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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예쁘게 됐다."


내가 가위질을 멈추자 개가 몸을 털었다.


"꺄아~! 털 날려~ 아하하하!"


난 웃으면서 손을 휘저었고 개를 내려놨다.

개는 절뚝 거리면서도 미용실을 떠났다.


'붕대도 해줬으니 괜찮겠지?'


오늘 아침에 발견한 다리가 다친 개였다.


상처를 치료해줄 겸 데려와서 미용도 해줬다!

털이 탄 부분이 있어서 조금 고생했지만,

완벽하게 성공했다.

언제나처럼 스타일리쉬하게.


내 손재주는 종을 불허하고 통한다.


나는 보련.

미용과 마사지의 귀재니까.


하지만....


'미용할 대상이 없으면 난 대체 뭘 해야...'


난 반 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3~400명씩 손님을 받는,

일류 미용사이자 마사지사이자 왁싱 자격증 보유자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손님이 확 떨어졌다.

일일 3~400명을 유지하던 내 손님은 0명으로 추락했다.


그 대신이라고 해야 하나?

종종 철충들을 만났다.

당연~히 만나는 족족 전부 맨들맨들하게 만들어줬다.


그렇다.


반년 전, 세상이 멸망했다.

철충들에 의해.






"어서 오세요, 손님~!!"


나는 혼자서 떠들고 있었다.

난 미용사 보련.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어 하고,

실제로 여러 사람의 외모를 가꾸는 일을 해왔다.


그런데 세상이 멸망하면서 사람이 없어지자,

내 마음은 갈 곳을 잃었다.

그래서 나는...


"우후훗, 단골에게만 해드리는 특별 서비스! 받아보실래요~?"


난 마네킹에게 말했다.


그리고 목소리를 깔고서 마네킹의 말투를 따라한다.


"어떤 서비스요?"

"뭐든 가능하답니다! 미용, 마사지, 왁싱 등등! 서비스를 받으실 마음이 드신 건가요?"

"네 마사지로... 서비스도 함께.."

"어머나, 좋네요. 자아~ 이쪽으로 오셔서 편하게 누우시면..."


그러면서 놀았다.

할 게 이것밖에 없다.

외롭다, 괴롭다, 이런 감정들보다는 솔직히...


심심했다.


'나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었나봐~'


난 마사지 침대로 마네킹을 옮긴다.


툭.


뭔가 떨어지는 소리.

미용실 입구를 봤다.


"어?"


툭.


나도 놀라서 들고 옮기던 마네킹을 떨어뜨렸다.

아..  복실복실3호의 팔이 부러졌다.

하지만 당장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입구에 서 있는 것은 사람이었다.


몇 달 만에 만나는지 기억도 잘 안 나는... 인간!


그 남자와 나는 서로를 응시했고,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못 믿어서 멍하니 서 있었다.


먼저 입을 연 건 나였다.


꼬르르륵.


그래, 내 배였다.






"이, 이거 드세요."

"꺄아! 저한테 주시는 거예요?"


난 다가가서 그를 살짝 안으며 뺨에 입을 맞췄다.

쪽.


"이건~ 감사의 표시에요!"

"아, 네, 네...."


남자는 쭈뼛거리며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 몸은 꽤 건장하다.


난 그가 준 음식을 먹으면서 그를 찬찬히 살펴봤다.

남자는 내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살짝 고개를 돌렸고.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라붕...입니다."

"라붕! 라붕쿤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네..."


목소리가 작다.

숫기가 없어서 그런가?


'흐음... 어디 말을 틀 구석이...'


난 그의 부스스한 머리를 보고 좋은 생각이 들었다.


"헤헷, 손질할 곳이 많아 보이는데요~?"

"아.. 그... "

"자~ 이쪽으로 오세요~ 부끄러워 말고 어서~!"


난 주춤거리는 그를 데리고 미용실 의자에 앉혔다.


찰각찰각. 가위 소리가 울려 퍼진다.


"어디서 오셨어요?"

"네, 그... 저쪽, 좀 먼 곳에서..."

"아, 다른 도시? 어느 도시에서요?"

"네, 그... 좀 먼 곳이요.."

"굉장히 강하신가 봐요! 이 험한 세상에  혼자서 여행이라니~"

"네.. 하하..."


난 그의 머리칼을 손질하다가 목 여기저기 있는 잔상처를 봤다.

심지어 두피에도.

그리고 그 두피 속도.


"...."


이 남자는...

단지 내가 어색해서 말수가 적은 게 아니었다.

사람이 서투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혼혈...이신가요?"

"....."


정답인지, 남자가 고개를 푹 숙인다.


혼혈은 어떤 의미에서는 바이오로이드보다 저 혹독하다.

아예 배척되는 것보다,

어중간한 위치에 있어서 모든 모욕으로부터 노출되니..


게다가 더스트 수술은 지독하게 고통스럽다고 하고,

몸이 자랄 때마다 계속 수술을 받아야 하니,

몸도 정신도 깎여 정상일 수가 없어진다.


심지어 힘조절을 잘못하면 주위 사람을 헤치기까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그 덕이겠지만,

지금의 성격 또한 그 때문이었다.


오랜 세월을 멸시 당하고 배척 당해서 몸에 베인 습관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런 그가 살짝 안쓰러웠다.


"...헤헷!"


짝!


난 그의 등짝을 후려쳤다.


"윽..!?!"


남자는 아프다기보다는 깜짝 놀라했다.


"혼혈이면 뭐 어때요~ 전 바이오로이드인데요?"

"아..."

"오히려 동질감 느껴져서 좋네요. 자, 거울 보여드릴게요~!"

"아... 네..."


나는 손거울을 가져와서 보여주었다.

의자 앞에 배치된 전신거울은 박살난 지 오래였다.


"어떠세요?"

"그.. 얼굴이 너무 드러나는... 으..."

"얼굴이 왜요? 얼굴이 좀 드러나야 깔끔하고 멋있어요~!"

"앞머리가 너무 짧은..."

"에잇~"


난 다시 그의 뺨에 입술을 맞췄다.

아까보다 더 꾹 밀착시키고, 더 길게.

쪽~!


"멋진 얼굴인데, 왜 그러실까~?"


새빨개진 라붕쿤.


난 그런 그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머리 감겨 드릴게요. 자~"

"...."


라붕쿤은 세면대에 뒤로 눕고, 나는 머리를 감겨준다.

머리를 감다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방긋 웃어주었다.

라붕쿤은 부끄러워하며 시선을 돌렸지만.


적어도 날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단골에게만 해드리는 특별 서비스! 받아보실래요~?

"아, 아니요. 저기, 저는... 그런..."

"에~ 마사지랑 피부미용. 왁싱도 할 수 있는데요~?"

"와, 왁싱..."


라붕쿤의 얼굴이 붉어졌다.

나는 괜히 장난기가 발동했다.


"저는 털 많은 게 좋더라구요~ 배도 조금 나왔으면 좋고."

"읏..."

"꺄아~ 저도 모르게 군침이..."


난 그렇게 말하며 슬쩍 라붕쿤의 하체를 본다.

봉긋 솟은 걸 감추려고 손으로 가렸는데,

그러면 더 티가 난다는 건 몰랐던 모양이다.


"어머머~ 무슨 상상을 하는 걸까요, 우리 라붕쿤은~"


결국 라붕쿤은 부끄럼움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갔다.


"아하하핫! 놀려서 화났어요~?"

"그, 그게..."


당연히 내게 잡혔다.

목덜미를 잡힌 채 다시 미용실로 질질 끌고 오는 도중,

터질 것처럼 붉은 그의 얼굴을 보며 나는 또 장난기가 발동했다.


"그런데 방금 제가 했던 말들... 농담 아닌데~"

"으..."

"마사지.. 받아보실래요?"

"...."


결정을 망설이는 라붕쿤.


"아~ 대답이 너무 늦으면 싫은데~"


결국 성욕에 진 라붕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입술을 혀로 핥으며 그를 마사지 침대로 데려갔다.


"자아~ 편하게 누우시고, 옷도 전부 벗겨드릴게요.

헤헤, 부끄러움타지 마시구요오~ 몸에 힘 빼시.. 아앗!!"


라붕쿤은 누운 채 덜덜 떠는데.

내 장난이 너무 자극적이었던 걸까.

나도 더 이상 장난이 아니게 됐다.


"....이건 손질하는 맛이 있겠는데요...? 츄릅..."


천박하게도, 나는 침을 질질 흘리며 봉을 잡았다.


"우부웁.. 기운 조흐셰여? 우붑, 우굽..."


내 침범벅 서비스가 좋았던 걸까.

라붕쿤은 내 머리를 잡고 꾹 눌렀다.

라붕쿤의 것은 내 목젖에 닿을 만큼 꽉 찼고..

야한 액체가 내 목구멍 안쪽부터 가득 채웠다.


"꿀꺽... 꿀꺽.. 너무 많잖아..."

"하아.. 하아..."


절정에 다다른 후 휴식을 취하는 라붕쿤.

여전히 거대하고, 추잡스라운 타액으로 범벅이 된 그것을 보며

나는 치마를 들추고 아랫 것을 벗었다.


"오빠아~ 나 갖고 싶은 거 생겼는데에~"

"네.. 네..?"

"이럴 때는 분위기 타는 거예요~ 오빠아~"

"아... 그..."

"헤헷..."


나는 라붕쿤의 모든 것을 가졌다.


마찬가지로 라붕쿤도 내 모든 걸 가졌다.







우리는 함께 세상을 여행했다.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알아냈는데,

특히 내가 걱정되는 것은 휩노스 병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라붕쿤은 내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라붕쿤은 항상 그랬다.

내가 불안해하면, 야한 기분으로 만들어 달래주었다.


"난.. 남들보다 더스트가 더 많아. 게다가..."


라붕쿤은 청소년 시절, 지독한 트라우마가 있던 듯했다.

하지만 내 앞에서는 조금씩 극복하고 있었다.


"난. 그... 몸 대부분이 바이오로이드의 것으로 교체됐어.. 그래서...

괜찮을 거야. 70퍼센트 이상이 바이오로이드니까."


라붕쿤은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혼혈이었다.

그 수술은 막대한 비용과 고통이 따랐다는데...

지금 라붕쿤이 나와 몸을 섞을 수 있는 건 모두 부모님 덕이었다.


분위기가 조금 쳐져서, 나는 다시금 불을 지핀다.


"그래서 여기도 이렇게나 튼실한 거였구나~"

"읏..."

"난 라붕쿤의 이게 너무 좋아... 이거에 미친 듯이 함락되고 싶어."

"읏..!!"


라붕쿤은 날 거칠게 밀어붙여 내가 벽에 두 손을 짚게 만들었다.


"엉덩이 쭉 내밀어.."

"아아! 아아앗!!"

"더 격한 걸 원하지? 그렇지?!"

"네..! 네 원해요오오옥..!! 아윽, 하앗..! 하으읏!!"

"하아. 하아.. 오늘 밤 잘 곳을 찾아야지? 아읏..! 이, 이대로 걸어봐."

"아읏..! 너, 너무해애애앳..!"


내가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라붕쿤의 것이 내 안을 들쑤셨다.


어차피 아무도 안 보겠다,

우리는 그 상태로 야영지까지 갔고


"하악..! 아흣!! 오오옥..! 오옥..!"


아침점심저녁밤새벽으로 해댔다.





우리가 비록 섹스 중에 정신줄을 놓더라도,

여행 중에도 절대 잊지 않은 게 있었다.

바로 미용가위.


차각차각차각-


"라붕쿤, 오늘은 손장난 안 하네?"


점점 성격이 밝아지는 라붕쿤은 짓궂은 면이 있었다.

내가 라붕쿤의 것을 보면 정신을 못 차리는 걸 알고,

미용 중에 혼자 손장난을 치곤 했다.

그러면 나는...


"라붕쿤?"


대답이 없다.

내가 머리칼에서 손을 놓자,

라붕쿤의 머리가 힘없이 푹 숙여졌다.


"잠깐.. 아니지..? 응? 저기.. 잠깐만..."


나는 겁에 질렸다.

휩노스 병.

점점 잠이 길어지다가, 영원이 잠들어 버리는...

원인 모를 죽음의 병.


"라, 라붕? 라붕쿤?"


난 라붕쿤을 흔들고, 또 흔들었다.

내 부름에 대답이 없을 때마다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날 두고 가지 마. 제발... 난.. 나 혼자서는..'

"억 시발."


라붕쿤이 갑자기 고개를 처들었다.


"꺅!"


난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와 씨, 깜빡 잠들 뻔했다. 미안.. 뭐라고 했어?"

"어, 그... 아..."


라붕쿤이 넘어진 날 보고 벌떡 일어났다.


"보련, 괜찮아? 너... 울어?"

"나, 난 네가 병에 걸린 줄 알고... 그랬는데 갑자기 일어나서.."


라붕쿤은 잠깐 멍하니 날 바라보았다.

몇 초가 지나서야 이해했는지, 쭈뼛거리며 말한다.


"아니야, 아니야. 요 며칠 계속 잠을 못 자서.."

"잠?"


휩노스 병의 또 다른 증상 중 하나로 악몽이 있다.


"왜! 왜?! 혹시 악몽 때문이야? 악몽 때문에 못 자는 거야?"

"어? 악몽? 아니? 너 때문이잖아."

"어, 응..?"

"좀 재워줘야 잠을 자든 말든 하지 쉬지도 않고 흥분시키니..."

"읏...."


난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헤, 보련도 당황할 때가 있구나~?"

"시, 시끄러! 앉아! 머리 마저 자르게."


라붕쿤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그런데..


지익.

지퍼를 내리고는 라붕쿤의 것을 꺼냈다.

내가 보면 환장하는 그걸.


"아, 따뜻한 곳에 좀 들어갔으면 좋겠네..."


라붕쿤이 날 유혹한다.

저런 막돼먹고 추잡한 멘트로.

하지만 나는...


"우붑, 우웁!"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소시지를 탐하듯,

라붕쿤의 액을 짜낸다.


"으읏. 싸, 싼다..!"


라붕쿤의 것이 또다시 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난 그걸 삼켰고..


"오늘은.. 벌을 줄 거야. 감히 여자를 울린 벌을.."


라붕쿤을 잡아먹었다.

둘 다 더는 못 움직일 때까지 계속.


그렇게 변태 같은 우리들이지만

둘이 여행을 다니며 길을 걸을 때,

우리는 풋풋한 연인들처럼 항상 손을 맞잡은 채였다.


"이번에는 바다 쪽으로 갈까? 나 몸 태우고 싶은데.

"바다?"

"그래! 저번에 수영복도 구했잖아. 해변의 미용사 누님... 보고 싶지 않아~?"

"보고 싶어. 가자."


그렇게 우리는 둘만의 여행을 했다.


이 대륙 끝까지.

또, 이 세상의 마지막까지.


우리는 항상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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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트 신체 관해서는

걍 내 맘대로 쓴 거임

고증은 몰?루



아래는 내가 쓴 단편들 모음

내 라오 창작글 모음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