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놈놈놈 촬영중 정우성이랑 말 교감장면이라는데 인상깊어서 찾아옴
(영국 경주마 출신)
김지운: 이 말이 진짜 되게 웃겼지.
말이 저런 경우가 없었다고 그러더라고 배우를 좇아가는 경우가
약간 따로 디렉션을 주긴 했지만ㅎㅎ
정우성: 말이 말을 잘 들었군요
김지운: 저렇게 완벽하게 연기를 해줄줄 몰랐어.
말이 이 사람은 내 주인이다란 걸 느낀 거야.
워낙 우성씨가 말을 잘 다루고, 심지어는 말한테 얘기까지 하고 그러니까.
말들이 놔두면은 자기들 무리속으로 가는 습성이 있는데,
사람을 따라가는 거는 확실히 자기 주인이란 거를 말이 알았던 거 같아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DVD에서, 말이 정우성씨를 따르는 모습을 봤습니다.
말은 사람의 심장 박동에서 나오는 주파수를 바로 간파해요.
자기를 무서워하는지, 해치려는지 알죠.
그리고 말은 무엇보다 나의 의지대로 나를 어딘가로 데려다줄 수 있는 동물이에요.
어떻게 보면 나의 운동신경과 그의 운동능력을 일치해서 움직이는 건데 그건 경험해봐야 알 수 있는 느낌이에요.
내 몸과 능력의 연장인 거죠.
그리고 말의 턱밑살을 만져보면 엄청 부드러워요.
찹쌀떡처럼 보송보송하면서 찰랑찰랑하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찍을 때는 도원(정우성)의 말을 한번 타보고 그 속도에 깜짝 놀랐어요.
무리지어 달리는 장면인데 이 녀석이 너무 빠르다보니 모든 말을 추월하고 그가 일으키는 먼지가 내 시야를 가렸죠.
다시 테이크가 들어가 내가 흥분할 대로 흥분한 채 다가가니까
말이 내 심장 박동을 느끼고 깜짝 놀라 뒷걸음치더라고요.
그래서 내 심장도 다스리고 말을 다독였어요.
폭파신에서는 말이 극도로 불안해하는데,
들릴지 안 들리지 몰라도 마음으로 손끝으로 끝없이 말에게 이야기해요.
괜찮아, 괜찮아, 난 널 해치지 않아.
"괜찮을거야. 다치지 않을거야"
"괜찮아. 우리는 아무 일 없을 거야. 우리는 할 수 있어. 한번만 뛰고 오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