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이 스치고 지나간 것처럼 가늘고 길다란 눈썹이 살짝 둥글게 마무리 맺는다꼬리가 살짝 내려가서 그린 것마냥 깔끔하게 보인다정리를 하는건지 그린건지  수는 없지만 아마 타고난 거겠지그런 눈썹이다보고만 있으면 어딘가 가라앉는 듯한 느낌대중목욕탕의 기분좋은 습기 겨울따뜻한 공기가 있는 공간에 들어설 얼굴을 풀어지게 만드는 그런곡선이었다.


다만때때로 완만한 곡선이 역으로 휘어 미간에 모일 때가 있었다.



병합훈련이요…?”


크릭 선배는 엄청 침착하게 달리시잖아요옆에서 같이 달리면서 배우고…”


그런 거라면 맡겨주세요우선…”


뭐하는거야 크릭!”



나도 모르게  소리를 냈다그라운드를 가로지르는  목소리에 크릭과 옆에 있던 우마무스메는 귀를 쫑긋하고 세우고서 고개를 돌린다



트레이너씨…”


오늘치 다운 트레이닝은 끝났어무리하면 안된다고 했잖아…!”



신마전(데뷔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서 고작 하루

 번의 레이스는 우마무스메에게 상당한 부담이다지금은 들떠서 모를 수도 있다어쩌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수 있다하지만 상당한 체력을 소모한 것은 사실이다레이스 이후에는 적절한 휴식과 더불어서 정적인 트레이닝으로 지친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오버 트레이닝으로 몸을 망가트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괜찮아요어제 하루  쉬었고기운도 남아 도는걸요?”



크릭은 언제나처럼 오른손을 자신의 뺨에 가져다대고서웃는다그런 다음에  팔을 들어 올려 주먹을  쥐고서 가볍게흔든다알고 있다분명히 체력은 돌아왔을 것이다하지만 만약이 나는 두려웠다본래 오버 트레이닝이나 하드 스케쥴은 다급함과 습관에서 비롯되는거니까괜찮다고 무리를 하라고 시킬 수는 없다나는  아이를반짝반짝 빛나는 원석그녀의 가장 찬란한  때를 잠시 맡은 어른이다.




체력은 돌아왔을지는 몰라도 관절이나 근육다른 부분의 피로는 금방  돌아와레이스라는  그만큼 네가 평생 써야할 몸에서 상당한 부분을 빼내서 쓰는거라고 했잖아.”



“…하지만…”



아앗 아니에요크릭 선배곤란하게 만드려는  아니었어요트레이너 선생님도…”




크릭은 나와 후배 우마무스메를 번갈아 보다가 고개를 숙인다언제나 느긋하게 그려진 눈썹이 미간에 모이고,역으로 휘어서 보는 이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동시에 살짝 들어간 아랫입술입술 안쪽 살을 가볍게  거겠지

항상 여유롭고 어떤 때는 나보다 어른스러운 인상인 그녀였지만이런 표정을 짓고 있을 때는  나이대 소녀 같아 보였다

아슬아슬위태위태하게 날아갈듯 말듯한 민들레.

보도블럭 사이에 피어나 언제 날아갈까 혹은 밟힐까안달나게 만드는 그녀의 표정.





어쩔  없지… 우선은  트레이닝부터 하자스트레칭을 평소보다 느리게 들여서 하는거야알았지?”



어머그래도 되나요 트레이너씨?”




화악 하고 밝아진다.

어쩌면 이렇게  거라는  미리 알고 있었던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정도로 풀어지는 얼굴.



그리고 거기… … 이름이 뭘까너도 같이 스트레칭부터 하자.”


… 그래도 되나요?”


그래대신에 전력질주는   있으면 하지 크릭을보고 배우고 싶다고 했지페이스 배분과 치고나갈 타이밍을 알고 싶은 거면…”










/







히로…! 히로군…?!”





 때와 똑같은 표정달라진 것이라고는  때와는 달리어깨까지만 오는 단발이라는  이상 그녀의 눈망울을 닮은푸른색 리본은 없다는 .


다급하게상점가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인파 속을 향해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케르나양이 걸어나간 북쪽의 입구와는 반대편상점가 중앙으로 향하며 누군가를 찾고 있는 그녀곤란한  귀를 이리저리 흔들며베이지색 코트 안에서 뭔가를 찾더니 꺼낸다핸드폰인가.




인파가 늘어나고 있다중앙 상점가에는 트리와 더불어 무슨 공연을 하고 있다고 그랬지 그거 오늘부터였던가그래서 유독 사람이




이런 날을 잘못 잡았네이럴  알았으면 오늘말고   빠른 날짜로   그랬네오늘은 대목인데.






히로군히로미츠군?!”





 인파 속에서는 제대로 찾기 힘들겠지.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라도 걸어보는게 나을지 몰라.



“…”



잠시 스친다가게 현관을 붙잡고  있던 나를 잠시 스치고 곧바로 고개를 떨군다 하고 순간 숨이 멎는다.

 때와 똑닮은 표정.


곤란한듯 미간에 모인 눈썹살짝 들어간 아랫입술.




모르는  해달라고 하신  아니었어요?’



아무  없던 것처럼 다시 그녀는 히로군을 부른다.

아무  없던 것처럼





그렇게 인파 속으로 사라질 것이고,

나도 가게 안으로 소라로 파고드는 고동처럼






히로군?! 선생님이야히로구… …!”



놀랐다숨이  끝도 모자라 자꾸  앞에 증기를 내뿜는다가슴이 쿵쾅쿵쾅 뛰어서 전신에 피가 흐르는데도 이다지도춥고이다지도 뜨겁다.



 그녀의 손목을 쥐고거친 숨을 몰아쉰다.



… 사장님…?”


무슨 일이야?”


…?”


무슨 일이냐고없어진 거야얘가?”



크릭은  팔을 천천히 놓으며입을 연다.



오늘 히로군네 아버지가 일이 생기셔서… 제가 대신 집까지 데려다 주려고…”



어디서 없어진 거야여기서아니면 상점가 밖이야?”




잠시… 히로군이 추워보여서  목도리를 꺼내주려다가…”



그녀는 자신의  손에 들린 빨간색 천을 들어올린다.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이상하다전에도 이런  있었지만그녀는 태연하게 반응했을 것이다…  때는 어린아이가아니라



가만히 있어 상점가  쪽으로 갔다는 거지?”



나는 핸드폰을 앞치마 주머니에서 꺼낸다.

 인파 속에서 이름을 불러봐야 들릴리가 없지.

상점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묻혀서 키가 작은 아이는 더더욱.


개인적으로 직접 연락하는   꺼려지지만 어쩔  없다이러라고 평소에 같이  마시고 지내는  아냐.


여보세요회장님?!”


























.

.

.






그렇게  상점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쥐꼬리만하지도 않다원래는 남쪽에 있던 시장을 중심으로 점점 커져간 탓에 북쪽까지 확장  상점가다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자 기세는 줄었지만 규모는 그렇게 작지만은 않다십자가 모양으로 대로 2개를 물고 있으니 특히나.






정공법으로 찾는   인파 속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냥 작디작은 권력에게 부탁했다지금 크리스마스 행사도 상점가 청년회에서 하는 일이니 음악 대신에 미아 방송을 틀고주변 상점가 관리인원에게 알리는  금방이다누군가 발견한다면 소바집 키쿠라로 데려와 달라고 하는게 제일 낫다.


계속해서 엇갈리는 것보다.


그렇게 그녀를 설득해 가게 안으로 들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게 못내 불안했는지 계속해서 안절부절하며 테이블 위에서 침묵하다



“… 역시… 찾으러 가볼게요.”



일어선다내온 차를  한모금도 마시지 않고지금도 피어오르는  너머로 점점 멀어진다




기다려가는  좋은데 이쪽으로 오면 어떻게 알리라고?”


연락하… 그렇네요…”




문고리를 붙잡고 소리치려다가 그만둔다.

우리는 서로의 연락처를 모르니까.

돌아  얼굴에는 많은 것이 서려있었다

아마 나는   많은 것을 모르지만 많은 것을 알고있을지도 모른다



진정해 크릭니가 나서서 뛰어다닌다고 금방 찾을  있는 것도 아니잖아회장한테도 10 이상 찾아보고 안나오면 곧바로 경찰한테도…”



“…당신은 항상 그러네요말을   해요.”



크릭은 여전히 문고리를 잡은 당장이라도 뛰어갈 것이 어딘가 애틋하게 보였다그야 그렇겠지보육원 내에서 없어진 것도 아니다기다리면 아이의 부모가 데리러 왔을 것이다선의라고 해도 직장을 벗어나 시외에서 잃어버린 크릭의마음은



괜찮아찾을  있어상점가 안에서 금새…”


어떻게…!”



크릭의 목소리단숨에 치고 나왔다가 들어가는  펀치에 정적만이 남는다.




저더러 어떻게 하라는건데요모르는  해달라고 하신  아니었어요뭐하시는건데요… 지금…”




살짝 울먹이듯이 나를 향해 내뱉은 말이 가슴을 찌르고 떨어진다 뒤로 굴러가서 식어만 간다 뒤에는 마감을 준비하며 끓던 육수조리기 안이 끓으며 피어오르는 증기


그녀에게 말을  것에 대해서 나또한 놀랐다.

 또한 예상 외였다.

그러니  옳은 말에 정곡에 찔려버린다.

부글부글 그렇구나당황해서 끓고있던  나였구나.



지금 그딴  따질 때야?! 얘가 없어졌…”


그딴 거요…?!”


지금 나가서 찾아봐야 어차피  찾는다고!”


지금 그딴 거라고 했어요?!”




말이 엇갈린다알고있다.

마주하려고 했던 거지만  타이밍에 그러고 싶진 않다.

지금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인가아니면 그것조차 핑계인지는 모르겠다.


머리 속은 차분한데 말이 자꾸 빠르다생각을 커트하고 혼자서 내달리고 있다


지금도 연락처만 남기거나  가게의 연락처를 알려준  내보내면 되는  아닌가.




히로군을 찾는게 먼저잖아…!”


먼저요그래서 제가 찾으러 간다고…”


그럼  가만히  있어!!!”



그만그만해그녀의 다리를 보면서 말하지 소리치지 흥분하지 그럴 이유 없잖아 탓이 아닌 것처럼 말하지말라고.



제발!!! 진정하고 가만히  있어!!!”



“…”



“…”




정적내가 내지른 소리에 정적이 다시 찾아든다육수를 끓이는 뚜껑에 드글드글하고 울지만그것마저도 적막하게 들린다 너머의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북적임도 모두.


잦아든다.



떨고있다떨리고 있다문을 붙잡은 손이 떨리고 있고그건 나도 마찬가지다마치 전력질주라도  것마냥 거센 숨을 몰아쉬고 그녀를 바라본다



크릭은 조용히 고개를 숙인채 나를 노려보고있다.

이런 표정의 그녀는 처음본다하지만 언제나  상상 속의 그녀는 이런 표정이었다가슴이 쿵쾅거리며침이 자꾸만 흐른다목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삼키면  안쪽을 긁어버릴  같아 무서워  안에서 굴린다.

그런데도  안이 바싹바싹 마르다니.




“…”



“…”




마치 승부라도 하듯이 정적을 지킨다상대방의 빈틈을 노리려는 달인의 탐색전마냥 정적이 이어진다.

알고있다여기서 아마  번이라도 삐끗하면 서로의 감정만이 토해질 것이다그러면 나는 그녀에게 아마도 영원히





트레…”





이야~! 젊은사장다행히 금방 찾았지 뭐야~

 그래도 똘똘한 얘더라고인파 안에 몰리니까 자기가 미아라고 말해줘서…?”




크리익이거 봐라딸기다이후쿠 받았어!”





산통을 깨는 낭보는  처음이었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들어오는 한기와 사람들을 반긴다어색하게.