지?!”


곧이어 죠셉이 바다의 소용돌이를 향해 소리쳤다.


“소용돌이다!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겼어!”


폴나래프가 바다 구석구석을 살피며 소리쳤다.


“어디 있어, 죠죠 녀석은?! 어디 있는 거야!”


뒤이어 카쿄인이 스탠드를 꺼냈다.


“구하러 가자!”


하이어로팬트 그린이 물에 손을 넣는 순간. 그는 황급히 물에서 손을 뺐다. 하이어로팬트와 카쿄인의 오른손에 푸른색의 무언가 박혀 피가 흘렀다.


“이… 이건 비늘이다. 놈의 스탠드에서 나온 비늘이… 마치 칼날 같군.”


당황한 폴나레프가 말했다.


“소용돌이 속에 놈의 스탠드에서 나온 비늘이 무수히 돌고 있어! 놈이 5대 1로도 이길 수 있다고 했던건 허세가 아니야… 이건 물로 만든 개미지옥이다!”


압둘이 소리쳤다.


“뛰어들었다간 모두 몰살당할 가능성이 높아! 죠죠!”


그 시각, 소용돌이에 휘말린 죠타로도 비늘에 의해 상처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맞춰볼까? ‘소용돌이에는 단 한 곳, 움직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 큭큭큭… 흔해 빠진 생각이지~ ‘그것은 중심이다. 놈이 있는 중심으로 뛰어들면 공격할 수 있다.’ 히히히… 그렇게 생각하겠지? 아까처럼 네가 자랑하는 펀치를… 내게 퍼부을 자신이 있다면 와보시지. 따개비에 힘을 빨려 변변히 물장구도 못 치는 스탠드로, 이 수중 커터보다 날카로운 공격을 펼칠 수 있다면 말이야 형씨!”


소용돌이가 커지자 죠타로의 모습이 배에서도 보였다. 카쿄인이 소리쳤다.


“죠죠다! 소용돌이 속에 죠죠가 보여!”


“이런! 완전히… 늘어졌는데!”


그때, 죠셉은 폴나래프의 말에 무언가 곰곰이 생각했다.


“늘어져? 전혀 발버둥치지 않나? 흐음… 그거 어쩌면 나이스일지도 모르겠는걸.”


압둘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테닐은 소용돌이의 중심으로 떨어지는 스타 플래티나에게 달려들었다.


“회를 뜨네 어쩌네 잘도 지껄였겠다!! 살집을 떠서 회가 될 놈은!”


그때, 스타 플래티나의 오른손을 덮은 따개비가 부서지더니 검지와 중지가 길게 늘어났다.


“스타 핑거!!”


스타 플래티나의 손가락이 늘어나 다크 블루문의 지느러미와 오른쪽 눈을 관통하더니 그대로 얼굴의 반을 잘라버렸다.


“역시 너였다, 회가 될 놈은.”


같은 위치에 상처가 난 테닐이 뻐끔거렸다.


“뭐라고?! 안 들리는데. 물 속이니 좀더 똑바로 말해!”


“’힘을 빨아 먹혔는데… 히… 힘을 손가락 한 점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러 축 늘어졌던 거구나.’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고 여겼겠지?”


죠타로는 모자챙을 만졌다.


“틀렸어. 난… 네놈이 죽었을 때 소변을 지리면 물이 더러워지겠다는 생각뿐이었어, 아저씨!”


죠타로가 수면 위로 나오자 죠셉이 환호했다.


“역시 내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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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 다크 블루문 - 유저: 캡틴 테닐

파괴력 - C 스피드 - C(수중에선 B) 사정거리 - C 지속력 - B 정밀동작성 - C 성장성 - D

능력 - 어인처럼 생긴 스탠드로 물 속에서 매우 강하다. 따개비 같은 갑각류를 상대에게 붙여 증식시켜 힘을 빼거나 칼보다 날카로운 물갈퀴, 그리고 그 물갈퀴를 회전시켜 소용돌이를 만들고 몸의 날카로운 비늘들을 거기 풀수도 있다. 하지만 물 밖에선 미약하기 그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