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것'이... 문 앞에..."


스산한 분위기가 감도는 방 안에서, 또레나는 까페의 뒤에 쪼그려 앉아 몸을 살짝 떨며 그녀의 소매를 잡고있었다. 까페는 평소와 같지만 더욱 낮은 목소리로 또레나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하면 안돼요...'라며 말을 건넸다. 평소의 개그캐릭터같은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무서운것엔 한참 약해 떨고있는 또레나. 까페는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이 자신의 소매를 잡고있던 또레나의 한쪽 손을 살짝 뿌리치고, '아...'하는 놀란 목소리가 나오기 전에 여전히 문쪽을 응시한 채로 왼손을 뻗어 또레나의 손을 다시 꼬옥 고쳐잡았다.


 "그... 미안해, 까페... 내가 또레나인데...'

 "...괜찮아요, 또레나... 괜찮아요..."


까페는 손을 다시금 꽉 잡으며 또레나의 손을 잡지 않은 오른손을 가슴께로 옮기고, 심장의 박동소리를 진정시키려 심호흡을 시작했다. 쓰읍-후우, 쓰읍-후우. 그 모습을 뒤에서 보고있는 또레나는 '평소에는 저러지 않았는데 오늘은 무언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라며 가슴을 졸였지만.

무언가를 참고있는듯 희미하게 웃고있는 까페의 붉게 상기된 얼굴을 뒤에있는 또레나는 보지 못했다.


 '앗, 위험해. 갑자기 졸음이...'


오랫동안 문 너머의 '그것'과 대치하고 있던 탓인가, 또레나는 갑작스레 졸음이 몰려옴을 느꼈다. 종종 있었던 일이기도 하고, 앞에서 까페가 지켜주는게 계속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무서움을 이겨내고 편안함을 느끼게 된 것일까.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무언가 원인이 있을거라고 생각되는 이상할정도의 졸음은 또레나를 휘청이게 했다. 그 모습을 보고 까페는 이날 밤 처음으로 또레나를 뒤돌아보고,


 "...또레나 상. 졸리시면... 주무셔도 된답니다... 제가... 여기에 있을테니까요... '평소처럼'요...♡"


그런가. 평소처럼 까페가 지켜주...겠지...뭐 걱정할게 없...을...


털썩. 결국 밀려오는 수마를 이기지 못한 또레나는 기절하듯 바닥에 쓰러져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까페는,


찰칵.


이제는 참을 생각도 없이 붉게 상기된 얼굴 위로 기분나쁜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으로 방문을 잠궈버렸다.


핥짝.


 "네...그럼요... 제가... 계속 곁에... 있을 테니까..."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