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에도 올리는 와중에 갤 글이 사라지는 어메이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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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브레드는 경마를 말아먹으면 불량인자 판단받아서 교배고 뭐고 없이 도축이나 거세를 당하는게 일반적이다.

근데 경마를 꼴박해버리고 종마로 뛰어버린 말이 한마리 있다.




이름은 안젤로(Angelo)


62년생의 서러브레드로 경마를 뛰어 꼴박해버렸다.

그것도 영국, 프랑스, 독일도 아니고 가서 뛰다 꼴박했다.


이런 말은 보통 도축을 해버리거나, 거세되고 다른데서 구르다 죽는게 일반적인데....

놀랍게도 67년에 팔려서 종마로 뛰었다.


물론 서러브레드 종마는 아니고



웨스트팔리안의 품종개량을 담당할 종마였다.


일단 이 안젤로를 사들인 목장주 겸 혈통서 관리자인 페디난드(도축당한 그 말 아니다. 사람이다.)가 안젤로를 사들인 이유는 심플했다.



(좌측이 경마, 우측이 승마를 뛰는 말. 체형을 비교해보길)


독일 품종 그니까 바로크말들은 품종개량을 이른시기에 하긴 했지만, 웨스트팔리안은 그 중에서도 후발주자였다.


그 덕에 다른 품종들이 답은 베이 로널드 계다! 이러고 

자체적으로 품종을 정제한 뒤 그나마 남아있던 그쪽 말들을 확보하여 품종개량용 종마로 써먹었지만...


웨스트팔리안은 저 자체 정제가 늦었다보니 1960년대 후반부터는 베이 로널드계의 종마 

그니까 다크 로널드-선인로우바야르도-하이페리온 쪽의 종마의 확보가 힘들어졌다.


물론 그 딸내미들은 구할 수 있었는데 이미 이전의 누적된 삽질끝에 서러브레드 종마 특히 베이로널드의 피를 잇는 숫말이 필요하다고 판단때린 와중..

혈통서를 뒤적거리다 현역으로 살아있을지 모르는 안젤로를 발견한 것이었다.





일단 이 안젤로의 혈통은 부계로는 50년대까진 한창 날렸지만 이후 정작 이후 제대로된 숫말을 못남긴 테디의 혈통이었다.

테디는 베이 로널드의 외손주였고, 그 집안 전통인 경마는 꼴박해도 되려 승마는 잘뛴 서러브레드를 뽑아내던 놈 중 하나였다.


더군다나 모계로는 다크 로널드의 피를 전달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평가받는 안티베스가 있었다.


물론 단순히 혈통표만 본건 아니고...나름 간단한 테스트 및 체형 다 검증해본 결과 안젤로가 답이라 여겨 사온 뒤 곧장 교배를 시켰다.




그리고 존버해온 놈들 답게 1세대만에 성공작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덕에 당시 목장주이자 웨스트팔리안의 번식과 배합을 담당하던 허버트는 어떻게 이런 말을 싸게 업어왔냐고 놀랐다고 한다.

(페디난드랑 공동명의였는데 페디난드는 혈통서 관리자의 조건 때문에 허버트에게 지분을 전부 넘긴다.)




하지만 자마들의 끝내주는 성능에 비하여 수태율은 저점이었다.

더군다나 교배를 좀 싫어하는건지 발정도 잘 안했다.

허버트 옹도 얘 자마중 싹수보이는 애를 종마로 돌릴정도로 두손두발 다 들었다...


근데 그건 그거고 현실은 안젤로에게 더 가혹했다.

자마들이 적당히만 하면 ㅈ을 적당히 놀리기만 하는 행복한 노후를 보내며 살 수 있었을텐데...







가뜩이나 68년에 본 자마인 아몬을 비롯한 웨스트팔리안들이 70년대에 흥하면서 슬슬 종마생활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위기감이 엄습해오더니

여기에 피니시 블로우를 이놈 그니까 알레리히가 날렸다.


비록 메달은 84년에 땄다만 77년부터 맹활약을 해대며 '아직 어린데 그라나트에 비비기라도 하다니 저 말의 품종과 애비는 누구죠?!'

라는 전형적인 '아 ㅈ됬네' 테크를 애비인 안젤로에게 선사하였다.


그덕에 안젤로는 혈통서에 등록된 웨스트팔리안 약 120~150마리 가량을 남기고 복상사 비슷한걸로 1982년 그니까 20세에 세상을 떠났다.






결론 : 똥말이 종마가 된다고 해서 행복한 노후를 보낸다고 생각하진 말자. 세상은 생각외로 가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