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트 카드 고증 글 모음

#0 - 키타산, 사토노

#1 - 골드 십

#1.3 - 메지로 라이언

#1.7 - 위닝 티켓

#2 - 미스터 시비

#3 - 세이운 스카이

#4? - 나카야마 페스타

#5? - 마블러스 선데이


설문조사를 해서 나카야마 페스타랑 마블러스 선데이 표가 많았는데

내가 이 둘은 좀 더 자료를 모아야 할 것 같아서 일단 다음으로 미뤘음 양해 부탁함






[대망의 큰 그림] 세이운 스카이

SSR 스태미너 카드로, 레어 스킬 "탈출술"을 확정으로 주는 카드이다.



1988년, 오구리 캡이 카사마츠에서 중앙으로 올라와 선풍적인 인기로 많은 사람들을 경마장으로 불러들인다.

1990년대 초반, 메지로 맥퀸, 라이스 샤워, 토카이 테이오, 비와 하야히데 등 쟁쟁한 강자들이 경마에 더욱 불을 붙인다.

1990년대 중반, 나리타 브라이언이 루돌프 이후 10년만에 3관을 따내 사람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린다.

1990년대 중후반, 마야노 탑건, 사쿠라 로렐, 마블러스 선데이, 버블 검 펠로, 에어 그루브 등의 춘추 전국시대가 펼쳐진다.

그 밖에도 사일런스 스즈카, 타이키 셔틀, 메지로 도베르 등의 수많은 경주마들이 활약하며 경마의 전성기를 이루던 시대.

그 시대의 클라이맥스에, 이 경주마들이 있다.


스페셜 위크엘 콘도르 파사그래스 원더세이운 스카이킹 헤일로에어 지하드츠루마루 츠요시


경마가 최전성기를 찍던 1998년 클래식 세대, 세상은 이를 일컬어 "황금세대"라고 칭한다.


어느 한 쪽이 이기면, 다음은 나머지 한 쪽이 이긴다. 어디에도 '절대 강자'란 없다.

실제로도 타이키 셔틀이 꽉 잡고 있던 단거리를 제외하면 당시 마일, 중거리, 장거리에는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마일을 보면. 97년도 아사히배 퓨처리티 스테이크스를 승리해 "밤색 털의 괴물" 칭호를 얻은 것은 그래스 원더지만

98년도 NHK 마일 컵을 제패한 것은 엘 콘도르 파사이고, 99년 야스다 기념과 마일 챔피언십을 승리한 것은 에어 지하드이다.


중거리를 보면 98년 사츠키상을 승리한 것은 세이운 스카이지만 동년 더비를 우승한 건 스페셜 위크이고,

마찬가지로 같은 해 재팬 컵을 제패한 것은 엘 콘도르 파사이며, 99년도 천황상(가을)과 재팬 컵은 스페셜 위크가 승리했다.

그리고 99년도 타카라즈카 기념은 스페셜 위크도 엘 콘도르 파사도 세이운 스카이도 아닌 그래스 원더가 가져갔다.


장거리도 마찬가지이다. 98년도 킷카상을 승리한 것은 세이운 스카이지만, 99년도 천황상(봄)은 스페셜 위크가,

98년도와 99년도 아리마 기념은 스페셜 위크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그래스 원더가 가져갔다.


그리고 00년, 츠요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G1 타이틀이 없던 킹 헤일로가 단거리 타카마츠노미야 기념마저 승리하게 되면서,

황금세대는 모든 거리를 전부 한 번씩은 제패하는 무시무시한 실력을 보여준다.


그런 강력한 존재들이 클래식 레이스에서 맞부딪혔을 때, 일본은 유례없이 끓어오른다.

그리고 그 강함이 "가장 강한 경주마"가 이긴다고 하는 킷카상에서 증명된다.




킷카상은 교토경마장 3000m의 장거리 레이스. 당연 스태미너 배분이 중요하다.

메지로 맥퀸은 도주마 바로 뒤에 바짝 붙는 강선행을 통해 페이스를 조절하다가, 자신이 앞에 나갈 때가 되면 사정없이 치고 나간다.

라이스 샤워는 목표로 삼은 말 바로 뒤쪽에 위치하며 스퍼트 타이밍도 비슷하게 건 뒤, 마지막에 다시 한번 더 치고 나가 제친다.

나리타 브라이언은 뒤쪽에서 힘을 비축하고 있다가, 스퍼트를 걸 타이밍에 무시무시한 폭발력으로 뻗어 나가 거리를 벌린다.

미스터 시비는 제 3코너 내리막에서부터 초장거리 스퍼트를 걸어 속도를 붙이고 모두를 제친다.


그리고 킷카상에서 세이운 스카이의 도주는, 아무도 그 진의를 알 수 없었다.


장거리에서의 도주는 보통 크게 두가지로 갈린다.

첫째는 메지로 파머처럼 엄청난 스태미너를 바탕으로 일단은 미친듯이 거리를 벌린 뒤 마지막까지 따라잡히자 않는 대도주.

둘째는 키타산 블랙처럼 도주는 도주지만 거리를 크게 벌리지 않고 적당히 페이스를 조절하는 방식인 강선행.

하지만 세이운 스카이는 대도주도, 강선행도 아닌 요상한 페이스를 가지고 달린다.


스타트 후 세이운 스카이는 바로 선두에 선다. 하지만 크게 거리를 벌리지는 않는다.

교토 경마장 첫번째 4코너까지, 그리고 관객석을 지나갈 때까지만 해도 세이운 스카이는 선두 4마신을 유지한다.

1, 2코너를 지나 맞은편에 들어서자 세이운 스카이는 속도를 줄인다. 지친 것인가? 스태미너 부족인가?

3코너에 접어들어 뒤쪽 경주마들이 슬슬 스퍼트를 걸어 치고 올라온다. 세이운 스카이는 지쳤을 터.

그러나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스태미너를 전부 소모해 속도가 느려졌을 터인 세이운 스카이의 속도가 다시 한번 올라간다.

뒤쪽의 경주마들은 필사적으로 스퍼트를 걸어보지만, 세이운 스카이 또한 점점 빨라진다. 잡을 수가 없다.

그대로 골. 전광판에는 빨간 "레코드" 표시가 뜨고, 이것에 세계 레코드라는 사실은 금방 퍼진다.


세이운 스카이는 대도주처럼 마이페이스로 거리를 벌리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강선행으로 다른 경주마들이 자기 페이스에 맞출 수 있게 놔두지도 않았다.

이것이 바로 「트릭스터」 세이운 스카이의 전략이었다. "적당히 거리를 벌려 놓고 쉬었다가 다시 한번 스퍼트를 걸자."


대도주를 하면 뒤쪽 말들이 스퍼트를 걸든 말든 상관이 없다. 강선행을 하면 뒤쪽 말의 스퍼트 타이밍조차 내가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전략은, "가능하다"며 스퍼트를 걸기 시작한 뒤쪽 경주마들이 점차 "왜 안 따라잡히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경마에서는 스퍼트를 측정할 수 있는 수치가 있다. 아가리上り가 그것으로, 마지막 3펄롱(600m)을 몇 초만에 통과했는지를 나타낸다.

보통 뒤쪽 각질의 말들은 마지막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속도를 내기 때문에 이 "아가리"지수의 숫자가 작게 나온다.

때문에 도주마가 승리해도 이 아가리 지수의 순위는 높지 않고, 선행쯤 되면 2~3위가 종종 보이며,

선입 추입마가 승리하면 이 아가리 지수가 어지간하면 1~2위를 차지한다.


1998년 킷카상, 당시 아가리 지수 1위는 34.1로 스페셜 위크였다. 그리고 2위는 34.4의 메지로 람버드(4착)와 그린 프레젠스(10착)

3위는 34.7로 에모시온(3착)과 킹 헤일로(5착)이었다. 그리고 바로 4위가 35.1로 세이운 스카이(1착).


도주마는 보통 마지막에 속도가 줄기 때문에 아가리 지수 순위가 뒤쪽에 위치한다.

하지만 세이운 스카이가, 스태미너를 가장 쓴다는 "도주" 각질로 "장거리"를 달려놓고 아가리 지수가 4위에 있다.

중간에 스태미너를 아껴놓고, 마지막에 다시 한 번 스퍼트를 거는 훌륭한 트릭을 선보인 것이다.


서포트 카드마다 있는 에피소드를 읽어보면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다.

전부 그녀의 계략이었다고 깨달았을 무렵에는 이미 늦다.
「냐하핫~! 1등으로 빠져나가야지~♪」
추격을 개시한 경주 상대에 맞춰 세이운 스카이도 최고 속도로 달린다. '도주'를 한 우마무스메가 '마지막 직선에서' 말이다.
「『마구 도주하고 쉬자』 작전 대성공♪ 이제 쉬엄쉬엄해도….」
「세이짱… 반드시 붙잡을 거야…!」
「…그럴 순 없겠네. 쳇!」
(뭐 설렁설렁 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지만. 나도… 이기고 싶단 말야!!)
「잡을 수 있으면 잡아 봐. 구름의 어딜 붙잡을 건지가 궁금한데~♪」

뒤쫓아오는 스페셜 위크, 그리고 다시 스퍼트를 거는 세이운 스카이.


서포트 카드 그림을 다시 한 번 보자.


도주하는 세이운 스카이 뒤로 오른쪽에는 스페셜 위크, 왼쪽에는 이름 모를 우마무스메가 한 명 있다.

안쪽에 있는 우마무스메의 원본이 되는 말은 킷카상 3착의 "에모시온"으로 추정된다.


에모시온의 승부복은 분홍색 몸통, 분홍색 소매에 흰색 몸통 띠, 노란색 소매 2줄 선이다.

위에 나온 우마무스메는 분홍색은 아니어도 보라색 계열의 승부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목 부분에 노란색 줄이 그어져 있다.

당시 출주마 중에 보라색 계열 바탕색에 노란색 선이 그어진 승부복은 에모시온 뿐이기에, 에모시온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뒤에 있는 스페짱은 상당히 체력을 썼거나 어쨌든 기합을 넣는 것 같은데,

스페셜 위크는 위에도 말했듯이 당시 아가리 수치가 34.1로 독보적인 1위였다.

따라서 그만큼 체력을 더 많이 소모했건, 기합을 넣었건 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세이운 스카이의 이러한 "트릭"같은 페이스 조절로, 일본 레코드는 물론 3000m 세계 레코드마저 달성하고 만다.

종전의 레코드는 브라질의 명마 나르비크가 1959년 세운 3분 02초 5로, 세이운 스카이는 0.5초 줄인 3분 02초 0으로 골을 통과한다.

비록 이 기록은 2014년 일본의 토호 자칼이 3분 01초 0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때려박으며 깨졌지만,

당시에 세이운 스카이는 스페셜 위크보다도 더한 강자라는 평을 받게 되었다.


이후 세이운 스카이는 아리마 기념에 1번 인기로 출주하게 되지만, 동기인 그래스 원더와 선배인 브라이트, 스테이 골드에 밀려

4착에 그치고 만다. 이듬해에는 다시 부활을 노리며 닛케이상 1착, 천황상(봄) 3착을 따냈지만, 더 이상 도주하지 않게 된다.

당시 마주이자 현재 마주 니시야마 시게유키의 아버지인 니시야마 마사유키 오너가, 사일런스 스즈카의 사망 이후 퍼지던

"도주는 불안하다"는 당시 시대상을 받아들여, 각질을 선입/추입으로 개조한 것.


훌륭하게 삿포로 기념을 우승하고 천황상(가을)에서도 1번 인기로 출주하지만,

교토 대상전 이후 쪘던 살을 16킬로그램이나 빼고 정상으로 돌아온 스페셜 위크의 역습의 런으로 5착에 그친다.

천황상(가을)에서 약 5분간 게이트에 들어가기 싫어하며 버텼는데, 이로 인해 1개월간 출주 정지 처분을 받는다.

가뜩이나 레이스 이후 굴건염까지 발견되며 장기간의 휴식을 갖게 된다.

우마무스메 스토리에서도, 이를 다룬 2차 창작에서도 이 휴식 기간은 매우 무겁게 다뤄진다. 한 번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2차 창작 만화는 "낚시 성과 제로"라는 만화. 링크는 이쪽.


세이운 스카이가 복귀한 것은 1년 6개월 만인 2001년 천황상(봄). 황금세대의 별들은 킹 헤일로를 마지막으로 모두 지고,

새로이 떠오른 티엠 오페라 오와 메이쇼 도토가 싹 다 해쳐먹을 때였다. 결과는 6번 인기 12착.

타카라즈카 기념에는 출주할 수 있었으나 회피했고, 결국 7월에 골절이 발견되어 은퇴하게 된다.



한때는 황금세대의 가장 반짝이는 별이었지만, 성적 부진, 각질 변경, 그리고 부상으로 인해 끝이 좋지 않았던 세이운 스카이.

지금도 니시야마 마주에게 있어서 세이운 스카이는 니시노 플라워와 함께 유이한 G1마기에 매우 아낀다고 한다.

전 오너인 니시야마 마사유키 마주가 니시노 플라워와 세이운 스카이 조합을 밀어붙여서 결국 교배를 했었지만,

산구인 암말 니시노 미라이는 미승리전 6번을 끝으로 그대로 번식암말로 전환하게 된다.

가뜩이나 타이키에게 니시노 플라워를 뺏겼는데, 딸인 니시노 미라이마저 타이키와 교배한 건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