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lastorigin/30402658




출처: https://arca.live/b/lastorigin/29837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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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거짓말."


맥스는 그게 사실이 아니라며 부정했지만, 천사는 단호했다.


"이곳은 민스크에서 동쪽으로 한참은 떨어진 곳입니다. 민스크 중심지로부터 80km는 떨어져 있다구요."


수녀가 맥스의 믿음에 못을 박았다.


"...그럼, 한 나라의 수도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겁니까?"


"...이곳에는, 이런 살인적인 모래 폭풍이 한달에 몇번씩 오는 곳입니다. 방금 전에도 보셨잖아요?"


"..."


"민스크의 파멸은 이미 예고되 있던 겁니다. 그리고... 그걸 이렇게 일찍 보게 될 줄은..."


베로니카도 일찍 찾아온 붕괴에 미간을 두 손가락으로 주물렀다.


"젠장..."


맥스와 칸은 곧장 바깥이 보이는 창문으로 달려갔고, 망원경으로 먼 곳을 바라봤다. 뿌옇고 누런 모래바람만 보이다가, 모난 무언가가 맥스의 눈에 들어왔다.


맥스는 점점 망원경에 집중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민스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간판과 어디서 날라왔는지 모르는 건물 잔해들 뿐이였다.


"허억!"


놀라서 자빠지는 맥스, 칸은 곧장 그의 등을 잡아줬다.


"맥스! 괜찮나?"


"허억... 허억... 허억... 민스크로부터 80km 떨어져 있다면서, 그럼, 저게 거기서부터 날라온..."


"..."


"씨발... 바람이 얼마나 강한거야...?"


처음 보는 자연현상에 말을 잇질 못하는 맥스, 곧바로 붉은 눈의 수녀에게 다가갔다.


"이 모래폭풍은 언제까지 지속됩니까?"


"대략... 지금쯤이요."


맥스는 수녀의 말을 듣고는 다시 창문을 바라봤다. 휘몰아치던 모래 알개이들이 점점 땅에 떨어지기 시작했고 저녁이 다가왔기에 태양 패널도 꺼져가며 땅거미가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했다.


"...저녁시간이로군요."


수녀는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더니 천사들을 불러모았다.


예배당에 모인 천사들은 수녀가 가져온 직육면체 모양의 블럭을 나눠줬다. 그들은 빛에 대하여 감사함을 표하더니, 적갈색의 블럭을 나눠먹기 시작했다.


"그건 뭡니까?"


"중앙 교단에서 지원해준 생존블럭입니다. 하루동안 사용할 에너지를 보충해주죠."


"맛있어요?"


"...살기 위해 먹습니다."


"아, 아..."


맥스는 칸 일행과 트럭에 놓인 음식들을 바라봤다.


"...칸."


"응?"


"저분들이랑 음식 나눠먹는게 어때? 우린 충분하잖아."


맥스는 자신의 뒤편에서 커다란 날개를 단 천사의 힘찬 파닥거림이 느껴졌다. 마치 자신과 함깨 음식을 나눠먹자는듯한 신호로 말이다.


"훗, 쉴 곳을 제공해 줬는데, 그정도는 충분히 나눌만 하지."


트럭에서 음식과 술을 나르는 사이, 두 명의 큰 천사와 어린 천사가 눈을 동그랗게 떠 진귀한 음식들을 바라봤다.


""우, 우와...""


"아자젤 언니, 저희도 이제 저런걸 먹을수있는건가요?"


"흠, 엔젤? 지품천사가 그렇게 먹을것으로 유혹당하면 안됩니다?"


"그러면서 대천사님께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자리에 착석해 계시는군요?"


"끄, 끄응... 저분들의 보답을 거절할 수는 없잖아요 베로니카!"


"예예, 알겠습니다. 드시죠."


"통조림이랑 인스턴트밖에 없지만,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어요."


"그, 그럼..."


오랫만에 자극적인 맛에 눈을 뜬 그녀들이였는지, 허겁지겁 밥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심판관이라는 자만이 꿋꿋이 블럭을 먹고 있었다.


"...사라카엔은 안먹어요?"


"흥, 자극적인 음식은 타락으로 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그러지 말고 한번 먹어봐요. 맛있다니까요? 엔젤도 맛있게 먹잖아요."


"...크흠... 그럼 한입만..."


에코처럼 메아리치는 목소리로 저런 대화를 한다는 것에 맥스와 칸 일행은 웃음을 겨우 참아냈다.


그렇게 평화롭게 음식을 나누며 짙은 밤이 찾아오나 했는데, 갑작스레 창문으로 거센 빛 한줄기가 번쩍였다.


천사들과 수녀는 그것이 뭔지 알고 있었는지 곧장 창문을 닫고 매우 조용해졌다.


"...!"


맥스 일행도 이것이 안좋은 기류라는 걸 알아채고는 곧장 무장을 하기 시작했다.


"뭔 일-"


"쉿, '하얀 악마'다."


사라카엘의 이해할 수 없는 맥스를 베로니카가 이해했는지 곧장 창문을 작게 열어 정체를 확인시켜줬다.


등대같이 크고 밝은 전등을 키고, 무한궤도를 장착한 트럭은 커다란 포로 먹잇감을 조준하고 있었다.




"저, 저건 뭔데..."


"심판관님께서 말씀하신 '하얀 악마'죠. 저 차량 하나로 교단의 철의 성기사 AGS들을 전부 박살낸..."


"..."


맥스는 계속해서 탱크를 주시하다 칸에게 입을 열었다.


"...칸."


"...?"


"저놈, 우리가 해볼만 하지 않아?"


"...! 맥스 미쳤어? 아무리 대장이 강하더라도-"


"난 괜찮다, 퀵 카멜."


"미치겠네 진짜."


"조용히 빛을 피해서 잠입하고 멱을 따버리면..."


"음, 좋은 작전이군."


"..."


맥스는 차량 아래에서 저격총과 소방도끼를 꺼내올렸다. 호드 부대원들과 베로니카 또한 밖으로 나설려 했지만, 맥스는 그런 그녀들을 막아세웠다.


"나랑 칸이면 충분해. 너무 많은 인원은 들키는데 쉬워진다."


"...그럼, 대장이랑 당신이 안돌아오면 어떡해?"


"뭐... 그냥가. 너희들이 남은 모험을 해주면 되지."


"아니, 뭐 그렇게 담담해?"


"하이에나, 걱정하지마라."


칸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나도 그렇고, 맥스도 실패할 거라는 생각은 안하는거 같다."


"..."


하이에나는 멍하니 자리에 서있었고, 칸과 맥스는 그러한 그녀의 어깨를 두들기고는 밖으로 향했다.


밖은 그들 앞에 놓인 탱크의 등대밖에 보이지 않았고, 칸과 맥스는 최대산 몸을 숙여 탱크로 가까워져갔다.


하지만 그에 따라 왔다갔다거리는 밝은 빛에 그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맥스는 모래언덕에 칸과 함께 엎드려 누웠다.


"젠장, 눈부셔서 움직이질 못하겠군."


"...맥스, 당신이 가져온 그 총으로 전등을 부수는 건 어때?"


"...! 넌 진짜로 내가 인정하는 천재야."


"흠, 칭찬 고맙다."


등 뒤에 매고 있던 저격소총을 꺼내 조심스럽게 탱크 전등에 조준하는 맥스.


"...후우..."


맥스는 집중했다. 한 발만, 정확하게 맞추면 된다는 생각으로 온 정신을 손가락과 눈에 집중했다.


'......투웅-!'


맥스의 저격총에서 나오는 특유의 소리와 함께 총알이 빠져나왔지만, 빗맞았다는듯이 전등이 꺼지지는 않았다.


"...젠장."


"...다시 한번 쏴봐라."


"쓰읍... 푸우우우..."


심호흡과 함께 맞춰져가는 밸런스, 칸은 그런 맥스를 유심히 바라보며 타이밍을 잡았다.


"...지금!"


'퉁!'


'파지직!'


"끼에에에엑!"


이번 총알은 완전히 명중했다. 사막을 비추던 유일한 빛은 그렇게 순식간에 사라졌다.


갱의 울음소리가 끝나자 세상이 멈춘것처럼 조용해졌다.


"..."


'투웅- 쾅!'


"...!"


빛을 잃은 탱크는 무차별 난사를 시작했고, 칸과 맥스도 깜짝 놀라 각자 돌격소총과 소방도끼를 들고 탱크로 치달렸다.


조용하던 사막은 포탄 소리로 매꿔지기 시작했고, 잔잔한 모래 알갱이는 폭발과 함께 솟구쳐 올라갔다.


'타타타타탕!'


칸의 사격에 탱크 위에 앉아있던 2명의 갱이 머리가 터져 사망했고, 남은 적은 운전수 1명, 맥스는 소방도끼를 들고 탱크 위로 튀어 올랐다.


그러고는, 힘차게 앞유리 쪽을 골프치듯 후려쳤다! 


'콰지지직-!'


트럭 안은 붉은 피로 가득 채워졌다. 불과 수십분도 안된 시간에 모든 상황이 종결됬다.


.


.


.


"...대장님이랑 맥스, 괜찮을까요?"


"나도 몰라. 패기는 호랑이도 잡아먹을듯이 보였는데..."


"내기할래?"


"니는 이딴 상황에서도 도박을 해야겠어?!"


"...살아돌아온다에 전재산 건다."


"워울프!"


"호호... 좋아, 나도 살아돌아온다에 올인!"


"이렇게 주장이 안갈리는 날이 올 줄이야... 나도 너희들 따라서 산다에 올인."


"저, 저기! 누가 와요!"


"엄호해."


'철커덕.'


"신원을 밝혀라!"


"..."


"잠깐, 익숙한 그림자야! 총 내려!"


"...대장? 대장!"


"맥스도 함께-"


"어, 얼굴에 피가...!"


"냅둬."


"...?"


"저 두사람 피가 아니야."


"..."


'털썩.'


"음식이랑 탄약이 있더군. ...교단에 남은 인원은 몇명이죠?"


"...몸져 누우신 라미엘님까지 하면... 5명입니다."


"그럼, 이정도 식량이면 몇달은 버텨요. 저기에 탱크가 있으니, 저걸 타고 나중에 안전해지면 모스크바나 바르샤바로 가십쇼. 거긴 안전하니까."


"...고맙습니다... 밤도 늦었는데, 오늘은 이곳에서 쉬시는게 어떠신지..."


"예배당 왼쪽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으니, 그곳에서 몸을 단정히 씻으시고, 편하게 지내다 가세요."


"...그럼..."


맥스와 칸 일행은 베로니카와 아자젤의 말에 따라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는 늦은 밤잠을 청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낮이 찾아왔고, 맥스와 호드 일행은 다시 짐을 싸고 모스크바로 향할 채비를 하는 중이였다.


"..."


맥스를 빤히 쳐다보는 사라카엘, 곧장 그를 불렀다.


"저, 저기!"


"...? 나요?"


"그, 그래. 이리 와보거라."


"...?"


다가온 맥스에게 사라카엘은 자그마한 팔찌같은 것을 맥스에게 채워줬다.


"..."


"어제 그대의 고마움에 이걸로 답변할 수밖에 없어 미안하다."


"...이게 뭡니까?"


"철의 심판 이전, 내가 신도들 사이에 숨은 이단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사용한 단검이다."


"...?"


"이걸 팔목을 이렇게 들어올리면..."


'철커덕!'


"...!"


"이렇게 나의 신성한 전기가 흐르는 심판 단검이 튀어나오지. 다시 팔목을 원래대로 돌리면."


'스슥!'


"오호호호와아! 이거 뭐에요? 완전 신기해!"


"해줄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 미안하다."


"내가 받아본 선물 중에서 진짜 최고로 신기한 선물이에요. 정말로 고마워요."


"...이제 가보거라."


"...그럼."


차량에 타려고 하는 일행들을 보고, 뭔가가 생각난듯 아자젤이 그들을 불러세웠고, 황금 빛이 성당을 가득 채웠다.


"사막의 방랑자들이여... 그대들의 용기있는 행동은 빛에게 닿아 언제나 그대들에게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줄 겁니다...


그대들의 역경을 모두 견뎌내어 진정하고 아름다운 빛에 도달하길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아자젤의 기도로 맥스 일행은 따뜻함과 산뜻함을 느꼈고, 그들은 마침내 황량한 사막을 벗어나 러시아로 출발할 수 있었다.


차량에 시동을 걸고, 차갑게 식은 엔진에 기름을 분사하고, 타이어는 힘차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워싱턴의 펙스 지사, 지하 30층에 꽁꽁 감춰진 냉동캡슐 저장소, 레모네이드 오메가는 캡슐 하나를 어루만지고 있다.


"주인님... 오늘도 오메가가 주인님의 위안을 살피러 왔어요... 주인님... 주인님은 느껴지시나요? 아아... 새로운, 새로운 주인님의 신체가 점점 이곳으로 오고 있어요...


곧 있으면, 이 지긋지긋한 세상은 없어지고, 푸른 새싹과 시원한 물이 지구에 돌아올 것이고, 주인님은 그 아름다운 세상의 신이 되시겠죠...


다른 회장 떨거지는 신경쓰지 마세요... 주인님이 새로운 신체만 얻는다면, 그 늙다리들 머리는 한손으로도 쉽게 터뜨리실수 있으실 테니까요...


그때까지... 오메가는 충실히 주인님 곁을 지키고 있을게요... 다시 만날... 그날까지 말이에요... 


우후후후후... 꺄하하하하하하하학!


...쯧, 떨거지들이 또 절 부르는군요. 그래도, 지금은 몸을 사리는게 좋겠죠?


제가 다시 돌아올때까지...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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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은 패노나 캐릭터 소개 때문에 뭔가 반응이 시원찮아서 슬퍼...


혹시 모음집 같은거 필요해? 필요하면 다음편부터 같이 올리려고 하는데




https://arca.live/b/lastorigin/30479275?mode=best&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